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______”곧이어 많은 사람들이 아연실색하는 가운데 최가 할머니가 들고 있던 지팡이로 하현의 등을 바로 내리쳤다. 치고 나서야 할머니는 싸늘하게 말했다. “사람을 귀한 줄 알아야지. 자기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되는지 너는 속으로 헤아려 보지도 않았어?”이어 그의 지팡이로 재석과 희정을 몇 차례 찔렀다.“너네 데릴사위 관리 잘해라. 어떤 자리에서 말을 할 수 있고, 어떤 자리에서는 말을 하면 안 되는지 그가 이해를 못한 거 같은데?”“만약 너희들이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으면 그를 데리고 나가!”“내 생일 잔치는 그야말로 잔치지, 광대가 미친척하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곳이 아니야!”이 말은 너무 무거웠다. 재석과 희정은 그대로 공포에 질려 벌벌 떨며 고개를 떨구고 말을 잇지 못했다. 희정은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곳은 자기의 친정이었다!자기가 돌아가기를 늘 그리워하던 곳이다.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하지만 돌아온 후 뜻밖에도 이런 치욕을 당하다니!이때 희정은 직접 밧줄을 매달고 싶었다. 너무 창피했다!앞으로 그녀는 어떻게 최씨 사람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있을까!?이 모든 건 하현 이 폐물이 잘못한 것이다!그가 말을 하지 않는다고 아무도 그를 벙어리라고 나무라지 않을 것이다!설재석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하현에게 뺨을 몇 대 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어르신이 입을 열지 않았기에 최가 할머니 앞에서 그는 손을 쓸 용기가 없었다. 설은아도 이때 너무나 많이 실망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이 놈은 허풍 떠는 버릇을 고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더 심해졌다. 예전부터 줄곧 자신을 대장, 하 세자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한 적이 더러 있었다. 이렇게 함부로 지껄여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놈은 듣는 둥 마는 둥 오히려 정도가 더 심해져서 이렇게 많은 관청 사람들 앞에서도 이런 말을 해댔다! 최가를 돕는다고?최가는 강남 일류 가문이고 최준은 강남의 3인자다!
창피스럽다! 그녀는 이전에 자신이 설씨 집안에서 충분히 수치스럽게 지냈다고 생각했었다.오늘 이 생에 가장 굴욕적인 순간을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설재석도 이를 악물었다. 그들은 오늘 최가에게 빌붙으려고 왔으니 최소한 약간의 성과라도 거두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창피 당한 일 말고 또 뭘 했는가?“굴러 와서 우리 최가의 체면을 구기다니, 이게 무슨 꼴이냐!”이때 최우현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당신들 스스로 망신 당하면 그만이지, 우리 아버지와 할머니 체면까지 구기다니?”“당신들 부끄럽지도 않아? 우리는 망신당할 수 없어!”이때 최우현은 정말 거듭 충고를 하며 무쇠가 강철이 되지 못함을 안타까워했다. 재석과 희정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지금은 고개를 숙인 채 빠른 걸음으로 홀 안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은아와 유아가 막 들어가려는데 최가 사람이 막아 섰다.“그 놈들은 가도록 내버려두고 너희 둘은 남아 있어.!”어떤 최가 사람이 하현을 가리키며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하현이 막 무슨 말을 하려는데 설은아가 울먹이며 말했다.“제발 부탁이니 너 다신 아무 말도 하지 마. 너 들어가도 괜찮겠지?”“그렇지 않으면 나 정말 참을 수가 없을 거 같아!”하현은 그저 홀 안으로 따라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곧 자리를 잡고 앉았다. 원래 설은아 일가의 자리는 상대적으로 앞쪽에 있었고 할머니 자리는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런 일이 있고 난 후 그들의 자리는 맨 뒤의 임시로 추가된 자리로 옮겨졌다. 앞에 있는 자리는 비워둘 지언 정 그들에게 줄 수는 없었다. 자리가 바뀐 것을 보면 최가 할머니가 원래는 설은아 일가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그녀는 완전히 단념을 했다. 왜냐하면 신분이 높은 사람일수록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들의 자리를 볼 때 설재석 일가는 이미 별 볼일 없는 처지가 되었다.
