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림의 얼굴에 드디어 변화가 일어났다.백옥의 다리가 중독된 건 애초에 장강로의 계략이었고 이교림 자신도 그 일에 가담했으니 당연히 알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백옥이 다리를 잃을 거라 예상했지만 뜻밖에도 어떤 신의가 치료했다.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결과였다. 하지만 그 신의가 누구인지 아무리 찾아봐도 알 수 없었는데 그게 임건우라니.임건우는 이어서 중대한 유혹을 던졌다. “교림 씨, 천도단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요?”이교림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이교림의 기세가 순간적으로 뿜어져 나왔고, 그걸 본 임건우는 가슴이 철렁했다.방금 이교림이 갑자기 뿜어낸 기세를 보니, 이 사람의 실력은 단순히 분신 수준이 아니었다.‘분신보다 강한 실력이라면, 설마 도겁 단계의 고수인 건가?’천도단은 도겁 단계의 고수가 허공을 깨고 화신으로 진급하는 데 가장 중요한 약이다.그러니 이교림의 반응이 클 수밖에 없었다.“천도단을 가지고 있어?” 이교림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없어요.”임건우가 고개를 저었다.이교림의 얼굴이 굳어지며 막 욕설을 퍼부으려던 순간, 임건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근데 전 천도단을 제조할 수 있어요.”“뭐? 너 천도단을 만들 수 있다고?”이번엔 이교림의 반응이 아까보다 더 격해졌다. “네가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임건우가 웃으며 말했다. “제가 독수리 학원의 단약 시합에서 정은 선생님을 이겼다는 걸 들어보셨겠죠? 나중에 제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말들이 많았지만 똑똑한 사람들은 그게 정말 부정이었는지 알 거예요. 그러니 당신이 재료만 모아온다면 제가 천도단을 제조해 드릴 수 있어요. 아니면 백옥이 왜 저를 제자로 받아들였겠어요?”이교림의 눈이 흔들렸고 마음이 동했다.임건우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다시 한번 머릿속에서 훑어보았다. 결과적으로 이교림은 임건우가 진실을 말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임건우가 천도단을 제조할 줄 안다는 게 사실일 수도 있었다.마침, 이교림은 천도단의 재료를 알
천의도법에는 수많은 신비한 비술이 있다. 임건우의 수위 단계가 높아지면서 그 안의 몇몇 비술도 하나씩 해금 되는데 이전의 현무방갑술이나 후에 등장한 열두 부문, 고대 금술 같은 것들이 바로 그 예이다. 종이 인형인 이 인형술도 마찬가지로, 임건우의 금단 단계에 도달하면서 해금 된 기술이었다.이 기술의 정식 명칭은 삼계지인술로 종이 인형은 그 안의 한 가지 응용법일 뿐이다. 임건우는 자신보다 몇 배나 강한 고수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서야 비로소 급하게 이 종이 인형 비술을 익혔고 이 기술은 고대 부문과 함께 사용해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운 좋게도 임건우는 천성진판에서 정교한 부문 활용법을 익혔기에 이 종이 인형을 통해 이교림을 속일 수 있었다.훅.이교림이 죽인 그 종이 인형이 순식간에 타올라 재가 되었다. 동시에 이교림은 냉소를 지으며 땅을 강하게 내리찍었다.이교림이 있던 곳은 한 폐건물의 5층으로 앞쪽에 난간이 없는 플랫폼이 있었다.이교림의 발길질 한 번에 그 건물 전체가 순식간에 먼지로 변해버렸다.“임건우, 네가 이런 인형술도 쓸 줄 알다니 놀랍네. 근데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금단 따위가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넌 너무 순진해. 지금부터 내가 진정한 도겁 고수란 무엇인지 보여주지.”이교림의 몸은 높이 솟아오르며 혈색의 유광으로 변해 임건우가 있는 방향으로 급히 추격해 갔다.임건우는 절대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본래 몇 마디 떠보려 했지만 이교림은 너무도 무서운 상대였다. 이교림은 도겁 고수였고 딱 한 단계만 넘으면 허공을 파쇄하고 신선이 될 수 있는 단계에 다다른 자였다.진지하게 맞붙었다가는 금세 영혼이 날아가 버릴 것이다.“삼계사명, 귀신들아 명령을 받아! 나가!”임건우는 한 움큼의 종이 인형을 꺼내어 혀를 깨물어 피를 뿜었다.피가 닿은 종이 인형들은 즉시 영물로 변해 손바닥만 하던 크기에서 순식간에 사람보다 큰 전사로 변해 이교림을 향해 돌진했다.임건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검을 조종해 동남쪽으로
