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게 어떻게 가능하죠?”“양 회장님, 그 진루안은 데릴사위에 불과합니다. 작은 동강시의 일개 데릴사위가 어떻게 그렇게 큰 힘이 있을 수 있습니까?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닙니까?”이도운은 가슴이 두근거리면서도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물었다.양 회장은 이 말을 듣자마자, 온몸에서 분노가 쏟아져서 바로 얼굴과 입으로 표출되었다.[뭘 잘못 알아, 손씨 어르신도 다 확인한 일이야. 너는 아직도 무슨 요행을 바라는 거야?][반인이 용국 정사당의 강조한 재상 쪽을 직접 찾을 수 있어? 일반인이 화연은행이 빚을 독촉하고 우리 적자율을 폭로하게 해서 우리 주식을 폭락시킬 수 있어?][이도운, 우리 주식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알아? 지금 거의 20% 포인트나 떨어졌어.][내가 말하지만, 이번에 드래곤 엔터테인먼트가 무너지면, 나는 반드시 너의 온 가족을 죽여 버리겠어. 이도운, 기다려!!]양 회장의 위협은 살기가 넘칠 뿐만 아니라 전혀 농담이 아니어서, 바로 이도운을 놀라 어리둥절하게 만들어다. 그는 눈을 부릅뜬 채 바깥의 달빛을 바라보았지만, 온몸이 놀라서 마비되었다.‘망했어, 이번엔 정말 망했어, 이건 정말 도끼로 내 발등을 찧은 거야.’“양 회장님, 저, 저는…….” 이도운이 또 무슨 말인가 하려고 했지만, 상대방은 바로 전화를 끊겼다.이도운은 핸드폰을 쥔 채 머리가 멍해졌다. 머리가 띵한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그제서야 비로소 좀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이도운도 얼른 인터넷에 접속해서 이 보도들을 보았지만, 모든 보도가 차단된 것을 발견했다.다시 말해서, 현재 모든 인터넷에서 진루안이라는 이름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고, 관련 보도는 더더욱 찾을 수가 없었다.그리고 그는 또 인터넷 보도에서 또 다른 상황을 목격했다. 그것은 바로 용국정사당이 불량 유튜버, 웹사이트의 간행물, 인터넷 플랫폼에 대해 엄격한 단속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또 사이트의 폐쇄와 자체 검증으로 건전한 매체를 확보하고, 악성 보도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 이도운이 그녀에게 전화를 하자, 그녀는 지금 이도운이 무슨 일인지 좀 의아했다. [이 감독님, 왜요? 무슨 일이 있어요?] 장예란의 말투는 약간 밋밋하고, 심지어 냉담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차가운 말투였다.장예란의 이런 말투를 들은 이도운은, 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예란의 이런 말투는 정말 바라던 것이 아니었다.그는 지금도 이것저것 돌볼 겨를이 없어서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예란 누님이 좀 호소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지금…….”[호소를 해요?] 이도운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장예란은 의아하게 묻더니 곧 미소를 지었다.[당신이 무슨 일을 잘못했어요? 게다가 제 호소가 필요하다니요?]“저, 제가 진루안한테 미움을 샀어요. 제가 이걸 염두에 둔 건 아닌데요. 당신 할아버지가 진루안과 사이가 좋으시니까, 말씀을 좀 해 주실 수 있을까 해서요.”이도운은 지금 자신의 체면은 고사하고 얌전하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그가 먼저 보복한 것을 포함해서 모든 일을 전부 말했다. 그리고 진루안의 두 가지 조치가 발휘되면 드래곤 엔터테인먼트는 무너질 거라고 말했다.장예란은 진루안의 조치가 드래곤 엔터테인먼트를 곧 망하게 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놀라움과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연예계 안에 있었기에 드래곤 엔터테인먼트의 실력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큰 회사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스타와 감독, 작가들은 무수히 많았다.‘게다가 드래곤 엔터테인먼트는 자신의 세트장을 가지고 있어서 실력이 아주 탄탄한 회사라고 할 수 있어. 이런 회사가 진루안에 의해 바로 무너진다고?’‘진루안은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한 거야? 이건 아무래도 너무 무섭잖아?’ 장예란은 정말 믿을 수도 상상도 할 수 없었다.그러나 진루안이 이렇게 모질게 한 이상, 이미 그의 마음은 확고했다. 그것은 절대 드래곤 엔터테인먼트를 가만둘 수 없다는 것이다. 이도운은 하는 김에 징벌해야