“가자, 우리 빨리 앞쪽으로 가자, 곧 우리 차례가 올 거야!”재석과 희정은 이때까지 뻔뻔하게 맨 앞으로 나가서 역습할 순간이 있기를 기다렸다. 그들은 최가 할머니가 그들이 드린 선물을 보고 함박웃음을 짓는 장면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5백년의 역사가 있는 청화자 그릇입니다. 이것은 남송의 국영 도요지에서 나온 물건 입니다. 이건 골동품 시장에서도 가격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 쌍을 맞출 수만 있다면 더욱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사회자는 다음과 같이 축하 선물을 낭독했다.이때 혜정과 민철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하게 인사를 건네며 말했다. “할머니, 생신 축하 드립니다!”할머니는 이때 얼굴에 주름이 잡히게 웃음을 지으며 청화자 그릇을 가져와 보라고 손짓을 했다. 한참을 살펴본 후에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혜정아 역시 네가 마음을 썼구나!”“당연하죠. 할머니께서 만족하실 수만 있다면 저희는 솥을 부셔서 철로 팔 수도 있어요!”혜정은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이 말이 나오자 장내는 온통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런 물건을 선물할 수 있다면 분명 그곳에서 가장 진귀한 것이 될 것이다. 이때 희정과 재석 두 사람은 약간 멍해졌다. 왜냐하면 그들은 방금 전까지 아직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골동품을 가장 좋아했고, 유아도 선물이 골동품이라고 했기 때문에 할머니를 기쁘시게 해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혜정이가 이렇게 값진 청화자 그릇을 앞에서 드렸으니 그들의 선물은 99% 공개석상에 올리지도 못할 것이다.유아의 표현대로라면 그 선물 상자가 손바닥만한 크기인데 그 안에 얼마나 귀한 물건이 들어 있겠는가?이때 재석과 희정은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서로 마음이 통해 그 선물을 다시 가져오려고 했다. 하지만 그 때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외쳤다.“오, 다음 선물은 설재석, 최희정 일가가 보낸 거군요!”“어!?”두 사람의 이름을 보았을 때 사회자
“너희들!!!”이때 최가 할머니는 화가 나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설은아 일가는 몇 가지 뜻으로 이 곰팡이 핀 진흙 알을 선물 한 것이다. 이건 자신이 늙어도 죽지 않는 다는 걸 비꼬는 것인가?“언니, 만약 할머니께 선물을 드리고 싶지 않으면 안 드리면 돼. 집에 돈이 없으면 무슨 과일이나 그런 거라도 사서 보내도 이것 보다는 낫겠어!”혜정은 지금 어이가 없었다. 원래 그녀는 자기 언니를 도와서 몇 마디 좋은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최가 할머니가 화가나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데 그녀가 어디 감히 끼어들 수 있겠는가?그리고 희정은 이때 정말 땅에 머리를 박고 죽고 싶었다. 그들이 만약 앞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그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앞으로 나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이런 선물을 드리게 된 것이다!창피하다! 그들은 친정에서 망신을 당했을 뿐 아니라 남원 전역에, 강남 전역에서 망신을 당했다!진작에 알았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다!다 하현 때문이다!이 놈은 일을 성사시키기는커녕 망치는 것 밖에는 할 줄 모른다. 생신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이 모양이다. 이때 희정은 현장에서 그를 목 졸라 죽이지 못한 것이 너무 한스러웠다!설가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군중 속에서 웃고 떠들며 하나같이 비아냥거리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폐물은 역시 폐물이다. 어디를 가나 폐물이다.최가의 높은 지위에 오르려고 하는 것은 망상에 불과했다. 설민혁은 잠시 설씨 어르신을 꼬드겨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을 당한 설은아 일가를 쓸어버릴 생각까지 했다.이렇게 창피한 일을 저지르고도 그들이 남원에서 계속 살 수 있는 면목이 있을까? 일찌감치 물러나라! 이때 최우현이 일어섰다. 사회자는 그를 보며 선물 상자를 들고 말했다. “최우현, 최가네 장손이 경옥을 선물했습니다!”“이건 아주 내력이 많은 물건인데요. 듣기로 특수한 옥이라 장기간 착용하고 있으면 노인의 류마트즘, 편두통에 약간
