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왕정민 뒤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래사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오래되고 화려한 왕조의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이 시대에 이런 장면이 나오는 것은 분명 기이하고 신비롭다. 한참 뒤에 왕정민이 손을 흔들자 곁에 있던 누군가가 오래된 사냥용 활을 건냈다. 그가 활을 구부려 쏘았는데 그건 화살이 아니라 작살이었다. 우레와 같은 소리와 함께 잠시 후 바다 위에 피의 물결이 한 조각 떠올랐다. 왕 세자만의 사냥이 끝났다. 그는 사냥용 활을 내려놓고 정교하게 수 놓아진 손수건으로 손바닥을 여러 번 닦은 뒤에야 고개를 들고 뒤를 바라보며 말했다. “모두 일어서.”“감사합니다. 세자님!”한 무리의 사람들이 여전히 두 손을 늘어뜨리고 일제히 일어섰다. 겉모습은 하민석에 비해 다소 커 보였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왕가의 크고 작은 일들을 차례로 나와서 보고하고 있다. 매 문서는 거대한 자본 사슬과 자원의 배급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 방면에서 왕가는 비록 하씨 가문의 체격에 비할 수는 없었지만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왕가의 현재 저력은 남원의 일류 가문 중 으뜸이라 할 수 있었다. 크고 작은 일을 거의 다 처리한 후 왕태민은 한 가지 작은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그 일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그에게 있어서 이것은 파리 한 마리를 죽이는 일과 같이 작은 일이었다. 그러나 이 일은 하씨 가문의 한 분이 시키신 일이니 왕 세라라도 신경을 좀 써야 했다. 비록 왕가는 하씨 가문과 얽매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왕정민은 총명한 사람이라 와신상담의 이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칩거하면서 기다려야 했다. 왜냐하면 하씨 가문과 같은 존재와 직면해야 했기 때문이다. 명중을 시켜야지 그렇지 않으면 왕가는 순식간에 무너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하씨 집안이 일러 준 작은 일에 사소하고 보잘것없는 작은 일까지도 그는 전부 직접 관여하였다. 왕태민은 지금 일어나 두 손은 늘어뜨리고 이마에 식은 땀
“예전 같았으면 확실히 대단했겠지……”왕정민은 웃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지……”“그럼 세자님의 말씀은……”왕태민은 허리를 굽히고 얼굴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 왕정민의 눈동자 속이 다채로운 색들로 번쩍이더니 이내 담담하게 말했다. “남원에 세자는 하나밖에 없어.”“나 왕 세자, 하 세자도 존재할 필요가 없지.”지금 왕씨 집안 사람들의 눈동자에는 감격의 빛이 가득했다.여러 해 동안 칩거한 끝에 드디어 세자가 움직이게 되었나?왕정민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대모산 쪽을 바라 보았다. 확고한 뜻과 의지가 있는 사람은 무슨 일을 해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아무리 험난한 길이라도 끈기 있게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엔 이뤄낼 것이다.……다음 날, 대모산 리조트 프로젝트 공사장의 임시 사무실. 설민혁과 설지연 두 사람이 함께 설은아를 찾아왔다.설은아는 두 사람을 보며 물었다.“왜? 무슨 일 있어?”“듣기로 길바닥 보스가 최근에 프로젝트 공사장에 와서 귀찮게 했다며? 설 회장이 해결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해서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는지 보려고 왔어.” 설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실력 있게 있을 처리해야지! 이렇게 작은 일로 길바닥 사람들을 놀라게 하다니, 설은아, 너 정말 쓰레기구나!”설지연도 지금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 설은아는 위아래도 두 사람을 잠시 훑어본 뒤에야 웃으며 말했다.“두 분 정말 재주가 좋으시네요. 남원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길바닥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내 회사에 와서 문제를 일으키게 하다니.” “내가 과연 너희들을 잘못 본 게 아니었어.”“그럴 리가 있나? 너도 알다시피 우리가 남원에 온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길바닥 사람들과 연락을 할 수 있었겠어?”설민혁은 한마디로 부정했다. “근데 어젯밤에 누가 나한테 알려줬어. 우리 프로젝트 공사현장에 일이 생겼다고. 나는 우리 대모산 리조트 프로젝트가 걱정되는 것뿐이