이도운은 이를 악물었고, 여전히 험악한 원한이 가득 차 있었다. 진루안에 대한 살기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다만 그의 실력이 부족하고 지위가 높지 않아서 상대방을 이기지 못했을 뿐이다.‘그럼 그냥 죽게 놔 두자, 저승에서 진루안이 일찍 죽으라고 저주하겠어!’눈을 감은 이도운은 베란다 아래로 곧장 몸을 던졌다.한밤중에 동강시의 한 호텔 20층 베란다에서 한 사람이 떨어져서, 바로 온몸이 부서져서 피투성이가 되었다.한 시간 후에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했고, 그제야 동강시 전체에 소식이 퍼졌다.진루안이 이 일을 알았을 때는 이미 이튿날 새벽이었다.그는 밤새 별로 자지도 못하고 줄곧 소식을 기다렸는데, 뜻밖에도 이도운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이 소식은 정사당 대신으로 부임한 이전의 치안대신 황홍비가 알려왔다.진루안은 이도운과의 갈등을 회상해 보았다. 사실 처음에는 갈등이 크지 않았다. 다만 밀주에서 그 살인범이 장예란을 납치했을 때, 이도운의 고의로 소리를 질러서 하마터면 장예란을 죽일 뻔했고 자신도 죽을 뻔했다.그 일 때문에, 진루안이 그를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게 된 것이다.그러나 그는 자신의 손에 죽은 것이 아니라, 절망적인 심정으로 죽었다.“다음 생에 사람으로 태어나면, 나쁜 사람이나 쩨쩨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중얼거리면서 일어난 진루안이 아침 식사를 만들려고 하는데 핸드폰이 울렸다.진루안이 번호를 보니 낯선 번호였다. 그는 망설이다가 발코니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십니까?” 진루안은 먼저 물었다.맞은편에서는 먼저 잠시 침울하게 숨소리만 내다가 비로소 누군가가 말을 했다.[진루안 씨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손대평입니다!]‘손대평?’진루안은 이 이름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멍해졌다. 그리고 그제서야 이 손대평이 누구인지 생각이 났다. 경도의 권문세가인 손씨 가문의 3대 자제 중 비교적 뛰어나서 가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손자였다.‘이 손대평은 장손은 아니지만 그래도 항렬이 위에 있었어. 아
진루안은 냉담하고 경멸하며 웃었다. ‘이 손대평은 오히려 담이 크네, 감히 나를 위협했어. 그는 내 정체를 모르고, 내가 경도에서 무력을 썼던 일만 알고 있어.’‘그가 내 신분을 알게 된 후에도 감히 이렇게 위협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 그의 할아버지도 감히 이렇게 하지 못하는데, 손자에 불과한 그가 정말 크게 체면을 차리고 있어.’이번에 진루안은 손씨 가문에서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어떻게 교묘하게 조종할 것인가를 한 번 살펴보았다. ‘만약 정말 너무 심하게 한다면, 내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한다고 탓해서는 안 돼. 이 기풍은 반드시 없애야 해. 절대 함부로 해서는 안 돼. 언론과 미디어를 엉망진창으로 만들면, 수습조차 할 수 없어.’진루안은 휴대전화를 넣고 부엌에 와서 아침밥을 지었다. 서경아에게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 특히 설탕에 절인 과일을 만들어 주었다. 이는 빠져서는 안된다.서경아가 일어났을 때는 마침 아침 7시였다. 서경아는 갈아입은 흰색 정장으로 갈아 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진루안이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입을 오므리고 웃었다.‘진루안은 의외의 일이 없을 때마다 아침을 해 주었어. 이런 남자라면 이미 썩 괜찮으니, 내가 너무 많이 뭐라고 할 수 없지. 앨리스라는 여자와의 일도, 진루안은 남자가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을 저질렀고, 상대방의 음모까지 있었어.’‘그리고 진루안과 같은 남자는 정말 너무 타이트하게 단속할 수 없어. 그렇지 않으면 절대적으로 반작용과 역효과가 있을 거야.’“일어났어요? 마침 아침 먹을 때예요.” 진루안은 서경아가 이미 식탁에 온 것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식탁 위에 아침을 놓았다.서경아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탁에 앉아서, 진루안과 함께 아주 간단하지만 아주 따뜻한 아침식사를 했다.“오늘 내 차로 출근해요.”다 먹은 뒤에, 진루안은 젓가락과 그릇과 접시를 정리하면서, 서경아를 향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그가 산 차는 원래 서경아의 출퇴근이 좀 더 안전하도
“그래요, 뚱보 아저씨 가족에게 무슨 필요한 게 있으면 많이 도와줘요.”“향아가 경도대에 입학하는 것건 정말 쉽지 않아요. 잘 돌봐 주세요. 내가 말하지 않아도 경도에 인맥을 알고 있으니 됐어요.” 서경아는 진루안에게 부탁한 뒤 차를 몰고 떠났다.진루안은 서경아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다가, 갑자기 표정이 변했다. 그는 막 손을 들어 소리치려고 하다가,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경아한테서 차 키를 받는 걸 잊어버렸네.”진루안은 자신의 앞에 놓인 빨간색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을 보고, 씁쓸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차 키가 없으면 택시를 타고 뚱뚱한 아저씨의 집으로 갈 수밖에 없어. 그러나 그렇게 해도 더욱 자연스러우니까 좋아.’별장에서 나간 진루안은 택시를 타고 바로 뚱보 아저씨가 있는 아파트 단지를 향해 갔다.반 시간이 지난 후 뚱보 아저씨의 아파트 단지에 왔다. 비교적 오래된 중복도식의 아파트단지다.“루안 도련님?”바로 이때 약간 의아한 목소리가 진루안의 뒤에서 들려왔다. 진루안은 몸을 돌려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왕교문? 왜 너야?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 저는 향아에게 먹을 걸 주러 왔어요!” 왕교문은 간식 한 봉지와 과일을 들고서, 불안한 얼굴로 진루안을 바라보았다.그는 진루안이 화낼까 봐 걱정했지만, 그가 이미 왔으니 화를 내도 어쩔 수 없었다. 진루안은 확실히 처음에는 좀 화가 났다. ‘이 왕교문이 만약 감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나는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러나 자세히 생각해 보니, 진루안은 자기가 왕교문을 구속할 자격도, 오향아를 관리할 자격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결국 오향아는 자유롭고 왕교문도 자유롭다. 만약 그들이 정말 정이 들고 사랑이 생긴다면 자신도 통제할 수 없다.‘인연에 따를 수밖에 없겠지. 다만 왕교문이 감히 향아에게 좋지 않거나 무슨 일을 잘못한다면, 절대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왕교문 자신도 마음속에 저울이 있다. 그 자신은 뚱보 아저씨 가족이 진루안에
