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건우는 우나영과 유화에게 외출을 알린 뒤, 다급히 유가연의 집으로 향했다.가는 내내 그는 마음이 착잡했다.심수옥이 골동품 거리에서 원석 도박을 했을 줄이야! 그녀가 자신을 봤을지가 가장 궁금했다. 만약 자신이 산 세 개의 원석이 전부 최상급 에메랄드 원석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심수옥 성격에 당장 내놓으라고 윽박지를 것이 분명했다!퇴근시간이라 차가 많이 막혔다.임건우는 40분이나 걸려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아니나 다를까, 세 모녀가 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을 제외하고도 2남 1녀가 거실에 있었는데 여자는 임건우도 아는 사람이었다. 평소 심수옥과 언니 동생 하면서 자주 집을 들락거리던 장평이었다.장평은 평소처럼 심수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내용이 심상치 않았다.“수옥 언니, 수철이 좋은 사람이야. 내가 자라는 걸 다 지켜봤거든? 지금은 대기업 부장까지 달아서 연봉도 2억이나 받아. 이런 남자를 어디 가서 찾아? 빨리 승낙해. 언니만 승낙하면 이제 가족이 되니까 저번에 빌려 간 1억은 없던 걸로 해준다니까?”그 말을 들은 임건우는 순간 분노가 치솟았다.아직 대학을 다니고 있는 유지연이 결혼상대는 아닐 것이다.그는 홧김에 달려가서 다짜고짜 따졌다.“내가 눈 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데 지금 누구 마누라를 넘봐요? 내 마누라 넘본 놈은 평생 후회하며 살게 해줄 겁니다!”장평은 임건우를 힐끗 보고는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이 무능한 놈이 어디서 대화에 끼어들어? 네가 대화에 낄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해? 네가 뭔데?”그녀의 태도가 이런데는 평소 심수옥이 임건우 험담을 많이 한 까닭이었다.유가연은 다급히 임건우의 손을 잡아끌며 작은 소리로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나 아니야. 상대가 원하는 건 우리 엄마야.”“뭐… 뭐? 장모님?”유가연은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장수철을 바라보며 말했다.“저 자식이 우리 엄마를 좋아한대.”임건우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심수옥은 올해 46세, 장수철은 많아봐야 30살 좌우였다. 그런데 자기보다
그러자 심수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뭐? 4억? 너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났어?”임건우는 대답할 가치도 느끼지 못했다.그는 당장 이 귀찮은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가서 제련을 연구하고 싶었다.“차용증이랑 계좌 가져와. 우리 장모님이 빚진 돈, 내가 갚지.”장평이 미심쩍은 표정으로 따지고 들었다.“자네 돈은 있어? 고작 몇 달 전에 2천만 원이 없어서 길거리에서 구걸이나 하던 주제에? 어디서 부자 행세야?”임건우의 서슬 퍼런 눈빛이 장평에게 닿았다. 그제야 장평은 오싹함을 느끼며 어깨를 움찔했다.“아줌마, 우리 장모님이 머리가 별로 안 좋지만 그래도 이러는 건 아니죠. 둘이 짜고 치는 거라면 둘 다 내 손에 무사하지 못해요.”임건우가 차갑게 말했다.심수옥이 발끈하며 소리쳤다.“내가 바보라는 얘기야?”임건우는 장모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어린놈이 어디서 협박질이야!”장평의 남편이 임건우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지만, 임건우는 가소롭다는 듯이 그의 주먹을 쳐냈다. 그러고는 상대의 목을 움켜잡고 가볍게 들어 올렸다.“내 말 똑똑히 기억하세요. 내 가족들한테 사기 치지 말라고요!”그가 손을 놓자 남자는 놀란 표정으로 숨을 헐떡였다.딩동!입금 문자가 울렸다.임건우는 장수철에게 1억을 입금한 뒤, 차용증을 찢어버렸다.돈을 돌려받은 장씨네 가족들은 도망치듯 현장을 벗어났다.임건우는 유가연의 손을 끌고 구석진 곳으로 가서 조용히 물었다.“당신 돈이 부족해?”유가연이 피곤한 기색으로 말했다.“최근 회사에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면서 자재를 대량 구입했거든. 회삿돈이 좀 부족해서 내 돈으로 먼저 자재 구입을 했어. 그러고 나니까 남은 돈이 얼마 없네. 잔금만 입금되면 오늘 돈은 바로 돌려줄게.”임건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갚을 필요 없어. 내 돈은 당신 돈이기도 하니까. 여기 20억 있어. 일단 이거 써.”유가연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주 대표가 준 거야? 안 돼. 이 돈은 받을 수 없어.
