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사람들 사이에서 남자의 돈을 좇던 여자들은 윤주안이 마치 백마 탄 왕자님이라도 되는 것처럼 감탄하고 있었다.하현은 가난해 보였기 때문에 그 여자들은 그를 경멸했다. 그녀들은 하현이 사람들 앞에서 대담한 척하는 거라고 생각했고, 하현이 나중에 자신의 판단을 후회할 거라고 매우 확신했다.주안은 사람들의 감탄을 즐기면서 자신의 옷 매무새를 정리했다. 그의 지위 덕에, 서울의 거의 모든 것이 그의 뜻대로 될 것이기 때문이다.주안은 배를 움켜쥐며 경비원들과 함께 하현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이 개자식아! 네가 대체 누군데 나를 그렇게 패?" 주안이 하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나는 서울에 오랫동안 있었어. 아무도 날 그렇게 무시해서는 안 돼!""그런데 넌, 넌 내 규칙을 어겼어. 네가 얼마나 망가질지 알려줄게.""마지막 기회야, 무릎 꿇고 내 부츠를 핥아! 그리고 네 여자를 곧장 우리 집으로 보내. 안 그러면 오늘 내가 널 죽인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 하지 못할 거야.”주안은 위협적인 얼굴로 협박했고, 그가 유지하려고 했던 예의 바르고 신사적인 이미지는 방금 수면 위로 올라왔다.하현이 말을 마치자, 경비원들은 누군가를 죽이려는 듯한 모습으로 테이저건을 들고 왔다."그만 해요. 우리를 내버려 두면 사과하고 병원비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할게요. 그렇지 않으면 경찰을 부를 거예요." 은아가 약간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경찰을 부른다고요? 경찰이 우리 주안 님 말고 당신 같은 사람을 도울지 의문이네요. 계속해보세요, 당신이 어디까지 하는지 보고 싶네요." 주안의 부하가 협박했다.세리는 겁을 먹었고, 하현이 문제를 일으킨 사람인 것 같아 그를 같이 데려온 것이 후회됐다. 그녀는 모든 일에 하현을 탓했고, 심지어 그를 죽도록 저주했다.세리는 시훈 곁으로 달려가 그에게 무력한 표정을 보여주며, 그가 이 상황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랐다."야 박시훈, 어떻게 좀 해봐. 따지고 보면 우리가 여기까지 이르게 한 사람은 너잖아.""지금
주안의 말을 들은 후, 시훈은 그의 가족이 주안에게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매우 안심했다."당신이랑 옆에 있는 여자는 가도 좋아요, 당신 레스토랑에도 아무 짓 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이 자식의 살 한 덩이는 챙겨야겠어요. 그리고 이 여자는 오늘 밤 저와 함께 갑니다." 주안은 사악하게 말했다."주안 님…""그 남자는 남아야 마땅하지만, 이 두 여자는 제 동기입니다. 제발 둘을 놓아주세요."시훈은 애원하면서 하현에게 책임을 전가하려고 애썼다."원하는 게 뭐예요, 시훈 씨? 제가 이미 자비를 베풀지 않았나요? 제가 방금 한 말이 이해가 안 되나요?"주안은 시훈의 목을 조르며 화가 나서 물었다."이해했어요! 이해했어요!" 시훈은 사과하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꺼져요, 안 그러면 당신도 패버릴 거예요." 주안이 협박했다."그냥 가자, 시훈아." 세리는 울먹이며 말했다."여보, 괜찮을 거야. 나한테 맡겨." 하현은 마치 주위에 있는 덩치 큰 경비원들을 못 본 것처럼 웃으며 은아에게 말했다.하현은 주안을 향해 몸을 돌렸으며 얼굴을 약간 찡그렸다."그럼 그 말은 당신이 내가 준 기회를 놓아버렸다는 뜻인가?" 하현이 말했다."네가 뭔데 나보고 싹싹 비라고 하는 거야?" 주안은 대답하고 조롱하는 듯이 비웃었다."이 개자식아! 당신 우리까지 끌어들일 작정이에요?" 시훈은 울먹거리며 하현에게 소리쳤다.시훈은 그들을 들인 것을 후회했다.
