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수의 안색이 다시 변했다. 이 순간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형제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네 말은 강천이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를 뺏어 온 거라는 거야?”“너 말할 때 먼저 뇌를 찾아보는 게 좋을 거 같은데!”“5년 전에 강천이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내가 직접 도와서 조율을 해줬어!”“프로젝트 초창기에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료를 찾아봤지만 아무도 그런 연구를 하지 않았어!”“나 황천수는 한국 의학계에서 아직 지위를 가지고 있고 내가 오늘 나의 인격을 이 자리에서 보증할 수 있어! 내가 직접 강천이 조금씩 의학적인 성과를 이뤄내는 것을 확실히 봐왔어!”“여기에 있는 이렇게 많은 의학계의 태산북두들은 내 일평생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의학적 표절이라는 것을 다 알아!”이 말이 나오자 주변의 많은 의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황천수는 의학계에서 지위가 너무 높아 심지어 국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었다. 그는 바로 이런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학술 조작을 가장 싫어했다. 이것은 많은 환자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제자 강천은 그의 손안에서 자랐고, 그의 눈과 귀의 영향을 받아 의사로서 지녀야 할 도덕적 품성이 높은데 어떻게 남의 연구결과를 강제로 뺏거나 훔칠 수 있겠는가? 이때 서연도 정신이 번쩍 들어 조금 쑥스러웠다. 방금 자신이 조금 눈이 멀었었다. 서연은 가볍게 하현을 한 번 끌어당기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씨, 이 일은 정말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거예요.”“강 선배는 제주에서 강씨 가문의 가장 뛰어난 후계자이고, 강씨 가문의 의학적인 업적은 역사에 기록 될 수 있을 정도예요. 이런 집안이 이런 사소한 일로 꾸며댈 필요가 없지요.”“그들이 정말 한 번 책임을 묻게 되면, 저는 당신이 곤경에 빠질까 봐……”말을 마친 후 서연은 조금 후회했다. 하현은 오늘 하현을 데리고 의학강좌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오랫동안 하현을 보지 못해서 그와 단
보아하니 이 놈은 서연의 주의를 끌기 위해 이런 새빨간 거짓말을 한 모양이다. 근데 이 사람은 여기가 외부인이 마음대로 입을 열고 제멋대로 비평할 수 있는 곳인 줄로 여기나? 하현은 강천의 기세에 전혀 눌리지 않았고 오히려 웃으며 당당하고 차분하게 말했다. “방금 제가 강선생님의 훌륭한 의론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쭉 봤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이 안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셨나요? 그가 훌륭한 작품에서 인용한 학술 자료, 원문은 모두 5년 전 것으로 최근 5년 안에 나온 자료는 없었습니다……”“당신 정말 어리석네요.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를 훔치려면 인용한 문헌과 자료도 최신 것으로 수정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하지만 당신이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자신이 연구한 프로젝트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용한 문헌자료를 수정하면 문제가 되는 문장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그러니까 강선생님께서 남의 연구 결과를 가로채는데 실패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학계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하려면 반드시 결과를 대표하는 타당성 있는 논문이 필요하다. 이런 논문은 보통 많은 문헌과 자료를 인용한다. 인용할 때는 원본의 출처와 년도, 원작자의 이름을 기재해야 한다. 이렇게 인용된 문헌이나 자료는 수정하기 어렵다. 한 번 고치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현이 지금 이러한 점을 지적하자 오히려 현장에 있던 많은 전문가들과 의사들이 모두 서로 마주 보게 만들었다. 이런 각도에서 보면 이 논문은 확실히 약간의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는 올해 발표된 연구 결과인 만큼 최근 몇 년간의 문헌과 보고자료가 어느 정도 인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인용하지 않은 것은 사실 잘못된 것이었다. 모두가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자 황천수는 지금 이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의학계에서 여러 해 동안 명수로 불리며 단 한 명도 가짜 학생을 데려간
