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______”이때 설지연은 자신의 머리가 터지는 것을 느꼈다. 하 세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가 자기가 아니었나?순간 그녀는 정신이 나갔다. 자기도 모르게 설은아를 쳐다보았고 계속해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설은아!?설마, 하 세자가 청혼하려고 한 사람이 설은아!?만약 이것이 정말이라면 자기는 죽는 게 더 나을 것이다!지금 설지연은 땅에 머리를 쳐 박고 죽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용기가 없었다. 설은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리둥절하고 귀여운 얼굴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우윤식이 한 걸음 앞으로 나가 설은아에게 다가가 다시 90도로 절을 하며 공손한 얼굴로 말했다.“형수님, 세자를 받아 주십시오!”“이것은 세자가 오늘 당신을 위해 준비한 작은 선물들입니다!”“대모산 자락 별장 한 채!”“롤스로이스 팬텀 한 대!”“현금 2천억! “보석 옥석 88점!”“……”우윤식이 한번 입을 열 때 마다 군중들은 한번씩 진동했다. 이건 예물도 아니고 프러포즈 당일의 작은 선물들일 뿐이었다. 이러한 선물들은 어느 가문의 손에 들어가더라도 일류 가문 하나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역시 강남의 1인자답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역시 3년 전 수 많은 그룹을 만들어낸 하 세자! 은아가 드디어 반응을 했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우 대표님, 하 세자가 청혼하는 대상이 저라는 말씀이세요!?”우윤식은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네, 형수님. 고개를 끄덕이시기만 하면 이제부터 천일그룹의 안주인이 되시는 겁니다!”“저……”설은아는 그 자리에서 돌처럼 굳어버렸다. 갑자기 닥친 이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저저저저……”재석은 감격에 겨워 제대로 입을 열지도 못하고 무슨 수상 소감이라도 말하려는 듯 했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도 설재석 탓은 아니었다. 1초 전까지만 해도 설지연에
게다가 은아는 우윤식이 말하고 있는 그 사람이 지금 그녀의 옆에서 그녀의 승낙을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심호흡을 하더니 그녀는 마치 어떤 결심을 한 것 같았다. 곧 이어 은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 대표님, 귀하신 세자의 마음은 감사히 받겠습니다!”“죄송하지만 돌아가서 저와 그 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씀해주세요. 그러니 저는 거절하겠습니다.”“콰르릉______”한바탕 심한 천둥 소리가 땅에서 일어났다. 온 장내가 아연실색했다.사람들마다 얼굴이 경직됐고,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요즘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나뭇가지에 올라 봉황이 되고 싶어 하는가?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이런 최정상 호족에게 시집 가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어 하는가?그런데 설은아가 뜻밖에도 거절을 하다니?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다!현장에 있던 많은 여자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자리를 대신 할 수 없는 것이 한스러웠다. 우윤식도 어리둥절해서 자기도 모르게 하현을 한번 쳐다본 후 재빨리 말했다. “형수님. 왜 거절하시는 건지 모르겠네요!?”은아가 웃으며 말했다.“저와 세자는 아는 사이도 아니고 아무런 감정도 없어요!”“게다가 세자가 저에게 감사해하는 마음은 결코 진정한 사랑이 아니에요. 이건 제가 원하는 게 아니에요!”“거기다, 우리 둘은 원래 다른 세상 사람이에요.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가장 중요한 건 저는 이미 남편이 있고 벌써 결혼 한지 3년이나 됐어요!”말을 하면서 은아는 따뜻하게 하현을 쳐다보았다. 우윤식은 금방이라도 3년 만에 가장 큰 비밀을 폭로하고 싶었지만 곧이어 하현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제지했다. 왜 갑자기 하현이 마음을 바꿨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윤식은 좋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그래 좋아요. 기왕 이렇게 된 거 우리도 설 아가씨의 선택을 존중할게요!”“하지만 이것과 별개로 아가씨는 우리 천일그룹의 귀하신 분입니다!”말을 하면서 우윤식은 손은
