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혁은 마치 거짓말을 간파한 것 같았다. "맞아요! 그런가 봐요. 다른 가능성은 없어요. 그렇지 않다면, 그 계약서가 실제 계약서처럼 보였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 사람들은 너무 멍청해요. 본인들의 거짓말이 그렇게 빨리 들킬 것이라고 그 사람들은 생각하지 못했어요…”"그래요! 지금 그런 상황일지도 몰라요. 설 씨 어르신, 그들을 집으로 불러서 진실을 밝혀냅시다.""그렇네요! 데릴사위가 쓸모없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뜻밖에도 그 사람은 도둑이 되었어요. 게다가 어떻게 은아가 가짜 계약서를 집에 가지고 올 수 있었겠어요? 설 씨들에게 엄청난 굴욕이에요!"설 씨 집안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큰 소리로 말한 것을 따라 말했다. '은아가 너무했다. 자그마치 600억 원의 투자이다. 우리 모두 그 투자금 덕분에 많은 혜택을 받고 호화로운 삶을 즐길 수 있다. 감히 가짜 계약서를 가지고 우리를 속이다니! 그녀는 엄한 벌을 받아야만 해!'설 씨 어르신은 그 순간 무표정을 유지했다. 어르신은 무효 처리된 계약서를 꺼내 몇 번 훑어보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차갑게 말했다. "희정이한테 그 둘을 집으로 부르라고 해. 만약 오늘 우리에게 납득이 되는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 그 둘한테 설 씨 집안에서 꺼지라고 할 거야."많은 설 씨 집안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반복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것은 좋은 일이다. 은아가 없다면, 그들은 미래에 더 많은 재산을 차지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은아와 그녀의 가족이 설 씨 집안과 단절되기를 간절히 원했다.***하엔 그룹에서.이틀 동안 하현은 회사의 서류들을 거의 다 읽었다. 하엔 그룹은 원래 투자 회사였다. 그러나 하현의 사촌인 예리는 과거에 쓸모없는 투자를 많이 진행했었고, 회사에 상당한 피해를 줬다. 심지어 예리는 회사를 잘 관리하지도 못했고, 그들이 작년에 번 수익은 백억 원도 채 되지 않았다.1조 원의 가치가 있는 회사에 이와 같은 수익은 다
'어떻게 이와 같은 쓸모없는 사람이 이 자동차 도시에서 말 그대로 아무 차나 살 수 있겠나?'"손님, 이건 어때요? 손님의 성향을 보세요. 이 차가 손님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영업사원은 하현을 거들먹거리며 쳐다보았다. 그녀는 멀지 않은 포르쉐 파나메라를 딱 가리키고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건 어때요? 손님이 이 차를 운전해서 나갈 수 있습니다. 만약 300미터 거리 내에 어떠한 여자도 손님의 차에 뛰어들지 않는다면, 손님이 너무 무서워 보이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하현은 흥미롭게 느꼈다. 그는 그쪽으로 걸어가서 차를 몇 번 힐끗 보았다. 그러고 나서 하현은 말했다. "나쁘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차를 운전한 지 너무 오래됐어요. 시승하게 해주는 건 어때요? 만약 적합하다면 이 차로 할게요.”"시승이요? 손님께서요?"아름다운 영업사원은 실로 웃음이 터졌다. 이토록 뻔뻔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어떻게 그렇게 대담하게 5억 원 정도 하는 자동차의 시승을 요구할 수 있을까?"손님, 지금 나가주세요. 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아요. 만약 농담하고 싶다면 다른 곳으로 가주시겠어요?"하현은 깜짝 놀랐다. ‘젠장! 날 여기서 쫓아내는 거야? 본인들이 이렇게 행동하고 반응하는데, 어떻게 내가 이 사람들에게 투자하기를 바라는 건가?’하현이 뭐라고 말하려던 참이었다. 이때, 그는 한 남자와 여자가 그곳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여자가 누구인지 보자 순식간에 표정이 극도로 험악해졌다.'은아?'하현은 속으로 비웃었다.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십억 원을 줬어. 그런데 또 다른 남자가 있네.'은아 옆에 한 남자가 있었다. 남자의 머리는 깔끔하게 빗겨져 있었고, 그는 가죽 구두와 함께 정장을 입고 있었다. 심지어 그의 손목에는 반짝이는 커다란 금시계가 있었다. 그는 다소 적절하게 행동했고, 약간 잘생기기도 했다.은아는 내키지 않았지만 여전히 다정하게 웃었