"그럼 잠깐 당신이랑 놀아줄 테니 내 아내랑 친구들은 놓아주는 게 어때, 그럴 배짱이 있긴 있어?" 하현이 제안했다."좋아." 주안은 자신이 하현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지 너무 많은 사람이 보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심각한 얼굴로 대답했다."당신이 자초한 일이에요, 하현 씨. 더 이상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에요!" 세리는 은아를 룸에서 끌어내면서 소리쳤다.시훈도 주안이 마음을 바꿀까 봐 그녀들을 따라가 재빨리 문을 닫았다.은아가 충격에서 빠져나왔을 때, 그녀는 세리랑 시훈과 함께 레스토랑 밖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안 돼! 난 하현한테 갈 거야!" 은아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은아는 그런 상황에서 소위 쓸모없는 남편이 자기 대신 나설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은아야, 제정신이야? 거기로 돌아가면 다시 나오지 못할 거야!" 세리가 얼른 말을 끊었다."하지만…""시훈아, 너 아는 사람 많지? 제발 좀 도와줘." 은아가 불안함에 떨며 부탁했다."은아야, 내가 돕고 싶지 않은 건 아니지만, 상황을 봤잖아. 주안 님을 때린 건 네 남편이야. 너희 둘을 데리고 나오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어." 시훈은 자신이 은아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현이 맞아 죽기를 남몰래 바라며 대답했다.VIP 룸의 분위기는 매우 살벌했다."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할 말 있어요?" 주안의 부하가 하현을 겁주려고 물었다."그럴 배짱이 있기는 하고?" 하현은 대답하고 주안에게 명함을 던졌다."망할 명함? 누가 네 편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주안은 조롱했다."명함? 명함 하나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보면 이 자식은 미친놈이군요.” 주안의 부하는 빈정거리는 말투로 계속 조롱했다."정말 안 볼 거야?" 하현은 자신 있게 대답했다.주안이 명함에 눈을 돌리자, 그는 즉시 충격을 받았다."하엔 그룹 대표…" 주안은 그 글자들을 보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이 쓸모없는 쓰레기가 놀랍게도 하엔 그룹의 대표
덩치 큰 경비원들을 포함한 그 룸에 있던 모든 사람은 주안이 하현에게 무릎을 꿇자 깜짝 놀랐다."죄송합니다, 당신이 누군지 몰랐어요. 용서해 주세요.""제발…""모두 제 잘못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주안은 복어처럼 얼굴이 부어오를 때까지 계속해서 자기 뺨을 때리며 사과했다."제발, 다시 한번 기회를 주세요!" 하현이 하엔 그룹의 신임 대표라는 것을 확인하자 주안은 빌었다. 하엔 그룹에 의해 승진하게 된다면 일이 금방 손쉽게 풀릴 것과 마찬가지로, 하현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주안은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을 거라는 걸 알았다."주안 님, 뭐 하시는 거예요? 왜 이 쓸모없는 쓰레기한테 무릎을 꿇고 있는 거예요?" 부하가 주안을 다시 일어서게 하려고 애쓰면서 물었다."이 개자식아, 무릎 꿇어!" 주안은 부하를 찰싹 때리고 발로 차면서 고함을 질렀다."한마디만 더 하면 죽여버릴 거야!" 주안이 협박했다.이 순간, 하현에게 자비를 구걸하는 주안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려 했다. 주안은 바보 같은 부하의 행동과 말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킬까 봐 두려웠다.부하는 부은 얼굴로 땅바닥에 누운 채 배를 움켜쥐고 있었다."이 개자식을 때려눕혀, 지금 모든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바로 저놈이야! 얼른!" 하현이 침묵을 지키는 동안 주안은 경비원들에게 소리쳤다.경비원들은 이 모든 상황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들은 재빨리 그 부하 직원을 에워쌌다. 그들은 부하를 발로 차고 짓밟기 시작했다.부하 직원이 잠시 비명을 지른 뒤 의식을 완전히 잃었다.부하가 곧 맞아 죽을 지경에 이른 걸 보자, 하현은 손을 살짝 흔들어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주안 씨, 뭐해? 내가 당신 부츠를 핥고, 내 아내를 당신 침대에 눕히고 싶었던 거 아니었나?" 하현이 빈정거리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제발, 살려주세요!" 주안은 다시 한번 무릎을 꿇고 숭배의 표시로 이마를 바닥에 찧기 시작하면서 애원했다."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
