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는 오늘 하루 곳곳이 시끌벅적했다.비록 일전에 강서준이 움직였지만 군계만 겨냥했을 뿐이다.지금은 재계를 건드리고 있으니 오늘 이후로 교토는 완전히 혼란스러워지게 된다.오래된 몇몇 가문은 반드시 끌어낼 것이다.그에 반해 새로운 가문은 이 기회에 부상하게 된다.그리고 새로운 왕이 즉위하면 충분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그때 강서준의 SA 가문.그동안 SA 가문은 강중에서 재물운이 터졌다. 강서준의 체면을 내세워 강중에서 손꼽히는 대가문이 되었다. 아무리 교토에서 온 가문이라고 해도 SA 가문에 체면을 줘야 했다.그러는 가운데 SA 가문에서도 항상 교토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강씨와 지씨가 대동상회에서 탈퇴하고 QS상회에 가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들뜨기 시작했다.“아버지, 이거 좋은 기회예요.”SA 가문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김해가 말했다.“100년 전에 배당을 받은 가문은 이미 이익을 두둑하게 챙겼어요. 지금 우리가 이 기회를 잡는다면 우리 가문도 강중뿐만 아니라 교토에서도 손꼽히는 가문이 될 수 있어요.”“맞아요. 할아버지.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어요.”“족장님, 명을 내리세요. 교토로 가죠.”식구들이 다 설득하고 나섰다.김천용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나도 그러고 싶어. 근데 서준이가 전에 내게 경고했다. 함부로 교토에 가지 말라고. 교토는 관계가 너무 깊어서 우리가 가면 아마도…”“걱정하지 마세요. 우리한테 초현도 있잖아요. 초현이 나서면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맞아요. 다른 사람한테 이익을 챙겨주는 것보다 우리한테 주는 게 낫지 않을까요? 난 서준이가 분명 우리 편에 설 거라고 믿어요.”그 말에 김천용이 김호를 바라봤다.“셋째야. 네 생각은 어떠냐?”“아버지, 이런 큰일은 아버지가 결정하면 되세요.”“연미야, 너는?”김천용이 하연미를 보며 물었다.그녀가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저도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건 기회에요. 만약 서준이 이긴다면 무조건
비록 그동안 강서준에 대한 소문을 많이 들었지만 그의 진정한 실력이 어떤 지는 몰랐다.강서준이 담담하게 웃었다.“저 곧 천제 6단계에 이를 것이고 머지않아 9단을 돌파할 거예요.”그 말에 왕의 뒤에 선 그림자가 깜짝 놀랐다.“뭐라고요? 천제 6단계요?”그림자도 무술인이라 천제 6단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이 경지라면 천 년의 역사를 통틀어도 앞자리를 다툴 수 있다.그는 경악했다.반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이던 강서준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무섭게 성장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수련 속도가 너무 빠른 거 아니야? 대체 무슨 수로 수련했지?’강서준이 미소를 지었다.“지금은 나한테 맡길 수 있습니까?”“그래.”왕이 생각을 하더니 대답했다.“하지만 서준아, 난 곧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나도 가족이 있고 먹고 살아야 되지 않겠냐? 내 요구는 딱 한 가지야. 네가 왕이 되면 나한테 이득을 조금만 남겨줘서 남은 생에 걱정없이 살게만 해 다오.”“그런 거라면 걱정 마세요. 이익은 줄 수 있어요. 하지만 두 번째 대동상회가 나타나는 건 바라지 않아요. QS상회에서 누구나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반면 누구도 주도적으로 행동하면 안 돼요.”그 말에 왕이 빙그레 웃었다.“알았다. 알았어.”왕이 뒤돌아 그림자를 보며 분부했다.“그림자, 강서준과 미얀마에 가서 조세현을 데려와.”“네.”그림자가 고개를 끄덕였다.강서준이 일어서며 말했다.“3일 내에 반드시 조세현을 데려와야 해서 지금 출발하죠.”왕이 손을 흔들었다.“얼른 가 봐.”그림자가 용신궁을 떠나자 그림자가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떠난 뒤, 왕의 미소가 사라졌다.대신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천제 6단계라니 이 실력은 너무 강해. 저 녀석은 도데체 어떻게 수련했지?”밖에서 그림자도 물었다.“서준 씨, 정말 천제 6단계에 이르렀어요?”그 말에 강서준이 피식 웃었다.“이른 건 아니고 문턱에 오를까 말까 했죠.”“어떻게 수련했어요?”강서준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