유지연은 핸드폰을 꺼내 학교 단톡방에서 영상 하나를 찾아냈다.유가연과 심수옥도 궁금한 얼굴로 다가왔다.유씨 건자재의 성남 지사 대표인 유가연도 1억이 천억으로 변한 경이로운 숫자에 가슴이 뛰었다. 그래서 원석 왕자의 얼굴이 궁금해졌다.그녀는 원석 도박에 관해 알고 있었다.원석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은 전 재산을 다 잃고 빚더미에 눌러앉아 어딘가로 숨어버렸다. 그래서 유가연은 원석 도박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건 순전히 운에 맡겨야 하는 일이었다. 아무리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감정 기계를 가져와도 원석을 절단하기 전에는 그 안에 옥이 들어 있는지 분간할 수 없다.하지만 이 왕자님이라고 불리는 자는 원석 세 개를 구매했는데 세 개 다 보석이었다.이게 과연 운일까?운이라면 이건 하늘의 뜻이다!유지연도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떠들었다.“평범한 사람은 절대 고르지 않을 원석 세 개를 골랐어. 그리고 그건 최상급 에메랄드 원석이었지. 내 친구 아버지가 원석 도박계에서 조금 이름이 있는 분인데 정상적인 사람은 절대 저걸 구매하지 않을 거래. 저 왕자라는 사람은 하늘의 뜻이거나 아니면 초능력자가 분명해.”유지연의 눈빛에 동경심이 가득했다. 임건우는 그런 처제를 담담하게 바라보았다.그가 걱정하는 건 영상 속에 자신의 얼굴이 담겼는지 여부였다.가까이 다가가서 영상을 끝까지 확인한 그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 영상에 그의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하지만 유화가 찍혔다.이 영상을 촬영한 작자는 특별히 유화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아마 유화의 신분과 미모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들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임건우는 유화에게 가려져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유가연이 말했다.“이건 여자잖아. 원석 왕자라면서? 설마 저 여자가 왕자야?”유지연이 말했다.“당연히 아니지. 언니, 이 여자 잘 모르지? 이 여자 신분이 글쎄 기가 막힌다니까? 유화 아가씨라고 불리는 여자야.”“유화 아가씨?”유가연은 멈칫하더니 이내 비명을 질렀다.“만리
게다가 엄마와 동생은 옆에서 방해만 하고 있었다!심수옥은 임건우에게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주방에 가서 밥상이나 차려. 오늘 하루 종일 굶었더니 배고파!”유가연이 말했다.“이 시간에 무슨 밥이야. 내가 살 테니까 밖에 나가서 먹자.”그러자 심수옥이 말을 바꾸었다.“이제 가도 돼. 백수한테 밥까지 사줄 의무는 없으니까.”유지연도 맞장구를 쳤다.“그래. 우리 집은 자선 기업이 아니야.”유가연은 미칠 것 같았다. 이 밤중에 달려와서 빚 1억까지 해결해 줬는데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그녀가 뭐라고 하려는데 임건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마침 나도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 당신… 일 너무 무리하지 말고 돈 부족하면 나한테 얘기해. 내가 어떻게든 방법을 대볼게.”심수옥이 콧방귀를 뀌었다.“네가 무슨 수로 돈 문제를 해결해? 또 가짜 수표를 만들어서 내밀려고? 무능한 놈, 당장 꺼져! 너만 보면 짜증 나니까.”참 이기적이고 비논리적인 여자라고 임건우는 생각했다.여기 있을 마음이 사라진 임건우는 바로 차에 올라 집으로 향했다.그렇게 이틀이라는 시간이 흘렀다.원석 왕자의 명성은 강주 SNS에서 잠시 뜨겁다가 이튿날 사라져 버렸다.업계 사람들만 가끔 그 신비한 남자를 떠올리며 동경 어린 눈빛을 보일 뿐이었다.임건우는 지하실에 틀어박혀 다리 하나가 부러진 화로를 연구하고 있었다. 화로의 겉면을 깨끗이 씻어내니 내벽에 새겨진 낡은 법진이 보였다.천의도법에서도 법진에 관해 소개한 적 있었다.그중 축유의경에서는 사람의 목숨을 살릴 때 법진을 이용하여 천지 사이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존재하는 물질과 소통하여 환자를 치유한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었다.별장 지하실.유화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 다리를 꼬고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오빠, 이 낡아빠진 화로를 연구한지 이틀이 지났어. 도대체 안에 뭐가 있다는 거야?”“재촉하지 마. 그럴수록 마음만 급해지니까.”임건우는 머리를 화로에 넣고 내벽을 관찰하며 대꾸했다.유화가 다가서며