“그렇게 호의호식하면서 산다고 해도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야.”하현이 빙긋 웃으며 자기만 들을 수 있는 소리로 중얼거렸다.“기왕 이렇게 된 거, 그럼 내가 너를 높은 사람으로 만들어서 네가 큰 인물이 되면 되겠네.”“이렇게 하면 너와 나 사이에 더 이상 신분에 방해되는 건 없잖아.”“그리고 우리 두 사람 감정은 점점 더 좋아질 거야……”이때 희정과 재석이 마침내 반응을 했다.그들 두 사람은 방금 까지도 멍한 상태로 있었다. 어쨌든 오늘 그들은 인생의 기복을 아주 심하게 겪어서 지금 이렇게 회복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이때 희정이 은아를 노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은아야, 너 어쩜 이렇게 멍청할 수가 있어!”“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얻고 싶어하는 기횐데! 얻고 싶어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거야!”“네 눈 앞에 기회를 갖다 줘도 그걸 거절하다니!”여기까지 말하고 희정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마음을 억눌렀다. 정말 마음이 아팠다!방금 그 순간, 희정은 자신의 신분이 최가 할머니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재석도 금방 피를 토할 것 같은 표정이었다.“은아야, 너 산채로 우리를 화나 죽게 만들려고 그래!”“너 잘 생각해봐. 이 폐물을 따라다녀서 어떻게 잘 살 수 있겠어!?”“너 지금이라도 우 대표 찾아가봐. 아직 늦지 않았을 지도 몰라!”“나는 하 세자가 분명 좋은 사위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우리는 지금 이미 설씨 집안에서 쫓겨났어. 기회를 놓쳤으니 우리는 이제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할 거야!”은아가 진지하게 말했다.“아빠, 엄마, 절 믿으세요. 저에게 기대셔도 부귀영화 누릴 수 있게 해드릴게요!”“아이고!”재석도 가슴이 답답했다. “너 정말 우리 두 사람을 무참하게 죽일 작정이야!”이때 재석과 희정은 정말 화가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특히 희정은 지금 은아의 자리를 빼앗아 자기가 하 세자에게 시집을 가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사람은
지금 이 상태로는 차마 볼 수가 없었다!보고 앉아 있다가는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이 굳이 가려 하자 은아는 어쩔 수 없이 따라 가야 했다. 하현은 비록 아직 일이 남아있었지만 먼저 지금은 그들과 함께 일어나 백원외원 정문으로 가서 다시 이야기를 나눴다. 설은아 일가가 밖으로 나왔을 때 생각지도 못하게 이미 버려진 설씨 가족들이 이때 가지런한 모습으로 길 한 켠에서 걸어 나왔다.“너희들 원하는 게 뭐야? 우리 일가는 이제 설가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은아는 설씨 어르신과 사람들이 아직도 자기 집안을 귀찮게 하려고 하는 줄로 생각하고 재석과 희정의 앞을 가로 막으며 입을 열었다. 이때 좀 먹은 얼굴을 한 설씨 어르신이 웃음을 짜내며 말했다.“은아야, 전에는 할아버지가 실수했어! 할아버지도 이 멍청한 지연이에게 속아 넘어갔던 거야!”“지금 할아버지가 먼저 지연이를 가르치고 너 대신 혼내줄게!”말을 마치고 은아가 반응을 하기도 전에 설씨 어르신은 벌써 손을 흔들었다. 설동수와 설민혁이 창백한 얼굴의 설지연을 앞세우고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설씨 어르신은 뺨을 한대 후려쳐 설지연의 이빨을 모두 날려 버렸다. 그리고 나서 그는 계속 어색한 얼굴로 말했다.“은아야, 할아버지가 너 대신 혼내 주는 거 봤지!”“만약 네가 만족하지 못하면 네가 직접 손을 대도 돼. 죽이지만 않으면 이 일은 할아버지가 다 책임질게!”은아는 복잡한 얼굴이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설지연을 보며 그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래도 한 식군데 됐어요.”하현은 이 장면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래 그의 성격상 이런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은아가 이미 입을 열었으니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아가 고집을 부리지 않는 모습을 보고 설씨 어르신은 전에 하현이 서명한 그 계약서를 꺼내 은아 앞에서 찢어 버린 후 웃으며 말했다. “은아야, 봤지? 너는 여전히
만약 설씨 어르신이 은아의 마음을 바꿀 수만 있다면 그들은 분명 이견이 없을 것이다. 마음이 조금 흔들렸던 은아는 이때 안색이 변하며 천천히 말했다.“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대로 라면 제가 설가로 돌아가는 조건으로 하현과 이혼하고 하 세자에게 시집 하는 거 아닌가요?”설씨 어르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은아야, 너 함부로 말하지 마. 할아버지가 다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은아는 순식간에 더할 나위 없이 싸늘해진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 “설씨 집안 주인님, 이 조건은 제가 허락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우리가 이미 계약서에 사인을 한 이상 설씨 집안과는 인연이 없습니다!”말을 마치고 은아는 더 이상 설씨 어르신을 쳐다보지 않고 발길을 돌려 떠났다. 지금 그녀는 실망감이 극에 달했다. 결국 무슨 의도였는지 알아차린 셈이다.설씨 가족은 식구들의 마음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직 그들이 신경 쓰는 것은 그들의 이익뿐이다. 만약 오늘 하 세자가 청혼한 사람이 설지연이었다면 어르신이 여전히 이렇게 나왔겠는가?아니다!아닐 뿐만 아니라 함께 나서서 그들 일가를 완전히 짓밟아 죽였을 것이다!이런 가문은 지체 없이 끊어내야 한다!“이건……”재석과 희정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아는 지금 단단히 화가 나 그들이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이때 재석은 하현을 매섭게 노려보며 호통을 쳤다.“나는 은아가 다시 잘 생각했으면 좋겠어. 너 따라오지 마.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네 다리를 부러뜨려 버릴 거야!”하현이 웃었는데 그도 원래 따라갈 생각이 없었다. 이때 그는 돌아서서 백원외원으로 들어가려고 했다.“퍽______”바로 그때 뒤에서 돌멩이 하나가 날아와 하현의 등에 떨어졌다. 돌을 던진 사람은 설씨 어르신이었다. 지금 그는 하현을 가리키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었다.“이게 다 너 같은 쓰레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았으면 은아는 우리 설가를 떠나지 않았을
