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강서준이 화를 내려고 하는데 김초현은 그를 끌어당겼다. “됐어요, 가요.”그녀는 강서준의 성격을 알고 있었다, 가족회의에서도 사람을 때렸다.말리지 못하면 또 큰 사고가 날 것이다.아이고, 군인들은 정말 다 한 성격 하나보다.초현에게 이끌려 가면서 서준은 화를 참았다.두 사람은 함께 문 쪽으로 걸어갔다."초현, 너 맞아?"문 앞에서 한 여자가 김초현을 바라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응?"고개를 돌려보니 스물일곱, 여덟 살 되어 보이는 여자였다.그는 늘씬한 몸매에 파란색 원피스에 샤넬 가방, 금귀걸이, 에메랄드 팔찌, 하얀 목에는 크리스털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예쁘고 기품이 넘 쳐보였다.그 여자는 카리스마가 넘쳐 보이는 30대 남자의 팔짱을 끼고 있다. 남자는 온몸을 명품으로 휘감았다."누, 누구세요?" 김초현은 상대를 알아보지 못했다."김초현, 정말 너 맞구나?" 푸른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다가오더니 그녀에게 말했다."까먹었구나, 나 장민서야.”"오, 민서야, 너구나." 김초현은 대학교 시절 같은 과였던 민서가 떠올랐다."초현아, 네가 흉터를 다 회복하고 강중에서 제일의 미녀로 평가받았다고는 들었어, 물론 너희 집에서 데릴사위를 맞았다는 말도 들었는데?""응."김초현은 강서준의 팔을 잡아끌더니 “여기 내 남편 ,강서준.”라고 소개했다.장민서도 자신의 옆에 있던 잘생긴 남자를 끌어당기며 "우리 남편, 손지섭이야. CS 그룹의 사람이지, CS 그룹은 강중의 사대 명문가에 버금가는 존재지."라고 당당하게 소개했다.손지섭의 시선도 김초현에게 머물렀다.김초현의 명성은 강중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한때는 제1의 못난이였지만 지금은 제1의 미녀다.예전의 모습과 너무 달라서 알아볼 수조차 없었다. 지금의 김초현의 미모를 본 손지섭은 응큼한 표정을 지었다.게다가 평범한 옷차림을 한 강서준을 보자 얼굴에 비아냥거림이 묻어 나왔다. "초현 씨, 그대의 가문은 그래도 명문가인데 어째서 이런 쓸모없는 남편을 찾은 건
”서준 씨, 우린 가요.” 김초현은 강서준을 잡아끌었다.그녀는 강서준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자신이 가진 돈을 자랑할 가봐 겁났다.강서준은 자신에게 이 돈들은 정당하게 온 것이 아니라고 알려줬었다.비록 강서준은 이 돈 때문에 법정에 섰고 군에서 제적당하고 쫓겨났다고 했지만 이 돈은 그의 군 복무 장려금 같은 것이다.이론을 따지면 합법적인 돈이지만 그래도 마음에 걸렸다.사고를 치지 않을 수 있다면 사고를 치지 않는 것이 좋았다, 혹여 위에 말이 들어가 수사라도 하게 된다면 큰일이었다.그래서 그녀는 강서준을 끌고 가려고했다.강서준도 더 이상 초현에게 반박하고 싶지 않았다."쳇…" 장민서는 다시 한번 비웃었다.손지섭은 초현에게 웃으며 다가가 말했다. "초현 씨, 어떤 옷이 마음에 드세요? 제가 선물로 드릴게요.""고마워요. 하지만 필요 없어요.” 초현은 다시 한번 서준의 팔을 잡았다.그러나 강서준은 심한 모욕을 느꼈다.자신의 앞에서 자신의 아내에게 선물을 하려고 하다니?"김초현, 내 남편이 너에게 옷을 선물하려고 하는데, 고맙다고 해야지, 네가 감히 거절을 해?"장민서가 그녀에게 다가와 초현의 얼굴을 내리쳤다.장민서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비록 CS 일가에 시집을 갔다지만 아무런 지위도 누리지 못했다. 