하현의 이런 행동을 보고 옆에 있던 은아가 화가 치밀어 올라 지금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 너 또 뭘 하려고 하는 거야?”“그걸 그렇게 뚫어지게 봐서 뭐하게?”“이런 상황에서 꽃이라도 찾아볼 수 있겠어?”하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넌 이해 못해. 이건 안흥섭 대가가 나에게 준 물건이야. 분명 가치가 있는 거야!”이 말을 듣고 은아는 웃었다. 안흥섭이 누구인가?그래, 비록 네가 감정을 좀 할 수 있다고 남들이 너를 높게 평가할 수도 있겠지. 근데 이 물건을 안흥섭이 너한테 줬다고? 누구를 속이는 거야?이때 홀 안에서 축하 선물은 계속 되었다. 탁명선과 사람들까지도 모두 축하 선물을 보냈다. 물론 그들이 드리는 선물은 그리 비싸지는 않았고 평범한 서화 같은 것들 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은 관청 사람들이었고 그 자리에 온 것 만으로도 이미 최고의 선물이었다. 최씨 할머니도 감히 그들에게 무슨 좋은 선물을 보내라고 바랄 수 없었다. 사회자도 이를 알고 있었고 이런 서화들이 천상천하에 없는 것이라며 허풍을 떨었다! 마지막으로 최준은 직접 다가가 선물세트를 손에 들고 웃으며 말했다. “어머니, 제가 어머니가 특별히 원하시는 게 있다는 걸 알고 준비했어요!”최가 할머니가 선물 상자를 열었을 때 안에는 색이 거무스름하고 은은한 향기가 나는 단약 한 알이 들어 있었다. “이건……안흥섭 대가의 공진단이에요!”최준이 설명했다. “아시다시피, 안씨 집안이 수십 년 전 생각지도 않게 옛날 물건을 입수해 그 안에서 약 한 장과 오래된 알약 몇 개를 꺼냈는데 이게 바로 폐에 그렇게 좋다는 이른바 공진단이라는 거예요!”“연구한 결과, 이 오래된 알약은 폐를 깨끗이 하고 간과 눈을 맑게 하는데 효과가 매우 좋고 기본적인 병을 제거 한다고 밝혀졌어요!”“이런 공진단의 원료가 너무 귀해서 안씨 집안에서도 1년에 수십 알밖에 생산하지 못하는데 저도 큰 값를 치르고 겨우 한 알을 손에 넣었어요!”
온통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쏠리면서 그는 다시 한 번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이때 하현은 방금 사회자가 땅바닥에 내던진 진흙 알을 가리키며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모습을 보고 한 무리의 사람들은 모두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데릴사위 너무 뻔뻔한 거 아니야?지금 이 마당에 감히 이런 말을 하다니!?그는 자신이 보낸 선물이 어떤 쓰레기였는지 분명 모르고 있었는데, 방금 최준이 공진단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감히 그 진흙 알을 오리지널 공진단이라고 하다니!?그 물건은 강남 일류 가문 안씨 집안의 주인, 안흥섭 대가가 애지중지하는 것이었다!듣기로 당시 강남 병부의 1인 자가 입을 연 적이 있었지만 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가 하현 이 데릴사위에게 이걸 선물했을까? 무슨 근거로?그가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하현! 너 뭐 하는 거야! 함부로 말하지 마!”은아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하현이 또 나와서 말썽을 부리는 것인가?그는 그들 가족이 충분히 비참해지지 않을까 봐 두려운 것인가? 계속 망신을 당하면 그들은 그저 죽을 수밖에 없다!“다들 입 다물어!”이때 최가 할머니가 갑자기 호통을 쳤다. 은아는 잠시 멍하게 있었고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재석과 희정도 유감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머니, 설마 이 데릴사위의 말을 믿으시는 거예요?”최준은 이때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얼굴이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공진단을 어렵사리 구해왔다. 그런데 그가 감히 그의 것을 오리지널 공진단이라고 말하다니?너 지금 나 망신 시키는 거냐!최가 할머니는 이때 차가운 기색으로 하현을 보며 말했다.“너 이 공진단이 오리지널 공진단이라고 했지! 지금 내가 너에게 기회를 줄 테니 증명해봐!”“그래! 이 데릴사위가 어떻게 증명하는지 한 번 보자!”지금 모두들 야단법석을 떨고 있었다. 분명히 최가 할머니가 하현을 혼내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하현 이 놈이 지금
많은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면서 하현을 한 대 때리려고 했다. 이게 무슨 경우인가?이런 악심을 품다니, 이건 절대 성의 일 수가 없다.재석과 희정은 이 광경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책상 밑으로 들어가려고 했다.창피해!너무 창피해!이미 괜찮아졌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다. 그런데 이 원수가 그의 손에 들고 있던 쓰레기를 오리지널 공진단이라고 하다니!이 놈은 허풍을 떠는 게 두렵지도 않나?지금 재석은 하현을 목 졸라 죽이지 못한 것이 한스러웠다. 이때 설민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말했다.“최가 할머니, 제가 여기서 저희 설씨 집안을 대표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하현은 비록 저희 설씨 집안의 데릴사위지만 그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저희 설씨 집안과는 한 푼도 관계가 없습니다!”설씨 가족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이때 다른 사람들은 확신을 했다. 보기만해도 메스꺼운 이 알약은 분명 오리지널 공진단이 아닐 것이다.여러 사람들이 말했다.“최가 주인 어르신, 이런 사람을 가만 두고 뭐 하는 겁니까? 얼른 쫓아내세요!”“맞아요! 이 사람이 일부러 사람들을 구역질 나게 하는 거예요!”“이런 사람이 이런 고급스러운 자리에 나와서는 안돼요!”이때 최우현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맨 먼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할머니, 제가 이 물건 화장실에 갖다 버릴게요!”“냄새가 너무 심해서 여기 식사 자리를 너무 오염시키고 있어요!”“멈춰!”바로 이때 최가 할머니가 갑자기 호통을 쳤다. 곧이어 그녀는 더러운 것은 전혀 개의치 않고 그 알약을 한 움큼 집어 들고는 코에 대고 자세히 냄새를 맡아 보았다. 그러더니 돋보기 안경을 쓰고 자세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지금 최가 할머니는 혹시라도 이 알약이 손에서 떨어져 깨질까 봐 너무 조심스러웠다. 차츰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는데 이것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이었다. 이때 다들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설마 이 알약이 정말
