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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심천미의 고자질

Author: 우주멍
동혁은 류성중 때문에 정말 분노했다.

오늘 저녁 연회에서 상대방은 거듭 그에게 시비를 걸었다.

만약 류성중이 다른 사람이었다면 동혁은 진작에 손바닥으로 뺨을 날렸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세화의 외삼촌이라 동혁은 더는 따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류성중이 류혜진을 류씨 가문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을 들먹이며 세화를 협박해 이혼하라고 했다.

이건 동혁에게 건드려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동혁은 분노하여 표정을 굳히고 류성중을 향해 걸어갔다.

“동혁 씨.”

동혁을 잡아당기며 고개를 가로젓는 세화는 걱정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그녀는 동혁이 과격한 행동을 해서 또다시 문제를 일으킬까 봐 걱정했다.

동혁을 붙잡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류성중을 바라보았다.

세화는 심호흡을 하고 차분히 말했다.

“외삼촌, 삼촌이야 말로 자기가 뭐든 할 수 있는 줄 착각하지 마세요.”

“저와 동혁 씨의 결혼은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어요. 그건 우리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예요.”

세화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단호했다.

이 말을 하고 세화는 동혁을 데리고 그대로 떠났다.

류성중은 그 자리에 서서 분노 한 채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는 오늘 사람들 앞에서 세화와 동혁에 의해 큰 망신을 당했다.

그는 자신이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고 여기며 오히려 오늘 밤 동혁과 세화 두 사람이 거듭 자신을 도발했다고 생각했다.

“내 동의 없이 혜진 누나가 류씨 가문에 돌아올 생각 하지 마.”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리치는 류성중의 말투는 차갑기만 했다.

동혁과 세화는 류성중의 말을 듣지 못했고 설사 듣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 둘은 하원종을 쫓아 곧장 그와 함께 하늘 거울 저택으로 돌아왔다.

하원종은 이미 고령이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이 많았는지 지칠 대로 지쳐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했다.

하원종에게 극진한 류혜진은 직접 그를 부축하여 위층 침실로 모시고 올라갔다.

하지만 위층에서 내려오자마자 웃고 있던 류혜진의 얼굴이 먹구름 가득하게 바뀌었다.

“세화야, 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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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혁은 류성중 때문에 정말 분노했다. 오늘 저녁 연회에서 상대방은 거듭 그에게 시비를 걸었다. 만약 류성중이 다른 사람이었다면 동혁은 진작에 손바닥으로 뺨을 날렸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세화의 외삼촌이라 동혁은 더는 따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류성중이 류혜진을 류씨 가문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을 들먹이며 세화를 협박해 이혼하라고 했다. 이건 동혁에게 건드려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동혁은 분노하여 표정을 굳히고 류성중을 향해 걸어갔다. “동혁 씨.” 동혁을 잡아당기며 고개를 가로젓는 세화는 걱정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그녀는 동혁이 과격한 행동을 해서 또다시 문제를 일으킬까 봐 걱정했다. 동혁을 붙잡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류성중을 바라보았다. 세화는 심호흡을 하고 차분히 말했다. “외삼촌, 삼촌이야 말로 자기가 뭐든 할 수 있는 줄 착각하지 마세요.” “저와 동혁 씨의 결혼은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어요. 그건 우리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예요.” 세화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단호했다. 이 말을 하고 세화는 동혁을 데리고 그대로 떠났다. 류성중은 그 자리에 서서 분노 한 채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는 오늘 사람들 앞에서 세화와 동혁에 의해 큰 망신을 당했다. 그는 자신이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고 여기며 오히려 오늘 밤 동혁과 세화 두 사람이 거듭 자신을 도발했다고 생각했다. “내 동의 없이 혜진 누나가 류씨 가문에 돌아올 생각 하지 마.”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리치는 류성중의 말투는 차갑기만 했다. 동혁과 세화는 류성중의 말을 듣지 못했고 설사 듣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 둘은 하원종을 쫓아 곧장 그와 함께 하늘 거울 저택으로 돌아왔다.하원종은 이미 고령이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이 많았는지 지칠 대로 지쳐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했다. 하원종에게 극진한 류혜진은 직접 그를 부축하여 위층 침실로 모시고 올라갔다. 하지만 위층에서 내려오자마자 웃고 있던 류혜진의 얼굴이 먹구름 가득하게 바뀌었다. “세화야, 너하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04화 분노한 하원종