게다가 지금 자신의 남편은 자신을 앞에 두고 다른 여자를 꼬시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똑똑히 알고 있었다. 지금의 자신은 모두 손지섭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손지섭이 떠난다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게다가 김초현은 호의도 모르고 거절을 했다, 그것이 장민서를 화나게 만들었다.그녀는 손지섭이 김초현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손지섭을 도와 김초현과 잠자리를 하게 만든다면 자신을 예쁘게 봐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장민서다. 그랴소 장민서는 손지섭을 돕기로 했다.한 번 더 내리치려고 한순간 강서준의 손이 장민서의 팔을 우악스럽게 잡아버렸다.강서준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겼다."아, 아파." 장민서는 아파하며 비명을 질렀
김초현은 말문이 막혔다. 방심한 사이에 강서준이 사람을 때릴 줄이야.“보안원!” 매장 점원이 큰 소리로 부르자 입구에 서 있던 보안원들이 무서운 기세로 우르르 달려왔다. 시끄러운 소동 때문에 다른 가계에서 옷을 고르던 손님들마저 이쪽을 힐끔 쳐다봤다.김초현이 당황했다. “서준, 가자.”강서준 팔을 당기면서 이곳을 벗어나려 했지만 보안원이 길을 막았다.매장 점원이 냉소를 지었다. “어딜 가려고요? 옷을 더럽히고 내빼시려고?”손지섭이 바닥에서 힘겹게 일어서며 사납게 표효했다. “강서준, 너 오늘 내 손에 죽었어.”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강치 형, 나야. 지금 남용로 옷 가게인데, 나 방금 맞았어. 얼른 사람 30명 데리고 와! 내가 오늘 이 자식 다리를 분질러 버릴 거야!”씩씩거리면서 전화를 하고는 강서준을 레이저를 쏴 버리듯 쏘아본다.“너, 딱 기다려! 죽었어 너!”죽었다는 말에 겁이 난 김초현이 강서준의 팔을 움켜쥐었다.강서준은 초현의 손등을 쓰다듬으면서 안심시켰다. “괜찮아, 손요섭한테 전화해. 아버지 모시고 오라고.”강서준은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생각해 보니 결혼한 뒤로 이상한 일들이 생길 때마다 강서준은 전혀 두려워한 적도 없었다. 모두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김초현은 생각하다 말고 손요섭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그때 손요섭은 병원에 입원 중이고 마침 아버지 손태운도 옆에 있었다.“요섭, 퇴원하게 되면 SA와 자리를 마련해서 용서를 빌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가문이야.”손태운의 말에 손요섭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그때 손요섭의 휴대폰 소리가 울렸다. 휴대폰 액정에 뜬 ‘김초현’ 이름을 보자 화들짝 놀라 휴대폰을 떨어트렸다. “조심성이 없어!” 손태운이 나무라면서 휴대폰을 주웠다. 휴대폰 액정을 보던 그도 놀라서 흠칫했다.“받지 않고 뭐해?” 휴대폰을 손요섭에게 던졌다.손요섭은 김초현에게 트라무마가 생겼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김초현의 남편 강서준에게 트라우마가 생겼다.