최우현은 이때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할머니, 설마 이게 정말 그 오리지널 공진단이예요?”“말도 안돼요!”“그건 안흥섭 대가님의 생명인데, 그걸 다른 사람에게 줬을 리 없어요. 더구나 이 데릴사위한테 줬을 리가 없잖아요!”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할머니, 부디 눈을 잘 뜨고 보세요! 요즘 사기꾼이 많아서 방심하면 속아 넘어 갈 수 있어요!”“맞아요. 이건 약이에요. 장난하면 안돼요. 만약 가짜라면 먹으면 안될 뿐 아니라 아마 중독이 될 지도 몰라요!”“할머니, 이놈은 아무리 봐도 오리지널 공진단을 꺼내 놓을 수 있는 사람 같지가 않아요!”최준은 더욱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머니, 안흥섭의 손에 있는 오리지널 공진단은 강남 병부의 수장조차 손에 넣지 못했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들은 더더욱 넣기가 어렵지 않겠어요?”“정신을 똑바로 차리세요!”최준은 만에 하나 자신의 어머니가 그 데릴사위의 말을 믿을 까봐 걱정이 되었다. 어디서 났는지도 모르는 산채약을 아무렇게나 먹었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는가? 최가 할머니는 이때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며 고함을 질렀다. “너! 네가 이런 물건을 얻을 수 없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너 같은 줄 알아?”“이건 내가 안씨 집안의 연회에 갔을 때 적어도 안흥섭 대가가 10번은 자랑을 하면서 가지고 나와서 내가 직접 본적이 있어. 적어도 몇 번은 내가 손을 댄 적도 있어!”“내가 경고하는데, 이 약환은 안흥섭이 목숨처럼 여기던 거야!”“어떻게 지금 여기에 나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진짜야!”이 말이 나오자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고,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 모두들 불가사의한 눈빛으로 하현을 주시했다. 이이이……이 물건은 안흥섭의 목숨이다!그가 어떻게 이걸 얻을 수 있었을까?이거 너무 신기한 일 아닌가?최가 할머니는 지금 이 선물 상자를 들고 잠시도 내려놓지 않으려고 했다. 바로 이때, 최우현이 갑자가 앞으로
”퍽!”여수혁은 무맹 사람이고 남양 무맹의 맹주에게서 수련을 받았으며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 맹주였다.뼈대 있는 집안 자손이었고 천부적인 재능을 겸비했다.그래서 그가 하현과의 거리가 좁힌 지금 한 번에 몸을 날리자 무서운 기세가 펼쳐졌다.방금 양유훤 앞에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던가!여수혁은 하현에게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의 계산대로라면 지금 이 주먹으로 하현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대하 촌놈! 죽어!”여수혁은 섬뜩한 미소로 쏜살같이 덤벼들었다.이런 벼락같은 기세라면 소 한 마리도 때려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보고 여음채와 부일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수혁의 대담한 기세에 깜짝 놀란 것이다.“양유훤, 봤지?!”“이게 당신이 선택해야 할 남자의 모습이야! 이 정도는 되어야 양 씨 가문 데릴사위가 되지!”“입으로만 떠드는 남자가 무슨 소용있어?”“여수혁 같은 고수를 만나면 바로 무릎을 꿇을 거야!”부일민과 예쁘장한 간호사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띠며 하현을 주제넘은 사람이라고 비꼬았다.주변 구경꾼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왜 여수혁을 감히 도발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이 모든 게 자업자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장내에 오직 양유훤과 하구봉만이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그들은 모두 하현의 실력을 본 적이 있었다.만약 여수혁 같은 사람 한 명도 수습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하현은 헛수고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퍽퍽퍽퍽!”여수형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온몸을 덜덜 떨며 비명을 질렀다.동시에 하현은 그의 두 손을 짓밟아 부러뜨렸다.“이럴 수가?!”여음채와 부일민은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여수혁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 그리고 소위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도 지금은 눈가