    류성중의 말을 듣고 하원종은 즉시 불만스러워했다.‘의료시장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유로 나를 불러 놓고 문제는 그냥 내버려두고 다른 사람을 치료하러 가자고?’‘게다가 류성중 부이사장에게 그런 부탁을 했다면 분명 환자는 아주 부자겠구만.’하원종은 이런 인맥을 이용하는 환자를 가장 싫어했다.그러나 병을 고치고 사람을 구하는 게 우선이라 여긴 그는 참을성 있게 물었다.“무슨 환자죠?”“하 선생님, 외삼촌이 말한 그 환자는 아마 이천기일 겁니다. 아, 이제 이천성까지 추가해야 했군요.”동혁은 옆에서 냉정하게 말했다.그는 이씨 가문이 이렇게 오래도록 하원종을 데려가려 시도할 줄 몰랐다. 이씨 가문은 온갖 수단을 써서 하원종이 이천기의 다리를 치료하게 하려고 했다.동혁은 류성중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혹시 모르시겠지만, 그 이천기의 다리도 제가 부러뜨린 겁니다.”“그러니 그만 돌아가세요. 하 선생님은 절대로 이씨 가문에 가서 그놈들의 다리를 치료하지 않을 거니까요.”류성중은 멍해졌다.이천기의 다리가 다른 사람에 의해 부러져 폐인이 되었다는 소식은 N도 상류층 사이에 이미 널리 퍼졌다.그런데 류성중은 그 범인이 동혁일 줄은 몰랐다.“동혁이 넌 닥치고 있어. 여기서 네놈은 말할 자격이 없으니까. 너 같이 밥이나 축내는 데릴사위놈이 하 선생님의 생각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여기는 거야?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 하지 말고, 저리 꺼져라.”정신을 차린 류성중은 동혁에게 독설을 퍼부은 다음 웃으며 하원종을 바라보았다. “하 선생님께서 말씀하지 않으셨나요? 선생님께서는 의사로서의 책임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여기시기에 병자를 그대로 두지 않으신다고요.”그 때.지금껏 조용하던 하원종이 갑자기 화약통에 불을 붙인 것처럼 폭발하며 소리쳤다.“동혁이 말이 맞아요. 난 다친 이유가 명확한 환자는 상관하지 않을 겁니다.”“이씨 가문 사람들이 다친 건 다 자업자득이에요. 나보고 그놈들의 다리를 고쳐주라고 하다니, 꿈 깨라고 전하세요.”“난 이 연회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03화 속은 하원종

    스탠슨은 아직 부상이 낫지 않아 절뚝거렸지만 힘없는 이천성을 상대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는 이천성을 붙잡아 주저 없이 그의 두 다리를 차서 부러뜨렸다. “으아아! 아버지, 살려주세요.” 이천성의 처량한 비명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휴대폰 반대편 이연은 이천성의 처참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한번 보세요.” 명성호텔에서 동혁은 해리슨이 방금 보낸 동영상이 담긴 휴대폰을 류성중에게 건넸다. 류성중은 휴대폰을 보더니 볼이 실룩실룩 경련을 일으켰다. ‘해리슨이 정말 이천성에게 손을 대다니.’ 류성중은 전혀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못 볼걸 봤다는 느낌에 류성중은 휴대폰을 동혁에게 다시 돌려줬다. 그는 화가 나 소리쳤다. “이런 바보 같은 놈, 이렇게 하면 이씨 가문이 너를 그냥 둘 거라고 생각해? 그들은 마찬가지로 이 빚을 네게 갚으려고 할 거야. 넌 이제 죽은 거라고.” 류성중은 죽어도 동혁이 전신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다. ‘이씨 가문에서 해리슨과 연락이 잘 안 된 게 틀림없어.’ “외삼촌께서 이씨 가문의 일을 봐주기로 한 이상 돌아가서 이씨 가문에 이 사실을 알리세요.” “이천성, 그놈의 두 다리를 부러뜨린 건 내가 이씨 가문에 준 1달 기간의 최후통첩이라고 해요.” 동혁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한마디 던지고는 세화의 손을 잡았다. “여보, 우린 가자.” 세화는 얼떨떨한 채 거의 무의식적으로 동혁을 따라갔다. 그녀에게 오늘 밤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은 정말 너무 터무니없었다. 동혁의 패기는 그녀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하지만 동혁의 변신은 그녀를 조금 흐뭇하게 만들었다.동혁이 보여준 강한 패기는 모두 그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명성호텔 입구에 도착하자 하원종이 차에서 내려 호텔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하 선생님,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세화가 다가가 공손히 물었다. 그녀는 하원종을 진심으로 존경했다. “아이고, 이게 누구야? 공교롭게 젊은 부부가 데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02화 해리슨의 분노