김초현은 다급해서 당장 울 것 같았다. 반대로 강서준은 너무 태연했다.강서준이 손지섭을 때려 눕힐 때 옷 행거도 같이 넘어졌다. 그 때문에 매니저가 달려왔다. 이 편집숍 매니저는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갸름한 얼굴, 검은 긴 머리, 타이트하면서도 깔끔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은 이쁘고 세련되었다. “손, 손 도련님.”매니저는 손지섭을 보자마자 깍듯한 90도 인사를 했다.휴식 의자에 앉아 강치 형이 사람을 데리고 오길 애타게 기다리던 손지섭이 눈앞에서 깍듯하게인사하는 매니저를 힐끔 쳐다보고 금세 눈빛이 달라졌다. 하지만 바로 앞에 앉은 김초현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이내 흥미가 사라졌다.“왜? 날 알아?”“네, 전에 연회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매니저 이다빈이 예의를 갖추며 대답했다.손지섭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 제스처를 했다. 초조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김초현을 보면서 매니저한테 묻는다. “더러워진 옷 값이 모두 얼마지? 저 자식한테 돈 받아내.”“손 도련님, 총 18벌 옷이 더러워졌으며 옷 한 벌이 200만 원대라 총 3950만 원입니다.”“들었어요?”장민서가 의기양양해서 말을 이었다. “3950만 내놔요. 꼴을 보니 돈도 없어 보이는데. 아니면 우리 남편 앞에 무릎 꿇고 빌어요. 그럼 우리가 대신 내주죠.”“서준, 배상하고 얼른 가자.”김초현이 강서준 귀에 대고 작게 말했다. “만만한 집안이 아니야. 손지섭이 사람을 불렀어. 이대로 있다간 빠져나가지 못해.”머릿속에는 오로지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뿐이다.생각보다 옷 배상 값이 꽤 나갔다. 하지만 강서준은 카드에 돈이 있다면서 하는 말이 옷을 샀다 생각하자, 어떤 옷은 맞지 않으면 수선해서 입으면 된다고 덧붙였다.“초현, 무서워하지 마. 사람 불렀다는 데 기다리자. 잊었어? 내가 군인 출신인 걸?”강서준이 능글맞게 웃었다.“서준, 일 크게 만들지 마. 소요왕이 부임한 후 명을 내렸다고 들었어. 관련 부서에서 눈 벌겋게 뜨고 잡으러 다닌대. 공공장소에서 싸움하면 큰
손지섭이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진작에 그렇게 나올 것이지.” 편집숍 주변에 이미 수많은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CS 가문인 걸 다 알아보고 먼 발치에서 작은 목소리로 수근거리만 했다.손지섭이 다가와 김초현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으려고 할 찰나, 강서준이 발을 날렸다. 차인손지섭은 그대로 꼼짝 못하고 소파에 파묻혔다.“쳐!”몸은 구겨져도 입은 여전히 살았다.그때 중년 남자가 바람처럼 나타났다. 손태운이다. 김초현을 손지섭이 건드렸다니, 너무 화가 나서 빨간 신호 다 무시하고 달려왔다.어제 일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임현수를 죽인 것도 모자라 소요왕이 직접 나서서 뒷일을 처리했다.그렇게 대단한 분의 여자를 감히 누가 건드려?아주 죽고 싶어서 환장을 한 게 아니면.손태운은 급하게 달려오느라 얼굴이 땀 범벅이었다. 얼마나 쉴 틈없이 뛰어왔으면 머리까지 땀에 흠뻑 젖었다.드디어 도착한 편집숍. 손지섭이 한 말에 울화가 치밀어 올라 무섭게 표효했다.“너 이 새끼가!”목소리가 어찌나 컸으면 쇼핑몰 전체 층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크…큰아버지.”손지섭이 흠칫 놀랐다.손태운은 CS에서 두 번째로 가는 인물이자 CS 가문의 후계자로서 가문에서 대부분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런 손태운이 나타나 손지섭의 머리채를 잡고 싸대기를 날렸다. 