"알겠습니다! 대표님, 당장 꺼지라고 할게요!" 상사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서 그녀는 돌아서더니 화가 나 하현을 쏘아보았다. 그녀는 말했다. "손님, 지금 당장 나가주세요. 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아요. 어떻게 나갈지 모르신다면 경비원을 불러서 밖으로 안내하겠습니다…”하현은 그녀에게 방해 받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저 한 걸음 앞으로 가서 자신 앞에 서 있는 은아를 응시했다."하현? 왜 여기 있는 거야?" 은아는 이제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녀가 하현을 보자 아름다운 자태가 약간 떨리는 것이 보였다. 은아는 그 순간 기쁨과 어색함으로 가득 찼다.그녀조차도 왜 자신이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알 수 없었다.은아는 분명히 이 전에도 하현 앞에서 상당한 우월감을 느꼈다. 그런데 이제 몇몇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은아는 하현을 보는 게 눈을 매우 즐겁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그를 보지 못했을 때 외로움을 자주 느꼈다.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하현이 봐서 그녀는 매우 어색하고 걱정했다. 은아는 하현이 화를 낼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그런 감정들에 있어서 꽤 헷갈렸다.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들 옆에 있는 한결을 힐끗 쳐다보았다.은아는 두 걸음 앞으로 갔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하현의 손을 잡고 옆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은아는 부드럽게 말했다, "하현, 오해하지 마. 이 사람은 소은이의 사촌 오빠야. 이 사람은 항상 나의 사랑을 얻으려고 노력하지만, 나는 항상 거절해왔어. 그런데 오늘 우리 엄마가 나한테 여기 오라고 강요해서…"그 말을 듣고 하현은 마침내 진실을 알게 되었다. 은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어."하현은 장모님이 성격 급한 사람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이 둘은 아직 이혼하지 않았지만, 그의 장모님은 초조하게 다른 사윗감을 찾기 시작했다.강이준은 사라졌지만, 지금 유한결이라는 다른 남자가 생겼다. 하현은 속으로 비웃었다.
은아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곤란해 보였다. 하지만 소은은 당황해서 한결을 쳐다보았다.한결은 웃으며 말했다. "소은아, 이 데릴사위가 오늘 차를 사러 온 거 몰라? 포르쉐 파나메라를 눈여겨보고 있어. 색깔을 고르는 걸 도와주지 그래?"소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 일은 됐어. 포르쉐에는 녹색 차가 없어서 골라주기가 힘들다."소은이 이 말을 한 후, 하현에게 다가가서 그를 노려보았다. 그런 다음 소은이 말했다. "머저리! 은아가 내 사촌 오빠랑 데이트하고 있는 거 안 보여요? 만약 일말의 자각심이 있다면, 당장 꺼져요! 여기서 당신은 꼴불견인 거 몰라요?"한결도 그 말을 듣고 웃었다. 동시에 그는 하현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 남자는 정말 한심한 삶을 살고 있어. 그가 심지어 내 사촌 동생의 신발을 빨아줬다고 들었어. 정말 남자들에게 커다란 수치야!'하현의 표정은 약간 안 좋았다. 그는 소은이 날카로운 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하현은 소은이 그렇게 사악하고 악랄하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하현은 화가 나려고 했지만, 은아가 소은을 옆으로 끌어당기며 부드럽게 그녀에게 무언가를 말했다. "소은아, 제발 여기서 중매쟁이 짓은 하지 말고 난장판을 만들지 말아줄래? 네 사촌 오빠랑 나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야. 내가 오늘 왜 여기 왔는지 모르겠어? 그리고 나는 아직 하현이랑 이혼할 준비가 되지 않았어."마지막 문장을 내뱉었을 때, 은아는 굉장한 죄책감을 느꼈고, 그녀의 목소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웠다.소은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이어 그녀는 손을 뻗더니 은아의 이마를 만졌다. 그런 다음 소은은 헷갈려서 말했다. "열은 없네.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 거야?"이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소은은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이내 하현을 바라보며 경멸하듯 말했다. "하현 씨, 당신이 돈을 빌려왔다고 이제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말을 들어줄 것 같아요? 어떻게 은아한테 이혼하지 말라고 협박할 수 있어요?"