"내 살 한 덩이를 원하지 않았던가?" 하현이 물었다."제가 잘못했습니다!" 주안은 대답을 하고 스테이크 칼을 집어 왼손 손바닥을 찔렀다.주안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면서도 하현이 자신을 용서해 주기를 바라며 땅바닥에 엎드려 자세를 유지했다.이 모습을 본 하현은 룸을 나가기 전에 천천히 일어나 주안의 머리를 토닥였다.이제부터 하현이 주안의 새로운 악몽이 되었기에, 하현이 떠난 뒤 주안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일어서며 하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레스토랑에서 걸어 나오자 하현은 그 자리에서 두 명의 경찰을 보았다."여보!" 은아는 하현을 향해 전력 질주하면서 소리쳤다."당신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은아는 이제 안심했다."당연히 무사하지!" 하현은 웃으며 대답했다."흥, 경찰에 신고한 아내에게 감사해야지, 안 그러면 상처 하나 없이 거기를 빠져나올 수 없었을 거야, 이 쓸모없는 쓰레기야!" 세리가 조롱했다.반면, 시훈은 하현이 무사히 나온 것을 보고 실망했다.그 순간, 세 사람 모두 경찰이 왔기 때문에 하현이 무사했다고 생각했다."여보, 경찰은 왜 부른 거야?" 하현은 무심코 물었다."여기까지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경찰관님들. 그냥 조그마한 오해일 뿐이에요." 하현은 경찰들에게 설명했다.그들은 하현의 말을 들은 다음 떠났다."하현 이 쓸모없는 쓰레기야, 당신은 아내를 지켜주지도 못 했어. 차라리 이혼하는 게 낫다, 이 개자식아!" 시훈은 끊임없이 하현을 비난했다."도망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남자에게 '쓸모없는’이라는 말을 듣는 건 좀 아이러니하지 않나?" 하현이 시훈을 차갑게 노려보며 쏘아붙였다."이 개자식…" 시훈은 하현이 자신이 VIP 룸에서 한 일을 가리킨 것을 알고 화가 나서 투덜거렸다. 시훈은 하현을 노려보고는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갑자기 은아의 핸드폰이 울렸다. 설 씨 어르신이 그녀에게 만나자고 했다."같이 가자, 아마 하엔의 투자 때문일 거야. 잘 해결됐다고 했지? 너무
"내가 하엔 그룹과 계약을 하긴 했지만, 당신은 이걸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은아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만약 투자금이 6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줄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설 씨들이 그다지 기뻐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두 사람 모두 세리와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하엔 그룹에서 슬기는 노스랜드 레스토랑 사건을 다 처리하고 막 사무실을 떠나려던 참이었다.슬기는 겨울의 사무실을 지나치던 중, 겨울이 고급스러운 물건들이 담긴 큰 가방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는 것을 보았다.슬기는 여자이기에 그 물건들에 꽤 관심이 있었다."어떤 부잣집 도련님이 당신에게 구애하려는 것 같군요, 김 부장님." 슬기는 웃으며 말했다."부잣집 도련님이라니요? 그냥 설민혁 씨에요. 그는 제가 SL 그룹의 투자를 승인하도록 애쓰고 있어요. 어쨌거나 대표님께서 이미 SL 그룹과의 계획을 세웠는데, 제가 누구라고 결정할 수 있는 일인가요?" 겨울은 여전히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아, 이 비서님, 이 물건들을 설민혁 씨에게 돌려주게 같이 SL 빌라에 가주실 수 있나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요. 그렇지 않으면 제 핸드폰은 지난 며칠간 설민혁 씨로부터 걸려 온 전화들로 인해 폭발할 겁니다." 겨울이 물었다."그래요, 김 부장님이 설 씨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동안 저는 먼저 가서 뭐 좀 처리할게요. 오늘 밤 거기를 방문하도록 하죠." 슬기는 손목시계의 시간을 확인한 후 제안을 수락했다.슬기는 처음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대표님의 명령에 따르면 설 씨들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했다.한편, 설 씨들은 SL 빌라에서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은아로부터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었고, 심지어 설 씨 어르신은 담배를 피우는데 손을 떨고 있었다.사실 모두 이미 종일 여기 있었고, 그들은 은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은아가 나중에 쇼핑하러 갈 줄 누가 알았겠나? 결국 설 씨 어르신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은