조세현은 지금 너무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갇힌 것이다.그의 손에 있는 자료는 세계적으로 최신식 통신에 관련되었기에 누가 그를 통제하면 누가 주도권을 갖게 된다.왕이 그를 감금한 이유는 보호하기 위한 것도 있었다.비록 이 별장에서 떠날 수 없지만 그는 오히려 편하게 살았다.밖에 나가지 못하는 것 외에 안에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었다.“여기입니다.”그림자가 전방의 별장을 가리키며 말했다.“그동안 조세현은 계속 여기에 지내며 세상과 단절했어요. 게다가 비밀리에 이곳으로 와서 외부와 접촉한 적도 없어요. 아무리 세상이 뒤집혀도 조세현은 모를 겁니다.”“그래요. 들어가 보죠.”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전방의 별장으로 향해 걸어갔다.별장에는 별다른 경비가 없이 바로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그때 한 검이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강서준은 잠시 방심하여 피하지 못했다.“어르신, 여긴 강서준입니다.”그림자가 재빨리 다가와 설명했다.“왕이 저를 보내서 조세현을 데리러 왔습니다.”강서준은 검을 들고 자신의 가슴을 겨누고 있는 노인을 발라봤다.겉보기엔 60대쯤 되었고 짧은 머리에 수염을 길렀다.그리고 회색 정장을 입고 안색이 매우 사나웠다.그림자의 말을 듣고 노인이 장검을 거두었다.하지만 눈빛은 여전히 강서준을 보고 있었다.그는 비록 미얀마에 있지만 국내에서 발생한 일들은 알고 있었다.그동안 강서준에 대한 소문들이 적지 않게 들었다.이형걸은 의화의 보스로서 굳이 조사하지 않아도 저절로 귀에 들어왔다.그림자가 소개했다.“서준 씨, 여긴 이형걸 어르신입니다. 이화의 보스이고 왕의 가장 충실한 부하입니다. 왕이 그 자리에서 100년 동안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고 선생과 양 선생이 뒤에서 지지해 준 것이 아니라 어르신이 계셨기 때문이에요. 이분도 8단에 도달한 진정한 무술인이에요. 하지만 항상 조신하게 다녀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습니다.”“그래요.”강서준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이형걸이 공격해 온 순간부터 고수라는 것을 알아챘다.
특히 이형걸의 육합검은 천하 제일 초식이다.그림자도 이화의 육합검과 강씨 가문의 천절심삽검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눈으로 보고 싶었다.벌써부터 기대되기 시작했다.강서준도 커다란 나무 위에 서서 맞은편의 이형걸을 바라봤다.“먼저 공격하세요.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겁니다.”“하하하, 건방진 녀석.”이형걸은 수십 년이나 유명세를 떨치면서 수많은 건방진 무술인은 봤지만 이렇게 건방진 놈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그가 싸늘하게 웃었다.웃음 소리가 들려오는 동시에 이형걸이 움직였다.순식간에 강서준의 앞에 나타나 손에 든 검을 휘둘렀다.강서준은 한발도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다만 이형걸이 검을 휘두를 때 형검을 뽑아 가볍게 막아냈을 뿐이다.하지만 상대방의 공격력이 너무 강해 강서준의 발 밑에 있던 큰 나무가 순간 검기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그 순간 이형걸은 재빨리 원래 자리로 돌아오더니 다시 십여 미터 거리에서 두 번째 공격을 해왔다.이번엔 강서준의 옆에 나타나서 가볍게 공격을 막아냈다.강서준이 공격하기 전에 이형걸이 다시 후퇴했다.이형걸은 계속 검을 휘두르며 단숨에 6번을 공격했다.7번째 공격을 할 때 검에서 6자루의 검기가 나타났다.이 6자루의 검기는 다양한 각도에서 강서준을 공격했다.강서준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괴이한 검술이군.”속으로 당황했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다.그가 형검을 가로 휘두르자 주변의 검기들이 전부 부러졌다.강서준은 빠른 속도로 이형걸의 뒤에 나타나 그의 등에 형검을 겨주었다.이 장면이 몇 초 동안 정지되었다.“당신 졌어요.”뒤에서 강서준의 목소리가 들렸다.“나…”이형걸은 말하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강서준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래서 첫 공격부터 문파의 절학 육합검을 사용한 것이다.하지만 강서준은 문파의 절학을 가볍게 막아냈다.그가 공격할 때조차 이형걸은 반격의 여지가 없었다.만약 생사를 걸고 싸웠다면 이미 장검에 찔려 죽었을 것이다.“다, 당신 이겼어요.”이형