한 번이 아니라 온 몸의 힘을 다 해서 몇 번이나 날렸다.손지섭이 바닥에 엎어지면서 쿨럭 기침을 했다. 입에서 피와 동시에 이빨 몇 대가 뿜어져 나왔다. 어찌 된 일인지 물을 틈도 없었다.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발로 배를 구타하더니 테이블에 놓인 재털이를 들어 그대로 손지섭의 얼굴을 향해 내리찍었다. 피가 주르륵 흘렀다.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폭행에 다들 얼빠진 표정이다.한참 뒤에야 장민서가 정신을 차리고 손태운을 말렸다.“큰아버님, 지금 뭐하는 짓이에요? 손지섭이에요. 조카라…”“미친 년.”손태운이 쏜살같이 달려가 장민서 머리채를 잡더니 그대로 테이블에 박아버렸다.쾅!장민서 얼굴
모두가 경악하며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사이 김초현이 정신을 차렸다.황급히 다가가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절을 하는 손태운을 부축했다.“손 대표님, 뭐…뭐하시는 거예요? 어서 일어나세요.”“초현 씨, 용서해 주세요. 저 못난 조카놈을 제발…”잠자코 있던 강서준이 한마디 던졌다.“초현보고 3일 동안 같이 놀자고 했던 거 같은데?”“뭐라고?!”손태운이 고개를 번쩍 들며 되물었다. 씩씩거리면서 일어나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몇 발작 앞에 놓인 나무 의자를 집어 들더니 손지섭 아랫도리를 향해 힘껏 던져버렸다. “아!!!!”잇따라 고통을 호소하는 소리가 쇼핑몰에 또 울려 퍼졌다. 손지섭의 바지 가랑이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너무 아파서 참기 힘든 건지 아니면 피를 보고 놀란 건지 손지섭이 그대로 기절해버렸다.얼굴이 창백해진 장미선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우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뒷걸음질 쳤다.구경꾼들도 덩달아 같이 뒷걸음질하며 숨을 깊게 마셨다.너무 잔인했다. 묵직한 나무 의자에 부딪쳤다면 손지섭은 앞으로 남자 구실을 제대로 못할 것이다. 나무 의자를 던진 손태운이 다시 무릎을 꿇었다.“초현 씨, 보셨죠. 제가 저 놈을 벌했어요. 그러니 화를 푸세요.”김초현도 놀라기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화가 나도 의자를 그 부위에 던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뒤돌아 강서준 옆에 붙어서 손을 꼭 잡았다. “서준, 이…이거…”강서준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왜 나를 봐? 나한테 비는 것도 아닌데. 초현, 너 혹시 권력 대단한 분을 알고 있어?”“나?”강서준의 질문에 깜짝 놀랐다. ‘내가 뭐라고 권력 대단한 분을 알겠어?’그때 갑자기 한 얼굴이 떠오르긴 했다. 전에 SW 그룹이 개최한 경매장에서 귀신 가면을 쓰고 나타난 사람. 소지한에게 잡혀서 절망에 빠진 김초현을 구해준 그 사람이 생각났다.“설마?”생각에 빠진 김초현이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아닐 거라 부정했다.그 사람은 SW 가문의 소변학과 소지한을 죽인 것도 모자라 다른 가문의 회장
”휴…”그제야 김초현이 숨을 깊게 내쉬었다.꿈을 꾼 것 같았다. 직접 겪었는데도 믿기지가 않았다. 그때 페라리 스포츠카 한 대가 편집숍 앞에 섰다. 흰색 셔츠와 검정색 스커트를 입은 기품이 우아한 여자가 운전좌석에서 내렸다. 또각또각걸을 때마다 하이힐 소리가 쟁쟁하게 울렸다.“임 대표님.”“대표님, 오셨습니까.”점원과 매니저가 다가가 예의를 갖추며 인사했다.임윤희가 강서준을 한 번 힐끗 보고는 그 옆에 선 김초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더니 친절하게 김초현의 손까지 잡았다. “초현, 진짜 너였구나?”“…”김초현이 어리둥절해졌다.