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3180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눈에 보이는 게 없는 것 같은 마하성이 말을 마치며 손을 흔들자 많은 임원들과 주주들이 다 함께 일어섰다.

그때 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거기 서!”

마하성은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하 씨, 뭐? 더 하고 싶은 말이 남았어?”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려 사과해.”

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거절할 수도 있어. 그렇지만 만약 거절한다면 내가 당신 사지를 부러뜨려 들개들의 먹이로 만들 수 있어.”

마하성은 잠시 멈춰 섰다.

으르렁거리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매서운 말로 하현을 쏘아붙이지 않으면 끓어오르는 이 화를 어떻게 잠재워야 할지 알 길이 없었다.

마하성은 순간적으로 화가 치솟았지만 결국 하현을 필사적으로 노려볼 뿐 이를 악물며 분노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억지 미소를 떠올린 마하성은 ‘퍽'하고 하현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 사과했다.

“하현, 미안해. 내가 헛소리를 했어!”

“당신 앞에서 오만방자하게 군 거 사과할게!”

그러면서 마하성은 마음을 독하게 먹고 자신의 뺨을 수차례 찰싹찰싹 때리고는 일어서서 고개를 돌렸다.

순간 그의 마음속에는 어떻게 하현에게 되갚아 줄지 그 생각만으로 가득 찼다.

그는 하현을 죽여야만 이 분노가 가라앉을 것 같았다!

죽어도 묻힐 곳 없이 이승을 떠도는 신세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릴 듯했다!

건물을 빠져나온 마하성은 벤틀리 뒷좌석에 앉았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거칠게 꺼냈다.

“계획했던 거 실행해. 지금 당장!”

“하 씨 저놈 평생 감옥에서 썩게 만들어야겠어!”

...

마하성 일행이 물러난 뒤 진주희는 곧바로 측근의 변호사와 보좌관, 비서 등을 데리고 업무에 투입시켰다.

하현은 계약서를 가지고 와서 용천오에게 속했던 주식을 모두 빼앗았다.

하지만 이렇게 큰 회사를 제대로 장악하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그래서 임무를 맡은 진주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마하성에 붙어 권력을 쪽쪽 빨아먹던 하수인들을 먼저 제거하여 그들이 몰래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재벌 사위면 될까?   3181장

    진주희가 무성 경찰서에 서한을 보내 일을 처리하는 동안 하현은 사무실에서 보이차를 천천히 음미하며 이후의 대책에 대해 고민했다.설은아와 최희정 사건은 곧 잘 해결될 테니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오히려 지금은 용천오 쪽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어쨌든 용천오는 용 씨 가문을 물려받을 가장 유력한 세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다.절대로 얕잡아 보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하현은 머리도 식히고 무성 현지의 소식도 접할 겸 텔레비젼을 켜서 뉴스를 보려고 했다.하현은 뉴스의 첫 번째 꼭지에 자신도 모르게 귀를 모았다.“오늘 9시 용문 집법당에서 비공개 무예 대결이 열린 예정이라고 합니다...”“이전의 상황으로 용문 집법당의 당주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고 부당주인 용호태는 큰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이에 용문 집법당 몇몇 장로들은 비공개로 새 당주를 뽑자고 주장했습니다!”“그러자 수많은 용문 제자들이 당주 자리를 놓고 보이지 않는 싸움을 벌인다고 합니다.”“용문 집법당 당주는 용문 내부의 최고 권력을 가지는 자리입니다!”“오늘 있을 비공개 무예 대결에서는 용문 내부의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해졌습니다!”“무예로 유명한 도시 무성에서 이번에 열린 비공개 무예 대결을 최근 몇 년간 무성에서 열린 각종 대회의 절정을 이를 것입니다...”“다음으로 이번 비공개 무예 대결에서 상위권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흥분한 기자의 목소리가 함께 화면 가득 인물들의 프로필 사진과 약력이 띄워졌다.모두들 하나같이 용문의 최고 젊은 세대들이었고 현재 무성에서는 최고의 실력으로 꼽히는 사람들이었다.몇몇 사람들은 용문 집법당 출신이었고 딱 봐도 유명한 스승의 제자였다.용문 제자들의 소개가 끝나자 카메라는 순식간에 고풍스러운 자태를 드러내는 용문 집법당을 비췄다.내부에는 누군가 부대시설을 세우고 있는 것이 보였고 주변에는 많은 용문 제자들이 둘러서 있는 것이 어렴풋이