그 순간, 하현은 소은을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한결을 바라보고 말했다. "처음에는 당신과 협력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여기서 당신의 행동과 태도는 정말 실망스러웠어요. 협력하는 것은 없던 일로 하죠."한결은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 정말 재미있군요." 그러고 나서 그는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협력이 뭔지 알기나 해요? 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 거 아니에요? 협력이 한심한 차를 산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최씨 부인이 당신에 대해 틀린 생각을 한 것 같지는 않네요. 당신은 정말 자존심이 높은 한심한 사람이에요. 자기 자랑을 하는 당신은 다른 사람보다도 낫지 않아요.""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진정한 남자라면 빨리 꺼지세요. 여기서 은아를 모욕하지 말아요. 더 이상 당신이 이러는 꼴을 볼 수가 없어요!"한결은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 옆에 서 있던 소은은 이제 끊임없이 웃고 있었다. '이 데릴사위는 정말 남자들에게 큰 수치심을 줬어!'"그만 하세요, 하현 씨. 너무 멀리 가지 마세요. 당신이랑 여기서 헛소리할 시간 없어요. 나중에 은아랑 진지한 얘기를 좀 해봐야겠어요. 이제 나가주세요." 명백하게도 한결은 인내심을 잃었다. 그는 금시계를 휘두르며 말했다.하현은 희미하게 웃었다. 이윽고 그는 말했다. "유 대표님, 제 발로 떠날 테니 저를 쫓아낼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제가 나중에 떠나면 당신이 무릎 꿇고 가지 말라고 애원할까 봐 걱정되네요!"하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한결을 힐끗 보았다. '유감스럽게도 이 사람은 지금 누구랑 이야기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현재 서울 전체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에게 투자해달라고 울고불고 애원하는지조차 모른다. 그런데 이 자동차 도시는 빚이 많다. 내가 투자를 거부하면 이들은 반드시 반년도 안 돼 망할 것이다.’"하현 씨, 제가 시립 병원의 정신과 전문의 한 명을 알고 있어요. 약속을 잡아드릴까요? 가서 그 정신과 의사를 한번 만나보는 게 어때요? 당신은 뭔가
하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나중에 다시 갈 거야…""무슨 문제라도 있어?" 은아는 궁금했다. 데릴사위인 그녀의 남편은 지난 3년 동안 단 한 번도 외박한 적이 없었다. 그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걸까?하현은 잠깐 고민하고 말했다. "나 일하러 갈 거야. 그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무슨 일?" 은아는 약간 안도했다. 이 쓸모없는 남편은 3년이 지나서 마침내 약간의 진전을 이루려고 했다.하현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말했다. "나한테 돈을 빌려준 동기 밑에서 조수로 일하고 있어. 그 친구가 최근에 서울로 돌아왔어. 방금 그 애 차를 사는 것을 도와주려고 온 거였어.”은아는 갑자기 깨닫고 호기심에 물었다. "동기가 무슨 일을 하는데?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면 우리 가족과도 협업할 수 있을 거야.”은아는 이 말을 하는 동안 약간 불안해했다. 그녀는 하현이 동기가 건설업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할까 봐 두려웠다. 어찌 됐든 하현은커녕, 은아 자신도 설씨 집안에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냥 작은 투자 회사인데,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아직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 하현은 무심코 말했다. 잠깐이라도 진실을 밝히고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직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하현은 지난 3년 동안 자신에 대한 은아의 관점이 점차 변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심지어 그녀는 그에게 약간의 애정도 가지고 있었다.가능하다면, 하현은 은아가 지금의 그를 좋아하기를 바랐다. 그는 갑자기 다시 부자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은아가 자신을 다르게 대하기를 원하지 않았다.은아는 눈치가 빨라서 하현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자, 그녀는 질문하는 것을 멈췄다. 은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네가 지금 일을 하고 있으니까, 나중에 우리 엄마한테 너도 집안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거야. 일하는 아줌마를 고용하면 되니까.""좋아, 네 뜻대로 해." 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은아는 잠시 고민했