“루안 오빠, 그게 무슨 말이야.” 오향아도 진루안의 뜻을 알고, 갑자기 그녀는 수줍게 얼굴을 붉혔다.그동안 왕교문은 매번 물건을 들고 다니면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자주 찾아 뵈었다.그들 사이의 관계도 확실히 좀 온도가 올라갔지만, 이성 친구의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다.“루안이 왔구나, 빨리 들어와.” 오영기는 거실에서 걸어오다가 진루안을 보고, 자연스럽게 입을 벌리고 즐겁게 웃었다.오향아의 엄마도 나왔는데, 아주 잘 회복되어서 혈색도 좋고 몸에 살도 붙었다.“빨리 들어와.”진루안은 그들 가족에게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다.“뚱보 아저씨, 숙모, 간식은 향아에게 사주는 거고 과일은 두 분에게 드리는 거예요.” 진루안도 조금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고, 왕교문이 산 물건을 모두 자기가 산 것으로 만들고 남의 것으로 인심을 썼다.왕교문은 이걸 보고 참지 못하고 중얼거렸다.“루안 도련님은 사람을 괴롭혀. 분명히 내가 산 건데.”“풉!” 오향아는 왕교문과 가장 가까이 있었다. 왕교문의 이 말을 듣자, 바로 입을 가리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진루안은 몸을 돌려 왕교문을 힐끗 보고 물었다.“뭐라고 했어?”“아무것도 아니예요. 과일을 씻어야 하는지 말한 거예요. 내가 씻을게요.” 왕교문은 얼른 웃으며 말을 하고는, 과일을 받고 익숙하게 부엌으로 갔다.진루안은 그가 능숙하게 부엌으로 걸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눈빛이 약간 심각해졌다.‘보아하니 이 녀석은 이곳에 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주방에 과일을 씻으러 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닌 것 같아.’‘이 왕씨 가문의 도련님이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쉽지 않아.’“향아야, 언제 개학하니?” 진루안은 오향아를 바라보며 웃으며 물었다.오향아는 대학생활을 언급하자 즉시 얼굴에 동경의 빛이 가득했다. 그녀는 줄곧 대학에 다니는 꿈을 꾸었다.이전에 엄마가 병이 나서 한동안 학업을 포기하려 했는데, 지금은 대학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 더군다나 경도대학이니 마음속으로 지극히 감격하면서 기대를 품
“루안아, 너와 경아의 감정은 어때?” 오영기는 진루안의 감정 상황을 물었다. 그는 여전히 진루안의 감정 문제에 깊은 관심을 돌리고 있었다. 그는 줄곧 진루안을 아들로 간주해왔다.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모두 이랬고 변한 적이 없다.“뚱보 아저씨, 안심하세요. 저는 경아와 사이가 좋아요.” 진루안은 미소를 지으며 오영기의 질문에 대답했다.오영기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딸을 쳐다보았다. 마음속에는 여전히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만약 진루안이 여자친구가 없었다면, 향아가 확실히 가장 좋은 선택이다. 그때 진루안은 자신의 사위가 된다면, 그는 잠을 자면서도 웃을 수 있을 것이다.지금 진루안에게 자신의 진정한 사랑이 생긴 이상 그도 무엇을 강요할 수 없다. 게다가 감정의 문제는 두 사람의 일이다. 그들 같은 어른들과는 무관하다.‘그리고 지금 왕교문은 내 딸에게 약간 마음이 있는 것 같아.’ 처음에 그는 왕교문에 대한 인상이 매우 나빴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 도대체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분명하게 말할 수 없다.“그럼 경아와는 언제 결혼할 거야?” 오영기는 계속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 그는 진심으로 진루안을 위해 생각했다. 그는 두 사람이 함께 있으니, 감정이 어떻든 결국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만약 진루안이 자신의 아이를 가질 수 있다면, 진씨 가문에 보탬이 되는 셈이고, 그의 핏줄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뚱보 아저씨, 저와 경아는 아직 그렇게 빨리 결혼할 생각은 없지만, 혼인신고를 할 생각이예요.” 진루안은 웃으며 늙은 뚱보 아저씨에게 한마디 했다.그 말을 듣고, 오영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많이 안심했다.‘서경아는 아주 우수한 여자야. 만약 이런 상황에서 진루안이 잘 파악하지 못한다면, 서경아라는 여자를 잃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정말 번거롭게 될 수 있어.’그래서 이렇게 좋은 여자는 먼저 손에 쥐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뚱뚱한 아저씨의 생각이다.“향아야, 너 학교 다닐 때