  • 재벌 사위면 될까?   3182장

    말을 하면서 하현은 핸드폰을 꺼내 뉴스 앱을 열었다.현지 뉴스의 첫 번째 꼭지가 바로 이에 관한 소식이었다.진주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허점투성이처럼 보이게 만든 비공개 무예 대결이 사실은 용천오의 치밀한 계략에 의한 것일 줄은 몰랐다.“하현, 용천오와 당신은 한 번도 만난 적 없죠?”“무슨 큰 충돌이라도 있었던 거예요?”하현은 보이차를 한 모금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사람은 호랑이를 해치지 않아. 하지만 호랑이는 사람을 해치지.”“아마 내가 용문 집법당 당주가 된 순간 이미 내 이름은 그의 필살 명단에 올랐을 거야.”“용천오는 용문 집법당 당주 자리를 빌려 더 강력한 지위를 차지하려고 할 거야.”“내 존재가 지금 그의 앞길을 막고 있는 거지.”“사람의 앞길을 끊는 것은 부모를 죽인 것과 같아.”“그러니 지금 이 상황에서 그가 날 죽이려고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지.”진주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렇다면 그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용천진과 용천두가 되어야 하지 않아요?”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용천진 뒤에는 용문 장로회가 있어. 게다가 용문 서른여섯 지회장 중 절반이 그를 지지하고 있어.”“용천두는 용 씨 가문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람이지. 집안 어르신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다시피 하고 있어. 용 씨 가문의 힘을 많이 업고 있는 셈이지...”“하지만 용천오는 최근에서야 부상한 인물이야.”“단기간에 무성의 여러 기업과 사업을 통합해 무성 상업 연맹을 결성하고 무성의 상업 질서를 재정립했다고 할 수 있어.”“무성 같은 곳에서는 돈만으로는 부족해.”“주먹이 가장 큰 도리일 때가 많아.”“용천오 입장에서 볼 때 나중에 용천진과 용천두를 상대하려면 무엇보다 충분한 전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거야.”“용문 집법당은 용 씨 가문에서 독립해 있고 용문 내부에서도 매우 지위가 높아. 심지어 장로회에 대항하여 문주에게 의견을 제기할 수도 있어.”“용천오가 이 자리를 탐내는 건 당

  • 재벌 사위면 될까?   3183장

    ”붕!”밤 9시, 마이바흐 한 대가 용문 집법당 마당 앞에 나타났다.이미 건물 앞에서부터 삼엄한 경계가 이뤄지고 있었다.이미 집법당 쪽에서 백여 명의 정예들을 파견한 상황이었다.그들은 마당 내부를 한 번 검사했을 뿐만 아니라 출입하는 모든 사람의 신원을 세세히 살펴야 했다.외부인의 입장을 제한하는 것 외에도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무기를 소지한 사람이 없도록 각별히 살폈다.하현은 진주희와 함께 대문으로 들어섰다.진주희는 용문 대구 지회장의 영패를 제시했고 집법당 제자들은 이들의 출입을 허락했다.곧 몇 가지 관문을 더 통과한 뒤 두 사람은 깊은 저택의 뜰을 몇 분 동안 천천히 걸어갔다.하현은 마침내 저 앞에서 희미하게 박수 소리와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것을 느꼈다.여러 가지 소리가 뒤섞여 현장은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곧 전면에 청동으로 만든 문이 나타났고 입구에는 18명의 집법당 제자들이 서서 칼과 총을 들고 삼엄한 경계의 빛을 띠고 있었다.하현과 진주희의 신원을 자세히 확인한 후에야 이들은 두 사람을 입장하도록 했다.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문으로 들어갔다.그는 오늘 밤 일부러 가짜 신분을 만들어서 들어왔던 것이다.만약 용천오가 정말 그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가 어떤 신분으로 들어오든 그를 막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그게 가짜 신분이든 진짜 신분이든.하현이 아무런 제지 없이 입장한 걸 보니 역시 용천오가 오늘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것이라는 예상은 사실인 것 같았다하지만 하현은 이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그가 들어서자 대낮처럼 환하고 거대한 대회장이 눈앞에 펼쳐졌다.이곳은 작은 체육관이 아니었다.원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몰라도 완전히 새롭게 단장한 곳이었고 사방에는 최소 천 명의 사람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용문 자제들 같았다.그들은 하나같이 열광적인 얼굴로 가운데 링 위에 시선을 꽂은 채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대회장 중앙에 있는

