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지? 우윤식이 직접 차 문을 열어 주다니!”“나이도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았어. 많아 봐야 스물 몇 살 정도로 보였는데 대단하다.”“보니까 남원의 귀인인 게 분명해! 정말 대단하다!”“……”워낙 사람이 붐비는 호텔이라 군중은 쉴 새 없이 떠들어댔고 사람들은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차 안아서 우윤식은 고개를 숙이고 감격과 흠모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살아있는 전설이 자신의 차에 올라타다니, 이건 그야말로 선산에 푸른 연기가 피어 오르는 것 같았다. 운전기사조차 충격을 받았다. 송월만에 온 많은 사장들과 관청 사람들도 우윤식을 한번 만나보기 어려웠고, 이런 사람들은 사양하는 말만 했을 뿐 함부로 말을 내뱉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 젊은이 앞에서 우윤식은 오히려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굴었다. 이 거물이 도대체 어떤 신분인지 운전 기사는 가히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회……”우윤식이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하현이 기침을 했다.“하 도련님.”윤식은 공손한 얼굴로 재빨리 반응을 했다.“1년 가까이 못 뵈었는데 이렇게 전화를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요즘 잘 지내고 있구나. 롤스로이스도 타고 다니고.”하현이 웃으며 말했다. 윤식은 롤스로이스 내부의 개인 유리를 열고나서야 열광적인 얼굴로 말했다.“모두 다 도련님 덕분이지요. 만약 도련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 죽기를 기다리며 그럭저럭 먹고 사는 재벌 2세로 끝났을 거예요. 도련님이 제 운명을 바꿔주셨어요.”“나야 그저 플랫폼만 제공했을 뿐이고, 결국 이렇게 잘 지내는 건 네 능력이 따라 달린 거지. 솔직히 너무 기쁘다.”하현이 웃으며 말했다.당시 당도대는 대하 재벌 2세들에게 커리어를 쌓도록 해주는 곳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장의 자리를 이어받은 뒤 이 재벌 2세들에게 일련의 철혈 훈련을 시켰다. 지금 보니 자신이 당시 잘 한 것 같다. 아직 군대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군왕들이었다. 은퇴한 사람들도 모두 성
호텔 로비.장미진 가족은 이미 로비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밤 두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야 말로 하이라이트였다. 원호는 지금 심심해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갑자기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뉴스를 보며 말했다.“보니까 우리가 오늘 큰 구경거리를 놓쳤네!”“송월만의 우씨 집안 우윤식이 오늘 우리 호텔 앞에 마중을 나왔었대!”우윤식은 송월만에서 지위가 매우 높아서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에 대해 다 들었을 것이다. 이 송월만에 있는 거물을 직접 데리러 왔다는 얘기를 듣고 미진과 겨울은 너무 놀랐다. 그들은 모두 모여서 핸드폰에 뜬 새로운 뉴스 사진을 자세히 보고 있었다. “이것 봐, 이분이 전설의 그 사람이야. 우윤식이 직접 문을 열어주다니. 정말 대단하다!” 원호는 부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우윤식은 송월만의 맹주인데 이런 인물이 직접 접대를 해주고 직접 차 문까지 열어 주다니! 어떤 사람인지 상상하기가 어렵다! “무슨 얘기하고 있었어? 왜 이렇게 신났어?”이때 마침 재석 일가가 돌아왔다. 미진은 그들 일가를 보고 다시 핸드폰에 있는 뉴스를 보더니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이때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다.“형부, 언니. 마침 잘 왔어요!”“자자, 이것 봐봐요. 송월만의 맹주 우윤식, 들어본 적 있죠?”“우리 원호도 그를 몇 번 만나본 적이 있대요. 절친인 셈이죠!”이건 거짓말이었다. 원호는 자신도 얼굴이 좀 빨개졌다. 자기 장모도 때로 허풍을 심하게 떨었다. 자신의 이런 지위에서 어떻게 우윤식과 친구가 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재석 일가는 분명 우윤식을 모르기 때문에 들통날 리가 없었다. 그래서 원호는 이때 부인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은아도 한번 쳐다보았다. 그런데 은아는 우윤식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롤스로이스에 올라탄 그 젊은이의 모습을 보고 약간 어리둥절해했다. 뉴스에 이 젊은 청년이 차에 올라탄 자세한 시간이 적혀 있었는데 마