그러자 여수혁의 옆에 있던 여음채가 얼굴을 가리고 노기를 띠며 말했다.“하 씨! 당신 뭐가 좋은지 나쁜지 몰라?”“양유훤의 체면을 봐서라도 당신과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살길을 마련해 준 거라고!”“좋게 끝났을 때 그만해야 한다는 것도 몰라? 나중에 얼굴이 찢겨 봐야 아는 거야?”여음채의 마음속에는 불쾌함으로 가득 차올랐다.하현은 계속 자신의 뺨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이빨이 부러지도록 만신창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콧대 높은 여음채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하현이 도발하며 여수혁을 추궁하는 것을 보고 여음채는 도저히 화를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그녀가 특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남자가 여자의 치마폭에 싸여 쉽게 살려는 자들이다.양유훤을 믿고 호랑이처럼 위세를 부릴 뿐만 아니라 아주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라니!여음채의 상식으로 어떻게 하현 같은 사람을 여수혁과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겠는가?운이 좋아서 양유훤의 치마폭에 싸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하현은 벌써 수십 번은 죽었을 것이다.“좋은 게 좋은 거라고?”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잘난 척 기고만장한 여음채의 말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여음채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렇지 않아? 똑똑히 들어. 양 씨 가문의 호가호위만 믿고 설치는 짓,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당신이 정말로 양유훤의 남자인 줄 알아? 당신이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도 된 줄 알아?”“당신이 정말로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해도 여자 치마폭에 싸인 남자가 얼마나 대단하겠어?”여음채는 엄청 호의를 베풀 듯이 호기롭게 훈계를 했다.“당신이 어떤 속셈이 있고 무슨 실력이 있든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하현은 여음채가 하는 말을 더는 듣기 귀찮아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자, 닥쳐! 쓸데없는 소린 그만해!”“재잘재잘 너무 시끄럽군!”“뭐?!”여음채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입에 차가운 재갈을 물리는 것 같은 수치스러움
남양 무맹 사람들이 나섰음에도 양유훤은 전혀 체면을 세워 주지 않자 여수혁의 안색이 일그러졌다.그는 자신이 오늘 하현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하 씨, 오늘은 내가 운이 나빴군.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아!”“능력이 있으면 어디 이 여자가 영원히 당신을 비호하도록 만들어 봐!”“이 여자가 당신을 얼마나 지켜줄 수 있는지 얼마나 당신을 먹여 살릴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그는 하현을 노려보다 냉소를 흘리며 돌아섰다.여음채도 한껏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외지인 남자가 여자한테 기대서 큰소리치는 꼴이라니!세상은 좁아서 언제든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법이다.이 남자가 괴로워할 때가 분명 올 것이다!“거기 서!”바로 그때 침묵하고 있던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순간 하현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아우라가 강하게 감돌았다.비록 양유훤이 나서서 자신을 비호하도록 가만히 놔두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긴 했지만 하현은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현재 양유훤의 처지를 거의 파악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양유훤의 어깨에 올려놓을 수 없었다.하현이 한 걸음 내디디며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의사들과 간호사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하현의 행동을 지켜보았다.그들은 하현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의심하기까지 했다.여수혁 같은 거물이 그를 벌하려는 걸 양유훤이 겨우 구해줬는데 뭘 또 바란단 말인가?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여수혁은 발걸음을 뚝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오늘은 운이 나쁜 걸로 친다고 했는데 뭘 또 바라는 거야?”하현은 뒷짐을 지고 천천히 앞으로 나서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정말 이렇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돈을 받고도 아무것도 치료하지 않았어. 그리고 당신은 권세로 사람들을 자꾸만 괴롭히려고 해.”“날 잡아서 감옥에 가두고 내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게 만들려고 했어.”“이 모든 것에 적