임건우는 깨진 화로를 덥석 잡고는 머리에서 떼어냈다. 그런 다음 흥분한 얼굴로 옆 테이블로 달려가 펜을 잡고 뭔가를 적기 시작하였다. 요 이틀 사이에 그는 이미 7개의 공책을 유화가 알아볼 수 없는 내용으로 가득 채웠다."선배, 뭔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유화는 테이블 위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한 숟가락을 떠서는 임건우의 입에 넣었다. 열심히 기록 중인 임건우는 다른데 한눈팔 겨를이 없었다. 그는 깨달은 법진을 모두 적고 나서야 비로소 펜을 내려놓고 숨을 내쉬었다. 그제야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느낌이 들어 유화의 손에서 아이스크림을 몽땅 뺏어다가 빠른 속도로 깨끗이 먹어버렸다."ㅋㅋ, 남은 건 내가 다 못 먹고 다시 토해낸 건데....."임건우는 1초 동안 멍해 있다가 푸! 하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모두 유화의 얼굴에 뿜어내고 말았다.30분 후,임건우는 깨진 화로를 수리하기 시작했다. 화로 안의 오래된 진법은 매우 심오하여 그도 대략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은 천지의 영기를 불러들이는 법진으로 단약 제작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다행히 이 법진은 그 중 극히 일부만 파손되었고, 천의도법의 진법 지식을 결합하여 다시 역추리하면, 수리하는 방법을 얻을 수가 있었다. 다만 수리하는 데도 진원이 아주 많이 소모된다. 임건우는 꼬박 세 시간이 걸려서야 겨우 수리를 끝낼 수가 있었다. 화로가 복구되는 순간, 이전보다 100배나 강한 에너지의 파동을 느낄 수 있었다."피곤해 죽겠어, 좀 쉬어야지!"임건우는 화로를 내려놓고 지하실로부터 나왔다. 이때 1층의 실내 수영장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수영장에는 미녀 세 명이 다양한 스타일의 수영복을 입고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유화, 반하나 그리고 우나영이었다. 앞 둘의 매력은 더 말할 필요가 없고, 우나영은 비록 중년이 되었지만, 그녀는 평소 피부 관리에 매우 신경을 썼고, 요가도 자주 하며 몸매 관리를 철저히 해왔다, 이렇게 수
"오케이. 시간과 주소 알려줘요, 그때 찾아갈게요. ""제가 건우씨 데리러 갈게요.""그럴 필요 없어요, 힘들게...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네, 그럼 알겠어요. 아, 이번엔 할아버지께서 요청하시는 거예요, 그러니 오해하지 마세요."이 말에 임건우는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오해하지 않았는데... 청하씨의 생각이 아니란 걸 알고 있어요.""… 이만 끊을 테니 어서 와요!"이청하는 얼굴이 빨개지며 화가 좀 났다. '내 생각이 아니라고? 정말 바보 멍청이야!'임건우가 주소를 보니 강주성 서쪽에 있는 어느 주택 단지였다, 이청하의 집인 것 같다.그는 우나영 등과 이야기한 뒤 비취옥 속의 영기를 흡수하며 기운을 보충했다. 그러고는 집 밖으로 나갔다.......이씨 집에서,이청하는 거울을 비추며 꾸미는 중이었다. 옷을 십여 벌이나 갈아입었지만, 마음에 드는 옷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때, 할머니가 빙그레 웃으며 들어왔다."할머니, 마땅한 옷이 없는 것 같아요, 어떡하죠?""우리 손녀가 정말 많이 컸구나, 마땅한 옷이 없는 게 아니란다. 뭘 입어도 완벽하지 않다고 느껴지지? 하지만 할머니의 눈에는 네가 뭘 입어도 완벽해 보여.""할머니!""같은 도리야, 만약 그 남자가 우리 청하를 좋아한다면, 설사 우리 청하가 누더기를 입고 있더라도 그의 눈엔 완벽한 천사로 보일 거야."이청하는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마구 뛰었다.“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잘 봐야겠어, 어떻게 우리 집 남자와 여자를 모두 홀딱 반하게 만들었는지... 쯧쯧"하루 종일 정신이 없는 이청하와 하루 종일 입에서 칭찬이 끊기지 않는 이흥방을 보며 할머니는 질투가 날 지경이었다.드디어 임건우가 도착했다.딩동, 딩동! 문을 여는 순간 이청하는 심장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반면, 임건우는 오히려 평온한 표정으로 과일 바구니를 손에 들고 있다가 이청하를 보며 물었다."선생님, 옷을 거꾸로 입으신 게 아니에요?"이청하는 고개를