"전기... 전기 자전거요?" 한결은 무심코 말했다. 그의 눈꼬리가 씰룩씰룩 경련을 일으키더니, 나쁜 예감이 그의 가슴속에 떠올랐다."네, 전기 자전거요. 처음에는 대표님을 그곳으로 모셔다 드리려 했지만, 저의 제안을 거절하셨어요." 슬기는 말했다. "대표님을 만나시면 예의를 꼭 지키세요. 제가 이번에 좋은 말을 많이 해드렸어요. 그래서 하 대표님께서 유 대표님의 자동차 도시에 투자하는 것을 재고하셨어요. 그런데 만약 대표님을 무시하신다면, 저는 그 이상 도울 수 없습니다."슬기는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여전히 서류를 분류하느라 바빴다.이후, 핸드폰이 삐삐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한결은 이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윙윙거리는 소리를 느꼈다.하 대표님, 검소, 전기 자전거...이런 젠장! 설마 그 사람인가?이 생각을 하자 한결은 너무 무서워 오줌이 나올 뻔했다. 그는 재빨리 로비로 달려가 방금 하현을 모셨던 젊은 계장을 끌어당겼다. 한결은 단호하게 말했다. "가요, 어떤 방법을 쓰든 간에, 가서 하 대표님을 여기로 다시 데려오세요!” 젊은 계장은 혼란스러웠다. "대표님, 여자한테 얹혀사는 그 남자를 말씀하시는 건가요?""그게 무슨 소리예요? 당신 알 바 아니에요! 헛소리 집어치우고, 빨리 가서 데려와요!" 한결은 그녀를 노려보며 꾸짖었다. "이 쓸모없는 사람아, 빨리 그분을 여기로 데려와.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당신은 해고야!""당신들 전부 방금 본 것을 잊어버리는 게 좋을 거예요. 그 누구도 헛소리하면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해고할 거예요!” 한결은 이 말을 한 후 무척 불안해 보였다. 만약 하현이 하엔 그룹의 대표라면, 한결이 방금 그를 대한 방식도 그렇고, 하현의 아내를 탐낸 것도 그렇고…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한결은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이 부자들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그냥 재산 자랑을 하면 안 되나? 왜 검소하게 굴고 난리야?!’이 순간, 한결은 자신을 망치로 때려죽이고
"슬기 씨, 메시지를 전해주세요. 오전에 논의된 자동차 도시 사업을 철회하세요.” 하현은 한결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네!" 슬기는 간단하게 대답했다.자신의 구형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놓은 후, 하현은 거의 땅에 무릎을 꿇고 있던 한결을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 "유 대표님, 왜 저한테 절을 하세요? 난 쓸모없는 쓰레기예요. 절을 받을 자격이 없어요."한결은 감히 똑바로 서지 못했다. 그는 굽신거리며 웃었다. "하 대표님, 무슨 말씀이세요? 방금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요? 만약 제가 대표님에게 돌아오라고 빈다면, 저는 무릎 꿇고 당신을 아버지라고 불러야 해요…""그러지 마세요. 당신 같은 아들을 둘 정도로 그렇게 운이 나쁘진 않아요." 하현은 손을 흔들었다."네, 네. 저는 쓸모가 없어요. 저는 쓸모가 없어요. 제가 이 전에는 무지했지만, 하 대표님께서 관대한 분이시라는 것은 알아요. 제발 용서해주세요." 한결의 얼굴이 굳었다.하현은 무관심했다. 그는 책상 위의 잡지들을 기분 내키는 대로 뒤적거리고 있었다.한결은 하현의 태도를 보자 이를 악물었다. 그는 이 다음에도 몇 번이나 굽실거렸다. 그러고 나서 한결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 "용서해 주세요, 하 대표님!"오직 한결만이 이 자동차 도시의 장부가액이 얼마나 안 좋은지 알고 있었다. 자본을 투입해줄 강력한 외부 지원이 없다면, 그는 자본 사슬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회사는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한결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말이다.게다가 한결도 방금 그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앞에 있던 하 대표는 처음에 자동차 도시에 투자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의 태도 때문에…이런 생각을 하자, 한결은 하현을 미워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후회와 불안만을 느꼈다.이 광경을 보자, 하현은 마침내 손에 잡지를 내려놓고 미소를 지었다. "유 대표님, 저는 당신의 큰절을 감당할 수 없어요. 일어나세요. 그렇지 않으면 직원들이 당신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겠어요."