임건우가 던진 종이 인형이 바람을 만나 거대한 짐승으로 변했다.그 짐승의 높이는 무려 20미터에 달했으며 발아래에는 구름이 떠 있고 입에서는 검은 불길을 내뿜으며 마치 산이 무너지는 듯한 기세로 이교림에게 덮쳐왔다.이교림은 본능적으로 그것이 환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거대한 짐승의 기세는 너무나도 강렬했다.고대 부적의 힘이 작용하여 주변의 천지 기운을 끌어들이고 규칙의 힘까지 뒤흔들어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압도적인 기세가 이교림을 덮쳐올 때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며 옆으로 피했다.하지만 그것은 환상이었다.환상이 땅에 닿는 순간 그 존재는 허무하게 사라졌다.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교림의 분노는 더욱 치솟았다.작은 벌레 같은 존재에게 놀아나다니, 이건 이교림에게 있어 큰 굴욕이었다.“추격해!”이때, 임건우는 갑자기 검을 회수하고 지면으로 향해 급강하했다.임건우가 땅에 닿기 직전, 한 마리의 흰 고양이가 튀어 올라 순식간에 거대한 고양이 요괴로 변했다.갑옷을 두른 이 거대한 고양이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임건우를 받아내더니 지면을 타고 하얀 섬광이 되어 번개처럼 질주하기 시작했다.“요수? 애완동물?”이교림은 멀어져가는 임건우와 뚱냥이를 보며 눈빛이 더욱 뜨거워졌다.임건우의 다양한 수단들은 이교림의 탐욕을 더욱 자극했고 반드시 임건우를 붙잡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만약 임건우를 자신의 손에 넣지 못한다면 반드시 파괴해야 한다고 다짐했다.슛!슉슉!둘은 마치 두 마리의 유령처럼 어둠 속에서 하나는 추격하고 하나는 도망쳤다.뚱냥이의 속도는 임건우의 어검비행보다도 빨랐다.게다가 임건우는 뚱냥이에게 속도를 강화시키는 고대 부적을 두 개나 새겨 넣었기에 뚱냥이의 움직임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처럼 빨랐다.가끔 사람들 근처를 지나가면 사람들은 놀라 비명을 질렀다.그들은 지나가는 것이 흰 고양이인지는 보지 못했지만 빠른 속도로 인해 발생한 기류의 진동은 엄청났다.지금도 창문에서 쿵쿵하
가나 비밀의 경지에 대한 정보는 이미 다른 사람을 통해 이교림이 독수리 학원으로 흘려보낸 상황이었다.그쪽에서도 분명히 비경에 들어가 탐사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을 터였다.하지만 그렇게 빨리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었다.최소한 먼저 선발대가 투입되어 내부를 탐사하고 그들이 비밀의 경지 속의 진법을 마주하게 되면 진법 전문가를 찾으러 나올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임건우가 지금 이곳에 도착해 있었다.이교림은 원래 모든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했지만 이 녀석이 자발적으로 여기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중요한 건 임건우가 어떻게 이곳을 알았을까? 혹시 황정은이 알려준 것일까?이교림은 비웃음을 지으며 물속으로 뛰어들었다.이교림의 입수 방식은 아주 위압적이었다.이교림이 들어가자, 앞쪽의 호숫물이 자동으로 갈라지며 하늘에 뜬 통로를 형성했다. 이교림은 물 위를 걸어 내려가듯 하강했다.“여기가... 어디지?”임건우는 호수 바닥에 있는 거대한 건축물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이 호수가 정확히 어떤 곳인지는 몰라도 아주 깊었다.지금은 깊은 밤이었고 호수 바닥은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비록 임건우가 금단 고수라 해도, 눈앞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았다.이때, 유가연이 손가락을 튕기자 손끝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이 불꽃은 아주 특별해서 물속에서도 전혀 꺼지지 않고 앞쪽 건축물을 비췄다.임건우는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그곳은 마치 오래된 절이나 사원 같은 느낌을 주는 건물이었다.규모도 상당히 거대했고 여러 건축물이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었으며 보존 상태도 아주 양호했다.“이 절이 왜 이런 호수 밑바닥에 지어졌지?”임건우가 물었다.“나도 잘 모르겠어. 어쩌면 예전에는 여기가 호수가 아니었을지도 몰라.”유가연이 대답하며 두 사람은 빠르게 절에 접근했다.이때 뒤를 돌아보니 이교림이 따라오지 않고 있었다.“이상하네, 왜 안 쫓아오지?”임건우는 이교림을 이곳으로 유인하려고 목숨을 걸고 위험을 무릅썼다.이교림이 도중에