  • 재벌 사위면 될까?   3184장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하현의 시선이 전방에 있는 VIP 구역으로 떨어졌다.VIP 구역에는 사람들이 한 줄로 앉아 있었다.좌우 측에는 어르신들이 몇 분 앉아 있었다.모두 거만해 보이는 얼굴에 오만방자한 행동을 보니 분명 용문 집법당 장로들임이 틀림없다.하현의 추측이 맞다면 이 사람들 중 적어도 절반은 이미 용천오에게 매수되었을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오늘 밤 이 무예 대결도 없었을 것이다.정중앙에는 용천오가 보이지 않았다.그 대신 하현에게 혼쭐이 난 용호태가 앉아 있었다.하지만 그의 뒤편에는 덩치가 크고 관자놀이가 불룩 튀어나온 남녀 몇 명이 서 있었다.이 남녀들 중 하현이 유일하게 알아본 얼굴은 용소설뿐이었다.그날 도끼파 본거지에서 하현에게 뺨을 맞았던 용소설.하지만 오늘 밤 그녀는 과거의 평온함을 되찾은 데다 세련된 메이크업에 활개 넘치는 전통의상을 입고 나타나 하얀 다리를 드러내며 관능적인 매력을 가감 없이 뿜어내고 있었다.장내의 젊고 힘센 젊은이들은 그녀에게 끊임없이 뜨거운 시선을 보냈지만 감히 올라가지도 못할 사람이라 말도 함부로 걸 수 없었다.어쨌거나 용소설은 용 씨 가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하현이 왔어!”하현이 용호태의 무리들을 관찰하던 그때 용호태와 용소설 등도 하현의 모습을 포착했다.용호태는 갑자기 몸이 벌벌 떨리는 듯했지만 이내 스스로 감정을 추스르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애써 침착을 유지했다.오히려 용소설이 남녀 몇 명을 거느리고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하현에게 걸어왔다.“하 씨!”“감히 여길 다 나타나?!”용소설의 얼굴에는 교만한 기색이 역력했다.“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여기 우리 용문의 비공개 무예 대결장에 나타난 거야?”“당신이 이렇게 함부로 여길 침입하면 감옥에 갈지도 모른다는 거 몰라?”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용소설의 미움을 샀던 그 하현이라는 것을 눈치챘다.용소설 뒤에 있던 남녀들은 하나같이 콧대를 세우며 하현을 깔보는 눈빛으로

  • 재벌 사위면 될까?   3185장

    용소설의 뒤에 있던 젊은 남녀들은 하현이 용문 집법당 당주라는 얘기를 듣고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중 샤넬 옷차림을 한 단발머리 여자는 오메가 손목시계를 차고 있었다.그 여자는 손을 흔들며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용소설, 이런 사람이랑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없어!”“평소에 주변에서 치켜세워주니까 자기가 무슨 천하제일이라고 생각하잖아.”“용문 무예 대결에도 나가고 싶어 하고 말이야.”“용문 집법당 당주가 되는 꿈을 꾸고 아주 자기 위에 사람이 없는 줄 안다니까!”“우리 무성에서 완전히 상석에 앉아 호령하고 싶은 모양이야! 헛!”그녀는 말을 하면서도 경멸하는 시선으로 하현을 쏘아보는 걸 잊지 않았다.“이런 사람은 솔직히 말해서 절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없어!”“이런 사람이랑 말 섞는 건 시간 낭비야!”“어차피 이렇게 큰소리 치든 말든 저 링에 올라가자마자 바로 종인검한테 한 방에 저세상으로 갈 거야!”그 옆에 있던 짧은 머리의 남자가 여자의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됐어. 이런 사람은 그냥 어중이떠중이 같은 사람이야.”“이런 사람이 저 링에 올라간다면 내가 손에 장을 지지겠어!”모두들 하나같이 하현을 자극하려고 안달이 나 있는 것 같았다.아마 용천오의 계획일 것이고 하현이 링에 오르기만 한다면 종인검에게 단칼에 죽임을 당할 거라고 생각한 것이 틀림없었다.물론 하현이 계속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침묵한다면 그 또한 용천오에게 좋은 일이었다.결국 종인검이 비공개 무예 대결에서 일인자가 된다면 용천오가 일인자가 된다는 뜻이었다.그렇게만 된다면 하현이 사람들 앞에서 용문 집법당의 영패를 아무리 꺼내 들어봤자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다.무성 사람들은 무술을 중시했다.용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링에도 오르지 못하는 당주가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오늘 밤 용천오는 모든 것을 건 음모를 꾸몄다고 할 수 있었다.하현이 나타나기만 하면 절반은 승리한 것이었다.용소설 일행