하현은 웃으면서 단상으로 올라갔다. 손이 가는 대로 강천의 손에서 지휘봉 하나를 빼앗아 화면 속 몇 곳을 가리켰다. 그의 동작을 보고 적지 않은 전문가, 의사들은 영문을 몰라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녀석 뭐 하는 거야?논문의 내용을 가리키지 않고 인용문헌 자료 속의 몇몇 저자를 가리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러나 황천수는 그의 동작을 보고 갑자기 안색이 변하며 앞으로 나아가 제지 하려 했으나 한 발 늦었다. 이 순간 강천도 뭔가를 생각한 듯 숨을 들이 쉬었다. 하현이 가리키고 있는 것은 결코 그 문헌 저자의 이름이 아니라 그들의 생년월일이었다!그 순간 그곳의 절대다수가 약간 얼떨떨해졌다. 네가 가리키는 이것이 뭘 증명할 수 있다는 거야?너는 보고논문 중의 허점과 조작된 부분을 지적하고 몇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하지만 네가 가리키는 이건 무슨 뜻이야?설마 몇몇 저자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같다고 표절했다는 거야? 조작이라고? 장난해?이때 하현을 쳐다보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표정은 이미 바보를 보고 있는 표정이었다. 이 녀석 딱 보니 소란스럽게 날뛰는 광대네. 정말 창피하다! 어느 집안에서 뛰쳐나온 정신병 환자인지 알 수가 없네.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가 없나? 이때 하현은 다시 의사를 비웃으며 말했다.“황천수씨. 방금 본인이 말했듯이 만약 이 보고논문이 가짜면 강천 이 사기꾼을 문 밖으로 쫓아내실 건가요?”황천수는 마치 뭔가를 생각한 것 같았지만 그는 그다지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지위가 있기 때문에 식언할 수는 없었다. 그는 이 사람을 내버려 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는 하현을 노려보며 냉혹하게 말했다.“좋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만약 이 보고논문이 조작이라면 내가 바로 강천을 여기서 쫓아내겠어!”“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당신은 한국 주요 언론에 사과문을 게재해야 해! 기억해! 전부다!”하현은 웃으며 계속 말했다.“사실 나는 문
“역시! 이 몇 명의 외국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돌아가셨군요…”“어떤 문헌은 이미 제 3판으로 더 최신 것이었지만 자료에는 제 1판으로 표시되어 있어요.”“그리고 여기 인용한 문헌은 원작자가 3년 전에 자신의 논문에서 잘못된 점이 있다고 인용하지 말라고 한 부분이 있는데 이 논문은 인용을 했네요…”방금 현장에 있던 전문가들은 모두 논문의 내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비할 데 없이 훌륭하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들 평소에 쉽게 지나쳤던 부분들을 자세하게 살펴보았고, 적지 않은 허점들을 발견했다. 황천수와 서연 두 사람 모두 연거푸 이상한 얼굴빛으로 강천을 쳐다보았다. 이 보고 논문이 설마 정말 다른 사람의 연구결과를 가로챈 것일까?왜냐하면 이런 논문자료는 어디서부터 어떤 문헌을 인용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히 마음대로 고칠 수가 없다. 오히려 이것이 가장 큰 허점이 아닐까?서연이 고개를 돌려 하현을 바라볼 때 가슴이 떨리지 않을 수 없었고, 하현을 바라보는 눈빛은 존경과 우러러보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만약 전문가라면 이런 것들을 발견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이렇게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허점을 꿰뚫어보지 못했고, 오히려 문외한이 이것을 발견해낸 것이다.그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모르는 게 없다!강천은 이 순간 표정이 굳어졌고 목에 뭔가 걸린 듯 반박할 수 없었다.자신은 황백현의 제자인데 어떻게 이런 문외한에게 체면이 깎일 수 있겠는가? 지금 강천은 이미 멋있었던 풍채와 문질빈빈한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의 얼굴빛은 극도로 나빠지며 순간 차갑게 말했다. “너 이 문외한 자식!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내가 연구를 시작할 때 자료들을 모아 놓았다가 다시 고치지 못한 거야. 학계에서 이런 건 지극히 정상이야!”“인용한 문헌으로 나를 성가시게 해봐야 기껏해야 네가 증명할 수 있는 건 내가 조작한 것을 은폐했다는 것, 여기에 머물러 더