미진이 묻는 말에 재석과 희정도 은아를 쳐다보고 조금 화를 냈다.“그 쓰레기 어디 갔어?”은아는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아침에 일찍 모시러 나갔는데 차가 막히나 봐요. 지금 반쯤 왔을 텐데 곧 돌아올 거예요.”“그럼 다행이다. 난 도망갔을까 봐 걱정했네!”장미진은 안심을 하며 동시에 희정과 눈빛을 교환했다. 이번엔 두 사람이 이 일에 있어서 목적이 일치했다. 바로 원호의 도움으로 하현을 공격하는 것이었다. 그를 아주 창피하게 만들어서 스스로 은아를 떠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오후에는 설가와 장미진 일가가 모두 모여 애프터눈티를 마셨다. 하현이 왔을 때 미진이 그를 열정적으로 불렀는데 어제와는 태도가 완전히 달랐다. 하현은 영문을 모르는 얼굴이었다. 설마 재석과 희정이 왔다고 미진이 완전히 달라진 건가?이때 겨울이 기침을 하며 찻잔을 들고 말했다.“은아 언니한테 듣기로 아직 직업도 없고 빈둥빈둥 놀고 있다던데 집에 가서 밥하고 빨래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맞아.”하현이 웃으며 말했다. “남자가 그러면 안 되죠. 남자라면 직업이 있어야 하지 않아요?”겨울이 말했다. “내 아내가 대단해서 먹고 입을 걱정 할 것도 없고, 남원 최고급 동네에 살아서 괜찮아.”하현이 말했다. 겨울은 하현이 던진 반쪽 짜리 농담을 듣고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 어쩐지 희정 일가가 이 놈을 어떻게든 내치려고 하더라니. 남자로서 이렇게 뻔뻔할 줄이야. 이렇게 한숨 나올 소리를 하다니, 정말 장난 아니네! 은아는 이렇게 훌륭한데 어떻게 이렇게 쓸모없는 남자를 선택했지?정말 이해가 안 돼!“그렇게 말하면 안되죠. 허풍 떠는 걸 좋아한다지만 그렇다고 생각도 안 해본 거예요? 은아 언니는 회장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천일그룹을 대신해서 일하고 있는 것뿐이라고요!”“자기 사업이 아니잖아요. 아마 언젠가 잘릴 수도 있어요!”“만에 하나 그런 날이 오면 누가 당신을 키워주겠어요?”겨울
그러자 겨울은 계속해서 말했다.“당신, 내가 보기에 당신도 좀 아는 사람인 거 같아요!”“근데 사람이 눈이 높으면 안돼요!”“우리 원호를 좀 보세요. 자기가 제일 잘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천천히 쌓아가는 거야 말로 진정한 남자죠!”“당신도 그렇게 많이 배워가야 돼요. 남자로서 이렇게 발전 가능성이 없으면 어떡해요!”“이게 다 은아 언니를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에요!”“만약에 이 정도의 능력도 없다면 은아 언니를 일찌감치 떠났어야죠. 언니의 인생을 망치지 마세요!”겨울은 한참을 말하고 나서야 마침내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꺼냈다. 미진도 맞장구를 치며 입을 열었다. “맞아, 남자는 능력이 있어야 돼! 그렇게 신세지면서 살면 안 되지!”“능력도 없으면서 밥만 잘 챙겨먹고! 이런 남자를 어디다 써먹겠어?”희정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미진아, 그만해! 이 놈이 우리 딸한테 최면을 걸어놔서 내 딸이 벌써 이 놈한테 빠져 있어. 나는 우리 딸 때문에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야!”분명 미진과 희정 두 사람은 하나는 검은 얼굴로, 하나는 하얀 얼굴로 악역을 맡아 하현을 공격했다. 그 김에 은아를 일깨워보려는 것이었다. 은아의 얼굴은 좋지 않았지만 윗사람이 입을 연 터라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오히려 하현이 대강대강 대꾸했다. “어머니, 이모님, 걱정 하지 마세요. 제가 원호랑 같이 배워볼게요.”하현이 입으로는 배워보겠다고 했지만 마음은 딴 데 가있는 것을 보고 희정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계획대로라면 이 폐물은 지금쯤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어야 하는데 왜 아무런 느낌이 없는 걸까?옆에서 재석이 담담하게 말했다.“됐어. 내가 힘 낭비하지 말라고 했잖아. 하현은 얼굴이 철판보다 두꺼워. 이 몇 마디로는 뜨뜻미지근해서 반응을 못해. 하현이 들었다면 귀신인 거야.”재석은 직설적으로 말했지만 하현은 은아를 한번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곳 분위기가 조금 썰렁해졌다. 이전에 희