설씨 집안은 이 계약으로 인해 많은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기에, 설 씨 어르신의 얼굴에 명백히 드러났듯이, 그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은아야, 계약 조항이 어떻게 그렇게 급격하게 바뀌었어? 설마 네가 외부인이랑 같이 우리 집안을 모함하려고 계획한 것은 아니겠지?” 동수가 은아에게 물었다.동수의 질문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일을 한 적이 있어 그의 주장을 믿기 시작했다. 그들이 은아를 의심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자신의 모든 노력이 인정되지 않았고, 더 나아가 가족을 모함했다는 비난을 받아서 은아는 화가 났다.퍽!은아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수박 껍질 한 조각이 허공을 날아 동수의 얼굴에 떨어졌다."으악! 퉤!" 동수는 결벽증이 있어서 그는 혐오감에 침을 뱉었다."뭐 하는 짓이에요? 이 쓸모없는 쓰레기가!" 민혁은 아버지가 수박 껍질 조각에 맞은 것을 보고 하현에게 소리쳤다."나는 그냥 쓰레기를 버리고 있었어." 하현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하현이 자기 아버지를 모욕하자 민혁은 더 이상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근처의 재떨이를 잡아 하현을 때리려고 했다.퍽!"제기랄!" 하현이 재떨이를 낚아채 민혁의 이마를 세게 내리치자, 민혁은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이 개자식! 죽여버릴 거야!" 민혁이 잠자코 있는다면 그건 아버지와 아들 모두에게 모욕이 될 것이기에 민혁은 소리쳤다."그만해!" 설 씨 어르신이 둘을 말렸다."하현, 해명하지 않으면 은아조차 오늘 널 구해주지 못할 거야." 어르신이 차가운 시선으로 위협했다.은아는 설씨 집안의 우두머리인 설 씨 어르신 앞에서 소동을 일으킨 하현의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은아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녀는 동수와 민혁이 굴욕을 당할 만하다는 데 동의했다.하현은 변명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수박 한 조각을 또 집어 들었다."별거 아니에요, 그냥 쓰레기를 버리고 있었을 뿐이에요. 누군가의 말이 쓰레기통처럼 악취가 나는 건 제 잘못이 아니죠." 하현은 차분하게 대답했다."이 쪼끄만 게…" 동수는 얼굴을 닦으면서 하현을 노려보며 투덜거렸다. 동수는 몹시 기분이 상해서 몸을 떨었다."그럼 저는요? 문제를 일으킨 건 당신 아들인데, 제 아내가 해결했어요. 은아의 노력을 무시하고 은아가 받아야 할 감사 인사는 온데간데없는데, 당신들은 심지어 뻔뻔스럽게도 은아가 집안을 모함했다고 비난했어요. 참 아이러니하죠? 좋아요, 그럼 당신 아들이 처리하라고 해요!" 하현은 반항적으로 동수에게 대답했다."하현, 너는 그저 데릴사위일 뿐이야. 네가 누군데 우리 가족 모임에서 말을 해?""그리고 설 씨로서, 은아는 우리 집안을 위해 일해야 해…" 동수는 하현에게 소리쳤다."당신의 소중한 아들이 모든 영광을 차지하게 만들고요?" 하현이 끼어들었다."만약 민혁이가 가서 또 그 직원들을 희롱하고 우리를 파산하게 만든다면요? 그것도 걱정해야 하지 않나요?” 하현이 물었다.그 시각, 사람들은 본인들이 생각하는 민혁이면 또 이런 일을 벌일 것 같아 다소 걱정을 했다.만약 설씨 집안이 파산한다면, 그들은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될 것이기에 그들은 겁을 먹었다."어르신, 하현의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민혁이가 일을 망치게 놔둘 수 없습니다.""맞아요. 민혁이는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었고, 적어도 은아는 우리에게 사업 계약을 가져다주었어요.""중요한 것은 우리가 투자금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약간의 수익을 잃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예요.""맞아요. 계약을 성사시킨 은아에게 감사해요!"불과 몇 분 만에 사람들의 의견은 뒤바뀌어, 그들은 민혁에게 등을 돌렸
”옳고 그름?”“잘잘못을 따지자는 거야?”“하여튼 약자들은 이런 허무맹랑한 것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단 말이지.”황천화는 두 손을 뒷짐진 채 앞으로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겼다.걸음을 옮길 때마다 매서운 기운이 파장을 일으키며 사람들을 압도했다.“나 같은 강자들은 그런 걸 알 필요가 없지.”“난 말이야. 신분에 따라 편들지 이치에 따라 편들지 않아.”“내 후배가 사람을 죽이고 나쁜 짓을 했어도 그건 옳은 일이야.”“당신이 무수히 많은 도리를 가지고 법을 운운한다고 해도 내 후배를 건드린 당신은 나한테 여전히 나쁜 놈이야.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하지.”옆에 있던 이신욱은 황천화의 강력한 지지를 얻은 순간 없던 힘까지 솟아오르는 것 같아 큰소리로 선동하고 나섰다.“형님, 이 개자식이 방금 아주 큰소리를 쳤어요. 형님이 온다고 해도, 페낭 무맹 맹주가 온다고 해도 절대 자기를 건드릴 수 없다고요!”다른 부하들도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맞습니다. 이놈이 아주 기고만장하게 말했어요.”“날 무시하는 거야? 맹주를 무시해? 아님 우리 페낭 무맹을 무시하는 거야?”