“으악!”장강로의 몸에 뒤에 있던 마신이 완전히 들러붙어, 장강로의 몸속으로 들어가더니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배혈신공, 혈제!” “열혈도도, 마혼천주살!” 쾅!엄청난 폭음과 함께 공간이 강하게 뒤흔들리며 검은 유령처럼 보이는 공간의 균열이 여기저기 나타났다.공간 자체가 깨져버린 것이다.주변의 건물들이 넓게 무너졌고 땅이 꺼지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보일 정도였다. 사람들은 연이어 도망치며 전투 중심지에서 멀리 벗어나려고 했다.와르르! 전투가 벌어진 장소 가까이에 있던 모든 유리창이 산산이 조각났고 전투가 벌어진 장소에서 더 가까운 몇몇 집들은 문이 박살 나고 하중벽마저 가루가 되어버렸다. 여기는 36층이었지만 가장 높은 층은 아니었다. 위에는 아직도 10여 층이 남아 있었고 큰 폭음과 함께 위층이 한 번에 무너져 내리더니 서쪽 벽이 거세게 내려앉아 건물 전체가 심하게 흔들리다가 천천히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으악!” “건물이 무너지고 있어!”누군가가 외쳤고, 그 목소리에는 공포가 가득 담겨 있었다. “빨리 도망쳐, 여길 벗어나!”이곳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고수였기 때문에 36층에서 뛰어내리는 것쯤은 문제도 되지 않았다.하지만 독수리의 사람들은 이미 모든 내공을 임건우에게 넘긴 상태라 몸에 힘이 없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도망칠 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전투가 벌어진 중심지는 더 큰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임건우와 장강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그들은 이미 아래층으로 떨어져 싸우고 있었다. 아래층의 바닥은 이미 몇 층이나 뚫려버린 상태였다. 장강로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어깨 한쪽은 완전히 박살이 난 상태였다. 지장십륜주가 장강로의 배혈마공을 완벽히 제압해버린 것이다. 비록 장강로의 수위는 이미 도겁 단계에 이르러 임건우보다 훨씬 강했지만 임건우는 열 명의 고수의 내공을 한데 모아 한 방에 장강로의 몸을 박살 냈다.장강로는 한쪽 무릎을 땅에 꿇고 큰소리로 피를 토하
황수영의 아버지가 배혈교의 사람이었다.황수영은 배혈 저주에 걸려 지금까지도 피의 연못 밑에 있는 관 속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황수영을 구하려면 먼저 배혈 저주를 풀어야 했다.그래서 물었다.“배혈 저주에 대해 알고 있어?”“배혈 저주? 그게 뭔데?”“배혈 저주도 모른다면, 넌 나한테 아무런 쓸모가 없어.”임건우는 손을 들었다.임건우의 손 위에 불광이 번쩍였고 지장십륜주 손인까지 맺어냈다.지금의 장강로는 이미 막다른 상황에 몰려 있었다.장강로는 결코 이 한 방을 버틸 수 없었다.장강로는 잠시 멍해졌다.“내가 아까 한 말을 못 알아들은 거야?”“알아들었지. 근데 네가 길을 잘못 들은 거야! 내가 천도단 하나만 만들어내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어.”“네가 정말로 천도단을 만들 수 있다고?”“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야.”임건우의 손인은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장강로의 얼굴에는 공포가 가득했다.장강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장강로가 지금 이 자리에서 작은 개미 같은 놈에게 죽을 위기에 처하다니, 화선이 되는 것은 이제 코앞인데 말이다.“배혈 저주... 나 배혈 저주에 대해 알아! 동국의 지부에 배혈 여마가 있는데 모든 저주의 술법을 알고 있어. 내가 널 여마한테 데려갈 수 있어!”임건우의 지장 손인이 공중에서 멈춰 섰다.장강로는 즉시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임건우는 갑자기 손인을 재빠르게 내리쳤고, 성제광명인으로 장강로의 머리를 세게 눌렀다.“배혈 여마는 내가 직접 찾아갈 거야!”“네가 살아있으면 내가 밤에 편히 잘 수가 있겠냐!”오늘 장강로를 죽이는 건 정말 천재일우의 기회였다.장강로와 싸우던 백옥이 없었고 붙잡아두던 독수리의 사람들도 없었고 공력을 주입해준 강자들도 없었다.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장강로를 죽이는커녕 상처 하나 입히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그래서 자신을 위해서든, 자신을 믿고 공력을 아낌없이 건네준 이들을 위해서든, 임건우는 장강로를 반드시 죽여야만 했다.쿵!장강로,