그들 대부분은 이미 남원에 부동산을 구입하기 시작했고 그 예물은 개인적으로 사용해버렸다. 지금 그들에게 다시 뱉어내라고 하면 그야말로 그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이었다!“할아버지, 이거 어쩌죠!? 우리 완전히 파산하는 건 아니겠죠! 밥 생각도 없네요!”민혁은 평소 같은 부잣집 기운이 없어졌다. 이때 그는 곧 무너질 것 같았다.“잘못을 인정하고 처분을 기다려야죠. 지금 유일한 방법은 은아의 마음을 돌리게 하는 것뿐이에요!”“그렇지 않으면 설씨 집안은 끝장이에요!”하현이 백운외원으로 홀로 돌아오자 오늘 행사의 두 번째 순서가 벌써 준비되어있었다. 첫 번째 순서는 은아에게 청혼을 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자산 합병식이었다. 현재 각 언론사 기자들이 모두 도착해 조용히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건 방금 하 세자가 청혼에서 거절당한 일보다 더 떨리는 일이었다. 하현은 원래 계획대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은아를 데리고 올라가 무대에서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이라고 말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 은아가 이미 하 세자의 청혼을 거절한 이상 자신이 나서는 것은 무의미했다. 그래서 하현은 이 모든 주도권을 우윤식에게 맡겼다. 하현이 나타난 것을 보고 우윤식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무대위로 올라갔다. 이때 하현은 주변에 신비한 인물들이 많이 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사람들은 남원의 일류 가문에서 파견된 사람들이었다. 하 세자의 청혼을 보고 싶다는 것을 핑계 삼아 사실은 하 세자의 정체를 알아내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오늘 실패할 운명이었다. 시간이 다 되어 무대에 있던 우윤식이 손뼉을 치자 강남의 큰 거물 두 사람이 창백한 얼굴로 무대 단상에 올랐다. 하나는 하씨 가문 산하 하씨 그룹의 총 매니저였고, 또 다른 한 사람은 하민석 대신 왕씨 그룹을 관리하던 곽양택이었다. 지금 이 두 사람의 안색은 비할 데 없이 안 좋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하 세자는 하 세자이고, 하씨 가문은 하씨 가문이니 앞으로는 하 세자와 하씨 가문을 동일시 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이 말은 아주 듣기 좋은 소식이었다. 한편으로는 천일그룹은 확실히 하 세자가 설립했다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었고, 또 한편으로는 하 세자와 하씨 가문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천일그룹이 하씨 가문을 삼킨 것은 또 뭘 말해 주는가?우윤식은 직접 대답하지 않았고 기자들이 스스로 맞춰 보도록 했다. 기자들은 하나같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다들 결국 하 세자가 대단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곧 기자들의 질문이 끝났다. 가장 중요한 단계가 남았다. 천일그룹이 새롭게 간판을 달고 설립되는 것이었다.이 새 간판을 걸어야 오늘의 의식이 끝나는 셈이다. 그런데 우윤식이 간판을 들려고 하는 순간 홀 중앙에서 갑자기 소동이 벌어졌다. 검은 양복을 입고 있는 무리들이 어디선가 튀어나왔다. 마스크를 쓴 채 손에는 쇠 파이프와 회칼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모두 깜짝 놀랐다. 앞장 선 남자가 이때 냉소하며 말했다. “천일그룹이 간판을 내걸고 출범을 하겠다고? 우리 없이 그렇게는 못하지!”“부숴버려! 아무것도 남겨두지 말고!”이 남자의 폭음과 함께 사방에서 1, 2백명의 사람들이 사나운 기세로 손을 쓰려고 했다. 현장에 있던 귀빈들은 몹시 놀랐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지?분명 이 길바닥 사람들이 이 곳에 온 목적은 단 하나였다. 천일그룹이 간판을 내거는 의식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이렇게 하면 방금 자산을 합병한 천일그룹의 체면을 구길 수 있고 소위 하 세자를 망신시킬 수 있다. 지금 1, 2백명의 사람들이 매섭게 들이 닥쳐 손에 들고 있던 무기들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군중들과도 가까워졌다. 이때 수십 명의 스태프들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이 광경을 보고 스태프들은 할 말을 잃었다. 지금 앞장 선 스태프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무슨