황천화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요즘 세상에 그런 얼빠진 놈이 있어?”“자기가 뭔지도 모르고 설치는 꼴이라니!”“무슨 자격으로 우리 동네에 와서 함부로 굴어!”“이봐, 당신 대하 사람이지?”“자자, 당신의 내력을 말해 봐. 당신이 5대 문벌 출신이라도 돼? 아니면 10대 가문 출신이야?”“분명히 말해 두겠는데,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내가 체면을 봐 줘서 죽이지는 않겠어. 몸은 좀 상하게 하겠지만.”하현이 덤덤하게 말했다.“다 아니야.”“아니라고?”황천화가 입을 크게 벌리며 웃었다.“다 아니라면서 감히 페낭에 와서 위세를 떨치려는 거야?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이군!”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난 페낭이 법과 규율, 그리고 도리를 중시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황천화 당신을 보니 도리를 거론할 동네는
”확실히 이 외지인놈은 실력이 보통이 아니야!”“하지만 실력이 있다고 해도 뭐?”“우리 황천화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야.”“맞아! 하현이 부 사장 무릎을 꿇게 한 능력은 확실히 인정해. 하지만 그런 능력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땅강아지가 운이 아무리 좋다손 치더라도 그것도 한두 번이지!”“진짜 실력자를 만나면 아무 힘도 못 써!”“결국 실력 없는 자가 스스로 무능함에 분노하는 것밖에 안 되는 거야!”“황천화와 자신의 실력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이제 곧 알게 되겠지!”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업신여기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이 대하에서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페낭에서는 이신욱의 저력을 능가할 수 없다.“형님!”“황 선생!”“황 도련님!”무리를 지은 사람들이 황천화에게 몰려들었고 선두에 선 이신욱은 한껏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이신욱,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나까지 나서서 체면을 세워 줘야 할 일이 도대체 뭐냐구?”황천화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소매를 걷어붙이며 거들먹거렸다.마치 세상에는 그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이 없다는 듯.이신욱은 차가운 눈초리로 비아냥거리며 하현을 노려보았다.“감히 외지인 주제에 우리 페낭에 와서 허세를 부리고 사람을 때리다니!”“그래?”황천화는 실눈으로 눈썹을 치켜세우며 이신욱을 힐끔 쳐다보았다.그의 코는 푸르덩덩한 빛을 띠고 있었고 얼굴은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얼굴에는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고 이빨도 두어 개 비어 있었다.안색이 나쁜 건 말할 것도 없었다.비록 황천화는 이신욱을 그리 높이 보진 않았지만 이신욱은 일찌감치 황천화의 가능성을 보고 명절 때마다 그에서 그득한 선물을 보낸 덕분에 꽤 황천화 덕을 보고 있었다.그래서 황천화도 이신욱에 대해 슬슬 좋은 감정이 생겼다.그런데 지금 그런 후배가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얼굴이 퉁퉁 부어 있는 것이다.황천화의 안색이 어둡게 일그러졌다.이신욱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건
”감히 페낭 무맹주를 입에 올라다니!”“똑똑히 들어! 우리 선배가 네놈의 말을 들었다면 당장 목을 꺾어 놓았을 거야!”“당신 같은 사람 수백 명을 모아 봐도 안 될 거야!”“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한 방에 여기서 저 태평양 바다로 당장 날려버릴 수도 있어!”“당신! 목숨줄 단단히 잡고 있어야 할 거야!”“내 선배가 온다면 네놈이 아무리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도 소용없을 거거든!”이신욱은 하현과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건방지고 방자한 사람을 본 적은 있어도 이렇게 앞뒤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는 놈은 본 적이 없었다.예쁘장하게 치장한 여자들도 처음의 충격에서 회복되어 지금은 조롱과 멸시를 가득 담은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어쨌든 황천화 같은 인물은 하현이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인물이었다.“하현, 정말로 내가 나설 필요없겠어?”하구봉의 눈빛은 더욱 무거워졌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잠시 자료를 찾아본 뒤에 또 한 번 하현에게 상기시켜 주었다.“황천화는 최고의 병왕일 거야.”“제2의 남양 전신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라고 불리고 있어.”