“겨울이 이렇게 말한 이상, 손님이니 당연히 그들의 의견을 따라야지!”“은아야, 네 이모의 흥을 깨지 마!”재석이 이때 입을 열어 단번에 결정을 하였다. 은아는 어쩔 수 없이 쇼핑몰에 갈 수밖에 없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사람들은 곧 밖으로 나갔다. 은아가 포르쉐 마칸을 운전하는 것을 보고 장미진 일가는 조금 깜짝 놀랐다. 은아가 설가에서 돈을 많이 벌어서 포르쉐를 몰고 다니는 거 같았다. 하지만 미진이 보기에 원호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포르쉐 마칸은 엔트리급 포르쉐로 1억 2,3천만원 정도에 불과할 뿐 내부 공간도 좁고 좀 옹색했다. 원호는 이제 막 귀국을 했지만 지금 벤츠 S클래스로 320이었지만 겉치장을 아주 많이 했다. 중요한 건 은아가 더 대단해 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녀의 남편이 저렇게 폐물이니 틀림없이 그녀에게 폐를 끼칠 것이다. 이 생각에 미치자 미진은 희정의 가족이 점점 더 불쌍해졌다. 은아는 원래 좋은 패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결국 하현이라는 쓸모없는 패를 내놨다. 정말 좋은 패들이 다 산산조각이 났다! 더욱이 자신의 훌륭한 사위는 보면 볼수록 즐겁고,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새로 오픈한 면세점에 왔는데 손님들의 유동량이 너무 많고 특히 일부 고급 액세서리 매장에는 입구에 사람들이 줄을 늘어서 있었다. 면세점 물건들은 보통 매장보다 조금 더 싸기 때문에 남원의 일부 중산층들은 아무 일이 없이도 이곳에 물건을 사러 왔다. 물건도 싸고 여행도 할 수 있었다. 이런 면세점을 열수 있었던 배경에는 분명 큰 인물이 있었다. “이 쇼핑몰의 사장님이 우윤식씨야. 송월만 우씨 가문의 스피커이기도 하고 우리 원호의 절친이기도 해!” 겨울이 소개를 하면서 일부러 원호의 절친 이라는 말을 덧붙여 과시하며 하현을 공격했다. 희정은 듣기에 매우 괴로웠다.비록 이번에 이런 계획을 제안한 건 그녀였지만 겨울에게 면전에서 비아냥거림을 당하니 그녀는 너무 창피함을 느꼈다. 재석
한쪽에 있던 원호는 지금이 자신이 나설 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때 그는 가격표도 보지 않고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얼마 안 하는데 뭐가 그리 비싸다고 그래? 내 아내가 좋아하면 금산 은산도 다 줄 수 있는데 그까짓 가방이야 얼마든지 사줄 수 있지!”겨울은 깜짝 놀란 듯 원호의 얼굴에 뽀뽀를 하며 말했다.“원호야, 너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아니야!”“너 같은 남편이 있어서 정말 너무 행복해!”은아는 이 광경을 보며 몸서리를 쳤다. 이 공연은 그렇게 전문적이지도 않고, 그녀가 바보도 아닌데 어떻게 알아차리지 못할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은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 그랜드 하얏트에 갔을 때 하현이 직접 그녀에게 그곳에 있던 옷과 가방을 전부 사줬었다. 겨울의 이런 샤넬 가방은 거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겨울은 그녀 앞에서 자랑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이 가게 괜찮은 거 같은데 마음에 들어?”이때 하현이 은아 곁으로 다가가 두리번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는 어느 가방을 보고 물은 게 아니라 가게 전체를 놓고 물었다. 은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그녀는 지금 하현의 능력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완전히 폐물인가? 아니면 어떤 사람의 대변인인가?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자기가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면 하현이 이 가게를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이런 생각은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었지만 왠지 은아는 그렇게 굳게 믿고 있었다. “아이고, 하현아, 너 네 뱃가죽이 터질까 두렵지 않니? 은아가 이 가게를 마음에 들어 한다고 해도 네가 이걸 살 수 있겠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네!”겨울이 보기에 하현이 이 기회를 빌려서 표현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 기회를 줄곧 기다리고 있었다. 하현이 만약 입을 열지 않는다면 그녀는 그를 비아냥거릴 기회가 없을 것이다!하현은 겨울에게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고 오로지