  • 재벌 사위면 될까?   3186장

    ”퍽!”바로 그때 침묵하던 진주희가 앞으로 나와 손바닥으로 용소설의 얼굴을 세차게 내리친 뒤 차갑게 말했다.“다시 한번 말해 봐!”“너...”용소설은 진주희를 노려보았다.뺨을 한 대 맞고도 용소설은 감히 진주희에게 반격하지 못하고 얼굴을 가린 채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하 씨, 능력 있으면 어디 한 번 링에 올라가 보시지! 여자 뒤에 숨기나 하고!”“그렇게 물러터져서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시키겠다는 거야?!”하현은 용소설이 하는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딴청을 피웠다.“용소설, 저런 인간 신경 쓰지 마!”“아주 힘깨나 쓰는 여자 뒤에 숨어서 잘난 척하는 인간이야. 아주 자기가 잘나서 제멋대로 날뛰는 줄 알아?”“장난해!”“아마 오늘 죽도록 맞아 봐야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될 거야!”단발머리의 여인이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입을 열었고 그녀는 진주희를 뚫어져라 노려보다가 용소설을 데리고 물러났다.몇 명의 남녀들은 사나운 표정으로 진주희를 노려볼 뿐 아무 반격도 하지 못했고 모두 경멸하는 표정으로 하현에게 시선을 돌렸다.여자한테 기대서 위세를 부리다니?!무성에서는 그런 남자를 가장 경멸한다는 걸 설마 모르는 걸까?이런 놈이 용문 집법당의 권력을 잡으려 하다니!무슨 헛꿈을 꾸고 있는 거야!“링 위에 올라가면 한 방에 밟혀 버릴 것 같은데!”“그것도 겁이 나서 올라가지도 못하는 주제에!”“정말 쓸모없는 인간이야!”용소설은 얼굴을 가리고 돌아서서 하현을 향해 몇 마디 더 쏘아붙인 후 진주희의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얼른 그 자리를 떠났다.“촹!”이때 링 위에서는 이미 일전이 끝나가고 있었다.종인검은 잔뜩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손에 들려 있던 검은 번쩍이는 빛을 발하고 있었고 바로 맞은편에는 건장한 남자의 손목이 잘려 있었다.건장한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주저앉았고 피투성이가 되어 땅바닥에서 데굴데굴 굴렀다.종인검이 또 이긴 것이다!이 추세라면 그는 비공개

  • 재벌 사위면 될까?   3187장

    지금 큰 형님의 손에는 장총이 들려 있었고 그는 종인검을 향해 천천히 방아쇠에 손을 갖다 대었다.냉혹한 태도와 자신감 넘치는 자태가 사람들의 시선을 강탈하였다.원래도 종인검의 팬이었던 여자들은 지금 이 남자를 보고 완전히 그의 매력에 사로잡혀 있었다.하지만 맞은편 종인검은 여전히 표정 하나 까딱하지 않고 조용히 장검을 들어 칼날을 반짝였다.칼날 위에 살의가 응집되어 있는 것 같았다.“종인검, 어서 들어와 봐!”큰 형님이 냉혹하게 입을 열었고 순간 발을 내디디자 ‘펑'하는 굉음이 들렸다.링 전체에 원형의 파도가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심판도 실력이 나쁘지 않은 편이었지만 이 기류에는 몸이 휘청거렸다.용소설을 비롯해 기세등등하던 남녀들은 지금 온몸에 거센 풍랑을 맞은 듯 창백해졌다.진짜 고수들의 대전이 이렇게 무시무시할 줄은 몰랐다.용호태조차도 눈을 가늘게 뜨고 조심스럽게 이 장면을 지켜보았다.집법당 큰 형님의 거센 기운에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이번 비공개 무예 대결이 집법당의 새 주인을 결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 아마 큰 형님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온 장내가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종인검의 표정도 어두워졌다.머리카락이 휘날리고 옷이 펄럭거렸지만 손에 든 장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만고불변으로 그 자리에 얼어붙은 만년설 같았다.큰 형님은 종인검의 심리를 건드리는 데 실패한 것이다!예상 밖이었다! 꿈쩍도 하지 않다니!흥!이 모습을 본 큰 형님의 얼굴이 약간 일그러졌다가 이내 콧방귀를 뀌었다.순간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장총을 쓸어내리다가 쏜살같이 들어 올려 앞에 있는 종인검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종인검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전방을 주시했다가 지체 없이 손에 든 장검을 휘둘렀다.“촹!”양측의 무기가 부딪히는 순간 쇳소리가 울렸고 공중에서는 불꽃이 튀었다.큰 형님의 장총은 어떤 무기보다 포악한 기운을 가득 품고 있었다.오늘 눈앞의 사람을 때려눕히지 않으면 링을 내려갈 것