이흥방은 이 두 불청객을 반가워하지 않았다. 특히 이청하는 그 영감이 하는 말을 듣고는 파리를 삼키기라도 한 듯한 표정이었다.'시집 못 간다고? 노처녀? 조건이 좋은 남자들이 없다고는 왜 하지 않아?'"왕 사장, 무슨 일로 이렇게 찾아왔소? 혹시 중해 시에서 버티지 못하고 쫓겨난 게 아니오?"찾아온 사람은 왕병운이라고 이흥방과 같은 스승의 가르침을 받은 선후배 사이이다. 이흥방은 왕병운보다 나이가 많고 선배이다. 하지만 돈을 좋아하는 왕병운은 의사가 되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 여기저기서 사기를 치다가 결국 스승에게 쫓겨나 더 이상 제자의 자격을 인정받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돈을 버는 데 재주가 좀 있는 그는 명의가 되는 대신 웰빙센터를 차리고, 옛날 처방으로 우려낸 물에 몸을 담그면 보양할 수 있다고 떠벌렸다. 뜻밖에도 소문이 멀리 퍼져 다른 지방에 지점까지 열게 되었다. 그러나 이흥방은 그 처방의 실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비록 아무 효과가 없는 건 아니지만, 소문이 너무 과장되었고 가격도 너무 비싸다.왕병운과 같이 온 손자의 이름은 왕중신이고, 의대생이며 외국의 유명 의대를 졸업하고 돌아왔다. 왕중신은 이청하를 한번 본 뒤부터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머릿속에서 새겨두고 지워내지 못했는데, 몇 번이나 그녀를 꿈꿨는지 모른다. 그는 매번 이청하의 생각만 해도 온몸이 달아올랐다. 이때 낯선 청년인 임건우가 이청하 할머니에게 불상을 주는 것을 보며 그는 기분이 상했고, 눈에는 임건우에 대한 적의로 가득 찼다.이때 왕병운이 거만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이 선생, 귀가 먹은 게요? 손녀사위를 데려왔다고 했소, 이제부터 청하가 우리 집 손자며느리인 거요."이청하는 더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전 아직 동의하지 않았는데요?""내 손자로 놓고 말하면 아이비리그 명문대 의과 석사생이야. 우리 집에 시집오면 앞으로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야. 게다가 넌 이렇게 나이도 많은데 아직도 시집 못 가고, 이렇게 좋은 남편감을 거절하
왕병운은 여기까지 말하고는 다가가서 임건우의 팔을 잡아당겼다."야, 네가 누구든 상관없어, 청하는 내가 정한 손자며느리야! 말해봐, 얼마를 주어야 물러가겠는지?"임건우는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화내려 했다. 그때 이청하 할머니가 먼저 소리쳤다. "그 손 놓지 못해? 청하가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고 해도 결혼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어, 이건 내 손녀사위야, 이미 정해진 일인데, 왜 남의 가정 파괴하기라도 하려고?""허, 내가 말하는데 청하는 우리 집 며느리야! 이건 청하 아버지도 승낙한 일이야, 지금 와서 잡아떼려고? 왜 아들 데려다가 직접 말해보게 할까? 그리고 이선생도 잊지 마오, 그때 물에 빠져 죽을 뻔했을 때 누가 구해줬는지, 신의라더니 이 은혜를 잊은 건 아니겠지?"왕병운의 이 말이 나오자 몇몇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변했다. 임건우는 이청하가 아버지 이 세글자를 들었을 때, 눈에 증오로 가득 찬 것을 보았다. 그리고 이흥방과 할머니도 입을 다물었다. 잠깐 침묵이 흐른 뒤, 이청하가 무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제 결혼은 제가 결정해요, 그 남자는 저와 상관없는 사람이에요.""청하야, 우린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사이고, 나도 요 몇 년 동안 줄곧 네 생각만 하며 지냈어, 그리고 우리 사이에 혼약이 있는 것도 확실하고... 그럼 이건 어때? 나 이 녀석과 한번 공평하게 겨뤄볼게, 이 녀석은 뭐 하는 사람이야?"왕주원의 말에 이흥방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좋아, 그럼 이렇게 하는 거로 해, 둘이 공평하게 겨뤄보는 거야. 건우도 의사이니 의술을 겨루는 것이 좋겠구나."이흥방은 임건우의 의술에 대해 그 자신보다도 더 큰 신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이렇게 왕주원을 이기게 되면 그 뒤로는 더 이상 번거로운 일이 없을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을 일이 없었다.왕주원은 거만한 태도로 임건우를 쳐다봤다. "너도 의사냐? 어느 의대 나왔어?""난 의대에 다닌 적이 없어.""오, 그렇다면 어느 명의 스승님 곁에서 의술을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