겨울이 열심을 다해 입을 열 때마다 하현을 야유하는 모습을 보고 은아는 화가 났다. 이때 은아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겨울아, 네가 계속 이렇게 말을 하니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말을 하면서 은아는 가게 맨 안쪽에 있는 카운터를 향해 곧장 걸어갔다. 은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지금 겨울은 두피가 저릴 뿐이었다. 그곳에는 모두 한정판 물건들만 있었는데 기본 최저가가 몇 천 만원이었고 비싼 건 몇 억짜리 물건들도 있었다. 이런 물건들은 평소에 그녀는 감히 한 번 쳐다보지도 못했었다. 은아 언니가 기다렸다는 듯 바로 건너가네?이 뭣도 모르는 여자가 의외로 이렇게 욕심을 부리다니!지금 겨울은 이를 악물고 건너갔다. 은아가 점원에게 가장 비싼 가방을 내려달라고 손짓하는 것을 보고 겨울은 기절할 뻔했다. “언니,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이건 글로벌 500개 한 정으로 거의 3억 7천만 원 짜리야!” 이 가격을 말할 때 겨울은 자신의 온몸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너 나한테 선물해준다고 하지 않았어? 그래서 당연히 가장 비싼 걸로 골랐지. 원호가 일년에 몇 억은 버는데 어떻게 이렇게 작은 액수도 감당 못해?”은아가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지금 겨울은 화가 나서 피를 토할 뻔했다. 그녀는 하현을 자극하러 온 것이지 자신을 자극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 방금 억지로 은아에게 선물을 하겠다고 한 건 하현을 낮게 평가해서 그가 자신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 계속 이 일을 언급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은아가 이렇게 악랄하게 손을 쓸 줄이야!?”“언니,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내가 선물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렇게 비싼 걸 해주겠다고 하진 않았어. 그렇게 김칫국 마시지 마!”겨울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잘못 들었나? 네 말은 이게 비싸다는 거야? 그래서 못 사주겠다고? 그럼 됐어.”은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원래 그녀는 이런 일을 따지는
이 장면은 가게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을 놀라게 했다. 이 한정판 가방의 가격은 3억 7천 만 원짜리였다. 누가 선물하겠다고 마음대로 말한다고 바로 선물을 할 수 있겠나?겨울과 원호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돌렸다.그들이 입을 연 사람을 보았을 때 얼굴빛이 ‘싹’ 새하얗게 질렸다.우윤식!?어떻게 이 사람이!?아침에 미진이 우윤식이 원호의 절친이라고 했는데 지금 우윤식이 등장했다. 종이로 불을 감쌀 수 있겠는가? 아침에 그 뉴스 때문에 설은아와 사람들은 우윤식의 사진을 봤기에 지금 모두 다 알아봤다. 그래서 지금 은아는 경악을 했다. 어째서 우윤식이 자기에서 이 가방을 선물한다고 하는 걸까?설마 방금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었나? 사진 속에 있었던 그 젊은 청년의 뒷모습이 하현? 자기가 그때 나름 추측을 해보긴 했지만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우윤식이 갑자기 등장했고 자신의 생각을 방증해주는 것 같았다. 그러자 은아는 자기도 모르게 하현을 한번 쳐다봤고 아무 표정이 없는 그를 보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하현을 잘 몰랐지만 우윤식은 하현과 1년 넘게 친위로 지냈기에 하현이 조금 화가 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때 그는 몸이 약간 굳어졌고, 무의식적으로 은아를 쳐다보며 말했다.“설 아가씨, 너무 갑작스러우시죠? 제가 설명을 좀 해드릴게요. 전에 천일그룹에서 열린 회의에서 제가 아가씨를 한번 뵌 적이 있었습니다.”“오늘은 저희 면세점이 오픈한 이후로 10만번째 손님으로 오셔서 선물을 드리게 되었습니다.”억지스러운 설명이었지만 이 말을 듣고 원호와 겨울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설은아와 우윤식이 무슨 관계가 있는 줄 알았다!이제 보니 설은아는 정말 개똥 운이 대단하다!천일그룹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이유로 우윤식에게 선물을 받다니!자신은 천일그룹의 부장이었다. 우윤식이 은아를 보고서도 이렇게 깍듯하게 대한다면 자기를 볼 때는 무릎을 꿇고 아첨을 떨어야 하는 거 아닌가?원래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