“어쨌든 네가 학교에 가면 내가 따라갈게.” 진루안은 여전히 자신의 태도를 표시했다. 이 태도는 매우 단호했다. 오향아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마음속은 여전히 따뜻했다. 루안 오빠는 여전히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렇게 그녀를 보호하려는 것이다.‘매번 양아치가 괴롭힐 때마다 루안 오빠가 나섰다. 루안 오빠는 어렸을 때 선량한 사람이 아니었다. 인맥 관계와 지위가 없어도, 루안 오빠는 감히 칼을 들고 다른 사람과 싸웠어. 그래도 아빠는 그런 일로 걱정하지 않았어.’그래서 진루안의 지금의 이 모든 것과 새로운 전신의 지위가 단지 스승인 백무소에게 의거한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의 담력과 정신에 의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유명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너희들은 집에서 밥 먹자. 내가 뚱보 아저씨에게 채소를 사오라고 할게.”아주머니는 이때 진루안과 왕교문에게 말했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자연히 숙모의 마음을 반박하지 않았다. 왕교문은 이곳을 떠나지 않고 남고 싶었다.그후 오영기는 채소를 사러 나갔고, 진루안은 숙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왕교문은 줄곧 오향아에게 아부하면서 그녀를 웃겼고, 오향아는 그가 마음에 들 수밖에 없었다.어쨌든 왕교문과 같은 좋은 가문의 자제가 그녀와 함께 있기를 원하는 느낌도 아주 좋았다.물론 오향아는 자신의 주관이 있다. 그녀는 왕교문의 인품이 도대체 어떤 모습인지 잘 보아야 한다. 만약 왕교문이 자신에게 단지 일시적인 흥미일 뿐이라면, 그녀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절대 그런 속물 여자가 아니다.“루안 형님, 이리 오세요. 드릴 말씀이 좀 있습니다.”바로 이때 왕교문의 표정이 갑자기 엄숙해져서 진루안에게 말했다.진루안은 그의 이렇게 진지한 모습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주방을 가리켰다.두 사람은 주방으로 가서 문을 닫았다.오향아 모녀는 모두 의아해하면서 궁금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이야기할 일이 있으니 방해하지 않
말없이 침묵이 한참동안 이어졌다.진루안은 맞은편 큰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었지만, 먼저 말을 하지 않은 채 아주 자연스럽게 그대로 있었다.그리고 큰아버지 지수천도 침묵하고 있었다. 맞은편에 있는 사람이 제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추측하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추측한 듯했다.다만 침묵한 뒤에 누군가는 침묵을 깨야 했다.지수천은 진씨 가문 후손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진씨 가문의 후손과 연락이 닿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큰아버지, 저는 진루안이라고 합니다. 진봉교 할아버지의 장손입니다!”나지막한 목소리로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 진루안은 또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원래 자기가 말을 하면 큰아버지가 전화를 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지수천도 침묵한 채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큰아버지가 어떤 이유를 대고 전화를 끊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지수천은 마음속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이 아이는 왜 말을 하지 않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내가 어떻게 침묵을 깨야 하나?’[험험, 신호가 약한가?] 지수천이 의아한듯이 물었다.그 말을 들은 진루안은 순간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큰아버지가 자신의 전화를 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계속 말할 수밖에 없었다.“큰아버지, 잘 지내세요?”진규직은 묵묵히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는 스승과 진루안 사이의 친척 관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원인을 모르기에 더 물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진루안의 물음에 지수천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이 후손이 아주 진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거나 의례적인 말도 하지 않았고 긴장한 목소리로 자신이 잘 지내는지 물어본 것이다.진봉교는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 둘째 삼촌은 좋은 분이셨어. 다만 좀 보수적이라서 낡은 규칙을 고수했지.’‘진씨 가문은 그의 손에서 아마 평생 빛을 보지 못할 거야.’‘이 녀석이 둘째 삼촌의 장손이라면 진태사의 자식이겠지?’‘아쉽게도 제수씨가 복수 때문에 죽었지.’[속세에 있