여수혁은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고 느끼며 이를 갈았다.“양유훤, 당신 생각 잘 해야 할 거야. 아직 당신 할아버지는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어.”“양 씨 가문 큰집이 아직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구!”“게다가 당신이 아직도 양 씨 가문에서 큰소리칠 수 있는 것은 큰집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야. 그래서 양 씨 가문에서도 함부로 당신에게 칼을 들이댈 수 없는 거지. 단지 그뿐이야.”“만약 당신이 오늘 한 말이 전해진다면 그 많은 지지자들은 다 사라질 거야!”“양 씨 가문에 무슨 권세가 있겠어?”“언제까지 그렇게 기고만장할 수 있을 것 같아?”“당신이 이 남자를 지킬 수 있다고 확신해?”여수혁은 분노하며 퍼부었다.그의 저력이 여전히 꽤 굳건하다는 걸 보여주었다.그는 양유훤이 한 남자를 위해 양 씨 가문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을 포기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다.그를 두려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였다.“난 지금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고 내일도 할 수 있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구!”양유훤이 차갑게 내뱉었다.“양 씨 가문 사람들이 여기 나타난다고 해도 난 모두에게 알릴 수 있어!”“하현은 내 남자야. 페낭에서 누가 그를 건드리고 싶어도 내 시체를 밟고 지나가지 않는 한 절대 안 돼!”“당신...”여수혁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질투의 화신이 온몸을 점령한 듯 이를 부득부득 갈며 입을 열었다.“하현은 대하 사람이잖아? 그런데 언제 당신 눈에 든 거야?”“아무리 시집을 가고 싶어도 좀 쓸 만한 방패막이를 찾아!”“이런 쓸모없는 놈을 구하다니! 우리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퍽!”양유훤은 손바닥을 후려쳤다.“하현을 모욕하는 것은 날 모욕하는 것과 같아!”여음채는 더 이상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어서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양유훤, 당신이 왜 이 남자를 이렇게 비호하는지 모르겠지만!”“이 남자
내 남자?짧은 이 한 마디에 여수혁은 천둥소리를 들은 듯 귀가 먹먹해졌다.양유훤의 신분은 말할 수 없이 높다!지금 양 씨 가문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말라죽은 낙타가 말보다 큰 법이다.양유훤은 양 씨 집안의 실세로서 배후에는 양제명이 그녀의 뒤를 받치고 있었다.그녀의 남자라.그것은 어마어마한 권력을 상징한다.적어도 지금 페낭에서는 이 씨 가문과 원 씨 가문 외에 양 씨 가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양유훤이 비호하는 하현을 밟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여수혁이 페낭 무맹의 부맹주 아들이라는 아주 비범한 신분을 가졌다고 해도 양유훤이 하현을 비호하고 나선다면 그로서도 절대 어쩔 수 없었다.양 씨 가문이 정말로 무너지고 페낭의 몇몇 세력에 의해 완전히 소멸되지 않는 한 지금 이 시점에서 양유훤의 권세는 여전할 것이다.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수혁이 줄곧 양유훤에게 관심을 가졌고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삼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그런데 지금 양유훤의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고 여수혁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양유훤!”여수혁이 무겁게 입을 열고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이 녀석의 정체는 당신도 나도 잘 알고 있어!”“그를 비호하기 위해 굳이 당신의 남자라고 말을 하다니! 그 결과가 어떤 것일지 생각이나 해 봤어?”“그리고 당신도 당신의 신분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를 당신의 남자라고 선언하는 순간 당신은 그를 끝없는 위험에 빠뜨리게 된 거야.”“그런데도 당신 계속할 거야?”“그래, 내 결정은 바뀌지 않아.”양유훤이 단호하게 말했다.“하현은 내 남자야. 나 양유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틀림없는 사실이야!”“누군가가 그를 건드리려면 내 시체부터 밟고 지나가야 할 거야!”“여수혁, 당신이 해 볼 테야?”여수혁은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나지막이 말했다.“양유훤, 내가 당신한테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함부로 행동하지 마!”“당신은 절대 이 남자를 지킬 수 없어!”“퍽!