원가령은 더욱 득의양양한 얼굴로 일부러 하현을 힐끔 쳐다보며 도발하는 표정을 지었다.필립 선생님의 가치는 이슬기와 우윤식을 훨씬 능가한다.필립 선생님의 등장은 이슬기, 우윤식의 등장이 준 충격을 일거에 만회할 만했다!“필립 선생님, 어서 오세요!”양 씨 가문 노부인은 양호남을 이끌고 활짝 웃으며 걸어갔다.“이렇게 걸음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원천신과 원가령도 그들을 따랐다.만면에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미소가 번졌다.결국 페낭에서 필립 선생님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도 다 그들의 높은 신분 때문이었다.“아, 노부인. 그리고 원 사장님. 안녕하세요. 축하드립니다.”필립 선생님은 자신이 가려는 길을 사람들이 막아서 좀 불쾌했지만 신사답게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양 씨 가문도 더욱 번창하시길 바랍니다.”노부인 일행은 모두 크게 웃으며 얼굴 가득 흥분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고맙습니다, 필립 선생님. 고맙습니다!”원천신은 필립의 손에 뭔가 들려 있는 것을 보고 축하 선물인 줄 알고 얼른 입을 열었다.“가령아, 호남아. 얼른 저거 들어드려!”“필립 선생님이 일부러 저렇게 선물까지 들고 오셨는데 계속 들고 있게 해서야 되겠니?!”원가령과 양호남은 상기된 얼굴로 필립 선생님이 들고 있는 꾸러미를 들어주려고 다가갔다.그들 눈에 노국의 귀족이 주는 선물은 거름 밭의 똥이라도 향기로울 정도였다.“아. 죄송합니다.”필립 선생님은 원가령과 양호남의 행동에 고개를 저으며 멋쩍은 듯 입을 열었다.“아, 이건 양 씨 가문을 위한 게 아닙니다. 나는 오늘 양 씨 가문 기념일에 참석하러 온 게 아니라서요.”“하현의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서 왔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의 심복들에게 사람들을 밀쳐내 길을 좀 정리해 달라고 지시했다.그리고 그는 반가운 표정으로 하현의 가게 앞으로 가서 환한 미소를 보이며 꾸러미를 건넸다.“하현, 이건 내가 당신을 도우려고 며칠 동안 공들인
”내 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대하에서 사람을 불러올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아쉽지만 난 격이 너무 높고 신분도 대단한 사람이야.”“그런데 당신의 개가죽 고약은 나한테 들이밀기에는 너무 볼품없지. 그렇다고 이런 거물을 앞세우는 건 너무 우스꽝스럽고 억지스러운 일이잖아!”“아무리 연기를 하고 있어도 쉽게 간파할 수 있어.”“하현, 사람됨이 진실해야지! 손님을 못 끌어오겠으면 말을 하지 그랬어!”“일부러 이런 행세까지 하다니! 사석에서 얼마나 무릎을 꿇었길래 이런 거물을 데려온 거야?!”“백억짜리 주문? 왜? 아예 천억이라고 하지?”“전 세계에 있는 상처치료제를 다 당신이 가져온다고 해도 안 될 걸?”원가령은 시건방진 얼굴로 고개를 빳빳이 들고 말했다.“오늘은 당신과 연기 호흡을 맞추러 온 이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축하해 주는 사람이 없을 거야.”“만약 있다면 내가 바로 물러나겠어.”말을 하면서 원가령은 하현의 개가죽 고약 간판을 가리키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러자 원천신은 정색을 하고 원가령을 꾸짖었다.“가령아, 어떻게 이 비서님과 우 사장님이 연기를 할 수 있겠니?”“이 비서님과 우 사장님은 마음이 너무 약해서 그런 거야, 알겠어?”“어쨌든 대하 사람이니까 봐주지 않을 수가 없었을 거야.”“그렇지 않았으면 하현이 무릎이 찢어지도록 꿇는다 해도 두 분은 절대 봐주지 않았을 거야!”“대하인은 서로 같은 대하인이라는 끈끈한 정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니 우리가 이해해야지.”“그렇구나.”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은 그제야 충격에서 벗어나 원천신의 해명에 고개를 끄덕였다.모두들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연신 하현을 비웃었다.체면을 위해서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다니!마침 해외였으니 같은 대하인이라는 정서에 호소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이 일이 대하 안에서 일어났더라면 이슬기와 우윤식 같은 거물이 어떻게 하현을 상대하겠는가?절대 마주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우윤식은 하현에 대한 냉대와 멸
이슬기와 우윤식은 원천신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심지어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기도 귀찮아하며 그녀 곁을 스쳐 지나갔다.눈길도 주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철저히 무시하겠다는 의미였다.이슬기와 우윤식은 하현에게 다가갔다.이슬기는 방긋 웃어 보였고 우윤식은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오랜만이야.”하현과 이슬기가 가볍게 포옹했다.두 사람이 친근하게 인사를 하는 것과 이슬기의 독보적인 외모가 원가령의 심기를 마구 휘저어 놓았다.원가령은 지금 이런 감정이 무엇인지 도저히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최고의 절세미인인 양유훤과 이슬기가 왜 하현을 이렇게 따르는지 이해되지 않았다.