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화면에는 ‘경박한 노인’이라는 다섯 글자가 나타났다. 방금 하현이 걸었던 전화번호였다. 하현은 아무렇지 않게 수신버튼을 눌렀고 곧 영상이 연결되었다. 한 노인이 화면에 나타났고, 생김새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선풍도골하며 박학다식한 느낌이 났다. 그는 방금 잠에서 깬지 얼마 안되어 지금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활기찬 느낌이었다.세상에!이 분은…한국의 명의!의학계의 살아있는 신!한상현!한 선생님!이 순간 하현의 핸드폰을 본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숨을 멈추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분은… 정말 한상현 선생님. 내가 기억하기로 한상현 선생님은 이마에 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역시 맞네요…”누군가 중얼거렸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평지에 울리는 천둥소리처럼 들렸다. 그 순간 현장은 폭발했다. 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를 이 놈이 정말 한상현 선생님과 연락을 하다니?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정말 사실일까?지금 이 순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뺨을 한 대 때렸다. 매우 아프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비로소 확신했다. 강천의 얼굴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고 모래를 씹어 먹은 듯 얼굴이 일그러졌다. 한쪽의 황천수는 강천의 표정을 주의 깊게 보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말했다. “한 선생님. 접니다. 황천수요. 저 기억하세요?”영상 맞은편의 한상현은 무의식적으로 황천수를 잠시 훑어본 뒤 잠시 생각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너구나. 내가 20여 년 전에 서울대 의대에서 강의 할 때 내 강의 몇 개 들었었잖아. 나한테 질문도 많이 하고 그랬었는데! 그때는 중년이었는데 지금은 어르신이 됐구나!”한상현은 감탄하는 얼굴이었다. 황천수는 공손하게 말했다. “선생님 앞에서 감히 어르신이라니요. 어르신이야 말로 의학계의 대선배이십니다.”황천수의 말을 들은 일부 전문가와 교수들은 말문이 막혔다. 보아하니 영상
모두들 지금 눈을 부릅뜨고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강천은 머리가 ‘웅’하면서 마비가 된 것처럼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지?이 하씨는 한상현 선생을 잘 알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보기에 망년지교 같았다. 아직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한상현은 웃으며 말했다.“좋아. 자네 시간 있을 때 언제든지 이리로 오게. 나는 언제든지 환영이야”“본론으로 들어가 볼까? 이 한밤중에 전화를 다하고 무슨 일인가?”분명 한상현 역시 훤히 들여다 보는 사람이었다. 하현이 이렇게 늦게 전화를 하자 분명 무슨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 막 옛날 일을 얘기했을 뿐이고 지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하현은 군말 없이 손에 들고 있는 자료를 카메라에 비추고는 뒤지기 시작했다. 십여 분 뒤 한상현은 의심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현아, 자네가 어떻게 이 연구 프로젝트 자료를 가지고 있어?”“이 연구 프로젝트 그 당시에 저에게 말씀하신 적 있지 않으세요?”하현이 말했다.“그런 일이 있었지. 근데 내가 검토해본 결과 이 연구 프로젝트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고, 만약 실제로 진행이 되면 중증환자가 질식해서 사망할 확률이 높아.”“그래서 5년 동안 봉인해 둔거야.”“근데 현아, 너 이 자료 어디서 찾아낸 거야?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내가 청담동에 있는 내 연구실에다 자물쇠로 잠가뒀는데. 그리고 내가 거기엔 한 5년 동안 가보지도 못했는데.”한상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포기한 프로젝트의 자료가 어떻게 지금 하현의 손에 있는지 궁금해했다. “노인네야. 그 연구실은 누가 제공 한 거야? 지금 누가 관리하고 있어?”“보자, 아마 남원에 있는 한 강씨 의학계 집안으로부터 기증을 받은 거 같아. 하지만 내가 남원을 떠날 때 사용권한을 다 그들에게 돌려줬지…”“자, 그나저나 현아, 자네가 이 자료를 어디서 얻었든지 간에 이건 실패한 연구야. 실수로 다른 사람한테 해를 끼칠 수 있으