하현은 싱긋 웃으며 여수혁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말했다.“만약 내가 거절한다면?”“내 호의를 거절한다고?”여수혁은 쥐를 쫓으며 희롱하는 고양이의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분명 하현이 거절하길 바라는 눈치였다.“미안하지만 양유훤의 체면을 더는 봐줄 수 없을 것 같은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당신을 놓아주긴 어렵지 않을까?”“그렇다면 내 체면이 뭐가 되겠어?”여음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언짢은 듯 표정을 일그러뜨렸다.여수혁 앞에서도 여전히 센 척하는 거야?죽음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여전히 시치미를 뗀다 이거지?여수혁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 놓은 상태인데 당신은 아직도 사태 파악도 못하고 허세를 부린다고?설마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절대 좋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모르진 않겠지?잠시 후 여수혁이 손을 흔들자 군중 뒤에서 무도복을 입은 남녀 수십 명이 걸어 나왔다.그들은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을 꺼내며 기세등등하게 칼날을 번쩍거렸다.칼날이 빛을 받고 위용을 드러내자 여음채와 부일민은 점점 조롱과 멸시에 가득 찬 미소가 얼굴 가득 번졌다.여수혁은 마치 자신이 천왕 노자라도 된 것처럼 차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며 말했다.“두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고 사과하게 만들어!”“감히 반항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네 명의 무맹 제자들이 앞으로 나와 하현의 이마에 장검을 들이대었다.어떤 사람은 야구 방망이를 꺼내 당장이라도 하현의 다리를 부러뜨릴 듯한 자세를 취했다.이 모습을 보자마자 하구봉은 매서운 눈빛을 드러내며 당장이라도 공격하려고 했다.하지만 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그를 만류했다.그와 하구봉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었다.하지만 강옥연과 원가령 두 사람이 이 일에 엮이면 정말로 발을 빼기 힘들어진다.이것은 하현이 원하는 일이 절대 아니다.“내가 궁금해서 그러는데 말이야.”하현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빗발치는 칼날을 무시하고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당신은 양
”여수혁?”하현은 여음채를 쳐다보며 차가운 미소를 띠었다.“그가 이 병원 대주주인 동시에 당신의 뒷배라고?”“그래! 알고 나니 이제야 겁이 나?”“무서운 줄 알면 이제 무릎 꿇고 내 신발 밑창을 핥아!”“그리고 다리를 부러뜨리고 이십억을 배상해! 그러면 여수혁도 당신한테 살길을 열어줄지도 모르지!”“그렇지 않으면 당신 오늘 재수 없을 줄 알아!”여음채는 경멸하는 기색을 한껏 드러내었다.하현이 남양 무맹과 여수혁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전혀 별 볼 일 없는 존재라고 여겼던 것이 분명했다.강옥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하현에게 말했다.“하현, 여수혁은 남양 무맹주가 총애하는 제자야.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의 부문주라서 건드리기가 쉽지 않아.”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어릿광대일 뿐이야.”“뭐? 어릿광대?”하현의 말에 여음채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누가 당신한테 그런 용기를 줬는지 모르겠군! 흥!”“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이 사람은 페낭 무맹의 부맹주 아들이야!”“이 사람은 페낭 무맹 장로가 아주 아끼는 제자라구!”“게다가 남양 무맹이 페낭 무맹에 파견한 제자라고!”“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딜 가나 거칠 것이 없는 사람들이야. 그뿐만 아니라 실력도 비할 데 없어!”화려한 옷차림의 남녀 예닐곱 명이 걸어와 소리치며 하현을 향해 멸시하는 눈빛을 보이며 비아냥거렸다.“야, 너 오늘 큰일 났어! 아주 재수 옴 붙은 날이라고! 우리가 당신 목숨뿐만 아니라 가죽까지 싹 벗겨버릴 거거든! 하하하!”이 사람들은 하현이 무슨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처럼 여기는 것 같았다.원하는 대로 칼질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험한 말을 마구 내뱉었다.