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희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하현, 당신이 말한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건 당연히 잘 알아요.”“하지만 그거 생각해 보셨어요?”“그들이 손대지 않은 사람은 오직 당신만 남았어요.”“당신 혼자서 어떻게 다 감당하시려고요? 설마 그들과 일대일로 돌아가며 싸울 생각이 있는 건 아니죠?”“용문 내외 팔당, 서른여섯 지회에서 젊은 고수들을 임시로 보내온다고 하더라도.”“문제는 이거예요. 만약 진다면?”“그럼 누가 그 후폭풍을 책임지겠어요?”“인도인은 이번에 만반의 준비를 해서 왔어요. 천하무공이 인도에서 나온다는 오만방자한 말까지 하고 있는 걸 보니 그들이 이번에 얼마나 대단한 자신감으로 왔는지 알 수 있어요!”“우리 용문 고수의 약점을 잘 파악한 사람을 내보냈을 가능성이 커요.”“오죽하면 당신도 이번 용문대회에 참가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히 각 도 대회 챔피언에 도전했겠어요?”“이번에 인도인이 진다면 국제적으로 큰 망신거리가 된다는 걸 알고 있을 거예요.”“심지어 그들 주변 지역에서 끌어온 고수들도 이번 일이 실패하면 우리 대하의 손아귀에 잡힌다는 것도 알고 있을 거고요.”“이 싸움은 인도인에게는 큰 도박이에요!”“그들은 그동안 잃었던 체면을 되찾을 뿐만 아니라 극동지역 전체에서 대하의 명성과 지위를 땅에 떨어뜨리려는 심산이에요!”진주희는 매우 냉정하게 판단을 내렸다.“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손에는 충분한 카드가 있는 게 분명해요.”“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줬다면 하현 당신도 막지 못했을 거예요!”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긴 후에야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인도인이 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해?”“내가 아무리 브라흐마 아부를 짓밟고 브라흐마 커크를 죽였다고 해도.”“그들이 날 아무리 미워하든 원망을 하든 그냥 고수들을 보내 날 죽이면 되잖아?”“그런데 왜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들었지?”“하현, 그들이 왜 이랬는지 알고 있어.”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사청인이 조용히 입을 열
사청인의 설명을 들으며 하현은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사청인은 역시 궁중 암투에 능한 사람이었다.이런 일에 대한 분석이 구구절절 일리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깊은 식견까지도 가지도 있었다.사청인의 말을 들은 하현은 차 한 잔을 집어 들고 한 모금 천천히 음미하다가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이번 국면은 겉으로 보이는 건 대하와 용문을 겨냥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나를 겨냥한 거란 말이지?”“인도인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거고?”진주희는 사청인과 동시에 동시에 마주친 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참 재밌죠.”“인도인과 결판을 낼 생각도 없었는데 감히 제 발로 죽으러 찾아오다니요.”하현의 얼굴에 단호한 미소가 흘렀다.“그들이 이렇게 싸우고 싶어 안달이라면 기꺼이 싸워 주지!”“진주희, 나 대신 브라흐마 파만에게 말을 전해!”“7일 뒤 무성에서 나와 일대일로 싸우자고!”“죽음이 두렵지 않다면 오겠지!”“한 명씩 덤비면 한 명씩 죽일 것이고 두 명씩 덤빈다면 한꺼번에 죽여버릴 거야!”...하현이 인도인과의 전쟁을 선포하던 그때, 성산 기슭에 있는 용문 본부에는 용문 고위층들이 모두 집합했다.“이 싸움에는 도저히 응할 수 없습니다.”“이번 싸움은 인도인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거라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이미 다 조사해 봤어요. 전에 인도인과 맞붙은 도 대회 경쟁자들은 모두 기도 쓰지 못하고 패했어요.”“우리 쪽에서 아직 나서지 않은 사람은 신임 집법당 당주와 이름이 같은 하현이라는 젊은이입니다!”“시험을 주관하는 구양연에게 몇 번이나 그에 대해 물었지만 구양연조차도 하현의 실력이 무적이라고는 감히 말하지 못했어요!”“게다가 그가 무적이라고 해도 혼자서 어떻게 기세등등한 인도인들을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인도인들은 이번 싸움을 위해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가산을 다 털었어요.”“우리 용문에서 선출한 실력자가 다른 나라 실력자에게 무참히