하현은 냉담하게 황천수를 쳐다보며 말했다.“황천수씨 방금 당신이 말했듯이 만약에 제가 증거를 찾는다면 강천을 여기서 쓸어내 버리실 거라고 하셨죠? 황천수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난처함이 극에 달했다. 그가 방금 그런 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강씨네 집안은 강남에서의 지위가 보통이 아니었다. 이런 의학계 집안 사람을 쓸어버리는 것은 비록 황천수라 할지라도 얼마간의 대가를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그를 문밖으로 쫓아내지 않으면 자신의 가풍이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하현은 황천수에게 망설일 시간을 주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방금 나는 이미 당신의 체면을 세워줬어요. 이 일을 한 선생님께 말하지 않았어요.”“하지만 당신이 강천의 교수인 이상, 이 일은 당신이 책임져야 해요.”“파기해야 할 자료는 파기해야 하고, 포기해야 할 프로젝트는 포기해야 해요.”“그렇지 않고 일단 이 일이 알려지면 그 후에는 황천수 당신도 같이 책임져야 할 거예요.”황천수의 표정이 일순간에 변했고 확실히 결정을 내렸다. 그는 바로 안색이 변했고 노기 어린 눈으로 강단에 있는 강천을 보며 큰 소리로 꾸짖었다.“강천! 넌 도대체 뭐 하는 녀석이야?”“우리가 수십 년 동안 아무런 학문적 성과도 이루지 못했다 해도 이상할 게 없어!” “너의 헛된 명성을 위해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를 훔치고 빼앗다니! 넌 조금의 염치도 없는 거야?”황천수는 평소 강천을 매우 좋아했다. 강천은 많은 학생들 중에 의학적 재능이 가장 뛰어나고 가정 형편이 가장 좋았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을 받아 준 후 황천수도 강남의학계에서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 강씨 집안의 도움을 받아 의학계에서 모든 것이 다 순조로웠다. 이전에 황천수도 강천의 인품에 조금 흠집이 있음을 간파했었다. 그러나 그가 보기에 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천부적인 의술이며 인품은 갈고 닦을 수 있었다. 속담에 옥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강천은
“선생님,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제가 충동적으로 그랬어요. 제가 죽일 놈입니다. 제가 죽일 놈 이예요…”서연은 본래 이 선배를 존경했었다. 하지만 이 순간 탄식하는 빛이 역력했다. 학문적인 일에 서연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강천은 이런 수법으로 명리를 챙겼다. 잘못 되도 너무 잘못되었다. 이런 비열한 방법을 쓰면 언젠가 드러날 것이라는 걸 몰랐단 말인가? 강천은 자신을 벌레 보듯 쳐다보는 서연을 보자마자 더 부들부들 떨었다. 대학시절 서연이 처음 입을 여는 것을 보았을 때 그는 서연에게 빠져 꼭 서연을 얻어내야겠다고 결심했었다. 그는 이 후배가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 학문인 것을 알고 그는 다년간의 고심 끝에 오늘에까지 이른 것이다. 오늘 이 미인을 품에 안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될 줄이야!“선생님,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강천은 황천수가 계속 자신을 무시하자 기다리지 못하고 다시 애원했다. 그는 황천수의 마음이 이렇게 단단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 죽어도 구원받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일이 너무 커서 황천수는 강천 때문에 자신의 체면을 다 잃게 되었다고 여겼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학생들이 무능해서 성과가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학문적으로 조작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강천, 나는 원래 너의 인품에 약간의 흠집이 있다고 여겼었어. 하지만 조금만 다듬는다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나는 네가 이렇게까지 멍청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 했어.”황천수는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다. 황천수의 말을 듣고 강천은 곧 쓰러질 것 같았다.강천도 이렇게 작은 일이 이렇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이 때 홀 문이 열리면서 위엄 있는 노인들이 들어왔다. “강씨네 주인!”“그가 왜 왔지?”“설마 그가 맨 뒤에 앉아 있었나?”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충격을 받았다. 뜻밖에도 강씨 집안의 주인이 오다니!
