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준이 천산관 주변에 나타났을 때 김초현이 벌써 알아채고 암암리에서 그를 주시했다.그가 진예빈과 계속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보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김초현의 뒤에는 한 사람이 더 있었다.키는 김초현과 비슷하고 똑같이 검정색 장포를 입었지만 그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어때?”김초현이 전방을 지긋이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문주님, 아무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누구도 천산관 근처에 접근하지 않았습니다.”“알았어. 계속 지켜봐.”김초현이 말을 마치고 돌아서 가버렸다.천산관 산봉우리에서 강서준은 3일 내내 앉아 있기만 했다.3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았다.마치 조각상처럼 산봉우리의 정상에 떡하니 앉아 있었다.그때 강서준이 갑자기 눈을 떴다.순식간에 형검을 뽑더니 검술을 펼치기 시작했다.한 번씩 움직일 때마다 검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그의 몸은 이 구역에서 끊임없이 사라지다가 나타났다.진예빈은 강서준이 펼친 검술을 보고 저도 모르게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그가 펼치는 초식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처음엔 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었는데 점점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허공에서 스쳐 지나가는 검과 사람의 그림자만 볼 수 있었다.강서준이 계속 검술을 펼치더니 몇 시간 뒤에야 멈추었다.형검을 거두어 검각에 넣을 때 진예빈이 다가가며 물었다.“서준 씨. 이건 천절십삼검이 아니에요. 하지만 천절십삼검의 그림자가 보였어요. 무슨 검술이에요?”진예빈은 천절십삼검을 본 적이 없었다.그저 강서준이 펼친 검술만 봤을 뿐이다.방금 그가 펼친 검술에 천절십삼검의 그림자도 보였다.“저도 잘 모르겠어요.”강서준이 어색하게 웃었다.그가 3일 동안 앉아 있으면서 머릿속에 엉망친장인 검술을 떠올렸다.이런 엉망진창인 생각으로 천절십삼검과 태일검술을 합쳐서 내친김에 한 번 실천해 본 것이다.그가 두 눈을 감고 방금 자신이 펼쳤던 검술을 떠올렸다.검술이 머릿속에 다시 한번 펼쳐졌다.너무 무질서해서
그는 나이가 어린 진예빈이 무학에 대한 이해가 이토록 깊다는 것에 감탄했다.“깨달은 뒤에 선배들이 심혈을 기울여 창안한 무학을 배우는 거죠. 하지만 일대 종사가 되려면 자신의 무학이 있어야 돼요. 그렇게 하려면 자신에게 적합한 무술을 직접 만들어야 돼요. 다른 사람의 것을 배워서 영원히 정상에 도달할 수 없어요. 왜냐면 강력한 무학마다 모두 특정된 조건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나중에 배운 자들은 창조자의 조건에 도달할 수 없으니 당연히 정상에 도달하지 못해요.”강서준은 진예빈의 말에 속으로 굴복했다.‘이 여자 무학에 대해 일가견이 있구나.’그녀가 말할 때마다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강서준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무학을 창안하다니 말처럼 쉽지 않아요.”진예빈이 피식 웃었다.“당연히 어렵죠. 그래서 예로부터 대종사가 아니면 무학을 창안할 수 없었어요. 무학을 창안할 수 없는 자는 한 가지 무학을 열심히 익혀서 정상에 올라갔어요. 무학을 창안하려면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니까요. 아는 것이 많을수록 자연스럽게 요령을 터득할 수 있잖아요.”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맞는 말이에요. 진 소주는 무학에 대해 이토록 깊은 이해가 있으니, 앞으로 무조건 일대 종사가 되어 역사에도 이름을 남길 거예요.”“난 가망 없어요. 그냥 책 몇 권을 봤을 뿐이에요. 이론은 있지만 머리가 둔해서 아주 쉬운 검술도 몇 년을 연습해야 정수를 터득할 수 있어요.”진예빈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본인은 천재가 아니라 멍청이라고 여겼다.왜냐면 천산파의 검술의 입문 단계만 해도 오랫동안 연습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의 큰오빠는 같은 검술을 배우는 데 고작 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이것이 바로 천부적인 재능이다.강서준이 그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며칠 사이 그도 깨달음을 얻고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세웠다.대응국에서 태일검술을 알게 되었다.태일검술의 요령은 두 가지가 있다.하나는 ‘태’ 다른 하나는 ‘일’이다.그가 가려는 길이 바로 ‘일’이다.그리고 천절십사검.