    류성중은 완전히 멍해졌다. ‘이건 또 무슨 말이야?’ 동혁은 그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하세량에게 바로 말했다. “시장님, 해리슨 씨에게 도와달라고 하세요.” “시장님 쪽은 어쨌든 공무원들이니 직접 사람에 몸에 손을 대는 건 보기가 안 좋을 수 있으니까요.” 류성중은 너무 기가 막혀 웃음이 나왔다. “동혁아, 지금 이씨 가문이 해리슨에게 연락해서 네 정체를 폭로하겠다고 했는데 해리슨에게 너 대신 사람을 치라고 시킨다고?” “어쩌면 해리슨이 지금 너를 죽이러 오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건 두고 보시면 알아요.” 동혁이 웃었다. H시 구치소. 해리슨은 스탠슨 등의 석방 절차를 마치고 구치소 문을 나서자마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해리슨 영사님. 저 이씨 가문 가주 이연입니다.] 해리슨은 이연과 구면이었다. “아, 이 가주님 무슨 일이 있나요?” [예, 별건 아니고 해리슨 영사님께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서요.] [듣자 하니 오늘 밤 명성호텔에서 이동혁이라는 젊은이를 만났는데 전신으로 착각하고 무릎을 꿇었다고요?] [사실 그놈이 이 전신을 사칭한 게 이미 한두 번이 아닙니다.] 해리슨의 안색이 불쾌한 듯 갑자기 어두워졌다. ‘내 눈은 절대 잘못 보지 않았어. 그 사람은 동방의 악마가 분명해.’ 동혁의 모습은 그에게 이미 뼛속 깊이 새겨진 기억이었다. “젠장, 지금 내 눈을 의심하는 겁니까? 그 사람은 이 전신, 동방의 악마가 분명해요. 난 절대 잘못 보지 않았어요.”해리슨은 열을 내며 말했다. [이런, 이런 외국인들은 자존심이 세서 사서 고생을 한다니까.] 전화 맞은편의 이연은 해리슨이 동혁을 이 전신이라고 단언한 것은 그저 자존심 때문이고 고집을 굽히지 않는다며 투덜거렸다. ‘하긴 그 대단하신 Y국 영사가 전신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하는 게, 쓸모없는 데릴사위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듣기 좋겠지.’ ‘이 전신 앞에서 무릎을 꿇고 싶어도 그런 기회조차 없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01화 이천성의 석방

    “이 놈이, 하도 큰일을 벌려서 뭐가 뭔지도 모르는 거야?” 류성중는 사실이 들통났는데도 동혁이 너무 태연해서 화가 났다. “동혁이 너 잘 들어. 이씨 가문은 이미 해리슨 영사에게 연락해 네가 이 전신을 사칭한 것에 대해 알렸어.” “네놈이 해리슨에게 죽고 싶지 않다면 빨리 눈치껏 이천성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나중에 직접 이씨 가문에 가서 사죄해.” “이씨 가문은 그래도 네가 예전에 가문 사람이었던 것을 봐서라도 네 목숨은 살려줄 거야.” 류성중은 차가운 말투로 동혁을 위협했다. 그는 이어서 세화를 쳐다보았다. “네 저 바보 남편이 제정신이 아닌 거 같으니까, 네가 좀 설득해라. 온 가족이 다치지 않게 해야 할거 아니냐?” “동혁 씨, 그러지 말고 이천성을 집으로 돌려보내.” 세화는 동혁을 힘껏 잡아당겼다. 그녀는 동혁이 이씨 가문과 같은 거대 명문가와 계속 충돌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방금 전에 본 해리슨이 무섭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외국인이었고 H국에서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씨 가문은 달랐다. 이씨 가문은 명문가로서 유서가 깊고 관련된 인맥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그래서 동혁과 세화 가족들을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이 무수히 많았다. 동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보, 난 이씨 가문과 싸울 생각이 없어. 이게 다 그 사람들이 나를 가만두지 않으려고 하는 속셈이라고.” 동혁은 조용히 눈빛을 피하는 류성중을 발견했다. 이씨 가문은 류성중의 말대로 이천성을 풀어주면 동혁의 목숨을 살려주겠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해리슨의 손을 빌려 동혁을 죽일 작정이었다. 동혁은 정말 상대의 거짓말을 믿고 이천성을 풀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가장 먼저 동혁에게 시비를 건 쪽은 이씨 가문이었다. 오직 동혁만이 자신과 이씨 가문이 얼마나 원한이 깊은지 알고 뿐이었다. “왜, 이제 와서 무서워? 당연히 무섭겠지.” 류성중의 눈에는 경멸의 빛이 역력했다. ‘역시 이런 쓸모없는 놈은 꼭 당해봐야 정신을 차린다니까.’ “해리슨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00화 안 풀어주면