하현은 결국 원가령이 뻥 차버린 남자일 뿐이었다!이때 하현은 우윤식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앞으로 합작 파트너를 고를 때는 좀 더 신중하게 하는 게 좋겠어. 안목을 좀 더 키워.”“개나 소나 다 덤빈다고 합작하면 안 돼.”우윤식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누군가 밖에서 우리 천일그룹의 이름을 함부로 놀리고 기만하려 한 것 같은데 제 불찰입니다. 제가 살피지 못했어요.”“이번에 페낭에 온 이유는 이 가게 개업을 축하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결판을 내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여기까지 말한 우윤식은 의도한 듯 원천신을 힐끔 쳐다보았다.순간 원천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하현은 우윤식의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모든 것은 규칙에 따라 처리하면 돼. 나와의 관계 때문에 곤란하게 생각하거나 혹은 가볍게 생각할 필요없어.”하현과 우윤식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원천신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우윤식이 어떤 인물인가?원 씨 가문 출신인 자신도 공손히 대해야 할 남자가 아닌가?그런데 왜 이런 남자가 하현 앞에서 머리를 숙이며 복종하는 모습을 보이는 거지?하현이 뭐길래 이런 대접을 받는 거지?“쳇! 대하인 두 명이 온 것 가지고
”붕!”바로 그때 거대한 엔진음과 함께 벤츠 마이바흐 한 대가 천천히 멈추는 것이 보였다.노부인 일행이 미소를 지으며 마중 나가려는데 양씨백약 입구에는 더 이상 주차 공간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래서 그런지 마이바흐는 하현의 가게 앞에서 멈춰 섰다.곧이어 마이바흐 문이 열렸고 그 안에서 네댓 명의 남녀가 걸어 나왔다.그들은 하나같이 화려한 옷차림에 도도한 표정으로 상류 귀족 엘리트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맨 앞에 선 사람은 이슬기였다.우윤식은 반 발짝 뒤에 서 있었다.양 씨 가문 노부인은 어리둥절해하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슬기와 우윤식이 남양에 온 지 이틀이나 지났다.경제 신문에도 특별히 보도되어서 대하 거물이 페낭에 온 일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하지만 양 씨 가문은 이런 거물을 초대할 역량은 없었다.어쨌든 아직까지 양 씨 가문의 역량이 그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노부인의 눈에 희미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설마 원천신이 청한 건 아니겠지?!듣자 하니 원 씨 가문은 이미 천일그룹이랑 접촉을 했다고 하던데!그렇다면 원천신만이 이 거물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일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노부인 일행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흘렀다.어쨌든 이 두 사람은 대하의 거물이었고 상류층 중의 상류층 인물이었다.그들이 양 씨 가문에게 플랫폼을 제공한다면 양씨백약이 대하에 팔릴 수 있고 양 씨 가문은 단번에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된다.아니, 이전보다 더 부강한 가문이 될 수도 있다!이런 생각이 스치자 노부인은 손을 흔들어 양 씨 가문 사람들을 데리고 하나같이 앞으로 나가 공손히 손을 모았다.“이 비서님, 우 사장님 오셨군요!”원천신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긴 다리를 휘적거리고 앞으로 나갔다.“환영합니다! 환영합니다!”“오늘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저희가 자리를 예약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의 불찰입니다.”“자, 자. 우선 이쪽으로 오세요.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두 분의 방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흘겨보았다.그러나 오늘은 어쨌든 개업일이었다.좋은 날 원가령과 따지고 싶지 않았던 하현은 양유훤 일행을 보고 입을 열었다.“모두들 좀 쉬고 물 많이 마셔.”“이따가 손님이 왔을 때 정신없이 인사해야 할 테니까.”말을 마친 하현은 다시 찻잔을 손에 쥐고 오직 찻잔 속에만 시선을 고정하며 차를 마셨다.몸을 돌려 떠나려던 원가령 일행은 하현의 그런 모습을 보고 하나같이 냉소를 흘렸다.모두들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숨기지 않고 하현을 얕잡아 보았다.강한 척하며 허세 부리는 사람,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봐 왔지만 하현처럼 뻔뻔한 사람은 드물었다!손님도 없고 화환도 없는데 손님이 올 거라고 예상하며 찻잔이나 기울이다니?!얼마나 더 뻔뻔해야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거지?“쯧쯧쯧, 허풍이 하늘을 찌를 태세구만! 정말 자기 눈에는 안 보이는 건가?”