“원 씨 가문, 양 씨 가문, 이 씨 가문 모두가 그를 데릴사위로 앉히고 싶어 해!”“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가지고 있지.”“그러니 조심해야 해.”“난 페낭 경찰서의 화 팀장과 잘 아는 사이야. 그가 오면 황천화라도 체면을 세워 줄 거야.”자료를 살펴보고 나자 하구봉은 더욱 하현이 걱정되는 모양이었다.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하구천이나 하백진도 내 앞에서 함부로 하지 못했어. 그런데 뭐 황천화? 그 사람이 날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페낭 무맹주도 날 어쩌지 못하는 마당에 내가 황천화를 두려워할 리가 있겠어?!”하구봉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의아해했지만 더는 충고하지 않았다.“끼익!”10분도 채 되지 않아 롤스로이스 세 대가 달려와 기고만장하게 엔진 소리를 뿜으며 사람들 앞
이 멍청아!이 바보 같은 놈아!이리저리 펄쩍펄쩍 뛰는 이신욱을 바라보며 부문상은 울상이 되었다.그가 이신욱에게 가차 없이 뺨을 때린 것은 하현이 지독한 사람이라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다.이런 잔인한 사람을 대할 때는 깨끗하게 잘못을 인정해야만 비로소 기회를 잡을 수가 있다.그런데 이신욱이 자신의 말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스스로 목숨을 걷어차 버리는 짓을 할 줄은 몰랐다.“너...”부문상은 이신욱을 가리키며 이를 갈았다.“개자식! 난 널 위해서 그런 거라고! 네가 이렇게 날뛰면 난 더 이상 널 도와줄 수 없어!”이신욱도 이를 갈며 항변했다.“형님은 이제 상관하지 마세요!”“형님이 뭔데 자꾸 그래요?”“형님이 하현을 건드리고 싶지 않다면 않는 거지 왜 나한테까지 강요하면서 내 뺨을 때리고 그래요? 무슨 이유로 날 뭐라고 하냐구요?”“자신이 누구 덕분에 그 자리에 올랐는지 잊었어요?”“잘 들으세요! 내가 하현을 싹 밀어버린 후에는 형님을 처리하러 올 겁니다!”“그때도 감히 내 앞에서 이래라저래라 하시는지 두고 보죠!”“개 한 마리가 동네를 휘어잡더니 이젠 늑대가 된 줄로 착각하는군요!”“형님은 아무리 날뛰어 봤자 페낭 무맹의 개일 뿐이에요!”“하지만 내 스승님은 페낭 무맹 부맹주라구요!”“페낭 무맹을 쥐락펴락하는 사람이죠!”페낭 무맹 부맹주라는 말을 내뱉고 나자 이신욱은 그제야 용기를 되찾은 듯했다.그는 방금까지 떨어졌던 자신의 체면을 이제야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당당한 시선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하현, 똑똑히 들어. 이제 당신은 끝났어.”“난 결코 내 스승과 선배들을 이런 자리에 불러 세우고 싶지 않았지만 네놈을 혼내줘야 하니 할 수 없지!”“방금 난 이미 메시지를 보냈어. 그러니 아마 그들이 곧 도착할 거야.”“능력이 있으면 이따가 그들 앞에서도 어디 당당하게 굴어 봐!”“내 선배님이 누군지 모르지?”“바로 페낭 무맹 황천화야!”뭐?
다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이신욱은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듯 돼지처럼 부은 얼굴을 감싸고 불만을 터뜨렸다.“형님! 왜 절 때리세요?”“하 씨 저놈이 어떤 신분인데 이러시냐고요?”“그냥 외지 관광객이잖아요!”“대하에서 왔다고 해도 그게 뭐 어쨌다는 거예요? 내가 이런 사람을 한두 명 밟은 줄 아세요. 일 년에도 수천 명은 더 된다구요!”“그런데 어떻게 형님은 저놈 편을 들 수가 있어요? 내 편을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니냐구요?”이신욱은 분하고 억울해서 미칠 지경이었다.그는 자신의 비장의 카드 중 하나인 사촌 형님이 왜 이렇게 하현에게 쩔쩔매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하현이 아무리 대하에서 출중하고 유능한 사람이라고 해도 페낭에 왔으면 페낭 토박이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대하 사람이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페낭에 와서도 날고 길 수 있겠는가?게다가 이신욱의 눈에는 부문상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하현이 별로 두려운 존재 같아 보이지 않았다.이신욱이 누구인가?남양 3대 가문 중 하나인 이 씨 가문 도련님 아닌가!상속권이 없다고는 해도 말라죽은 낙타가 말보다 큰 법이다!그러니 어찌 그가 외지 관광객을 두려워하겠는가?이런 일이 알려진다면 앞으로 이신욱은 어떻게 페낭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있겠는가?어떻게 남양에서 호기롭게 지낼 수가 있겠는가?하구봉은 연신 감탄에 마지않는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하현이 사람을 혼내주는 방법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하다고 여겨졌다.하구봉은 이번에 먼 길을 왔으니 페낭에서 자신의 역량을 꼭 뽐낼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결국 그가 손을 쓸 필요가 없게 되었고 하현이 모든 것을 깔끔하게 처리해 버렸다.