지금 유가연은 동현 단계에 도달한 고수로, 신념이 강력하여 금세 이상함을 감지했다.이 호수 속 절은 유가연이 이전에 와본 적이 있는 곳이었지만 그때는 절 안팎에 아무도 없었다.그러나 이번에는 대문 근처에서 사람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었다.동시에, 이교림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도 느껴졌다.“임건우!”이교림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이교림은 속도를 높이며 임건우에게 말을 걸었다.“우리 거래를 하나 하자. 너랑 나 사이에 영혼 계약을 맺는 거야. 기간은 50년, 혹은 내가 허공을 깨뜨리고 올라갈 때까지. 그동안 넌 날 위해 착실히 약을 제조하면 돼. 그럼 널 절대 억울하게 만들지 않겠어! 넌 장명훈을 죽였고 와이프 둘을 빼앗았지. 장명하는 네 최면술에 걸려 아래가 망가졌어. 장씨 가문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의 모든 가족을 멸할 것이라고 했어. 백옥도 이미 죽었으니, 이제 널 보호해줄 사람은 없어. 오직 나만이 널 도와줄 수 있어.”이교림의 말에 임건우의 머리가 복잡해졌다.무의식적으로 유가연을 바라보자 눈에는 놀라움과 당혹, 분노가 섞인 표정이 보였다. 하지만 결국 유가연은 한숨을 내쉬며 체념한 듯한 눈빛으로 임건우를 노려봤다.“또 다른 여자를 건드렸어?”유가연이 단호하게 말했다.임건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음, 이건... 사연이 좀 길어.”“말하지 마. 듣고 싶지 않으니까.”유가연이 냉랭하게 답했다.“자기야...”“가자!”영혼 계약을 맺는 건 자신의 목숨을 남에게 넘기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그런 협약을 맺는 건 미친 짓이었다.두 사람은 서둘러 절 안으로 뛰어들었고 대문 오른쪽에는 가나절이라는 글자가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며 새겨진 거대한 석비가 있었다.하지만 뒤쫓아오는 이교림 때문에 임건우에게 그걸 감상할 여유는 없었다.대문을 들어서자 그곳에는 결계가 있었다.결계는 외부의 호숫물을 차단했지만 그 외에는 다른 제한이 없어서 두 사람은 쉽게 가나절 안으로 들어갔다.결계 안으로 들어오자 몸 주위의 압력이 갑
칼을 든 이 교수는 바로 독수리 학원 전투계의 진동준이었다.마안명이 검수라면 진동준은 도수중에서도 뛰어난 인물이었다.독수리 학원이 가나절 비밀의 경지의 정보를 얻은 것도 사실 이교림 측에서 보낸 사람이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이교림은 독수리 학원이 이 정보를 입수한 후, 시간을 들여 논의한 다음에야 비밀의 경지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계산은 빗나갔다. 독수리 학원의 두 교장이 많은 고수를 이끌고 용왕굴로 들어가 소식을 끊은 상황이었다.또한, 고대 결계 쪽에서는 전투가 격화되었고 최근에야 비로소 소식이 전해졌다.소식에 따르면, 오성 전장 백옥 쪽에서 나쁜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으며 상부에서는 그 지역을 반드시 안정시키고 백옥과 부하들을 찾기 위해 즉각적인 지원군을 보내라는 엄명이 내려졌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독수리 학원은 가나절 비밀의 경지의 정보를 얻자마자 바로 사람을 보내 그곳을 접수하고 탐사에 나섰다.그들은 이 비밀의 경지에서 아주 희박한 생존 가능성이라도 찾기를 바랐다.이번 탐사에는 마안명과 진동준이 팀을 이끌었으며 급히 소집된 학원 강자 중 30명의 선배가 비밀의 경지로 들어갔다.또, 5명의 교수가 그들을 따라갔다.마안명과 진동준은 문을 지키고 있었고 그들에겐 비밀의 경지 내 사람들과 연락을 유지할 수 있는 특별한 법보 장치가 있었다.비밀의 경지 안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지원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었다.이것은 일종의 탐험이자 훈련이었다.비밀의 경지 내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아 고대 전장과는 비교할 수 없었기에 학교 측에서도 수강생들이 새로운 비밀의 경지에 들어가 경험을 쌓는 것을 선호했다.이는 이후 전장에서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필수 교육 과정이었다.칼을 든 진동준은 마안명보다 성격이 훨씬 더 불같았다.이교림의 말을 듣자마자, 진동준은 즉시 분노를 터뜨렸다.“귀가 먹었어? 내가 한 말을 못 들었어?”“이곳은 우리 독수리 학원이 접수한 곳이야. 난 독수리 학원의 교수야! 근데 네가 날 죽이겠다고