이때 하현의 가게에 있는 원가령 일행을 보던 양 씨 가문 노부인과 양호남, 양신이도 슬슬 하현에게로 발걸음을 했다.차를 마시고 있는 하현을 보고 그들은 코웃음을 쳤다.“양유훤, 남양에서 감히 그런 꼴로 어떻게 우리 양 씨 가문에 대항하겠다는 거야?”“그러고도 우리 양 씨 가문을 갈라놓겠다고? 흥!”양신이는 평소에도 그랬듯이 여전히 눈엣가시처럼 양유훤을 노려보며 빈정거렸다.“뭘 믿고 양 씨 가문을 갈라놓는다는 거야?”“개가죽 고약이나 팔아서?”“내가 당신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에 보따리 싸서 항성으로 도망가서 쥐구멍에라도 숨었을 거야!”“여기 와서 이렇게 망신당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양호남은 시위하듯 다가와 원가령의 허리를 끌어안고 하현에게 코웃음을 쳤다.“원가령, 저런 남자는 친구는커녕 당신의 개가 될 자격도 없어!”“개한테는 적어도 혈통이란 게 있잖아. 그런데 저런 놈한테 무슨 혈통이 있겠어?”“키워 봤자 창피할 뿐이야!”원천신과 그녀의 무리들도 하현의 가게 쪽으로 왔다.매끈한 정장 차림에
양 씨 가문 가게의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자태를 본 원가령은 하현의 쓸쓸한 모습에 다시 눈길을 돌리며 비아냥 섞인 미소를 참지 못했다.“내가 화환 하나 사 줄까? 아니면 연고라도 좀 사서 매출이라도 올려 줘야 하나?”원가령의 말에 그녀가 이끌고 온 여자들이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거렸다.대하 촌뜨기가 갖은 고생 끝에 개가죽 고약 가게를 개조해 가게를 열었는데 이 모양이라니!개업하고 나서도 손님 한 명 없고 예전에 가까이 지낸 정으로 겨우 화환 하나 구걸하다니!이건 뭐 불쌍한 정도가 아니라 가엾고 슬퍼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하현은 찻잔을 움켜쥐고 한 모금 마신 뒤 심드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아니야. 당신 화환은 여기에 들일 수 없어. 우리 가게에 놓을 가치도 없거든!”“가게가 좁아서 놓을 데도 없고!”원가령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허! 허! 뭐라고? 놓을 데가 없어?”“계속 그렇게 센 척해 봐! 어디까지 가나 두고 보겠어!”“하현! 황천화랑 아는 사이라고 천하를 가진 것 같아?”“너무 거만하게 구는 거 아니야?”“페낭 일인자라도 되는 줄 알아?”원가령은 참지 못하고 냉소를 흘리며 퍼부었다.그녀의 얼굴에는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가득했다.“솔직히 말해서, 우리 페낭에서는 말이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어!”“내 엄마는 페낭 무맹과 사이가 엄청 좋아.”“아 참. 좀 있으면 대하 강남 천일그룹의 사장이랑 대구 대성그룹 회장의 비서가 양 씨 가문 가게를 축하하러 올 거야!”“양 씨 가문 가게에는 지금도 화환이 너무 많아서 정말로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어.”“그런데 이 콧구멍만 한 가게에는 누가 올 것 같아?”“웃기지 마!”원가령의 눈에 경멸하는 빛이 더욱 짙어졌다.젊기만 하고 능력은 없는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태어난 계층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능력 없는 사람이 거물과의 차이도 잘 이해하지 못하니 자신의 어머니가 하현과 왕래하지 못하게 것도 당연했다.
시간이 흐르자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벤츠, BMW, 포르쉐 등 고급차들이 연이어 등장했고 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귀티 나는 얼굴을 뽐내며 들어왔다.가게 앞에는 끊임없이 폭죽이 터지며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곧 사오십 명의 남녀들이 들어왔다.그들은 하나같이 반듯한 정장 차림에 화려한 보석으로 온몸을 치장한 채 손에는 와인 잔을 쥐고 군중 속을 여유롭게 누비며 고급 만찬에 참석하는 귀족들의 면모를 보였다.그들은 가끔 작은 소리로, 가끔은 큰소리로 웃었고 하현에게 힐끔힐끔 시선을 던지며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었다.양 씨 가문의 규모와 화려함에 비해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양가백약의 모습은 어딘가 어둡고 칙칙해 보였다.정말 보기 안쓰러울 정도였다.방송국이나 일간지 기자는 취재도 하러 가지 않았다.귀빈들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스타나 인플루언서 등 이목을 끌 만한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화려한 폭죽이나 장식, 술과 음식을 비롯해 손님을 대접할 만한 구석이 없어 일반인들조차 가기를 꺼릴 정도였다.하현의 가게 앞에 걸려 있는 개가죽 고약 간판에는 ‘무료 테스트’라는 큰 글자 외에는 양가백약을 설명할 어떤 문구도 찾아볼 수 없었다.그저 가게 문만 열어 둔 모양새였다.썰렁한 가게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비웃음을 참지 않았다.양측의 차이는 마치 하늘과 땅의 거리만큼이나 극명했다.이런 상황에서 하현이 어떻게 양 씨 가문과 겨룰 수 있겠는가?장난하는 것인가?!자기 분수도 모르는가?그러나 하현 일행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하구봉과 강옥연은 하현을 도와 샘플과 상품들을 진열대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다른 직원들은 현장에서 큰 냄비에 상처치료제 원액을 계속 끓였고 향긋한 약 냄새가 가게 안에 풍겼다.양유훤은 계산대 자리에 앉아 동전 몇 개를 손에 쥐고 조물락거리고 있었다.“하현, 오늘이 개업일이라면서 어째 문 앞에 서서 손님도 맞이하지 않는 거야?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는 거야?”하현 일행