강천은 얼굴을 가린 채 몹시 원망스러운 듯 말했다. “아버지 저는 이미 최선을 다했어요. 몇 년 전에 준비했던 것까지 다 꺼냈다고요!”“이 논문은 한상현이 죽고 나서야 꺼낼 생각이었어요!”“하지만 지금 이 일을 위해 저는 모든걸 바쳤어요. 이래도 모자란 가요?”“우리 강씨 집안은 호족인데 왜 하인처럼 굴어야 해요? 하민석은 개뿔…”“퍽!”강씨 집안 주인은 다시 한 번 손바닥을 내던지며 강천이 하려던 말을 막았다.“이 불효자 녀석. 너 맨 마지막에 한 말을 기억해라. 만약에 하 도련님이 없었더라면 우리 강씨 집안은 벌써 무너졌을 거야!” “하씨 도련님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에겐 영광이야! 이번에 우리가 실패한 건 우리가 감수해야 할 결과야!”강씨 주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 말을 마치자 강씨 주인의 큰 몸이 무의식적으로 벌벌 떨렸다. ‘하민석’ 이 세 글자는 그에게 엄청난 위압감을 안겨줬다. 강천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민석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내가 그 하현과 상대하게 해볼까요? 그는 하현을 무조건 제주로 돌려보내고 싶어하는데, 이런 쓸모없는 데릴사위가 무슨 가치가 있다고 이렇게 신중을 기하는지 전 이해가 안돼요.”강씨 주인은 한숨을 쉬며 안색이 어두워진 채 말했다.“강천, 나는 네가 자부심이 강해 지지 않으려고 하는 거 알아. 하지만 우리 강씨 집안은 하 도련님의 하인에 불과해. 사실 이건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이번에 하 도련님의 분부대로 하지 않으면 그는 하루 아침에 우리 강씨 집안의 모든 것을 잃게 할 수도 있어.”“지금은 우리가 임무에 실패했으니 어쩌면 이 일 후로 우리 강씨 집안은 없어질지도 몰라.”여기까지 말하고 강씨 주인은 한숨 섞인 표정을 지었다. 강천은 처음엔 시큰둥했지만 지금은 오들오들 떨며 말했다.“아버지. 강씨 집안이 파산할 수 있다고…?”“그래. 이게 가장 가벼운 거야.”강씨 주인은 한숨을 쉬었다. “내가 최대한 빨리 너를 유
산책로에서 서연은 하현의 뒤를 따라 걸었는데 머리가 핑핑 도는 것 같았다. 오늘 일어난 일이 너무 많아 그녀는 거의 반응을 하지 못했다. 옆에 있는 하현을 보면서 서연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거의 모든 것을 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그러나 하현 자신은 오히려 이 일을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서연과 함께 식사를 한 후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하현이 집에 막 도착하자 마침 설은아 모녀 두 사람이 황급히 걸어 나와 하현을 보았다. 희정의 얼굴빛이 확 바뀌더니 욕을 퍼부으며 말했다. “한밤중에 어디를 다녀오는 거야!”하현은 말했다.“친구랑 밥 먹으러 갔었는데요.”“먹고 먹고 먹고 맨날 먹는 것만 알고, 네 아버지가 돌아 오신 건 알고 있니?” 희정은 욕을 했다. “그가 이미 설씨네 별장에 있으니 얼른 가봐. 할아버지께서 너무 오래 기다리시게 하지 말고!”하현은 멍하니 있었다. 내 아버지라고?하지만 그는 바로 반응을 했다. 희정이 설은아의 아버지를 말하는 거구나. 자신의 장인. 설재석. ……설씨네 별장. 지금 정장 차림의 의기양양한 중년 남자가 설씨 할아버지 밑에 앉아 있다. 얼굴엔 웃음을 띠고 있었다. 설동수는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는데 지금 안색이 좋지 않았다. 이 사람이 바로 설은아의 아버지. 설씨 집안의 셋째. 설재석. 설재석은 원래 설씨 가문의 2세 중 가장 걸출한 인물로 설씨 가문의 회장 자리를 맡을 차기 주자로 내정되기도 했었다. 이전에 설씨 어르신은 어린 아들을 매우 총애했지만 그가 연이어 두 딸을 낳자 그를 멀리 했다. 그가 아들을 못 낳는 다는 것은 가업을 이어갈 후손이 없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설 어르신이 아무리 그를 아끼고 사랑해도 후계자가 될 수 없었다. 그래서 설재석은 10여 년 전 남원으로 파견되었었다. 하지만 남원 그쪽 지역은 진정한 암흑의 숲이라 보통 세력으로는 발붙일 수 있는 곳이
