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어!”“우린 회의를 진행합시다. 오늘 회의 의제는 하나뿐입니다!”손을 뻗어 황실 마크가 새겨진 시계를 보면서 마하성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지금부터 모든 주주와 임원들의 만장일치로 용문 집법당이 가진 회사 지분 30%에 대한 권리를 폐기하기로 합니다!”“이제부터 그들이 가진 30%의 지분은 용천오가 회수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퍽!”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목적홀 문이 벼락같이 열렸다.하현이 진주희 등을 앞세워 당당하게 들어오는 것이 보였고 그 뒤로는 변호사, 보좌관, 비서 등 십여 명이 따라 들어왔다.“늦어서 죄송합니다.”“이제부터 나 하현이 무성 황금 회사를 인수할 것입니다.”“모두 물러나십시오.”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눈을 가늘게 뜨고 장내를 바라보았다.현장에 있던 주주와 임원들은 처음에는 경악하며 아무런 반응도 내지 못했지만 이내 정신을 다잡고 입을 열기 시작했다.“누굽니까?! 당신은?”“어떻게 우리 회의실에 함부로 들어온 거냐구요?”“여기가 어딘지 알고 온 거예요?”“인수라니? 당신들이 뭐길래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낯선 사람이 갑자기 쳐들어오자 임원들과 주주들은 벌떡 일어나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었다.그리고 마하성은 마뜩잖은 얼굴로 앞으로 걸어 나왔다.“어서 꺼져!”마하성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하현이라는 두 글자는 귀에 익숙했지만 도대체 누구인지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좀체 생각이 나지 않았다.하현은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무시한 채 누군가에게 손짓을 했다.진주희는 한 걸음 앞으로 나와 품속에서 영패를 꺼내 책상 위에 툭 던지고는 당당하게 말했다.“이것은 용문 집법당의 영패입니다. 영패는 당주를 상징하는 것입니다!”“간단히 말해서, 지금 우리는 용문 집법당을 대표해서 무성 황금 회사의 지분 30%를 인수하려고 합니다.”“뭐? 이딴 영패 하나 들고 와서 지분을 인수한다고?”마하성은 살짝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냉소를 흘렸다.“세
순간 이 광경을 보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했다.큰 다목적실은 그야말로 쥐 죽은 듯 고요했다.이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은 무성 상류층 거물들이었다.방금 함부로 입을 놀린 사람이 비록 상류층 문턱에 있는 사람이긴 했지만 마하성의 최측근이었고 충분한 능력도 있는 사람이었다.그런데 그런 그가 여자한테 걷어차여 한 방에 날아가다니!이것은 분명 마하성을 향한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예쁜 여비서는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놀라 자신의 입을 가리고 비명을 질렀다.눈앞의 광경을 본 마하성은 순식간에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는 벌떡 일어나 앞으로 나와 하현을 똑바로 응시하며 천천히 말했다.“하 씨. 여기는 당신이 함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당신 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오호!”“날 아는 모양이야.”하현이 일어서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마하성 앞으로 걸어갔다.“날 안다고 하니 용호태를 만신창이로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겠네? 내가 그랬다는 걸 아는 거야, 그렇지?”“말 안 들으면 당신도 나한테 맞는 수가 있어.”마하성은 눈꼬리를 움찔했다가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건방지게 굴지 마!”“나까지 때린다고? 허! 당신 뒷감당 생각해 봤어? 당신...”“퍽!”마하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현은 순식간에 마하성의 얼굴을 날려버렸다.그런 다음 하현은 마하성을 보며 말했다.“내가 무성에 와서 건드린 개와 고양이가 밟히고도 남을 지경이야.”“왜? 내가 아직도 당신을 못 건드릴 사람으로 보여?”“당신 뒤에 용천오가 있기 때문에?”“용천오가 당신 뒤에 있다고 하면 당신이 원하는 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이 자식이!”마하성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져서 하현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며 말했다.“이 자식한테 본때를 보여줘!”“아주 정신 차리도록 단단히 가르쳐 줘!”“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책임질 거야!”마하성은 살아오면서 지금처럼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당한 적이