“퍽_____”대도 경수는 뺨을 한 대 크게 후려쳤다. 바로 설민혁의 얼굴로 날아와 머리가 어질어질 해 빙빙 돌았다.그러나 지금 그는 감히 손을 대거나 반격을 하지 못하고 어색한 얼굴로 말했다.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눈이 멀어서……”“무슨 시키실 것이 있으신지, 말씀만 하세요……”설민혁은 정말 무서웠다. 대도 경수는 이런 인물이었다. 그를 가지고 놀다 죽이는 건 그야말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는 방금 설은아 앞에서 날뛰었지만 지금 대도 경수의 신분을 알아보고는 설설 기었다. 설지연도 울지 않는 매미처럼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그는 비록 곧 왕가에 시집갈 사람이라 신분이 평범치 않았다. 하지만 그녀도 두려웠다!이런 곳에서 만에 하나 길바닥 사람들이 그녀를 짓밟으면 그녀가 무슨 자격으로 왕가에 시집을 가겠는가? 그래서 그녀는 지금 설민혁 보다 더 두려워했다. 대도 경수가 설민혁을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설은아 앞에서 두 손을 늘어뜨리고 깍듯하고 공손하게 말했다.“설 회장님, 방금 이 두 사람이 회장님께 소란을 피웠습니까? 만약에 그런 거라면 제가 지금 이 두 사람을 당장 물고기 밥으로 던져버리겠습니다.” 이 말을 꺼내자 설민혁과 설지연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이 길바닥의 보스는 정말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설민혁은 조금 괜찮아졌지만, 설지연은 바로 붕괴됐다. “은아야, 나는 왕가에 시집갈 사람이야. 내가 나중에 설씨 집안의 백이 돼 줄 거야. 나는 여기서 사고를 당할 수 없어. 나 좀 봐줘.”설지연은 설은아의 손을 잡고 입을 열었다. 설은아는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았지만 잠시 후 한숨을 쉬었다. 이 두 사람이 지나치게 굴어도 모두 가족이었다. 지금 이들이 설은아에게 악랄하게 굴어도 그녀는 정말 독한 마음을 먹을 수 없었다. 설은아가 명령을 내리지 않는 것을 보고 대도 경수는 다시 설민혁의 뺨을 한대 후려 치고 나서야 허리
“그래.”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원래 슬기에게 차를 한 대 보내달라고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자신이 요즘 계속 지시만 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아 슬기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너무 바빴다. 지금 유소미가 자신을 데리고 가준다 하니 그녀의 차에 그냥 타기만 하면 되었다. 하현이 차에 오르는 것을 보고 유소미는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뻐했다. 지금 그녀의 눈에 하현은 겸손한 부자였다. 남원에서 이런 부자들은 비록 많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았다. 많은 부자들이 아직도 슬리퍼에 잠옷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나?어쨌든 그들은 돈이 많으니 뭘 하든 다 맞다.차가 조용히 차고를 빠져나갔다. 유소미는 한편으로는 차를 몰면서 한편으로는 호기심 많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하현, 너 3년 전에 데릴사위가 되는 게 그렇게 쉽진 않았지?”“설마, 너 무슨 큰 일을 계속 준비해온 거야? 하늘로 높이 날아오를 준비?”하현은 좀 의아해 했다. 처음으로 어떤 사람이 그의 3년 간의 행적에 의심을 품은 것이었다.정말 한참 만에 처음으로 어떤 사람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응, 내가 확실히 작은 장사를 하고 있기는 해.”하현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너 3년 동안 무슨 장사를 했길래 아무렇지 않게 4백억을 쓸 수 있어?”유소미는 비록 운전을 하고 있었지만 초롱초롱한 아름다운 눈이 하현에게 줄곧 머물러 있었다. “사람들에게 경호비라도 내라고 해야지……”하현이 말했다. 그가 한 말도 틀리지 않았다. 그는 여러 해 동안 많은 것들을 준비했다. 매년 이 아래 사람들은 적지 않은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경호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흠______”“어쩐지!”유소미는 찬 숨을 내쉬며 하현이 길바닥의 보스와 분명 어울려 지냈을 것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분명 지위가 굉장히 높은 부류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그녀에게 길바닥은 아예 다른 세상이었다. 어쩐지 그래서 그녀가 몇 년 동안