전에 난이탄과 겨룰 때 아무런 공격도 못했다.그때 강서준은 진지하게 반성한 뒤에 자신의 무공의 조예가 낮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는 이 문제에 대해 분쟁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조세현은 어디 있습니까? 제가 만나 뵙고 싶어요.”이형걸이 위층을 가리켰다.“2층에 있어요. 재가 안내할게요.”그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안내했다.“가시죠”강서준이 일어서서 그의 안내에 따라 2층으로 올라왔다.2층 입구에 와서야 여기는 딴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여기에 수많은 실험 기기가 놓여 있고 한 남자가 컴퓨터 앞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조세현 씨. 누가 찾아오셨어요.”이형걸이 그를 불렀다.“잠깐만요.”조세현은 고개도 돌려보지 않고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를 탁탁 두드렸다.이형걸이 웃으면서 말했다.“원래 저런 분이라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 한번 일을 시작하면 식사도 하지 않더라고요.”강서준이 다가가 컴퓨터를 물끄러미 바라봤다.모두 데이터라 그도 알아보지 못했다.그는 인내심 있게 옆에 서서 기다렸다.대략 1시간을 기다렸을 때쯤 조세현이 드디어 일을 마쳤다.그가 불청객인 강서준을 보며 물었다.“그쪽은 누구십니까?”강서준도 그를 바라봤다.왠지 상상했던 모습과 달랐다.한 회사의 사장이라면 당연히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매야 된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눈앞의 조세현은 꾀죄죄한 반팔 티를 입고 수염도 정리하지 않아 한참이나 늙어 보였다.게다가 며칠 밤을 제대로 자지 못했는지 눈꺼풀이 반쯤 내려왔다.그가 조세현을 보고 웃었다.“안녕하세요. 저는 강서준이라고 합니다.”“어느 강서준?”조세현이 의아해하며 물었다.그가 교토를 떠날 때 강서준이 적염군에 발령받기 전이었다.그래서 강서준을 알아보지 못했다.한참을 생각한 뒤에야 그가 놀라며 말했다.“강서준? 설마 남황 용수 강서준입니까?”강서준이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용수님, 안녕하세요.”조세현은 그제야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강서준
조세현은 휴대폰이 없어 외부와 연락하지 못했지만 컴퓨터를 통해 알 수 있었다.이형걸도 여기에 있으면서 가끔 외부 상황을 얘기해 주었다.그가 강서준을 쳐다보았다.“당신은 개인을 대표합니까? 아니면 국가를 대표합니까?”“당연히 국가죠.”강서준이 그를 힐끗 보며 말했다.“국가의 입장이 아니라면 저는 당신의 손에 있는 기술에 관심이 없어요.”조세현이 물었다.“조건은요?”강서준이 대답했다.“당신은 과학자이자 사업가예요. 교토의 상황에 대해 잘 모르실 수 있으니 제가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강서준은 대동상회 100년 간의 역사와 지금까지 복잡하게 얽힌 관계망에 대해 낱낱이 말했다.그리고 이것까지 말해 주었다.“대동상회를 상대하기 위해 제가 QS상회를 만들었어요. 지금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었지만 이익이 부족해요. 이 이익을 내세워 상회의 멤버들을 잡을 겁니다.”“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죠?”조세현이 그를 보며 물었다.“난 당신의 기술이 필요해요. 나와 협력한다면 당신이 필요한 것은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어요.”조세현이 한참을 생각하다 말했다.“협력을 할 수 있지만 내가 기술을 알려주게 된다면 상회에서 돈을 지불해야 해요. 난 50% 지분을 원합니다.”“그럴 수는 없어요.”강서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비록 회사와 기업을 관리할 줄은 모르지만 50% 지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QS에도 계열사가 많다.이 기술을 계속 연구한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이것은 새로운 통신 기술을 배치하는 것이다.일단 성공하면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조세현이 혼자 50% 주식을 차지하게 되면 남은 사람은 이익을 볼 가치가 없다. “그럼 얼마 줄 수 있습니까?”조세현이 물었다.강서준이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말했다.“이렇게 하죠. 새로운 과학기술통신회사를 설립해서 5% 지분을 드릴게요. 그리고 계속 연구하도록 지원할 겁니다. 앞으로 연구에 더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큰 규모의 연구라도 당신은 돈을 내지 않아도 되