이슬기와 우윤식 두 사람은 원천신을 보고 살짝 놀란 듯 어리둥절해했다.잠시 후 우윤식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원 씨 가문 원천신 사장님이시군요. 들어서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항공편을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알고 계셨습니까?”“당연히 알고말고요.”원천신이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내 딸이 양 씨 가문 며느리가 될 사람입니다.”“우윤식 사장님과 이슬기 비서님이 양 씨 가문 기념일을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하러 이곳에 오셨는데 어떻게 제가 모르겠습니까?!”“양 씨 가문 기념일?”이슬기와 우윤식은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원천신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두 분이 모처럼 이렇게 페낭에 오셨으니 두 분 체면을 세워 드릴 기회를 좀 주시죠.”“오늘 밤은 제가 두 분을 모시겠습니다. 우리 페낭 음식에 가장 정통한 곳으로 모시려고 하는데 어떠세요?”“원 사장님. 죄송합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 회장님을 만나러 가야 합니다.”“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하시죠.”이슬기는 정중하게 사양하며 바로 돌아섰다.우윤식은 원천신을 향해 미안한 미소를 보이며 곧바로 사람들을 이끌고 그 자리를 떠났다.이슬기가 거절을 하자 원천신은 마뜩잖은 표정을 지었으나 대놓고 화를 내지는 못하다가 갑자기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변했다.우윤식이 방금 회장이라고 했지?그럼 그 회장이 풍문으로만 전해지던 그 거물?그분이 지금 페낭에 있다니?!설마 양 씨 가문의 영향력이 이렇게 컸단 말인가?순간 원천신은 딸을 양 씨 가문으로 시집보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딸을 양 씨 가문으로 시집을 보낼 수만 있다면 자신도 간접적으로 어마어마한 역량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물론 자신의 딸이 벼락 맞을 확률로 운이 좋다면 그분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원천신은 자신의 딸이 설령 그분의 내연녀가 된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그녀의 허황된 망상일
”알아들었어? 하현이 당신들에게 쓰라고 준 것은 상처치료제라고!”황천화는 차가운 얼굴로 황지호를 쳐다보고는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디며 그의 왼쪽 손목을 밟았다.“앗!”고통스러운 비명이 울려 퍼짐과 동시에 황지호의 손이 부러졌다.그러나 그는 얼굴을 일그릴 뿐 발버둥도 못 치고 가만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황천화는 직접 상처치료제를 손에 묻혀 황지호의 상처에 바르고 거즈로 쌌다.“봤지? 이 약은 이렇게 쓰는 거야!”황천화의 말에 황지호 일행은 눈꺼풀을 파들파들 떨었다.이를 보고 있던 페낭 무맹 제자들도 모두 몸이 굳어버렸다.서늘한 하현의 눈빛을 확인하자 그들의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상처치료제가 가득 들어 있는 항아리를 본 사람들은 그들의 손이 다 부러지지 않는 한 저 상처치료제를 다 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허! 하현. 소인배 주제에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군!”멀지 않은 곳에서 원가령이 하현 일행의 행동을 지켜보다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녀가 이렇게 많은 준비를 한 이유는 하현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페낭 무맹에게 뭉개지는지를 보기 위함이었지 하현이 페낭 무맹을 위협하는 걸 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운전대를 잡은 그녀의 표독한 눈에 악마의 그림자가 넘실거렸다.“맞아. 내가 당신을 얕잡아 봤어. 당신과 양유훤을 얕잡아 본 거야. 황천화를 앞세워 오늘 이렇게 날 골탕 먹이다니!”“하지만 황천화 한 명 앞세워 당신이 원하는 걸 다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페낭 무맹 사람들은 우리 원 씨 가문이 다 아는 사람들이고 우리가 아는 사람들은 황천화보다 지위가 높으니까!”“그들이 당신을 단번에 밟아 죽일 거야!”혼잣말을 내뱉은 뒤 원가령은 재빨리 원천신에게 전화를 걸었다.“엄마, 양 씨 가문 기념일에 우리 페낭 무맹 부맹주 몇 명을 데려와야겠어!”“양 씨 가문에서 파는 상처치료제 말이야. 페낭 무맹이 앞장서서 주문하면 분명 엄청 많이 팔릴 거야!”“그럼, 문제없지. 장차 내 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