    류성중은 그간의 일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 ‘그래, 동혁이는 단지 전화로 애매하게 두 마디를 했어. 그런데 해리슨이 놀라서 달려와서는 무릎을 꿇고 사과했어.’ ‘너무 터무니없고 상식 밖의 일이긴 해.’ ‘그리고 세화가 해리슨에게 보복을 당할 까봐 무서워할 때도 먼저 동혁이를 데리고 하늘 거울 저택으로 피하려고 했잖아? H시 군부 설 대도독의 보호를 받으려고 말이야.’ ‘설 대도독은 이 전신 수하의 첫 번째 대장이니까.’ ‘그렇다는 말은 세화 가족은 이 전신의 이름에 의지하는 게 이미 습관이 됐다는 거지.’ “이 개X식, 가문의 어른을 속이다니.” 류성중은 동혁에게 우롱당한 듯한 분노를 느꼈다. [성중아, 이제 알겠어?] 이연은 웃으며 다시 말했다. [그러니까 성중이 너는 계속해서 그 쓸모없는 놈을 압박해 천성이를 집으로 돌려보내게 하고 이씨 가문으로 와서 사과하라고 해.] [우리 이씨 가문이 허락한 3일은 이제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았어.] [명문가 이씨 가문의 체면상 이 시간을 넘기는 건 용납할 수 없어.] [우리 이씨 가문에서는 사람을 보내 해리슨에게 연락해 이동혁의 속임수를 폭로할 거야.] [그때가 되면 굳이 우리 이씨 가문이 손대지 않아도 외국 놈들이 알아서 그놈을 죽일 거야.] 이연이 음산한 어조로 말했다. “형님,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요.” 이연의 말을 들은 류성중은 이미 결정을 내렸다. 류성중은 전화를 끊고 동혁을 차갑게 쳐다보고는 발걸음을 그에게 향했다. “동혁아, 난 두 번 말하는 거 싫어해. 당장 H시 하 시장에게 전화해서 이천성을 풀어주라고 해.” 류성중의 명령조는 동혁을 둘러싸고 사과하는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해리슨 일을 방금 보고도 류 부이사장님이 어떻게 이 사장에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거지?’ 사람들은 순간 그들 사이의 관계를 떠올렸다. ‘그래, 류 부이사장님은 진 회장님의 친외삼촌이니까. 이 사장의 무서운 정체를 별로 개의치 않을 수 도 있어.’ 동혁은 인상을 쓰며 불만

  • 전신이 깨어났다   제999화 또 사칭

    해리슨은 결국 Y국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런 창피한 일이 퍼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게다가 해리슨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이곳에서 아무도 동혁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는 동혁이 나서는 걸 싫어하는 것을 눈치챘고 자신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주는 것을 개의치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연회장에 있던 사람들은 입을 꼭 다물며 감히 밖에서 발설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들에게는 대단한 위세의 Y국 영사를 무릎 꿇게 해 사과시킬 수 있는 동혁과 같은 능력이 없었다. 해리슨이 떠난 후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동혁을 바라보는 눈빛은 복잡했다. 그들이 데릴사위라고 조롱했던 동혁에게 오늘 밤 모두는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았다. “이 선생님, 진 회장님, 죄송합니다. 두 분에게 무례하게 굴어 사과드려요.” 동혁과 세화를 비꼬며 조롱했던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다가와 사과했다. 다른 사람에 비해 조롱이 심했다고 생각한 이들은 홀로 바닥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Y국 영사가 무릎 꿇는 것을 본 이상 그들 자신이 무릎을 꿇어도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류성중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도 동혁에게 다가가 사과하고 싶었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휴대폰을 꺼내 먼 구석으로 가서 이씨 가문의 가주 이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 저 류성중입니다.” 이연의 목소리가 반대편에서 들렸다. [어, 성중아, 어떻게 됐어? 이동혁 그 쓸모없는 놈이 우리 천성이를 풀어주겠다고 했어?] 이번에 류성중이 H시에 간다고 했을 때, 이씨 가문은 그와 세화 가족과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동혁에게 이천성을 돌려보내게 하라고 부탁했었다. 그리고 하원종을 이씨 가문으로 보내 이천기의 다리를 치료해 줄 수 있는지도 알아보게 했다. 물론 이씨 가문에서는 부탁을 하며 어느 정도 대가를 치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류성중은 명문가인 이씨 가문이 나중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단번에 승낙했다. “그게...” 류