‘그 분의 신분과 실력으로 용국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용국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거물이 되었을 거야.’‘R국에 갔다면 R국의 총리의 고위 참모로 존경을 받았겠지. 결국 큰아버지의 어머니는 R국 고위 귀족의 딸이었으니 말이야.’‘오늘날의 이 귀족 가문, 바로 나카무라 가문은 이미 R국 10대 귀족의 으뜸이 되었지.’‘예전에 언급했던 하타다 가문도 10대 가문의 말미에 머물렀을 뿐이야.’‘큰아버지는 본심을 굳건히 지키시고, 당초의 맹세를 굳건히 지키면서 오늘에 이르셨어.’‘이런 분이기에 사람을 탄복하게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해.’“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월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큰아버지 때문이군요?”진루안은 그제서야 진규직이 월급을 언급할 때 눈에 비쳤던 열띤 기대감을 떠올렸다.‘만약 가난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다면, 마치 생명의 근원처럼 그렇게 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거야.’“그래요, 월급이 들어오면 사부님께 반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진규직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루안의 마음은 오히려 몹시 괴로웠다. ‘솔직히 말해서 내 옷 한 벌을 사는 돈도 진규직의 한 달 월급보다 비싸니, 큰아버지의 생활비는 말할 것도 없어...’“제가 큰아버지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갈망하면서 진규직에게 물었다.이 일은 진규직이 동의해야 한다. 결국 그전에는 진루안은 지수천과 만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진씨 가문에 대한 지수천의 태도는 보통이라서, 만약 거절당한다면 자신의 마음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진규직은 스승과 진씨 가문 사이의 문제를 몰랐기 때문에, 진루안의 이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가 승낙했다.“그렇게 하세요!”진규직은 핸드폰을 꺼내 진루안에게 건네주었다.그의 핸드폰은 이미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으로, 기능이나 프로그램도 이미 한참 예전의 것이었다.그래서 이 핸드폰을 보자 스승과 제자가 평소 얼마나 청빈하게 생활했는지 가히 상상할 수 있었다.말
“당신 사부님 이름이 뭐라고요? 지수천이라고요?”진루안의 마음속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만약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초에 스승 백무소와 할아버지 진봉교가 말하길, 자신의 큰할아버지 진봉산과 R국의 여자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진태동이라고 했고 후에 나카무라 이치로라고 불렀다고 했다.결국 역사적 원인 때문에 발생한 참극 때문에, 그때부터 그는 이름을 쓰지 않고 지수천이라고만 했고 M국으로 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지수천, 바로 진루안의 백부가 지금 쓰는 이름인 것이다.진루안은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진규직을 바라보았다. ‘이 20대의 젊은 의사가 뜻밖에도 큰아버지의 제자였어?’‘땅이 하늘을 지킨다는 뜻의 이 이름은 아주 패기 있고 또 천도를 무시한다는 뜻도 있어.’‘그렇지 않고 하늘이 땅을 지킨다면 천수지라고 했을 거야. 지수천이라고 했을 리가 없어.’“왜 그러세요?” 진규직의 표정에는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 ‘스승의 이름을 말했더니 왜 진루안이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이렇게 반응이 큰 걸 보면, 설마 스승님과 아는 사이인가?’‘아니면 스승님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건가? 아니야, 스승님은 반평생 아무 명성도 없이 바로 산속에 집을 짓고 오랫동안 조용하게 수행하셨어.’‘명성이 있다 해도, 종종 일반인들을 진찰하기도 해서 단지 사방 수십 리 사이에만 명성이 있을 뿐이야.’‘하지만 만km가 넘는 바다를 가로질러서 명성이 용국에 전해진다는 건 전혀 불가능해.’“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당신의 스승님은 제 큰아버지일 겁니다!”복잡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진규직을 보던 진루안은 그래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진루안의 말을 들은 진규직도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어쩐지 그래서 스승님께서 해독해 주라고 하셨군요.”스승은 여태껏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규직은 앞서 스승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금 진루안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스승과 진루안이 친척 관계