임랑각은 고대 무술계에서 중립을 선호하는 세력이다.이 세력은 예로부터 외계에 간섭하지 않았지만 제자들은 천하에 널리고 널렸다.그들 신분은 농부일 수 있고, 절세고수일 수도 있다.대하의 중부에 기복이 매우 심한 산맥이 있다.이 산맥은 81개 뾰족하게 솟은 산봉우리로 이루어졌다.그중에서 한 산봉우리의 정상에 젊은 남자가 바위에 앉아 있다.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사내는 청색 장포를 입어 우아하고 준수했다. 하지만 검은 머리에 흰머리가 많이 섞여 있었다.그가 입에 풀잎을 물고 어딘가를 주시할 때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와 남자의 주변을 맴돌며 날개를 퍼덕거렸다.남자가 손을 내밀자, 비둘기가 그의 손바닥에 앉았다.비둘기의 발에서 작은 종이를 꺼내자, 비둘기가 멀리 날아갔다.남자가 종이를 펼쳐 보았다.“천산관 아래서 풍운이 일 것이니 만세가 윤회하고 천고가 흔들릴 것이다.”종이에 적힌 메시지를 보던 남자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난서왕의 후인이 나타났다고?”“평화가 깨지려나? ‘만세가 윤회하고 천고가 흔들릴 것이다.’ 누가 흔든다는 건가?”“영귀 아니면 마혈? 설마 난서왕의 후인이?”…남자가 누구도 알아듣지 못할 말로 중얼거렸다.물론 옆에 한 사람도 없었다.한참 뒤 그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뒷짐을 지고 조용히 이곳을 떠났다.산 아래를 향해 몇 걸음을 가자, 복고풍의 건물이 보였다.대하의 남황 천산관.강서준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천산관의 정상에 앉아 자신의 상태를 조절하면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때 산기슭에 일행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다.정확히 여자 8명이었다.그녀들은 하얀 원피스를 입고 얼굴에 베일을 썼다.여자들의 얼굴은 똑똑히 보이지 않지만, 몸매와 어렴풋이 보이는 얼굴 윤곽을 보면 경국경색의 미인들이 틀림없다.그녀들은 하얀색 가마 하나를 들고 올라왔다.경공이 아주 좋아 수십 미터나 높은 나무 위로 계속 전진했다.몇 초도 안 되는 사이에 이 산꼭대기에서 사라졌다.가마 안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다.똑같이 하얀 장
이것은 강서준의 일이다.그녀가 개입하면 나중에 강서준이 알아버리고 분명 원망할 것이다.그러니 몰래 숨어서 지켜봐야 했다.만약 강서준이 위험하면 바로 나서고 그가 상대방을 이기면 가만히 있을 생각이다.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강서준은 이미 8단에 이르렀고 천공기강과 금강신통을 익혔으니 그를 쓰러트릴 자는 극히 드물다.그녀의 실력은 강서준에 비하면 턱없이 나약하지만 영귀의 힘을 이용하면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만약 강서준이 진다면 그녀가 영귀의 힘을 쓴다고 해도 적을 이길 수 없다.두 사람이 힘을 합친다면 모를 일이지만.천산관 정상에서 강서준은 마치 베테랑 스님처럼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고 진예빈은 며칠 동안 그 모습만 지켜보고 있었다.그녀도 속으로 시간을 계산하고 있었다.오늘이 바로 결전하는 날이다.“서준 씨.”진예빈이 기다리다가 그를 불렀다.강서준이 눈을 천천히 뜨더니 바닥에 놓았던 형검을 들고 일어섰다.그리고 그녀를 힐끗 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진예빈이 고개를 들어 태양을 보며 말했다.“오늘 결전하는 날이에요. 이미 점심이 되었는데 아직도 나타나지 않네요. 설마 장난질일까요?”진예빈은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도전장을 내밀 때 본인의 이름을 남기거나 천하에 떠벌리는 것이 정상이다.하지만 강서준에게 도전장을 내민 자는 이름은커녕 비밀리에 대결을 신청했다.만약 강서준이 천산파에 가지 않았다면 천산파에서도 이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그러니 누구의 장난질이라고 추측했다.아니면 강서준을 유인하는 계략일 수 있다. 그와 대결하지 않고 강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내려고 수작을 부린 것이다.강서준도 이유를 몰랐다.며칠 동안 계속 휴대폰을 켜고 있었는데도 교토에서 아무런 소식도 전해오지 않았다.이렇게 보면 그를 유인하기 위해 천산관에 부른 것은 아니다.강서준도 그런 의심을 품었을 때 하얀 드레스를 입고 베일을 쓴 8명 여자들이 가마 한 대를 들고 날아왔다.몇 초 사이에 정상에 나타나더니 가볍게 바