  • 전신이 깨어났다   제998화 송환

    “윽! 악!” 대니얼은 온갖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이 광경을 보고도 연회장에 있던 H국 사람들은 아무도 그를 동정하지 않았다. 해리슨이 아니었다면 그들은 대니얼이 Y국에서 살지 못해 H국에 와서 허세를 부리는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었다. 사람들은 동혁이 대니얼을 외국 놈이라고 욕할 때 대니얼 편을 들었다는 생각에 창피하여 얼굴이 화끈거렸다. 류성중은 특히 더 마음이 불편했다. 그는 이전에 대니얼에게 엄청 아부했었기 때문이다. 짝! 퍽! 해리슨은 한바탕 주먹질과 발길질을 해대며 대니얼을 반쯤 죽인 후에야 마침내 동작을 멈추었다. 대니얼은 공기 빠진 풍선처럼 흐물거리며 반쯤 죽은 채로 바닥에 드러누워 소리 지를 힘조차 없었다. 오로지 그의 두 눈만이 동혁을 달갑지 않게 노려보았다. 그는 동혁을 대하는 해리슨의 태도가 아직도 이해되지 않았다. 그건 대니얼뿐만 아니라 연회장의 모든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이동혁, 도대체 감추고 있는 무서운 신분이 뭐지?’ 하지만 해리슨 Y국 영사가 Y국 여왕과 동일하게 동혁을 여긴다는 사실에 연회장의 사람들은 동혁의 신분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선생님,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만족하시나요? 아니면 제가 이놈을 다시는 Y국에 돌아갈 수 없게 끝장을 낼 수도 있습니다.” 해리슨은 다시 동혁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히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목을 긋는 손짓을 했다. 아무도 해리슨의 이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저 영사는 전쟁터에 나갔었고 저 손에 의해 사람들이 죽었어. 그냥 풍채가 좋은 일반 외교관은 아니지.’ ‘저 사람이라면 정말 암암리에 어떤 수단을 써서 감쪽같이 대니얼을 죽일 수도 있을 거야.’ “아, 안 돼요.”대니얼의 눈에서 두려움이 짙게 피어났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허우적거리며 일어나 동혁에게 달려들어 무릎을 꿇었다. “이 선생님, 제발 절 죽이지만 말아주세요. 이렇게 사과드립니다.” “또 진 회장님에게 사과드립니다.” 대니얼은 동혁과 세화를 향해 미친 듯이 머리를

  • 전신이 깨어났다   제997화 사과

    풀썩- 해리슨이 무릎을 꿇자 뒤따라오던 부하 10여 명도 모두 무릎을 꿇었다. “이럴 수가!” 동혁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해리슨 등을 보는 연회장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게 사실이야?’ ‘그 위풍당당한 Y국 해리슨 영사가 이동혁을 찾아와 결판을 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동혁에게 무릎을 꿇다니.’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눈을 비비며 잘못 본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그, 그럴 리가 없어.” 대니얼은 갈라진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는데 그 안에 절망감이 가득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 인생의 암울한 미래가 그려졌다. ‘해리슨 영사님은 우리 Y국의 국민적 영웅이야. 영사로서 Y국을 대표하는 분인데.’ ‘저분이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이동혁에게 무릎을 꿇다니.’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일이? 당신 정체가 대체 뭐야?” 주다정도 놀라서 미칠 것 같았다. Y국은 그녀의 희망이었다. 그녀의 가장 큰 꿈이 Y국 영주권을 얻어 이민을 가는 것이었다. 그녀는 H국 남자를 무시하고 마음속으로 경멸해 왔다. 비록 그녀가 평소에 몇몇 H국 남자들과 어울리기는 했지만 그건 모두 뭔가를 얻기 위한 도구로 그들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대니얼은 동혁에게 머리를 맞고 유린당했고 해리슨 같은 Y국 영사도 동혁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녀는 그간 자신이 가지고 있던 Y국에 대한 환상이 무너졌다고 느꼈다. 충격을 받은 것은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류성중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해리슨과 여러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사석에서 늘 오만함이 넘쳐흐르는 해리슨에게 실수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었다. 그런데 눈앞의 장면은 류성중의 마음을 너무도 복잡하게 만들었다.세화 역시 동혁을 복잡한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그녀는 동혁을 보며 대체 무슨 영문인지 의아해했다. 그 순간 정신이 멍해진 채 무릎을 꿇고 앉아있던 해리슨이 마침내 약간의 이성을 회복했다. 그는 용기를 내어 동혁을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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