진루안은 표정에는 의아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나는 진규직의 스승을 전혀 알지 못하는데, 왜 진규직의 스승이 나를 해독하라고 지시했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야.’‘설마 단지 의사로서의 자애로운 마음일 뿐인 건가?’‘이 시대에 순수한 의사의 자애로운 마음이 어디 있겠어. 단지 돈에 타락한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만 있을 뿐이지.’“제 스승님의 마음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승님이 제게 해독을 하라고 말씀하신 이상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진루안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진규직은, 진루안이 뭘 생각하는지 짐작하고 바로 대답했다.진루안은 비록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의심이 들었지만, 진규직의 말을 믿기로 했다. 진규직의 스승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든 자신의 독은 반드시 해독해야 하기 때문이다.“당신은 어떻게 해독할 계획입니까?” 진루안은 웃으면서 해독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물었다.진루안 자신도 백무소로부터 간단한 의술을 배우긴 했지만, 따로 연구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그러나 진루안은 그 안의 현묘한 이치는 알아들을 수 있다. 만약 진규직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그 처방도 아주 뛰어날 것이다.진루안이 묻자 진규직은 진루안이 자신을 평가하려는 생각임을 알아차렸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지금도 여전히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한 진규직은 마음속으로 좀 불만스러웠다.결국 혈기 왕성한 청년이기에 진루안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말했다.“당연히 한약으로 해독할 겁니다. 그러나 한 달은 걸립니다.”“그래서 그동안 내가 당신을 따라가야 합니다.”진규직의 말은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이었고 자신의 목적을 숨기지도 않았다.앞서 주한영은 진루안에게 진규직이 진루안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고, 이 역시 진규직의 스승이 지시한 거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진규직이 어떤 수작을 부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방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지금 진규직은 당당하게 이를 제
주한영은 일어난 뒤 바로 떠났다.차분한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주한영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루안은 고개를 저었다.“밖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들어와서 차나 한 잔 하세요!”진루안은 계속 병실 문을 주시하면서, 이번에는 주한영이 아니라 문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진규직에게 말했다.그는 진규직의 체내에서 발산하는 아주 희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운은 실력이 아주 높은 고대무술 수련자만이 가질 수 있었다.앞서 진루안이 막 깨어났을 때는, 불패의 일 때문에 자세히 관찰할 수가 없었다.이제서야 진규직이 정말 간단하지 않고 정말 신비에 싸인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렇다면 그의 스승은 더욱 신비로운 인물이겠지.’‘이런 제자를 배출할 수 있다면, 그의 스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 있어.’“몸은 좀 나아졌습니까?”웃으면서 손에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실에 들어선 진규직은, 과일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뒤 바로 진루안에게 물었다.그의 관심은 거짓이 아니었고 위선적인 인사치레도 아니다.진규직의 미소를 보면서,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예전과 다름없이 평온한 표정이었다.“이 테스트 보고서를 한번 보세요!”진루안은 바로 테스트 보고서를 진규직에게 건네주었다.주한영 때문에 진규직이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보고서를 본 진규직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내 짐작이 맞았군요. 불패 안의 탄소독이 아주 강력합니다.”“만약 괜찮다면 제가 그걸 부수고 안의 구조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주먹을 불끈 쥔 진규직이 차갑게 불패를 쳐다보았다.그 말에 개의치 않고 진규직의 온몸에서 스며 나오는 기세를 주시하던 진루안은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연골3중의 경지라니.’‘나보다 한 단계가 더 높아.’진루안은 시종 자신이 경지를 돌파할 기회를 보류하면서,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한 뒤에 일거에 연골4중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다.‘그런데 이 진규직은 이렇