”우리 무성 황금 회사는 당신이 아무렇게나 들어올 수 있는 데가 아니야!”“우리 마 사장님은 당신이 함부로 때리고 할 사람이 아니라고!”“이봐! 보안관! 어서 이놈을 끌어내!”임원들과 주주들은 사내대장부라면 눈앞의 벌어진 상황을 절대 피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소리를 질렀다.어떤 사람은 고래고래 큰소리를 지르며 관청에 신고를 하려고 했다.“촥촥촥!”이번엔 더욱더 사정없었다.하현은 이들을 좌시하지 않고 한 대씩 모두 얼굴을 날려버렸다.그런 다음 그는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회사의 지분 30%를 인수할 수 있는 용문 집법당 영패를 가지고 있어.”“그리고 여기에는 또 다른 계약서가 있어. 용천오가 가지고 있던 회사 지분 40%의 주식을 내 명의로 이전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간단히 말해서 무성 황금 회사의 절대적인 지배권은 나한테 있는 거라고.”“여기는 내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갈 수 있는 곳이야!”“내가 마하성을 때린 이유는 그가 아무런 명분 없이 내 주식을 빼앗으려 했기 때문이야.”“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전 과정에 관여한 당신들은 잘 알고 있을 거야.”“그러니 내 앞에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가서 당신들의 배후에 있는 주인한테 일러바쳐. 10분 동안 물러가 있을 테니까 어서 하고 싶은 대로 해 봐!”“무성 황금 회사는 주인이 바뀌었어!”“앞으로는 나 하현이 모든 걸 결정할 거야!”하현의 카리스마가 너무나 강해서 사람들은 그저 쳐다만 볼 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그들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놀란 나머지 멍하니 입만 벌리고 있었다.용문 집법당이 가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용천오가 가지고 있던 지분을 모두 그에게 넘겼다고?그러니까 이 사람이 지금 무성 황금 회사의 지분 70%를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그렇다면 확실한 절대 주주이다!동시에 무성 황금 광산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갔다는 의미이기도 했다.이런 일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
”하현!”마하성의 안색이 울그락불그락 일그러졌다.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를 숙이는 비굴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이를 부득부득 갈 뿐이었다.갑작스러운 하현의 등장에 더 갑작스러운 전개였다.마하성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지금 이 순간 하현과 정면충돌해 봤자 결코 좋은 꼴을 보지는 못할 거라는 걸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일이 이렇게 돌아가도록 풀이 죽어서는 안 된다.이대로 물러나면 돌아가서 용천오에게 뺨을 맞아 죽을 수도 있었다!찰나의 순간 생각을 가다듬은 마하성은 심호흡을 하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하 씨. 당신 정말 간도 커!”“용천오한테 미움을 사고도 몸을 사리지 않다니!”“감히 무성 황금 회사에까지 와서 소란을 피워?!”“당신이 70%의 지분을 가졌다고 해도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여기가 대구야? 남원이야?”“여기는 무성이야!”“고원 지대 무성!”“여기가 물이 얼마나 깊은지 알아? 당신이 놀던 물과는 달라! 당신이 함부로 놀 수 있는 곳이 아니라구!”“한마디 충고할 테니 똑똑히 들어. 순순히 주식을 내놔. 당신이 깔고 앉은 그 자리도 내놔.”“그렇지 않으면 좋은 꼴 못 볼 거야. 죽어도 누울 자리도 못 찾고 구천을 떠돌게 될 거라고!”“퍽!”하현은 손바닥으로 마하성의 얼굴을 후려갈겼고 마하성은 손도 써 보지 못하고 비틀거렸다.그러자 하현은 담담한 눈빛으로 마하성을 노려보며 말했다.“가서 용천오한테 내 말을 전해야 하니까 목숨은 살려 두겠어. 그러니 잠자코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좋을 거야.”“하지만 당신이 물러나지 않고 계속 이런 식으로 군다면 나도 봐주지 않을 거야! 당신 목숨 따위 안중에 두지 않을 거라고, 알겠어?”하현은 임원들과 주주들에게 눈길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지금부터 마하성 사장은 파면입니다.”“진주희가 무성 황금 회사의 집행총재로서 회사의 모든 일에 대해 전권을 가지고 임할 겁니다!”“고개를 끄덕이지 않고는 당