”부문주님,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이때 엄숙한 기색이 역력한 한 장로가 일어나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우리가 이렇게 하는 게 비겁하게 현실을 도피하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우리가 정말 이렇게 한다면 우리 용문은 대하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합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조직을 통솔할 수 있겠습니까?”“우리 용문은 예로부터 외적과의 싸움에서 최일선에 섰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이 시점에서 우리가 물러서면 앞으로 어떻게 조국 선열에게 당당히 얼굴을 내밀겠습니까?”“구양연! 당신은 무성지회 부지회장에 불과합니다. 다만 현재 남아 있는 도전자가 무성지회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 이 회의에 참석할 자격이 있었던 겁니다!”“그런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부문주의 판단을 문제 삼는 겁니까?”그때 장로 한 사람이 탁자를 세게 치며 기세등등하게 입을 열었다.“그리고 말끝마다 비겁하네 현실을 도피하네 하는데 그러다 혹시라도 지면 어떻게 할 겁니까?”“그 일은 누가 책임질 거냐고요?”“당신이 책임질 겁니까?”“당신이 무슨 자격이 있다구요?”구양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장로를 바라보며 말했다.“만일 진다면 우리 용문은 비록 체면이 깎일 수도 있고 우리 용문대회가 사람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할 수도 있겠죠.”“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초심을 거스르지는 않은 겁니다!”“적어도 우리 용문에는 어려움을 직시할 용기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거죠!”“지더라도 우리가 분발해서 다음에는 이기면 됩니다!”“그런데 우리가 싸우지도 않고 항복한다면 인도의 사기가 치솟을 것은 물론이고 우리 대하 사람들은 하늘 아래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될 겁니다!”“여러분,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우리가 위험을 보고도 모른 척하는 사람들이었습니까?”“우리 대하는 위험에 싸워 세계 민족 속에서 우뚝 일어섰습니다.”“지금 우리는 강대한 대국이 되었고 반만년 역사와 드넓은 땅, 게다가 물자도 풍부하고 인재는 넘쳐납니다!”“이런 우리가 어떻게 상황을
”구양연 부지회장, 똑똑히 들어!”“지금 우리 용문이 싸우지 않는다고 해서 앞으로도 싸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야! 단지 오늘 잠시 소나기를 피하는 것뿐이야!”“다음 용문대회에서 우리 실력자가 충분히 인도인을 제압할 수 있을 때 손을 써도 늦지 않아.”“주먹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머리로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대야.”“당신이 알아야 할 것은 노력하는 자는 하늘이 절대 저버리지 않는다는 거야. 와신상담하다 보면 개구리도 뱀을 삼킬 수가 있는 거야!”“월나라의 구천이 혈기와 용기만 따졌다면 오나라를 물리치지 못했을 거야, 안 그래?”“당시 한신이 무너지는 굴욕조차 감당하지 못했다면 훗날의 승리가 어떻게 가능했겠어?”“그러니 지금 상황과 시류를 고려해 볼 때 이번에 우리는 조용히 이 도전을 피해야 한다고!”“지금 우리가 좀 억울하고 분하다고 그게 뭐 대수야?”“기껏해야 우리 같은 사람들 체면이나 살짝 구기는 거지 뭐. 석고대죄하라고 하면 나가서 사람들한테 하면 되지!”“하지만 싸움을 해서 정말로 진다면 우리는 목숨을 바쳐도 이 손실을 만회할 방법이 없어.”구양연이 깊은숨을 들이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부문주님, 우리 모두 무학을 수련하는 사람들로서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싸우지 않고 피하는 것은 우리 장로들의 체면이 깎이는 일일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의 기상을 꺾어 놓는 일입니다.”“그 후폭풍은 상상 이상일 것입니다!”구양연의 말을 듣고 몇몇 장로들이 잠시 서로의 눈을 마주친 후 작은 소리로 말했다.“부문주님, 구양연의 말이 틀린 건 아닌 듯싶습니다.”“젊은 세대들이 행동에 나서게 놔둔다면 그들이 패한 후에도 부끄러움을 절실히 깨닫고 다시 용감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이들의 말을 듣고 사람들은 버럭 성을 냈다.“부끄러움을 깨달아야 다시 용감해질 수 있다고?!”“우리 용문 전체의 체면을 걸고 일부 소수 젊은 세대들에게 깨우침을 주자는 겁니까?”“그건 당