진예운은 천산파 장문의 아들이자 진예빈의 큰오빠다.진예빈은 비실거리고 나태한 남자를 계속 쳐다보았다.큰오빠 진예운이 맞았다.그녀의 큰오빠는 무술 천재였다.어떤 무학이든 한 번 배우면 통달하고 완벽하게 소화했다.그 덕분에 젊은 나이에 이미 고대 무술계에 이름을 떨쳤다.그녀가 열 살이 되었을 때 일이다.진예운이 일 년 만에 천산파에 돌아와서는 바로 장서각에 들어가 무엇을 찾았었다.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하자 그녀의 아버지, 즉 천산파의 장문 진풍에게 찾아가 물었다.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더니 결국 검을 들고 싸우기까지 했다.진예운은 크게 화를 내며 천산파를 떠났다.그러고는 10년이나 돌아오지 않았다.그녀는 여태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살다가 몇 년 뒤에야 아버지한테서 어찌된 영문인지 들었다.수백 년 전에 천하의 무맹이 현영진공을 창안한 현영을 포위할 때 천산파의 장문도 가담했었다.그때 천산파도 고대 무술계의 맹주에 속했다.1차 전쟁에서 현영의 목숨이 위태해지자 죽기 전에 자신의 현영진공을 천산파에게 넘겼다.그때부터 최고의 무학은 실전되었고 누구도 천산파에 넘겼다는 사실을 몰랐다.오로지 천산파의 역대 장문만이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수백 년이 흘렀지만 천산파의 장문은 줄곧 조상들의 가르침을 따라 이 무공을 수련하지 않았다.그런데 진예운은 어디서 얻어들었는지 현영진공이 천산파에 있다는 것을 소문을 듣고 찾으러 온 것이다.이것은 마공이라 진풍이 내줄 리가 없었다.그렇게 떠나고 눈 깜짝할 사이에 10년이 지났다.10년 동안 천산파에서도 진예운을 찾아다녔지만 그는 자취를 감추고 나타나지 않았다.그런데 천산관에서 10년 전에 사라진 큰오빠를 볼 줄은 생각도 못했다.진예운도 강서준의 뒤에 선 진예빈을 봤다.그녀가 강서준을 따라왔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아는 척하지 않았다.슈우웅!한 줄기 빛이 번쩍이더니 그가 순식간에 가마 안에서 나와 강서준과 먼 발치 떨어진 곳에 나타났다.그가 뒷짐을
이유는 천산파에서 현영진공을 소장했기 때문이다.“어떻게 된 일이에요?”강서준이 물었다.진예빈은 진예운만 쳐다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예빈, 난 내 주인을 따를 것이니 돌아가지 않아.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얼른 떠나라.”진예운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주인? 무슨 주인?”진예빈이 소리 질렀다.“오빠는 천산파 제자야. 오빠…”“건방지다.”진예운이 호통치더니 순식간에 그녀의 앞에 나타나 목을 조르면서 들어 올렸다.그의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 진예빈도 반응하지 못했다.강서준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였다.이 속도와 이 실력이라면 틀림없이 8단 강자다.아니면 절대 이런 속도로 움직일 수 없다.강서준은 즉시 나서지 않았다. 왜냐면 어찌해야 될지 몰랐기 때문이다.진예빈이 도전장을 보낸 자와 어떤 관계인지 파악되지 않고, 왜 큰오빠라고 부르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나서지 못했다.“큰, 오빠. 정신 차려. 현영진공은 마공이야. 아버지가 내주지 않은 이유가 있어. 쿨럭…”목이 졸려 얼굴이 벌겋게 된 진예빈이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강서준은 그녀가 죽기라도 할까 담담하게 말했다.“도전장은 내게 보냈잖아. 그 여자는 놔줘.”그제야 진예운이 손을 놓았다.진예빈이 황급히 뒤로 물러서자 강서준이 다가가 부축했다.“괜찮아요?”진예빈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녀는 비실거리는 진예운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다시 앞으로 다가갔다.“큰오빠, 10년 동안 어디에 있었어?”“강서준, 공격을 받아라!”진예운은 그녀를 무시해 버리고 무서운 기운을 뿜어냈다.이 기운은 마치 거대한 용처럼 하늘 높이 치솟더니 구름마저 뚫어버렸다. 구름은 기운에 밀려 사방으로 흩어졌다.진예빈도 이 기운을 이기지 못해 진퇴했다.그때 진예운은 여전히 뒷짐을 지고 무지개색 기운을 뿜어내며 여유와 자신감을 드러냈다.그가 기운을 끌어낼 때 강서준은 이 사람의 실력이 자신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감지했다.“큰오빠. 안 돼!”진예빈이 소리를 질렀다.순간