첫째, 다들 하현이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둘째, 다들 하현이 유소미의 조수석에서 내릴 거라고는 더더구나 생각지 못했다.오늘 남원 동창회라 김겨울이나 서울에 있는 동창생들은 모두 오지 못했다. 그래서 다들 지금 약간 놀랐다.“어? 이거 하현 하 도련님 아니야? 당시에 우리 학교에서 풍운아였잖아!”가장 먼저 난국을 타파한 사람은 매우 활기차 보이는 남자였다. 그는 전에 하현과 다른 반이었다. 다른 반의 대표, 고진석이었다. 하지만 그는 학교 다닐 때 하현에게 주눅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졸업한지 몇 년이 지났고, 그도 그런대로 나쁘지 않게 지내고 있었다. 듣기로 한 기업의 중위권이 되어 연간 수입이 이미 몇 억은 되었다. 그는 오늘 BMW 7 시리즈를 몰고 와 아주 체면이 섰다. 오늘 밤 동창회에 나온 남자들 중에 그는 꽤 잘 지내는 편이었다. 하현이 미소를 지었다. 인사를 한 셈인데, 사실 그는 고진석과 원래 관계가 여물지 않았다. “하현아, 우리는 네가 못 나올 줄 알았어!”“맞아, 우리가 듣기로 네가 서울에서 다른 사람의 데릴사위가 됐다고 들었거든. 매일 장모님 발도 씻겨 드리고 화장실 청소를 한다고……”“뜻밖에도 네 아내가 너를 동창회에 보내 준걸 보니 너 오늘 청소는 다 했구나?”다른 몇몇 학생들은 눈을 마주치며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물론 다들 동창생이라 예의를 갖추기는 했지만, 말속에 담겨있는 비아냥 거리는 냄새는 숨길 수가 없었다. 고진석은 기침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하현이 뭘 하든 자기가 선택하는 거지.”“오늘 여기 다들 동창으로 모였으니 기분 나쁜 얘기는 하지 말자!”사실 방금 안에서 이 사람들은 모두 하현이 데릴사위가 된 일에 대해 비웃었다. 그가 감히 정말 동창회에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그래! 하현은 늘 인물이었으니 동창회에 오는 게 당연하지!”“오늘 밤 너희들 하현에게 술을 너무
하현이 대학에 다닐 때가 마침 하씨 가문이 다시 부상하기 시작한 절대 절명의 시기였다. 그 시절에 그는 맨손으로 20조의 제국을 만들고, 많은 일들을 했었다. 비록 이 동창들은 그가 도대체 뭘 하는지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 당시에 하현은 너무 조용했지만 누가 봐도 재벌 2세나 부자집 도련님으로 보이긴 했다.더군다나 그는 용모가 평범하지 않았기에 그에게 대시하는 여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 때 이미 조숙한 하현은 어찌 그런 어린 꼬마들이 눈에 들어 왔겠는가? 이렇게 차츰차츰 그는 오히려 학교의 유명 인물로 떠올랐다.하지만 대학 졸업 후 첫해는 그가 하씨 가문을 다시 강남의 최정상으로 회복시킨 그 해에 하씨 가문에 내란이 일어났다. 하씨 대문호 어르신의 지시 하에 하현은 권력을 양보하라고 강요 당했다. 이제 막 부상한 하씨 가문이 다시 무너지지 않도록 하현은 한창 전성기일 때 결단하고 물러났다. 하지만 동기들이 보기에 하현은 가세가 기울어 다른 사람의 데릴사위가 된 것으로 보여졌다.그 후 한때 화려했던 인물은 누구나 몇 마디씩 욕하는 길 건너 쥐 꼴이 되었다. 특히 하현은 적지 않은 여신급 여학생들이 쫓아 다녔기 때문에 남학생들은 그에게 더욱 질투하며 질책했었다. “그 당시에 재벌 2세란 놈도 결과가 좋지는 않네. 지금 보니 데릴사위가 됐어!” “데릴사위도 사람인가? 나 같으면 길에서 구걸을 하더라도 데릴사위가 되지는 않았을 텐데!” “가장 관건은 오늘 동창회에 얼굴을 내밀고 참석한다는 거야. 정말 뻔뻔하다!”“설마 우리한테 돈 빌리러 온 건 아니겠지? 모두 조심해!”“……”여러 가지 의론이 분분한 가운데 이 사람들은 하현에게 질투하며 뒤에서 몰래 나쁜 짓을 꾸미고 있었다. 지금 겨우 발산할 기회를 찾았으니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돈많은 남자만을 좋아하는 가난한 여학생들은 지금 다행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애당초 하현을 따라가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이런 폐물과