눈에 보이는 게 없는 것 같은 마하성이 말을 마치며 손을 흔들자 많은 임원들과 주주들이 다 함께 일어섰다.그때 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거기 서!”마하성은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하 씨, 뭐? 더 하고 싶은 말이 남았어?”“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려 사과해.”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거절할 수도 있어. 그렇지만 만약 거절한다면 내가 당신 사지를 부러뜨려 들개들의 먹이로 만들 수 있어.”마하성은 잠시 멈춰 섰다.으르렁거리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매서운 말로 하현을 쏘아붙이지 않으면 끓어오르는 이 화를 어떻게 잠재워야 할지 알 길이 없었다.마하성은 순간적으로 화가 치솟았지만 결국 하현을 필사적으로 노려볼 뿐 이를 악물며 분노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잠시 후 억지 미소를 떠올린 마하성은 ‘퍽'하고 하현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 사과했다.“하현, 미안해. 내가 헛소리를 했어!”“당신 앞에서 오만방자하게 군 거 사과할게!”그러면서 마하성은 마음을 독하게 먹고 자신의 뺨을 수차례 찰싹찰싹 때리고는 일어서서 고개를 돌렸다.순간 그의 마음속에는 어떻게 하현에게 되갚아 줄지 그 생각만으로 가득 찼다.그는 하현을 죽여야만 이 분노가 가라앉을 것 같았다!죽어도 묻힐 곳 없이 이승을 떠도는 신세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릴 듯했다!건물을 빠져나온 마하성은 벤틀리 뒷좌석에 앉았다.그리고는 핸드폰을 거칠게 꺼냈다.“계획했던 거 실행해. 지금 당장!”“하 씨 저놈 평생 감옥에서 썩게 만들어야겠어!”...마하성 일행이 물러난 뒤 진주희는 곧바로 측근의 변호사와 보좌관, 비서 등을 데리고 업무에 투입시켰다.하현은 계약서를 가지고 와서 용천오에게 속했던 주식을 모두 빼앗았다.하지만 이렇게 큰 회사를 제대로 장악하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그래서 임무를 맡은 진주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마하성에 붙어 권력을 쪽쪽 빨아먹던 하수인들을 먼저 제거하여 그들이 몰래
진주희가 무성 경찰서에 서한을 보내 일을 처리하는 동안 하현은 사무실에서 보이차를 천천히 음미하며 이후의 대책에 대해 고민했다.설은아와 최희정 사건은 곧 잘 해결될 테니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오히려 지금은 용천오 쪽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어쨌든 용천오는 용 씨 가문을 물려받을 가장 유력한 세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다.절대로 얕잡아 보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하현은 머리도 식히고 무성 현지의 소식도 접할 겸 텔레비젼을 켜서 뉴스를 보려고 했다.하현은 뉴스의 첫 번째 꼭지에 자신도 모르게 귀를 모았다.“오늘 9시 용문 집법당에서 비공개 무예 대결이 열린 예정이라고 합니다...”“이전의 상황으로 용문 집법당의 당주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고 부당주인 용호태는 큰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이에 용문 집법당 몇몇 장로들은 비공개로 새 당주를 뽑자고 주장했습니다!”“그러자 수많은 용문 제자들이 당주 자리를 놓고 보이지 않는 싸움을 벌인다고 합니다.”“용문 집법당 당주는 용문 내부의 최고 권력을 가지는 자리입니다!”“오늘 있을 비공개 무예 대결에서는 용문 내부의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해졌습니다!”“무예로 유명한 도시 무성에서 이번에 열린 비공개 무예 대결을 최근 몇 년간 무성에서 열린 각종 대회의 절정을 이를 것입니다...”“다음으로 이번 비공개 무예 대결에서 상위권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흥분한 기자의 목소리가 함께 화면 가득 인물들의 프로필 사진과 약력이 띄워졌다.모두들 하나같이 용문의 최고 젊은 세대들이었고 현재 무성에서는 최고의 실력으로 꼽히는 사람들이었다.몇몇 사람들은 용문 집법당 출신이었고 딱 봐도 유명한 스승의 제자였다.용문 제자들의 소개가 끝나자 카메라는 순식간에 고풍스러운 자태를 드러내는 용문 집법당을 비췄다.내부에는 누군가 부대시설을 세우고 있는 것이 보였고 주변에는 많은 용문 제자들이 둘러서 있는 것이 어렴풋이