진예운은 자신만만했다.강서준이 어떤 질문을 해도 자신을 이긴 뒤에 말하겠다고 했다.“알았다.”강서준도 쓸데없이 묻지 않았다.형검이 개봉되지 않았을 때 그냥 날카로운 무기에 불과할 뿐 아무런 위력도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형검을 들면 검에서 거대한 힘이 전해지는 것이 느껴졌다.이 힘은 절대적으로 그의 검기를 한층 끌어올려 주었다.검을 가로 들자 무형의 검기가 맴돌아쳤다.“그쪽은 무기 없어?”강서준이 차분하게 물었다.“너를 상대하는 데 무기까지 쓸 필요 없어.”“하하하.”강서준이 소리 내어 웃었다.그가 7단일 때 8단 강자를 살해했다.비록 구익이 연거푸 전투를 벌인 탓에 중상을 입어서 8단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하지만 8단도 만만치 않았다.강서준이 호탕하게 웃고는 신속하게 공격했다.한순간에 진예운의 앞에 나타나 형검으로 무찔렀다.강서준이 공격해 오자 진예운은 가볍게 몸을 들어 유령처럼 뒤로 물러났다.동시에 강서준을 일장으로 공격했다.보기엔 평범한 장법이지만 거대한 힘이 담겨 있었다.이 힘으로 형검을 세게 공격했다.그의 공격 속도가 너무 빨라 강서준은 미처 방어하지 못했다.띵!형검에서 청량한 소리가 전해졌다.강서준은 거대한 힘이 형검을 통해 자신의 몸에 퍼지는 걸 느꼈다.그 힘에 체내의 혈기가 소용돌이 치더니 목구멍으로 뜨거운 액체가 올 것 같았다.하지만 그는 나오려는 피를 억지로 삼켜버렸다.“강력한 힘이군.”강서준은 속으로 놀랐다.8단 강자와 맞붙은 적이 있었지만 당시 구익에 비하면 진예운의 힘은 놀랄 만큼 강력했다.강서준은 그 힘에 밀려 계속 뒤로 물러났다.진예운은 그에게 아무런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몸을 번쩍 들어 맹렬하게 공격했다.순간 강서준의 주변에 수많은 장인이 나타났다.장인마다 거대한 힘이 실려 천지를 파괴할 것만 같았다.강서준이 형검을 휘두르며 속도를 극치로 끌어내 이 장인들을 부숴버렸다.먼 곳에 귀신 가면을 쓴 사람이 서 있다.천문 문주, 김초현이 그곳에서 천산관 정상에서 벌
천절십삼검의 위력을 보던 그녀도 흐뭇하게 웃으며 작게 중얼거렸다.“천절십삼검 역시 대단해. 상대방이 얼마나 강했으면 처음부터 이 절학을 보여줬을까.”승부는 김초현도 예측할 수 없었다.강서준의 상대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이다.진예운은 더는 물러날 곳이 없어 속도를 최대로 올려 계속 도망 다녔다.하지만 검기는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그가 어디로 도망가든 계속 쫓아왔다.“제기랄!”창백한 얼굴이 의기소침해졌다.슈우웅!그때 어쩔 수 없이 검을 뽑았다.허리춤에서 가느다란 검을 뽑고 가볍게 흔들자 몇 개의 검기가 환화되었다.땡땡땡!검기가 허공에서 부딪쳤다.진예운이 펼친 검기가 천절십삼검의 검기를 공격하는 동시에 기회를 잡아 신속하게 강서준을 향해 돌진했다.그의 속도는 번개처럼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강서준의 앞에 나타났다.그리고 가느다란 검을 앞으로 질렀다.강서준이 형검을 들고 저항했다.촤아악!두 검이 부딪치자 두 사람은 모두 뒤로 튕겨 나갔다.강서준이 검을 막아내기 바쁘게 진예운이 다시 공격했다.그의 검술은 괴이한 속도로 빠르게 공격해왔다.너무 빠른 속도 대문에 강서준은 힘에 겨워서 한 걸음 두 걸음씩 물러나다가 방심한 끝에 팔을 베었다. 검에 베인 상처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너무 빨라. 검의 궤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막는 게 버거워.”강서준은 속으로 당황했다.그가 놀라는 사이 뒤에서 무서운 기운이 전해지더니 곧이어 진예운이 앞에 나타났다.“망했어.”강서준은 왠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눈에 보이는 것은 잔영뿐이었다.진예운의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 허공에 잔영만 남겨서 시야를 혼란시켰다.강서준이 갑자기 홱 돌아 검을 앞으로 찔렀다.무서운 검기가 휘몰아치며 갑자기 나타난 진예운을 막아냈다.하지만 놀랍게도 강서준이 진퇴했다.그 그림자도 잔영이었다.진짜 진예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강서준의 안색이 점점 굳어졌다.이 순간 눈으로 보는 것이 도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진예운의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 육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