진루안은 앞서 주한영의 사무실에 있던 안선유를 떠올리고 화제를 돌렸다.‘그 안선유는 나를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고, 심지어 주한영이 말을 했는데도 여전히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어.’‘그러나 주한영이 그 모든 걸 용납한 걸 보면 주한영과 안선유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그리고 안선유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없어.’‘교만하고 무례한 데다가 제멋대로 설치는 성격이지.’‘권문세가의 여자들만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있어.’‘일반 가정의 여자들은 기껏해야 순진한 척하면서 내숭을 떠는 정도지.’주한영은 순간 흠칫했다. 좀 전에 깨어난 진루안이 안선유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다.안선유에 대해서 진루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진루안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안선유는 안씨 가문의 장녀입니다!”“안씨 가문의 할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으셨습니다. 그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안선유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주한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루안에게 대답했다. 대답은 아주 간결하고 간단했지만, 진루안은 오히려 얼버무리려는 느낌이 가득하다고 느꼈다.진루안은 화를 내는 대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안선유를 처음 만났을 때, 주한영은 마치 자신에게 이 안선유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대충 넘어갔어. 왜 그랬던 걸까?’‘게다가 안선유와 주한영의 관계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관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손윗사람의 부탁이라는 주한영의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당신이 그 아가씨와 어떤 관계든 나는 상관하지 않아.”“그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문 출신인지도 나와는 상관이 없어.”“하지만 그 아가씨가 정보를 취급하게 해선 안 돼!”“당신의 다음 계승자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해!”진루안이 사실대로 말한 것은 주한영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그는 확실히 주한영에게 마음의 가책을 느꼈다. 자신 때문에 주한영의 언니 주경영은 희생을 치러야
불패가 든 주머니를 상자에 넣은 진루안은 일어나서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더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창밖의 경성 풍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경성은 이미 해질녘에 접어들었다. 붉게 타오르는 구름은 점차 어두워지면서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궐주님, 보고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참 동안 불패를 바라보던 주한영이 계속 말했다.“뭘 보고하려는 거야? 말해 봐!” 고개를 끄덕인 진루안이 주한영을 바라보았다.주한영은 쓸데없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아까 화장실에서 진규직이 그의 스승과 나누었던 통화 내용을 그대로 진루안에게 알려주었다.물론 이는 그녀가 들은 것뿐이며, 잘 듣지 못한 걸 사실처럼 보고할 수는 없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젊은 의사는 분명히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한영은 100%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젊은 의사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야. 진루안을 진찰한 두 노교수는 모두 50여 년 동안 의사로 일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그들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20대에 불과한 이 진규직이 문제를 알아차렸다는 건 믿기 어려워.’‘다만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진규직이 진루안이 혼절한 증거를 찾았고 실증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야.’그래서 주한영은 진규직은 진씨 가문의 멸망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고, 설사 이와는 무관하다 하더라도 이 불패와 아주 큰 관계가 있을 거라고 의심했다.‘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불패는 바로 진규직의 스승 소행일 거야.’그녀는 추측한 내용을 모두 진루안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멍하니 있던 진루안은 마지막에 주한영을 보고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당신은 그가 나쁜 사람이라고 이렇게 확신하는 거야?”“궐주님,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루안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본 주한영이 얼른 권유했다.진루안이 이 일을 엄밀하게 대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느낀 것이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신 추측은 일리가 있어. 하지