조세현은 생각보다 빨리 정리를 끝냈다.그는 자료만 백업하고 나머지는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파괴해버렸다. 그리고 중요한 컴퓨터 본체와 하드디스크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트렸다.강서준은 조세현을 데리고 미얀마를 떠나 대하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탔다.반나절 뒤에 대하에 나타났다.조세현은 아주 중요한 인물이라 강서준도 최대한 배려해 주려고 했다.조세현과 이수빈이 만날 수 있게 바로 강씨 저택으로 향했다.비록 친자식은 아니지만 조세현은 이수빈에게 잘 대해주었다.조세현을 강씨 저택에 데려다 준 뒤에 강서준은 떠났다.강씨 저택이라면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그는 먼저 집으로 돌아가 김초현의 상태를 살펴봤다.그녀의 상태는 여전하고 더는 악화하지 않았다.“여보, 나 괜찮아요.”김초현이 웃으면서 말했다.“참, 미얀마에 가지 않았어요? 조세현은 무사하게 데리고 왔어요?”“네. 무사하게 돌아왔어요. 청희한테 상의할 것이 있어서 찾아 가야겠어요.”“참, 그리고 한 가지…”김초현은 말하려다 멈추었다.강서준이 바로 물었다.“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말해요.”“그게, 할아버지가…”김초현은 머뭇거리다가 김천용이 교토에 온 사실을 말했다.“강씨와 지씨 가문에서 대동상회를 탈퇴하고 QS상회에 가입했잖아요. 그러면 QS상회가 지금 대하에서 손꼽히는 상회가 될 텐데 할아버지는 이 중에서 이익을 얻으려고 식구들 데리고 교토에 왔어요. QS상회에 가입해서 교토에서 열리는 모임에 참가하고 싶어해요. 그런데…”“그런데 뭐요?”강서준이 그녀를 보았다.“QS상회는 조건이 높잖아요.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일정한 자산이 있어야 하고 인맥도 많아야 되는데 SA 가문은 그동안 많이 발전했지만 상회 가입 조건에 부합되지 않아서 당신이 어떻게 방법을 대서 가입시키면 안 될까요?”그 말에 강서준이 침묵했다.그는 이렇게 관계를 이용하는 사람을 제일 혐오했다.일반 상황이라면 바로 거절했다.지금 그의 신분이 특별하여 관계를 이용했다고 소문이라도 나게 되면 안 되었다.하지만
최근 교토에서 발생한 일들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네.”강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호원에게 인사를 건넸다.“청희 씨 찾으러 왔어요. 이미 미팅 예약은 했습니다.”“들어가시죠.”경호원은 막지 않았다. 막고 싶어도 감히 그러지 못했다.그때 마침 QS 건물 앞에 수많은 기자가 몰려와서 강서준의 모습을 찍었다.그 바람에 순식간에 실검에 올랐다.단지 조회수를 노리는 기자들은 내용을 부풀려 기사를 썼다.QS 건물 18층, 회장 사무실에서 서청희가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그 옆에는 정장 차림에 키가 늘씬한 여자도 서 있었다.바로 송씨 가문의 송유리다.지금 그녀는 송씨 가문의 가업을 이어받은 서청희를 협조하러 왔다.“서 대표님, 소식은 이미 내보냈어요. 모레 아침에 QS상사의 회원들이 모여서 1차 회의를 열 겁니다. 이건 최근에 정리한 리스트예요. 한번 보세요.”서청희가 손을 살짝 흔들며 말했다.“일단 옆에 놓으세요. 이따가 볼게요.”“네.”송유리가 테이블 옆에 놓았다.“참, 유리 씨.”서청희가 갑자기 뭔가 생각났는지 하던 일을 멈추고 그녀에게 물었다“우리가 회원 가입 조건을 너무 높게 책정했나요?”송유리가 대답했다.“너무 높지도 않은데요? 대동상회에 비하면 까다롭지 않은 편이죠.”“서준 씨는 무적의 상회를 만들고 싶어 해요. 지금 상회에 가입한 회원은 대부분 규모가 큰 회사들이죠. 제 생각은 조건을 낮춰야 된다고 생각해요. 일단 1차 회의를 마치고 상회의 명성을 올린 뒤에 조건을 낮춰서, 일부 기업과 가문을 들여야 해요. 그래야 신속하게 상회의 부를 축적할 수 있거든요.”송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되죠. 하지만 편하게 관리하려면 회원들을 받기 전에 자세하게 심사해야 해요. 아니면 나중에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거든요.”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강서준이 들어왔다.“서준 씨.”서청희가 그를 반갑게 불렀다.송유리도 인사를 건넸다.“천수님.”강서준은 손짓으로 인사하고 사무실 소파에 앉았다.서청희가 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