하현은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한 선생님은 예지력이 있고 통찰력이 있으신 분이에요. 그러신 분이 실현 가능성이 없는 연구라고 포기하신 거예요. 그런데 그걸로 다시 후배들을 양성한다고요?”“그럼 한 선생님이 일부러 당신에게 해를 끼치려고 했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너…” 강천은 하현을 가리키며 안색이 극도로 얼어붙었다. “내가 지금 한 선생님께 전화해서 네가 지금 개처럼 짖어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지!”“뭐라고? 한 선생님께 전화를 한다고?”“강 주임이 한 선생님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다고?”“듣기로는 국내에선 한 선생님과 연락이 안 된다던데, 강 주임이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거지?”황천수는 온몸이 떨렸다. 그는 자신의 제자가 한상현과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연구 프로젝트는 역시 한상현이 이끌어줬다는 것인가!스승 복이 있구나!이 생각에 미치자 황천수는 기침을 하며 말했다. “강천, 문외한이 제멋대로 소란을 피운다고 너도 같이 소란을 피울 셈이냐?”“한 선생님은 외국에서 요양 중이시잖아. 지금 그쪽은 새벽일 텐데 네가 함부로 전화해서 쉬시는 걸 방해하면 안되지!”“맞아! 듣기로 한 선생님은 최근 몸이 좋지 않으시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잘 쉬시도록 하는 게 좋겠어!”“강 주임. 충동적으로 어르신을 괴롭히지 마. 너한테도 좋을 것이 없어!”이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큰 소리로 맞장구를 쳤다. 한상현 선생님은 팔순이 넘으셨고 또 외국에 있어서 지금 전화를 걸어 그를 귀찮게 하는 것은 확실히 적합하지 않았다. 하현은 허튼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과연 진짜 그의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그는 의학계 사람도 아닌데 어떻게 한상현 선생님을 알 수 있겠어?강천은 매우 차갑게 하현을 노려보며 말했다. “여전히 제가 정말 이것을 빼앗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는 거 같은데 당신들 중 누구도 저를 가로막지 못할 겁니다!”말을 마치고 강천을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연
하현의 핸드폰 화면의 이름을 보자 적지 않은 사람들의 눈빛이 이상해졌다. 왜냐하면 하현의 손에 들려 있는 핸드폰 화면에는 ‘경박한 노인’이라는 이름이 써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름을 보자 강천은 비웃으며 말했다. “아무렇게나 전화 한 통 걸어 놓고 그걸로 네가 한 선생님께 전화한 거라는 걸 증명할 수 있겠어?”“당연히 불가능하지.”“당신 아직도 여기서 이상한 흉내를 내고 있는 거야!” 하현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난 네가 아니야. 마음대로 아무 번호나 가지고 와서 한 선생님께 전화한다고 말하지 않아. 이게 한 선생님의 번호야. 확실해.”하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핸드폰에서 ‘뚜뚜뚜’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상대편이 직접 전화를 끊은 것이 분명했다. 하현은 말문이 막혔다. 이렇게 내 전화를 끊다니. 이 장면을 본 강천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더니 곧 바로 큰 소리로 비웃으며 말했다. “너 이 번호가 확실하다고 말하지 않았어? 누군가가 전화를 왜 끊었을까? 맞은 편에 있는 한 선생님의 기분이 안 좋아서 끊은 거라고 핑계대지 말고 그냥 네가 전화 끊어!”“너는 지금이 몇 시인지도 안보니! 우리 쪽은 저녁 9시고 그쪽은 밤 11시가 넘었어. 한 선생님은 일찍 쉬고 계셔!”“강 의사가 걸었던 번호가 가짜라고 말하지마!”“네 번호가 진짜라고 해도 한 선생님은 전화를 받으실 수가 없어.”“하씨. 내가 오늘 너에게 한가지 가르쳐주지. 너는 우리 의학계 사람도 아니고, 우리 의학계의 학술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여기서 쫑알대지마!”“오늘 일은 교수님께서 사과 기사를 내라고 한 이상 다른 책임은 묻지 않을게.”“하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 이 의학강좌는 너를 환영하지 않으니까 당장! 바로! 꺼져버려!”“얘야, 들었지?”어떤 사람이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당장 꺼지라고!”“강 선생은 너와는 달리 매너가 있어. 만약 나였으면 지금 너를 무릎 꿇고 빌게 했을 거야!”황천수 역시 차갑게 말했다.“서연아