그러나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고, 진루안에게도 알리지 않았다.하지만 진규직이 자신의 내막과 허실을 한눈에 알아차렸기에, 주한영은 더욱 꺼리면서 경계하게 되었다.‘어떤 계획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규직에게는 반드시 계획이 있어.’“내가 있는 한 궐주에게 접근할 생각은 버려요!”조용히 경고한 주한영은 진규직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나갔다.진규직은 자신에게 경고하고 돌아선 주한영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이 말뿐인 위협은 당연히 무의미했다.‘그렇다고 해도 이 위협은 나에 대한 주한영의 경각심을 말해 주고 있어. 스승님의 지시에 따르는 건 아마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가 진루안의 신임을 얻기만 하면 돼.’‘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진루안의 해독을 돕는 거지, 진루안을 해치려는 게 아니야. 이건 스승님의 지시니 당연히 그대로 따라야 해.’고개를 저은 진규직은 주한영의 뒤를 따라 테스트 센터의 홀로 돌아왔다.지금 3번 창구의 간호사는 이미 보이지 않았고 센터장이 직접 지키고 있었다.언제 감정 결과가 나오든 주한영이 떠나야 센터장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고 이런 거물이 메디컬 테스트 센터에 계속 남아 있다면, 센터장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한 시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센터장은 테스트 보고서를 직접 주한영에게 건네준 뒤 자루 안에 든 단목불패도 건넸다.주한영은 불패를 꽉 쥔 채 진규직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테스트 보고서를 대충 훑어본 뒤, 주한영은 진규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테스트 센터를 나섰다.진규직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와서는 이미 멀어진 아우디 차를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주한영은 스승님과의 통화 내용을 듣고 이미 나를 의심하고 있어.’‘여자의 의심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원래 여자의 마음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잖아.’진규직은 택시를 타고 경성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다시
“진루안이라는 청년은 체내의 탄소독이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사부님, 이 일을 조사하라고 하셨는데, 이 일은 이미 잘 파악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보고를 마친 진규직은 계속 사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사실 그가 용국에 온 것은 이 일 때문이다. 일을 마쳤으니 원래대로라면 이미 M국으로 돌아가도 되었다.그러나 사부의 구체적인 명령 없이는 제멋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전화기에서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스승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승이 말을 하지 않으니 그 역시 경솔하게 말을 할 수 없었다.한참 후에 전화기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가능하다면 진루안의 곁에 남아서 체내의 독소를 해결해 주도록 해라!]“예, 사부님!” 사부의 말을 들은 진규직은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그래, 다른 일이 없으면 끊는다. 국제전화는 비싸!]뚜뚜뚜!진규직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부님은 여전히 이렇게 고지식하시지. 고지식하면서도 빈틈이 없으셔서 여태까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고, 쓸데없는 얘기조차 하지 않으셨어.’이 사람이 바로 그를 십여 년 동안 이끌어 준 스승이다.애석하게도 그는 스승의 진짜 이름도 알지 못했고, 단지 자칭 세상을 자유롭게 다니는 분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사부님은 생계도 어렵고 궁핍하게 생활해기 때문에, 전화비가 비싸다고 말한 것도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돈을 아끼려는 거야.’‘그러나 스승님은 생활이 어려웠음에도 나를 십여 년 동안 길러 주셨어. 특히 내 생활비와 영약을 사는 돈은 거의 모두 스승님이 돈을 내셨지.’지금 그는 스승과 떨어져 있어서 만나고 싶어도 쉽지 않았다.원래는 M국으로 돌아가서 스승의 슬하에서 돌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승은 오히려 진루안과 함께 있을 기회를 찾으라고 지시했다,‘혹시 사부님과 진루안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가 그런 관계를 알 수 없다고 해도 스승의 지시를 거역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