들어온 사람들은 위압적인 기세로 가득 차 있었고 총을 장전한 채였다. 들어온 사람들은 꽤 많았다.삼십여 명이 넘는 이들이, 심하게 파손된 이 회의실을 순식간에 꽉 채웠다.그들을 이끄는 사람은 안경을 쓴 깔끔한 정장을 입은 점잖은 중년 남자였다.첫인상은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방금 고급 와인 파티에서 나온 것 같은 모습이었다.피부는 하얗고 머리카락도 흐트러짐 없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전소은이 그 남자를 보자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한성규, 정말 때맞춰 왔네. 사람들이 다 죽고 나서야 나타나다니, 시간을 재고 온 거야? 이득이나 챙길 생각으로?”알고 보니 이 안경을 쓴 남자는 연호 정부 소속이었다.한성규는 원래 수신 가문 출신이었지만, 영근이 부족해 수위는 별로 하지 못했다.지금까지 겨우 기초 단계인 연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으며, 독수리 학원의 입학시험에 지원할 자격조차 없었다.하지만 한성규에게는 관직에 대한 야망이 있었다.한씨 가문은 수십 년간 연호에서 세력을 구축해왔고 관직에도 여러 영향을 미쳤다.한성규는 집안의 지원과 자신의 노력으로 불가 오십도 되지 않은 나이에 1등 감찰사 자리에 올랐다.하지만 독수리 고위 장군들 눈에는 여전히 한성규를 손쉽게 없앨 수 있는 작은 인물에 불과했다.그래서 전소은은 비록 관직으로는 한성규를 따라가지 못했지만, 태도는 전혀 굽힐 생각이 없었다.한성규는 전소은을 한 번 쓱 보고는 신경 쓰지 않고 백옥에게 물었다.“백 통령, 괜찮으세요?”백옥은 지금 독이 깊게 퍼져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할 지경이었다.백옥은 임건우에게 기대며 말했다.“장강로가 배혈교랑 결탁해 반역을 꾸몄지만, 현장에서 처치했어. 한 감찰사, 여기 문제는 해결됐으니 돌아가세요.”그러나 한성규는 말했다.“그럼 이번 회의의 결과는 나왔나요?”전소은은 그 말을 듣고 화를 참지 못하며 외쳤다.“한성규, 너 미쳤어? 여긴 무슨 회의를 연다고 한 거지? 장강로가 우릴 함정에 빠뜨려 만요곡으로 끌고 갔고, 모두 우릴
백옥의 손에 한 장의 명패가 나타났다.쨍그랑!명패가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한 감찰사, 이 통령 명패를 의회에 전달해주세요. 오성 전장의 칭호도 회수하시길. 난 이제 아무런 관직도 없는 자유로운 몸이 되었어. 지난날의 시비와 원한은 모두 잊기로 하지.”“건우야, 가자.”임건우는 이 장면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임건우는 독수리 학원에 몇 날 며칠 머물며, 백옥이 그곳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백옥은 그곳에서 여신으로 추앙받으며 수많은 사람이 백옥을 경배했다.그런데 지금 상처를 입고 이렇게까지 몰락하다니,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백옥은 이제 걸을 힘조차 없었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백오긍ㄹ 번쩍 안아 올려 한 걸음씩 천천히 밖으로 걸어나갔다.한규성은 바닥에 떨어진 명패를 주워들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백 통령을 배웅합니다. 그동안 연호를 위해 헌신해주신 위대한 공로에 감사드립니다. 오성 전장의 명예는 제가 상부에 신청해서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이미 한성규가 원하는 것은 얻었기에 이런 말로 겉치레를 아끼지 않았다.하지만 백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필요 없어요.”전소은은 화가 치밀어 오르더니, 퍽 소리와 함께 자신의 명패를 바닥에 던졌다.전소은의 명패는 고급 전장의 신분을 나타내는 것이었다.“내 언니가 떠났으니, 나도 떠나겠어! 언니는 독에 중독돼 얼마 남지 않았고, 나 또한 공력이 다해 더는 독수리에 기여할 수 없어. 한 감찰사, 이제 독수리는 당신 거야.”말을 끝내고 전소은은 돌아서서 걸어나갔다.짝짝짝...그때 만요곡에서 함께 나온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명패를 던지며 전소은과 똑같은 말을 남겼다.모두 독수리 부대를 떠나, 전쟁터를 떠나겠다는 결심을 내비친 것이다.한성규는 입가가 떨리더니, 크게 소리쳤다.“독수리의 안정과 단결을 위해 통령 교체에 관한 일은 절대 밖에 퍼뜨리지 마세요! 이건 명령이에요!”군사 고준설이 나서서 말했다.“여러분, 연호를 위해 독수리가 여러분