”싸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겁니다!”천 장로는 한숨을 크게 쉬며 안타까운 듯 고개를 떨구었다.용문의 실력자가 인도인보다 실력이 아직 많이 모자라다는 걸 인정해야 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이 있으랴.천 장로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손엄명을 보고 잠시 눈살을 찌푸린 후 눈을 가늘게 뜨고 구양연을 바라보았다.“말해 보시오. 무성 지회의 그 하현이란 사람은 승산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모릅니다. 하지만 그가 도 대회에 올 때까지 그를 상대할 자가 없었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무성의 다른 실력자들과 비교했을 때 그의 실력은 압도적이었습니다!”“그의 실력으로는 인도인을 완전히 압도하지는 못하더라도 이기는 데는 별로 문제가 없을 거라고 봅니다.”“하현, 하현...”천 장로는 하현의 이름을 되뇌다가 갑자기 머릿속에서 뭔가 떠오른 화들짝 놀랐다.“생각났어요! 예전에 이대성이 하현과 내기를 해서 지는 바람에 국술당을 그에게 빼았겼지 않았어요?”“맞아요! 바로 그 사람이에요!”구양연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 말을 들은 수많은 장로들의 표정이 한결 누그러졌다.이대성 같은 사람을 이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하현의 능력을 입증한 것일 뿐만 아니라 배짱도 두둑하고 사람을 상대하는 경험도 풍부하다는 걸 보여주었다.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대성 같은 거물을 이길 수 있었겠는가?“일단 하현에 대한 자료를 보여주세요.”손엄명은 심호흡을 하고 탁자를 두들겼다.곧 누군가가 서류 뭉치를 들고 왔다.그 안에는 하현이 무성에서 반쯤 공개한 자신의 자료들이 있었다.다만 하현이 용문대회에 지원할 때 의도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숨겼기 때문에 이 자료에서는 하현이 새로 부임한 집법당 당주라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하지만 의도적으로 숨긴 자료이긴 해도 하현의 이력은 여전히 훌륭했다.“좋아, 아주 좋군!”손엄명은 자료를 몇 번 훑어본 뒤 말했다.“전에 무성 도 대회에서 무술 천재가 나타났다고 들었는데 알고 보니 이놈이었
손엄명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장로들 모두가 아연실색했다.이렇게 제멋대로 날뛰다니!눈에 뵈는 것이 없나?물불 안 가리고 도전장을 내밀었다?!고위층 인사들이 논의를 끝마치지도 않았는데 젊은 놈이 함부로 혼자서 인도인을 상대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고?이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이게 그 꼴인가?역시 실력에 자신 있다는 것인가?“쓸데없는 소리! 지금 뭐라고 했어? 하 씨 그 젊은이가 뭐 어쩌고 어째?”손엄명은 눈을 부라리며 불같이 화를 내었다.구양연 역시 눈꺼풀이 펄쩍거리며 놀랐다가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부문주님, 하현의 뜻이 분명합니다!”“하현 혼자서 전부를 상대하겠다고?”“장난하는 거야?!”손엄명은 책상을 탁 내리치며 말했다.“이 무슨 장난 같은 소리야!”“이건 국가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싸움이야!”“진정한 의미에서 우리 대하를 겨냥한 싸움이라고!”“하 씨 그놈은 이게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이 소꿉장난하는 줄 알아?”“자기가 뭐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야?”“자기가 했던 말을 감당이나 할 수 있겠어?”“개자식!”“이 미친놈!”손엄명은 화가 치밀어 올라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지금 눈앞에 하현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하현이 눈앞에 서 있었다면 벌써 뺨이 벌게지도록 때려죽였을 것이다!“부문주!”“이제 와서 어떻게 했던 말을 도로 집어넣겠습니까?”“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구양연이 벌떡 일어서더니 의연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도 대회 우승자라면 누구나 인도인을 상대할 만합니다.”“우리 고위층 사람들이 겁을 먹고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나중에 나가서 사람들의 돌팔매질을 당할 겁니다!”“천 장로, 내가 건의하건대 내외 팔당 세 명과 하현이 한 팀을 이뤄 싸우게 합시다!”“인도인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야죠!”“국가의 체면을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선언합니다!”“인도인과