한참이나 이렇게 예쁜 여자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다.“나야, 임윤희. 학교 다닐 때, 네가 치 교수님 수업에서 언론을 펼칠 때 모두 박수를 받았잖아? 그 자리에 나도 있었어.”곰곰이 생각해보니 확실히 그런 적이 있었다. 다만 임윤희이라는 사람은 기억에 없었다.“초청장 보낸 사람이 임윤희 너였어? 장생 의약 이사장 임윤희?”“맞아.” 임윤희가 김초현의 손을 흔들며 말을 이었다. “직원들 통해서 들었어. 내가 실례를 범한 점원은 잘라버릴게. 옷 사러 왔다면서, 2층에서 마음에 드는 옷으로 골라 줄게. 가자.”갑작스러운 친절에 어쩔 바를 몰랐다.‘장생 의약 이사장이 왜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지?’마치 오랜만에 만나 할 말이 많은 절친처럼 말이다. 김초현이 강서준을 돌아봤다.“갔다 와.” 강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제야 김초현이 고개를 끄덕이고 임윤희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갔다.2층은 모두 비싼 옷들이라 1층 옷들과 비교도 안 된다. 드레스 한 벌에 평균 2000만 원이다. 하지만 디자인이며 색상이며 여자라면 모두 갖고 싶을 정도로 화려했다.김초현도 의상 디자인학과 출신이라 예쁜 옷들과 치마, 드레스를 보는 눈에서 빛이 났다. 이성을 가다듬고 몸매가 날씬하고 기품이 우아한 임윤희에게 물었다. “임, 임윤희. 우리 아는 사이는 아니지? 초청장도 그렇고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다니, 솔직
임윤희가 강서준을 얕잡아 보자 김초현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내 남편을 그렇게 말하지 마.”“아닌가?” 임윤희가 피식 웃었다.“SA 가문 데릴사위라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게다가 직장이 없어서 매일 집안 청소하고 밥하면서 와이프가 먹여 살린다고. 전에 전동 스쿠터를 타고 너를 마중하러 갔다면서? 그 덕에 강중 최고 웃음거리 됐잖아.”“더 말하면, 여기서 나갈 거야.” 김초현이 정색하자 임윤희가 바로 사과했다.“알았어. 농담이야.”김초현은 진심으로 강서준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는 건 그만둬야겠다.“우리 다시 만난 것도 인연인데 마음에 드는 옷 있으면 골라. 내가 선물할게. 초현은 몸매 라인 좋고 예쁘게 생겨서 아무나 입어도 다 어울릴 것 같아.”임윤희가 화제를 돌리자 그제야 정색하던 김초현이 인상을 폈다. 그렇다고 옷 선물은 받고 싶지 않았다. 여기 옷 한 벌 살 정도의 돈은 있으니까. 임윤희가 추천해서 라인이 슬림한 흰색 드레스를 골랐다.김초현은 하얀색을 좋아한다. 하얀색은 순결함을 의미한다. 가격표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드레스 한 벌 값이 3400만이다. ‘무슨 드레스가 이렇게 비싸?’“초현, 내가 선물한다고 했잖아. 여기 사장은 나야.”“아니, 아니야.” 김초현은 손을 저으며 사양했다. 가방에서 강서준한테서 몰수한 블랙카드를 꺼냈다. 김초현은 카드에 그만한 돈이 없을까봐 걱정됐다. 아니면 개망신을 당하니까.계산원이 임윤희 눈치를 봤다. 그 블랙카드를 본 임윤희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너무 부러워서 내장이 뒤틀리고 꼬일 지경이었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임윤희는 블랙카드를 알고 있었다. 전세계에서 오직 하나뿐인 흑룡 소유 카드다.“긁어.”흑룡카드까지 꺼낸 마당에 굳이 임윤희가 선물할 필요가 있을까?김초현은 손을 떨면서 블랙카드를 내밀었다.계산원이 블랙카드를 받고 슥 긁었다. 이어 강서준이 알려준 비밀번호를 입력했다.솔직히 흑룡카드는 하나뿐이라 굳이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 설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