이에 하구봉은 하현이라는 사람에 대해 숭배에 가까운 마음을 품게 되었다.하구천은 하현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하구봉이 지금보다 더 높은 지위를 얻고 출세를 하려면 하현 같은 사람을 따라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아직도 입을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적막감에 휩싸였다.그들은 온몸이 뻣뻣해졌고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눈앞의 광경은 그들이 아무리 해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이신욱은 정신이 혼미해졌다.마치 긴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하현은 부문상의 얼굴을 툭툭 치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이신욱을 쳐다보았다.“이신욱, 당신 사촌 형님이 와도 당신을 도와줄 것 같지 않은데.”“당신 사촌 형님도 날 놀라게 할 순 없을 것 같은데, 어때?”“당신이 한 번 물어봐. 내가 함부로 굴지 말라고 했는데도 감히 움직일 수 있겠느냐고 말이야!”이신욱 일행은 하현에게 도저히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하지만 이 난국을 헤쳐나가지 못한다면 앞으로 두고두고 페낭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걸 이신욱 자신이 너무 잘 알고 있었다.하현은 티슈를 꺼내 손가락 사이를 닦으며 희미한 시선으로 부문상을 쳐다보았다.“당신들 두 사람은 천상 형제군. 당신은 양유훤을 넘보더니 당신 사촌 동생은 원가령을 넘보니 말이야.”“말해 봐. 내가 이미 당신을 혼쭐내 줬는데 당신 동생마저도 내가 혼쭐내 줘야 해?누구?원가령?부문상은 눈꺼풀을 벌떡 세웠다.그도 원가령이 양유훤의 절친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원가령을 건드려 볼까 생각도 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다행히도 실제로 건드리진 않았다!그런데 이 재수 없는 사촌 동생이 원가령을 넘보려고 했을 뿐만 아니라 하현한테 걸려서 이 몹쓸 꼴을 당하다니?술병을 머리에 맞은 자신의 처참한 처지를 떠올렸고 하현에게 뺨을 맞고 온몸이 날아간 자신의 경호원들을 떠올렸다.부문상은 벌벌 떨다가 자신도 모르게 이신욱에게 소리쳤다.“야! 이신욱! 너 당장 꺼져! 당장 하현한테 사과하라고!”“당장 잘못을 인정하지 못해!”부문상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 있던 부잣집 도련님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예쁘장하게 치장한 여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뻔했고
부문상은 이마에 난 상처가 저릿저릿하게 아파왔고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덜덜 떨렸다.“아니, 아니야. 내가 어떻게 감히 그러겠어.”그는 확실히 불만을 품고 있었다.하지만 이럴 때 불만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복수를 하더라도 기회를 잘 엿보아야 한다.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현과 싸운다면 바보짓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부문상은 순간 얼른 머리를 굴려 냉철하게 판단했다.“감히?”부문상이 ‘감히'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을 듣고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지금까지 부문상은 자신이 밟고 싶은 사람은 스스럼없이 밟았던 사람이었는데 어쩌다가 갑자기 이렇게 찌그러져 버렸는지 사람들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예쁘장하게 치장한 여자들은 불안함에 발을 동동 굴렸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꿈이 아닌가 의심되어 자신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이때 하현이 부문상에게 다가와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무릎 꿇어.”하현은 부문상을 봐줄 마음이 없는 게 분명했다.부문상은 오늘 양유훤을 건드리려 했을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오자마자 허세를 부리며 화풀이할 사람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오늘 결국 호되게 당할 사람은 부문상 자신이었다.아마 일반 관광객이었다면 정말로 부문상에게 맞아 죽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하현은 지금 이 자리에서 부문상의 체면 따위 봐줄 수가 없었다.평생 잊지 못할 교훈을 주기로 결심한 것이다.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누군가가 하현을 향해 그의 오만방자함을 꾸짖으려고 했을 때였다.갑자기 부문상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하현에게 무릎을 털썩 꿇는 것이 아닌가?부문상이 누구인가?절대로 누구에게도 손해를 보지 않는 사나이였다.그런데 하현 앞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무릎을 꿇다니!부문상은 자신이 상대의 적수가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목숨이라도 지키기 위해 못할 짓이 없었다.그러자 사람들은 마른