“요수?”독수리 부대의 남성 대원이 커다랗게 변한 뚱냥이를 보고 깜짝 놀라 소리쳤다.그들은 고대 결계에서 매일 요수들과 싸우며 수많은 요수를 죽여왔다.지금 뚱냥이의 능력을 보자 모두 정신이 바짝 들어 긴장하기 시작했다.그들의 공력이 없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미 뚱냥이에게 공격을 가했을 것이다.임건우는 서둘러 말했다.“긴장하지 마세요. 제 동료예요.”전소은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건우야, 대체 넌 얼마나 많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 거야? 너 마치 도라에몽 속 도라에몽 같잖아! 자꾸 우리한테 놀라움을 주니 이제는 놀라서 멍해질 지경이야.”임건우가 대답했다.“이제 더는 없어요. 내 비밀은 다 당신들한테 들켰어요.”임건우는 곧바로 말을 이어갔다.“자, 다들 빨리 올라타세요. 시간이 없어요. 제 선생님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생명을 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요.”“뭐라고?”독수리 부대 사람들은 일제히 놀라서 외쳤다.그들은 앞서 백옥이 한성규한테 했던 말을 그냥 빈말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백옥의 상태가 그렇게 심각하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한 사람이 말했다.“그럼 빨리 가세요. 인원이 적어야 더 빨리 갈 수 있잖아요. 우리는 나중에 따라갈게요!”임건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것도 괜찮겠어요.”임건우는 몇 병의 공력 회복 약을 꺼내 그들에게 던지며 말했다.“이 약은 공력을 조금 더 빨리 회복시켜줄 거예요.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하세요. 그리고 장강로 쪽 일은 당신들한테 부탁할게요. 특히 장강로와 배혈교 사이의 관계를 잘 조사해주세요. 장강로 측 사람 중 배혈교와 관련된 자들이 많을 거예요.”임건우는 몇 가지를 당부한 후, 백옥을 안고 뚱냥이의 등에 올라탔다.전소은은 아래에서 외쳤다.“야, 나도 좀 끌어줘! 지금 힘이 없어서 못 올라가겠어.”전소은은 백옥의 동생이었고 여자라서 백옥을 돌보는 데도 더 적합했다.그래서 함께 가기로 했다.임건우는 손을 흔들어 전소은을 공중으로 끌어올려 뚱냥이의 등에 앉혔다.하지만 뚱냥이
임건우는 전소은의 손을 툭 떨치며 말했다.“그만 좀 만져요. 나 유부남이에요.”“흥, 마치 다른 여자는 없는 것처럼 말하네.”“당신 정상적인 여자예요?”“나 진짜 널 물어버리고 싶어.”“그러지 마세요. 난 정상적인 여자만 물게 해줄 거예요.”임건우는 그렇게 말하고 서둘러 약을 만들러 갔다.이번에 임건우가 만들어야 할 약은 6품 약재인 대해장단이었다.보통의 해독제보다 몇 배나 고급이고, 효능 또한 훨씬 강력했다.단순히 독을 해독하는 것뿐만 아니라 마비, 현기증 같은 각종 부정적인 상태를 해제하는 데도 효과가 있었다.필요한 재료들도 아주 귀중한 것들이었다.그중에서도 주된 재료인 뱀 침 열매는 6품의 상등 영약이었다.임건우가 이 약재를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얼마 전에 장강로의 공간 반지에서 이 재료를 발견했던 기억이 떠올랐다.두 시간이 지나서야 임건우는 두 알의 대해장단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곧바로 백옥에게 먹이려 했다.이번에도 전소은이 입으로 직접 백옥에게 약을 넣어주었다.그런데 약을 먹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백옥이 갑자기 피를 한 바가지 뱉어냈다.연달아 몇 번 더 피를 토해냈다.“언니?!”“건우야, 이게 뭐야? 네 약이 아무 효과도 없잖아! 오히려 상태를 더 악화시킨 거 아니야?”임건우는 즉시 백옥의 맥을 짚고 진원을 주입했다.잠시 후 임건우는 말했다.“진정하세요. 약은 효과가 있어요. 이건 선생님 몸속의 독을 내보내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이건 6품 약이라 약효가 강해서 선생님이 감당하기 힘든 거예요. 이 축유 부적이 없었더라면, 약효 때문에 심맥이 터지거나 뇌가 손상됐을 거예요.”전소은은 당황하며 물었다.“그럼 어쩌지? 내 언니는 못 사는 거야?”전소은은 눈물을 흘렸다.백옥은 단순한 언니가 아니라, 전소은이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존재였다.임건우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내가 한 사람을 찾아야 해요. 그 사람이라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누구?”“여자친구요.”임건우가 말한 사람은 바로 이청하였