핸드폰 화면에는 ‘경박한 노인’이라는 다섯 글자가 나타났다. 방금 하현이 걸었던 전화번호였다. 하현은 아무렇지 않게 수신버튼을 눌렀고 곧 영상이 연결되었다. 한 노인이 화면에 나타났고, 생김새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선풍도골하며 박학다식한 느낌이 났다. 그는 방금 잠에서 깬지 얼마 안되어 지금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활기찬 느낌이었다.세상에!이 분은…한국의 명의!의학계의 살아있는 신!한상현!한 선생님!이 순간 하현의 핸드폰을 본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숨을 멈추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분은… 정말 한상현 선생님. 내가 기억하기로 한상현 선생님은 이마에 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역시 맞네요…”누군가 중얼거렸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평지에 울리는 천둥소리처럼 들렸다. 그 순간 현장은 폭발했다. 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를 이 놈이 정말 한상현 선생님과 연락을 하다니?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정말 사실일까?지금 이 순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뺨을 한 대 때렸다. 매우 아프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비로소 확신했다. 강천의 얼굴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고 모래를 씹어 먹은 듯 얼굴이 일그러졌다. 한쪽의 황천수는 강천의 표정을 주의 깊게 보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말했다. “한 선생님. 접니다. 황천수요. 저 기억하세요?”영상 맞은편의 한상현은 무의식적으로 황천수를 잠시 훑어본 뒤 잠시 생각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너구나. 내가 20여 년 전에 서울대 의대에서 강의 할 때 내 강의 몇 개 들었었잖아. 나한테 질문도 많이 하고 그랬었는데! 그때는 중년이었는데 지금은 어르신이 됐구나!”한상현은 감탄하는 얼굴이었다. 황천수는 공손하게 말했다. “선생님 앞에서 감히 어르신이라니요. 어르신이야 말로 의학계의 대선배이십니다.”황천수의 말을 들은 일부 전문가와 교수들은 말문이 막혔다. 보아하니 영상
모두들 지금 눈을 부릅뜨고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강천은 머리가 ‘웅’하면서 마비가 된 것처럼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지?이 하씨는 한상현 선생을 잘 알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보기에 망년지교 같았다. 아직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한상현은 웃으며 말했다.“좋아. 자네 시간 있을 때 언제든지 이리로 오게. 나는 언제든지 환영이야”“본론으로 들어가 볼까? 이 한밤중에 전화를 다하고 무슨 일인가?”분명 한상현 역시 훤히 들여다 보는 사람이었다. 하현이 이렇게 늦게 전화를 하자 분명 무슨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 막 옛날 일을 얘기했을 뿐이고 지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하현은 군말 없이 손에 들고 있는 자료를 카메라에 비추고는 뒤지기 시작했다. 십여 분 뒤 한상현은 의심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현아, 자네가 어떻게 이 연구 프로젝트 자료를 가지고 있어?”“이 연구 프로젝트 그 당시에 저에게 말씀하신 적 있지 않으세요?”하현이 말했다.“그런 일이 있었지. 근데 내가 검토해본 결과 이 연구 프로젝트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고, 만약 실제로 진행이 되면 중증환자가 질식해서 사망할 확률이 높아.”“그래서 5년 동안 봉인해 둔거야.”“근데 현아, 너 이 자료 어디서 찾아낸 거야?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내가 청담동에 있는 내 연구실에다 자물쇠로 잠가뒀는데. 그리고 내가 거기엔 한 5년 동안 가보지도 못했는데.”한상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포기한 프로젝트의 자료가 어떻게 지금 하현의 손에 있는지 궁금해했다. “노인네야. 그 연구실은 누가 제공 한 거야? 지금 누가 관리하고 있어?”“보자, 아마 남원에 있는 한 강씨 의학계 집안으로부터 기증을 받은 거 같아. 하지만 내가 남원을 떠날 때 사용권한을 다 그들에게 돌려줬지…”“자, 그나저나 현아, 자네가 이 자료를 어디서 얻었든지 간에 이건 실패한 연구야. 실수로 다른 사람한테 해를 끼칠 수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