오늘 부문상은 천수만 회관에서 하현에게 무참히 깨졌다.자신의 경호원들도 하현에게 호되게 당했다.그래서 부문상은 하현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원래 그는 며칠 후에 자신의 뒷배를 찾아가 고수 몇 명을 데리고 하현을 괴롭혀 주려고 생각했었다.그런 와중에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원수처럼 이렇게 하현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그런데 자기 옆에 있는 사람들은 하현의 면전에서 마구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그러자 부문상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하, 하현...”부문상은 하현을 이름을 내뱉으며 온몸에 힘이 쭉 빠져서 하마터면 무릎을 털썩 꿇을 뻔했다.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아프고 멍했다.그의 경호원들도 하현을 보고 놀라서 감히 행동할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자신의 든든한 뒷배가 하현을 손써 주기 전까지 부문상은 함부로 하현의 미움을 살 수가 없었다.“형님, 바로 이 사람이에요! 하현이라고 하는 작자라구요!”“내가 그의 자료를 찾아봤는데 대하에서 관광 온 관광객이었어요!”이신욱은 사나운 미소를 드러내며 하현을 가리켰다.“이 자식이 방금 내 뺨을 때리고 내 일을 망쳤어요!”이신욱은 이를 악물고 더욱 울그락불그락해진 얼굴로 부문상을 향해 고자질했다.부문상의 화를 한껏 끓어올려 자신을 대신해 하현을 혼내주길 바랐던 것이다.하현은 이를 듣고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이신욱이 말한 거 다 내가 한 거야. 그런데 부 사장, 무슨 불만 있어?”하현의 말을 듣고 사람들은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예쁘장한 여자들은 대놓고 비아냥거렸다.이놈은 외지에서 온 주제에 너무 오만방자해!겁도 모르고 물러서는 법도 몰라!이런 자리에선 찍소리 않고 가만히 있어야 목숨이라도 보전한다는 걸 모르는 건가?이신욱은 더욱 냉소를 지으며 하현을 가리켰다.“멍청이 같으니라구! 아직도 고개를 빳빳이 들고 큰소리야!”“내 사촌 형님이 화나길 바라는 거야?”“잘 들어. 내 사촌 형님이 화를 내면 넌
”마침 잘 오셨어요. 별 볼 일 없는 외지 관광객이 감히 우리 바닥에서 한껏 도발하고 날 때리기까지 했어요!”“곁에 있는 경호원만 믿고 아주 기고만장하게 굴고 있다구요!”“전화해서 사람들을 불러 모으라고 도발하질 않나 팔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 협박을 하지 않나!”“내 사촌 형님이 부문상 사장님이고 그 뒤에는 페낭 무맹이 있다고 했어요.”이신욱은 부문상의 화를 돋우기 위해 말을 갖다 붙였다.부문상이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하현을 죽여주길 바라며 온갖 애를 썼다.그가 부문상까지 부른 가장 큰 이유는 부문상의 뒷배가 페낭 무맹이었기 때문이다.그리고 부문상의 부하들은 모두 싸움에 전문가들이었기 때문이다.이들은 일반인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하현이나 그의 경호원이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해도 부문상의 부하들 앞에서는 아무 쓸모없는 물건들일 거라 믿었다.그래서 이신욱은 하현에게 조금의 승산도 없다고 생각했다.이신욱이 데리고 온 여자들은 부문상을 보고는 눈빛이 뜨겁게 돌변했다!이런 거물이 오다니!하현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그들은 거만한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며 혀를 끌끌 찼다.끝난 거나 마찬가지였다!세상 물정 모르는 애송이는 이제 망했아!방금 이신욱 앞에서 오만방자하게 굴었으니 이제 슬퍼할 일만 남은 것이다!외지인 관광객은 처음부터 이신욱 앞에서 함부로 날뛰지 말았어야 했다!“그래?”사촌 동생의 말을 들은 부문상의 눈에 한기가 가득했다.그는 오늘 하현에게 호되게 당해서 분노를 발산할 곳을 찾으려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덩굴째 굴러오다니 누가 되었든 끝까지 짓밟아 버릴 것이다.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가자 그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관광객 주제에 내 사촌 동생을 괴롭혔다고?”“페낭에 얼마나 많은 호랑이들이 포진하고 있는지 모르는 모양이지?”“그런 것도 모르고 감히 너한테 손을 써?”“살기가 싫은 모양이군! 허!”“페낭 사람들이 어떻게 사람 됨됨이를 만들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