예쁘장하게 생긴 여자들은 더욱 경멸하는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 같은 외지인이 감히 그들 같은 거물들한테 입을 놀리다니 정말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망나니가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하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이 광경을 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외지인 관광객 주제에 너무 오만하고 포악하지 않는가?진 반장이 이미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나려는데 여전히 권세를 믿고 남을 괴롭히려고 하다니, 이건 지나친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진 반장은 얼굴을 가리고 일어나 하현의 의기양양한 얼굴을 잠시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도대체 이놈의 정체가 뭔지 알 길이 없어 진 반장은 순간 분노했지만 애써 마른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젊은이, 당신 너무 심한 거 아니야?”“퍽!”하현은 손바닥을 휘둘러 또다시 뺨을 때리며 냉담하게 말했다.“그렇게 대단하게 나한테 큰소리쳤다는 건 잘못을 하면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도리도 잘 안다는 뜻 아니셨나?”“이렇게 간단한 이치도 몰라?”진 반장은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갈았다.생각 같아서는 하현을 죽이고 싶었지만 결국 그는 소리 없이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잘못했어!”그는 하현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하구봉이 전화를 건 정종화 총경이 두려운 것이 분명했다.감히 이런 상황에서 어찌 그가 하현을 상대로 싸울 수 있겠는가?상대방의 사과를 들은 후에야 하현은 앞으로 나와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꺼져!”진 반장은 그의 무리들을 데리고 쏜살같이 꽁무니를 뺐다.그리고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은 하현이 진 반장을 내쫓을 만큼 강력한 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진 반장 일행이 꽁무니를 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진 반장의 얼굴까지 때렸다.“내가 당신을 얕잡아 본 것 같군. 당신이 이렇게 큰 뒷배를 뒀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진 반장이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여음채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 냉소를 흘렸다.“그렇지만 똑똑히 들어. 당신 뒤에 얼마나 큰 거물이 있든 간에!”“페낭 병원의 뒷배가 훨씬 강할 거야!”“날 건드려?! 흥! 두고 봐! 당신은 죽
선두에 선 남자를 보자 여음채는 안색이 환해졌다.그리고 나서 얼른 다정하게 남자의 팔짱을 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진 반장님, 마침 잘 오셨어요. 바로 저 자식이에요. 저 자식은 우리가 의료 윤리를 중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때린다고 호도하고 있어요.”“게다가 내 아랫배까지 걷어찼다구요!”“저놈을 반드시 감옥에 가둬 주세요. 그 안에서 제대로 반성할 수 있게요.”여음채는 하현을 가리키며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었다.부일민 일행도 모두 큰소리로 맞장구를 치며 하현이 억지를 부린다고 한마디씩 보탰다.“뭐? 감히 병원에서 원장님을 때려요?”“대낮에 그런 짓을 한단 말이에요?”“법도 뭣도 없답니까?”진 형사는 하현의 얼굴을 주시했고 곧바로 그가 남양인이 아니란 걸 눈치챘다.그러자 얼굴이 싸늘하게 바뀌며 비아냥거렸다.“이봐, 어서 저놈을 데려가! 모질게 심문해! 지독하게 조사해!”“감히 반항한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법으로 다스려!”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진 형사를 쳐다보았다.“당신은 어쨌든 형사반 반장이면 경찰서를 대표해서 일을 해야죠. 무슨 일이 생겼으면 제대로 조사를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일을 어떻게 하든 당신 같은 사람이 날 가르칠 건 아니지!”“당신이 먼저 사람을 치고 법을 어겼어. 그러니 법 집행자로서 당신을 연행하는 건 당연한 거야!”“물론 당신도 저항하는 길을 택할 수 있어!”“하지만 저항한 결과는 내가 당신을 한 방에 죽이는 거야!”진 반장은 언성을 높였고 눈을 부릅뜨고 하현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려고 손을 내밀었다.하현은 손을 들어 진 반장의 오른손을 막은 뒤 담담하게 하구봉을 쳐다보며 말했다.“전화 걸어.”하구봉은 어리둥절해하다가 곧바로 하현이 말하는 뜻을 알아차리고 얼른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건너편에 냉랭한 목소리가 전해오자 하구봉은 핸드폰을 진 반장에게 건네주었다.“당신의 직속 상사가 전화를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