말을 하면서 하현은 핸드폰을 꺼내 뉴스 앱을 열었다.현지 뉴스의 첫 번째 꼭지가 바로 이에 관한 소식이었다.진주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허점투성이처럼 보이게 만든 비공개 무예 대결이 사실은 용천오의 치밀한 계략에 의한 것일 줄은 몰랐다.“하현, 용천오와 당신은 한 번도 만난 적 없죠?”“무슨 큰 충돌이라도 있었던 거예요?”하현은 보이차를 한 모금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사람은 호랑이를 해치지 않아. 하지만 호랑이는 사람을 해치지.”“아마 내가 용문 집법당 당주가 된 순간 이미 내 이름은 그의 필살 명단에 올랐을 거야.”“용천오는 용문 집법당 당주 자리를 빌려 더 강력한 지위를 차지하려고 할 거야.”“내 존재가 지금 그의 앞길을 막고 있는 거지.”“사람의 앞길을 끊는 것은 부모를 죽인 것과 같아.”“그러니 지금 이 상황에서 그가 날 죽이려고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지.”진주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렇다면 그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용천진과 용천두가 되어야 하지 않아요?”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용천진 뒤에는 용문 장로회가 있어. 게다가 용문 서른여섯 지회장 중 절반이 그를 지지하고 있어.”“용천두는 용 씨 가문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람이지. 집안 어르신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다시피 하고 있어. 용 씨 가문의 힘을 많이 업고 있는 셈이지...”“하지만 용천오는 최근에서야 부상한 인물이야.”“단기간에 무성의 여러 기업과 사업을 통합해 무성 상업 연맹을 결성하고 무성의 상업 질서를 재정립했다고 할 수 있어.”“무성 같은 곳에서는 돈만으로는 부족해.”“주먹이 가장 큰 도리일 때가 많아.”“용천오 입장에서 볼 때 나중에 용천진과 용천두를 상대하려면 무엇보다 충분한 전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거야.”“용문 집법당은 용 씨 가문에서 독립해 있고 용문 내부에서도 매우 지위가 높아. 심지어 장로회에 대항하여 문주에게 의견을 제기할 수도 있어.”“용천오가 이 자리를 탐내는 건 당
”붕!”밤 9시, 마이바흐 한 대가 용문 집법당 마당 앞에 나타났다.이미 건물 앞에서부터 삼엄한 경계가 이뤄지고 있었다.이미 집법당 쪽에서 백여 명의 정예들을 파견한 상황이었다.그들은 마당 내부를 한 번 검사했을 뿐만 아니라 출입하는 모든 사람의 신원을 세세히 살펴야 했다.외부인의 입장을 제한하는 것 외에도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무기를 소지한 사람이 없도록 각별히 살폈다.하현은 진주희와 함께 대문으로 들어섰다.진주희는 용문 대구 지회장의 영패를 제시했고 집법당 제자들은 이들의 출입을 허락했다.곧 몇 가지 관문을 더 통과한 뒤 두 사람은 깊은 저택의 뜰을 몇 분 동안 천천히 걸어갔다.하현은 마침내 저 앞에서 희미하게 박수 소리와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것을 느꼈다.여러 가지 소리가 뒤섞여 현장은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곧 전면에 청동으로 만든 문이 나타났고 입구에는 18명의 집법당 제자들이 서서 칼과 총을 들고 삼엄한 경계의 빛을 띠고 있었다.하현과 진주희의 신원을 자세히 확인한 후에야 이들은 두 사람을 입장하도록 했다.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문으로 들어갔다.그는 오늘 밤 일부러 가짜 신분을 만들어서 들어왔던 것이다.만약 용천오가 정말 그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가 어떤 신분으로 들어오든 그를 막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그게 가짜 신분이든 진짜 신분이든.하현이 아무런 제지 없이 입장한 걸 보니 역시 용천오가 오늘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것이라는 예상은 사실인 것 같았다하지만 하현은 이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그가 들어서자 대낮처럼 환하고 거대한 대회장이 눈앞에 펼쳐졌다.이곳은 작은 체육관이 아니었다.원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몰라도 완전히 새롭게 단장한 곳이었고 사방에는 최소 천 명의 사람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용문 자제들 같았다.그들은 하나같이 열광적인 얼굴로 가운데 링 위에 시선을 꽂은 채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대회장 중앙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