2초 후, 마안명은 자신의 본명 비검을 소환하며 임건우와 유가연에게 말했다. “빨리 가! 안쪽 끝까지 가면 비밀의 경지의 입구가 있어. 그 안에 있는 학생들을 찾아가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줘!”마안명은 결사적으로 싸울 각오를 다졌다.하지만 마안명은 황정은을 상대로도 이길 수 없는 사람이었다.겨우 반걸음만 분신 단계에 들어간 마안명이 어찌 이교림과 대적할 수 있겠는가?“안명 선생님, 무리하지 마세요!” “쓸데없는 희생은 하지 마세요!”임건우는 소리치며 종이 인형을 꺼내 들고 손가락으로 인을 맺었다.임건우는 고대 부적을 불러내어 진동준의 혼을 종이 인형으로 끌어들였다.놀랍게도 진동준은 다시 살아난 것처럼 보였다.쿵!마안명은 홀로 검을 들고 이교림과 맞붙었다.마안명은 진동준보다 강했고 비검 또한 범상치 않은 반선기였다.마안명은 이교림과 다섯 번이나 겨루고서야 패배했고 몸은 무겁게 땅에 떨어져 피를 토했다.그때, 진동준의 혼이 깃든 종이 인형이 갑자기 소리쳤다. “어서 가! 너희는 빨리 가!”진동준은 이교림에게 달려가 몸을 붙잡고는 연신 소리쳤다.임건우는 진동준을 구하려 했지만 진동준이 이런 선택을 할 줄은 몰랐다.진동준이 이렇게 붙잡고 있으면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이교림이 손바닥만 휘두르면 진동준의 혼은 완전히 소멸할 것이었다.긴박한 상황 속에서, 임건우는 다시 한번 삼계지인술을 펼쳤다.“삼계사명, 귀신이 강림하노라!”“종이 인형이 경계를 이루고, 신혈이 정수가 되리라. 결합해!”임건우는 자신의 신혈을 사용해 재빨리 종이 인형 주술을 완성했다.그러자 진동준의 몸은 마치 바람이 들어간 풍선처럼 순식간에 세 배 이상 커졌고 이교림을 단단히 붙잡았다.진동준의 힘도 더욱 커졌다.이 순간, 임건우는 마안명을 잡아 일으키며 유가연과 함께 급히 안쪽으로 달려갔다. 마침내 그들은 끝자락에서 검은색 전송문을 발견했다.유가연이 말했다. “바로 저곳이야.”임건우는 망설임 없이 전송문으로 뛰어들었다.다시금
임건우가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자 순간 놀라움에 말을 잃었다.이건 단순히 크다는 정도가 아니었다.너무나도 거대했다.임건우의 위치에서 본 그 비석은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서서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고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비석에 새겨진 가나절 세 글자도 이전에 본 것보다 훨씬 더 심오하고 도운을 품고 있었다.“이건...”임건우는 비석을 보고 다시 앞쪽의 거대한 절벽 같은 사원 담장을 봤다.그 담장은 이전에 본 것보다 수백 배는 더 컸고 높이가 백 미터가 넘는 대문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혹시 우리가 작아진 거야?”그렇지 않으면 이런 이상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마안명이 말했다. “그렇게 생각해도 돼. 우주의 만물은 모두 상대적인 거니까. 이 비밀의 경지의 진짜 모습은 가나절이지만, 바깥의 호수는 크지 않아. 정상적인 공간으로는 이렇게 거대한 사원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 그 비석조차도 들어갈 수 없어. 여기, 즉 이곳은 차원 공간이라고 이해하면 돼.”임건우는 차원 공간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그것은 다른 차원과 연결된 공간으로, 예를 들어 임건우의 수납가방 같은 것이었다.이때, 임건우의 자복궁 속에 있는 혼돈 구슬이 더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방향은 가나절 내부를 가리키고 있었다.동시에 임건우는 말했다.“들어가요!”혼돈 구슬이 이렇게 반응하는 걸 보니 분명히 뭔가 좋은 것이 있을 것이다.게다가 유가연과 뚱냥이가 어디로 떨어졌는지 알 수 없으니 빨리 찾아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이교림과 단독으로 마주칠 위험이 있었다.하지만 마안명은 방금 이교림에게 당해 심각한 상처를 입었고 상태가 좋지 않았다. 임건우는 마안명의 상태를 살펴보고는 수납가방에서 회복약을 꺼내 마안명에게 건넸다.“안명 선생님, 이 약이 도움될 거예요. 빨리 드세요. 그 후에 제가 더 치료해 드리죠.”마안명은 그 약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냄새를 맡더니 말했다. “이건... 구정회춘단, 오급 단약이잖아. 이걸 어디서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