‘그 남자는 누구지? 왜 이 시간에 이청하랑 함께 있는 거지? 정말로 남자친구인 걸까?'임건우는 좀처럼 믿기지 않았다.이청하가 어떤 사람인지 임건우도 잘 알고 있었다.이청하가 자신에게 품고 있는 감정은 분명했고 비록 여러 가지 이유로 마지막 단계까지 나아가진 않았지만 둘 다 알고 있었다.단지 적당한 시간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그런 생각이 들자 임건우는 점점 더 초조해졌다.최근 뉴스에서 몇 번 봤던 사건들이 떠올랐다.어떤 남자가 자신의 와이프를 죽이고는 와이프인 척하면서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사람들에게 와이프가 살아 있는 것처럼 속이는 경우였다.하지만 이청하는 의성의 전수를 받았고, 탁무범도 곁에 있었다.게다가 자신이 준 호신부적도 이청하를 지키고 있었으며, 부적이 깨지면 자신의 영혼에도 반응이 올 텐데 그런 느낌은 없었다.‘설마 장강로의 사람들인가?’그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임건우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만약 장강로의 사람들이었다면, 전화 속 남자의 말투는 절대 그럴 리가 없었다.“견곤검!”임건우는 더는 혼자 추측하지 않고 바로 견곤검을 소환했다.검 위로 올라타자마자 이청하의 집으로 날아갔다.임건우는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공중에 떠서 신념을 풀어 집 안을 살폈다.이흥방은 여전히 잠들어 있었고 할머니는 늘 그랬듯 이른 아침에 일어나 방금 양치질하고 있었다.하지만 이청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어디로 간 거지? 아, 맞다! 청하의 호신부적을 감지할 수 있지!’임건우는 갑자기 떠올렸다.이청하의 호신부적에는 자신의 피와 영혼 일부가 봉인되어 있었기 때문에 삼계지인술을 사용해 이청하의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임건우는 곧바로 종이 인형을 꺼내 공중에 부적을 그렸다.그리고 종이 인형에 영혼 탐색 부적을 새겼다.순식간에 종이 인형이 저절로 불타오르더니 한 마리의 영혼 불새로 변해 빠르게 특정 방향으로 날아갔다.임건우는 검을 타고 그 불새를 쫓아갔다.이때 이청하의 할머니는 양치를
이청하의 아름다운 눈동자에는 금세 소녀의 부끄러움과 설렘이 가득 차올랐다.실험을 멈추고 창가로 달려가며 외쳤다. “건우 씨!” “청하 씨, 오랜만이에요.”“네, 당신 날 버리고 떠난 줄 알았어요!”말을 마치자마자, 이청하의 코끝이 찡해지며 얼굴에 서운함이 드러났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말하는 게 답답했는지, 임건우가 실험실 출입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으로 갈게요.”이청하는 가냘픈 손을 유리에 댄 채 대답했다. “네, 나도 정리 좀 할게요.” 임건우는 유리창을 통해 이청하와 손바닥을 마주치고 실험실 건물의 다른 쪽으로 향했다.임건우는 신념을 한 번 휘둘러 가장 가까운 입구를 찾아내고 주위의 이목을 끌지 않기 위해 견곤검을 수납했다.그런 다음 발코니를 통해 이청하의 실험실로 접근했다.하지만 예상치 못한 인물이 임건우를 가로막았다.삼십 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였고 눈 밑에 다크서클이 깊게 패여 있었다.임건우는 단번에 그 남자의 방탕한 생활습관을 꿰뚫어보았다.신장의 기운이 약한 데다 남성질환까지 겪고 있는 듯했다. 남자는 임건우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경멸과 혐오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임건우의 현재 차림새가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임건우의 옷과 바지는 여기저기 찢어져 있었고 온통 피로 얼룩져 있었다. 사실 이 정도면 나은 편이었다.가나절에서 나온 후 독수리 부대에서 새 옷을 구해 입은 덕분이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옷조차 걸치지 못했을 것이다. 임건우가 겪은 지난밤의 사건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3년은 걸쳐 겪을 일들이었다.유씨 가문에서의 추격전, 역습, 이교림과의 대결, 적을 끌어들여 가나절로 유인한 후 혈수라와의 격전, 장씨 가문으로 돌진해 독수리 부대 고위층 회의장에 난입, 장강로와의 대결, 그리고 마지막으로 백옥의 병을 치료하는 일까지. 단 하룻밤 동안 벌어진 이 모든 일이 누군가에게는 믿기지 않을 만큼 비현실적이었다. 그때, 남자가 물었다. “넌 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지?”임건우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