운무로 뒤덮인 산악 협곡에 용문 내삼당의 암사가 있었다.흰 치마를 입은 소녀가 마치 선녀처럼 하늘하늘한 모습으로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그녀가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산속의 나무와 돌, 심지어 절벽에서조차도 마치 평지를 걷는 것처럼 가벼웠다.산속의 바람은 매우 강했지만 모든 바람은 그녀의 속도를 높일 뿐 조금도 그녀를 흔들어 놓지 못했다.벼랑 끝에 있는 푸른 연꽃을 따려고 살짝 고개를 쑥이던 그녀는 배낭 속에 넣어둔 핸드폰이 진동하는 것을 느끼자 얼른 몸을 일으켰다.소녀는 핸드폰을 꺼내 통화 버튼을 눌렀다.맞은편에서 부드럽고 상냥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방금 용문 본부에서 소식이 왔어.”“그쪽에서는 네가 이번에 나가서 꼭 용문의 체면을 세워야 한다고 벼르고 있어.”“명심해. 이번에 나가면 상대를 만나자마자 자비심은 버려. 절대 관대하게 대하지 마.”“지금 우리 용문의 상대는 인도인이야. 같이 수련하던 언니 오빠들이 아니라구.”차분하게 떨어지는 목소리에 소녀는 가볍게 ‘네'하고 대답하며 예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지금 그녀의 발바닥이 나뭇가지에 살짝 닿는 것을 보았고 그녀는 깃털처럼 가벼운 모습으로 절벽 사이의 오래된 건물에 착지했다.가벼운 그녀의 몸놀림은 마치 물 위에 떠다니는 물방개처럼 자유롭고 날렵해 보였다.마치 하늘을 제 마음대로 거니는 사람 같았다.소녀는 사뿐사뿐 여유로운 걸음으로 방으로 들어가 전통 무도복으로 갈아입은 뒤 다시 나왔다.그리고 작은 배낭을 메고 마치 옛날 옛적 고대 협객들처럼 천천히 산길을 내려갔다....대하의 동쪽 바다 어느 섬 위.까맣게 그을린 피부를 자랑하며 상반신을 벗어던진 한 소년이 바다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주먹은 밀려오는 파도 위에 찰싹찰싹 부딪혔다.파도가 그의 주먹에 부서졌다가 그의 뒤로 밀려나 하얀 거품을 만들었다.그러나 거센 파도조차도 두 발을 벌리고 적과 맞선 것처럼 당당히 서 있는 소년의 기세를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확실히 기본
서울시 SL빌라. 오늘은 설씨 어르신의 칠순 잔치가 열리는 날이다. 집안에는 이미 손님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설씨 집안의 자손들은 너나 할것없이 준비해온 선물을 어르신께 드리면서 이구동성으로 웨쳤다."어르신, 항상 건강하시고 만수무강하세요."의자에 앉아있는 설씨 어르신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래, 아가들아. 오늘 내 기분이 참 좋으니 너희 소원을 각각 하나씩 들어주도록 하자꾸나! 갖고 싶은 것을 말해 보도록 하거라.""할아버지, 저는 바다 근처에 있는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싶어요. 그리 비싸지 않아요. 2억 정도밖에 안 돼요...""할아버지, 저는 한정판 샤넬 백을 갖고 싶어요...""할아버지, 저는 BMW 스포츠카 한 대를 갖고 싶어요...""할아버지, 저는 롤렉스 시계를 갖고 싶어요...""...""좋아. 내가 너희 소원을 하나 하나 다 이루어주마!" 설 씨 어르신은 망설임 없이 약속했다.선물을 요구한 설씨네 젊은이들은 너무 기뻐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싶은 분위기였다.이때, 설 씨 집안 데릴 사위 하현이 갑자기 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 스쿠터 하나만 사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시장에 채소 사러 갈 때 사용하려고 그러는데.."하현의 말이 끝나자, 설 씨 집안 사람들은 전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두들 어안이 벙벙해 진채로 하나같이 바보 쳐다보듯 하현을 바라봤다.저 데릴사위 녀석 정신이 나간 건가? 이게 무슨 경우지? 어떻게 고작 데릴 사위 따위가 입을 뻥긋할 수 있지?게다가 하현은 설 씨 어르신의 칠순 잔치에 선물 하나 준비하지 않았다. 그런 신세에 어쩜 저토록 뻔뻔하게 설 씨 어르신께 무언가를 요구하는 걸까? 심지어 다른 것도 아니고 스쿠터였다. 일부러 모욕하려고 그런건가?3년 전, 설 씨네 할머니가 거지같은 몰골인 하현이라는 자를 집안에 들였다. 그리고 자신의 맏손녀인 은아를 강제로 하현에게 시집보냈다. 그러나 결혼 당일, 설 씨네 할머니는 손녀딸의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