“모두들 그만 해.” 유소미는 사람들이 계속 하현을 비웃지 못하게 화제를 돌렸다. 사실 그녀 역시 하현이 부자라는 것을 들추어내는 것이 조심스러웠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유소미의 말을 듣고 적지 않은 동창생들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어쨌든 유소미의 신분이 있으니 다들 감히 그녀의 체면을 떨어뜨릴 수가 없었다. 곧 동창생들은 잇달아 자리에 앉았고, 하현이 앉은 곳 주변에는 아무도 오고 싶어 하지 않았다. 재빨리 유소미는 자진해서 그의 오른편에 앉았고, 뒤이어 유소미와 친했던 여동창생들이 건너와 앉았다. 이렇게 되면 하현은 또 미인들에게 둘러 싸이게 되니 여복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멀지 않은 곳에서 몇 명의 남학생들이 고진석에게로 모여들며 말했다.“진석이 형, 보아하니 우리 존예가 반한 모양이에요! 하현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주었는데도 그를 이렇게 좋아하다니. 오늘 밤 미인을 안고 돌아가기가 쉽지 않겠는데요!” 고진석은 차갑게 말했다.“걱정 마, 내가 설마 데릴사위 따위에게 지겠어?”이때, 하현은 미인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유소미 외에 그 왼편에 또 다른 엄청난 미인 장서진이 앉아 있었다. 장서진는 진정한 엄친딸이었다. 남원의 2류 가문이었지만 그녀는 엄친딸의 성깔이 전혀 없었고, 성격이 너무 좋았다. 그녀는 대학교 때 줄곧 하현에게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하현을 무시할 마음이 없었다. “하현, 아니면 이렇게 하자. 우리 집안에서 최근에 사람을 뽑고 있거든. 내가 부장에게 네 자리하나 마련해 달라고 한 번 해볼게. 기본급이 2백 만원이 넘어. 미래 성장 가능성도 좋고.”“만약에 관심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장서진은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면서 동시에 하현에게 명함을 한 장 건넸다.“고마워.” 하현은 장서진이 정말 악의 없이 그를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이때 그는 명함을 받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반면 유소미는 소리 없이 웃고 있었다. 비록
“장서진, 넌 모를 거야. 최건의 아버지는 지금 대단한 인물이셔. 다들 어찌 감히 그를 기다리지 않을 수 있겠어!”“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잘 나간다 해도 연봉이 20억 정도 하잖아? 최건 앞에서는 귀염둥이 수준이지 않겠어?”과장되게 들리겠지만 이건 사실이다!얼마 후 복도에서 소리가 들렸다. 모두 일어서는데 특별히 고진석이 가장 적극적으로 바로 맨 앞으로 나섰다. 최건은 브랜드 없는 평범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손목에는 오데마피게 로얄오크 시계를 차고 있었다. 금빛 시계줄이 불빛 아래서 눈부시게 빛났다. 그와 같은 사람은 굳이 다른 사치품으로 그의 집안을 돋보이게 할 필요가 없다. 시계 하나로 모든 것을 말해 준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키가 크고 늘씬한 미인가 있었는데 170은 충분히 넘는 키에 딱 봐도 모델 출신 같았다. “최 도련님, 드디어 오셨군요.”고석진이 가장 먼저 다가가 정성스런 표정으로 악수를 청했다. 최건은 아무렇게나 손을 뻗어 악수를 하며 인사치레를 했다. “듣기로 너 요즘 연봉이 몇 억이라며,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구나.”“도련님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죠!”고석진은 겸손한 얼굴로 최건 옆에 있는 미인을 쳐다보며 말했다.“최 도련님, 이분은……”“어? 아는 동생이야.”최건은 아무렇게나 둘러댔다. 그로 말할 것 같으면 여자는 그저 노리개일 뿐, 기분이 좋으면 바꾸고, 기분이 안 좋아도 바꿀 수 있었다. 적지 않은 남학생들이 이 여인을 바라보며 눈이 번쩍 뜨였다.“이분은…… 그 유명한 인플루언서잖아! 사진 다운받은 적도 있어!”그 여자는 자신을 아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점점 더 차갑고 거만해졌다. 다른 남학생들은 지금 하나같이 피를 토할 정도로 부러워했다. 인간 대 인간으로 정말 비교가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 여신으로 품은 그녀가 최건에겐 그저 아는 여동생일 뿐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이 여신이 모든 걸 감수하겠다는 듯 반박조차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