“제가 여기서 사과 드립니다!”“이 사람들이 그들을 주저 앉혔는데요. 이것은 큰 선물입니다. 우리 천일그룹이 이제부터 강남의 하늘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우윤식은 평범하게 말했지만 말투는 거만하기 짝이 없었다. 바닥에 엎드려 있는 사람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파랗고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들은 여기서 아무 영향도 못 미쳤을 뿐 아니라 오히려 천일그룹을 돋보이게 했다. 결국 이들은 천일그룹이 간판을 내거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다. 우윤식은 직접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고 이 사람들은 모두 연행되어갔다. 감히 하 세자의 천일그룹 중요한 행사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이런 사람들은 어떤 신분의 사람이던지 모두 감옥에 가야 할 것이다. 오늘의 클라이맥스는 이제부터 천일그룹이 강남이 하늘이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그게 사실이었다. ……해변가 한 별장에서는 이때 파도가 하늘을 뒤덮을 듯 했다. 이곳은 하은수의 임시 거점이었다. 구현준, 소장경, 나성곤과 최가 할머니 등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구현준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은수 도련님, 이 일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입니다!”“이번에 도움을 청할 길바닥 거물들이 없어서 특별히 실력 있는 보안 업체를 찾아서 일을 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 사람들로는 일이 되지 않았습니다!”나성곤 역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번에 저희가 큰 돈을 냈습니다. 지금 사람들이 다 경찰서에 있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우리라고 자백을 하면 곤란해집니다!”최가 할머니는 담담하게 말했다.“여러분, 그렇더라도 안심하세요. 우리 최가가 경찰서와 관계가 있어요. 그 사람들은 놔줄 수 있어요. 놔줄 수 없으면 함부로 말을 안 하죠.”이 말을 듣고 구현준과 사람들은 모두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하 세자에 대해 다소 거리끼는 것이 있었다. 만약 어떤 꼬투리라도 잡히게 되면 편히 잠자리에 들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최가가 이 진행중인 일을 잘 처리해서 조금
이때 강우금과 진홍민의 시선이 스테이크 칼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어, 하 씨...”순간 두 여자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진홍헌도 하현을 알아보았다.그는 자신이 가장 창피한 순간에 하현을 만났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이렇게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 그와 맞닥뜨리다니!자리를 떠나려던 강우금과 진홍민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여웅의 팔을 잡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가리키며 작은 입을 가리켜 뭐라고 소곤소곤거렸다.이여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오만불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진홍헌은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상대가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해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그는 속으로는 화가 들끓었지만 자신이 이여웅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이대로 계속 부딪힌다면 결국 자신은 묻힐 곳도 찾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탁!”하현이 스테이크를 계속 썰려고 하던 순간 이여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발을 올렸고 의자는 그대로 주저앉았다.하현은 몸을 뒤로 빼면서 주저앉는 의자를 피했다.의자는 땅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술잔은 어지러이 널브러졌고 식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개자식!”나박하가 벌떡 일어났지만 하현이 그를 제지했다.하현은 눈을 지그시 뜨고 이여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이참, 여웅 오빠, 이게 무슨 짓이지?”이여웅은 담배를 움켜쥐고 긴 연기를 내뿜으며 비아냥거리듯 이죽거렸다.“이봐, 당신이 우리 진홍민과 강우금을 화나게 하고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이지?”친밀감이 느껴지는 호칭으로 대화를 튼 두 사람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홍헌은 이 상황이 창피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은 담담하게 내뱉었다.“괜히 진홍헌을 잡는 척하지 마. 나랑은 전혀 상관없으니까.”“내 머리릴 짓밟고 싶었지만 나한테 나가떨어질 게 겁이 났어?”“우후!”이여웅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