“어? 우리 설씨가 제주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와 자원?” 설씨 어르신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어디 한 번 들어나 보자!”나머지 설씨 가족들도 하나같이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제주의 2류 가문은 설씨 가문의 부를 10배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설재석을 무너뜨리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모두가 기대하는 눈치였다. 설재석이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왕씨 집안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죠?”설씨 어르신은 언짢은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재석아 너 설마 그 일류 가문의 왕씨 가문 말하는 거냐?”“맞아요! 바로 그 왕씨 가문이요!” 설재석은 뿌듯한 얼굴로 말했다.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 왕씨 가문은 구시대의 왕족이고 실제 당시 왕으로부터 작위도 받은 조상이 있어요!”“훗날 전란 속에 성을 왕으로 지었어요.”“하지만 이 가문은 하씨 가문보다는 뿌리가 깊지는 못해요.”“그래도 왕씨 가문과 견줄 만한 집안은 몇이 안 돼요…”“왕씨 가문과 안씨 집안을 비교하면 어때?” 설씨 어르신은 약간 흥분했다. 그는 아직도 안씨 가문에서 받은 모욕을 기억하고 있었다. 안씨 집안이 작은 프로젝트를 들고 나와 설씨네와 합작하려고 했지만 설씨 어르신은 감히 표현하지 못했을 뿐이지 마음속으로는 계속 원망스러웠다. 설씨 가문의 가능성이 우뚝 솟을 거라는 것을 듣자 그는 순간 흥분했다. “안씨네 가문?” 설재석은 웃으며 말했다. “안씨 집안이 확실히 강하죠. 하지만 안씨 집안은 골동품 집안이라 비록 다른 사업에 진출을 하긴 했지만 아무리 잘해도 한계가 있어요.”“하지만 왕씨 집안은 그렇지 않아요. 부동산 사업을 하거든요. 남원에 있는 부동산의 절반 정도가 그들과 연결되어 있어요.”“우리 설씨 집안의 주 사업 역시 부동산인데 왕씨 집안이 원하기만 하면, 그들의 손가락에서 흘러나오는 것만으로도 우리 집안은 먹고 살 수 있어요.”설씨 어르신은
뭐?이렇게 좋은 일이?모두들 코웃음을 쳤다. 왕씨 집안이 바보인가? 이런 계약을 하게?설재석은 많은 사람들이 불신하는 얼굴을 보고 웃었다. 들고 있는 공문서 봉투에서 고급 서류를 한 장 꺼내어 테이블 위에 던졌다. “자, 계약서를 좀 보세요.”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에워싸고는 계약서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과연 계약서에는 분명하게 말하고 있었다. 남원 신도시 기획의 한 구역 1000평은 설씨 가문에게 넘겨주었다. 상업 중심지를 제외하고 주거용 건물들도 있었다. 1000평의 프로젝트 사업을 할 수 있다면 설씨 가문의 재산은 최소 10배는 족히 넘기게 된다. 게다가 계약서에는 이것도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이번 합작에서는 설씨 가문이 51% 지분을 가지고 주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업이 실패하면 이 땅은 설씨 집안에 대한 보상으로 간주한다. 당연히 투자하는 과정에서 왕씨 가문은 땅을 내놓고 설씨 가문은 자본금을 책임져야 한다. 이 금액은 적지 않았는데 첫 지불 금액이 200억이 필요했다. 설씨 집안이 이 돈을 모으려고 한다면 아마 서울에 있는 산업을 모두 팔아야 할 것이다. 위험부담이 있긴 했지만 이쪽의 이윤은 엄청났다. 적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이 설레고 있었다.설씨 집안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눈빛이 번뜩였다. 설재석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아버지, 제가 이번에 서울에 돌아와서 3가지 일을 하려고 해요.”“첫째, 제가 말씀 드린 것처럼 우리 설씨 가문이 남원에서 성공하는 거에요.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둘째, 저는 아버지가 하현을 싫어하신다는 것을 알아요. 그래서 이번에 돌아왔을 때 반드시 은아와 하현을 이혼시킬 겁니다!”“셋째, 왕씨 가문의 왕정민 도련님은 아직 결혼을 안 하셨으니 만약 우리 설씨 집안이 이번 기회에 높은 지위로 올라갈 수 있다면 설씨 집안의 발전을 위해, 불리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할게요.” “뭐! 설씨 집안과 혼인관계를 맺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