  • 재벌 사위면 될까?   3188장

    보아하니 오늘 이 대결로 모든 것이 결정된 것 같았다.용호태는 심호흡을 하고 하현에게 시선을 던졌다.현재로서는 모든 계획이 순조로웠다.그 다음으로 종인검이 하 씨 성을 가진 저 개자식을 죽이고 당주가 되기만 한다면 용호태는 앉아서 남은 인생 떵떵거리며 살 수 있게 될 것이다.이제 무성의 분쟁 따위에 참여할 필요도 없다.용호태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유심히 쳐다보았다.하현이 용소설의 도발을 견디지 못하고 얼른 링 위로 올라와 주길 바랄 뿐이었다.용호태의 마음을 읽기라도 했는지 심판이 앞으로 나와 의료진에게 들것을 가지고 나와 사람을 옮기라고 지시한 뒤 큰 소리로 외쳤다.“누구 또 도전할 사람 있습니까?”“종인검에게 도전할 사람이 없다면!”“오늘 비공개 무예 대결은 종인검이 승리한 것으로 하겠습니다!”“지금 무대 위로 올라오지 않는다면 나중에 집법당 당주의 영패를 가지고 나온다고 하더라도 아무 소용 없을 것입니다. 우리 집법당 사람들은 그와 같은 행태를 용인하지 않을 거고요!”“맞습니다!”“그렇습니다!”“우리의 당주가 되려면 오늘 밤 비공개 무예 대결에서 일등을 해야 합니다!”이 말을 듣고 용호태가 일찌감치 매수해 둔 사람들은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오늘 밤 비공개 무예 대결을 펼친 목적은 명확한 것 같았다.공명정대하다는 명분 아래 판을 벌여 놓고 공개적으로 하현을 죽인 뒤 종인검을 성공적으로 자리에 앉히려는 속셈인 것이다.용호태, 용소설, 그리고 일부 용문 집법당 장로들은 모두 하현에게 시선을 집중하며 도발적인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하현, 당신도 대단한 사람이잖아?”“어서 올라가!”“재주가 있으면 어서 올라가 보라고. 올라가서 종인검과 한판 붙어야지!”“이렇게 멀뚱멀뚱 보고만 있으면 어떡해? 그렇게 배짱이 없어?”꿈쩍도 하지 않는 하현의 모습에 용소설은 참지 못하고 계속 도발하며 입을 열었다.하현을 자극해 끝내 링에 올려놓고 죽이는 것이 그녀의 지상 최대의 임무였던 듯했다.

Latest chapter

  • 재벌 사위면 될까?   4218장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설은아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정말 해결할 수 있어?”설은아는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응. 할 수 있어.”해결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하현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지 않았다.이번이야말로 하현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 주고 싶었다.“알았어. 해결할 수 있으면 됐어.”하현도 설은아가 허투루 말을 하는 가벼운 입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해결이 잘 안 되면 억지로 버티지 말고 꼭 말해. 내가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 볼게.”하현의 말을 듣고 이시운은 더욱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보아하니 데릴사위가 말주변이 아주 좋을 뿐만 아니라 허세 부리는 것도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다.“붕!”바로 그때 사람이 드문 도로에 번호판 없는 승합차 여러 대가 포르쉐 앞에 나타났다.뒤이어 승합차 몇 대가 나타나 하현 일행을 태운 포르쉐를 에워쌌다.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길이 없는 설은아와 이시운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착!”이때 문이 열렸고 러닝셔츠를 입은 십여 명의 사람들이 손에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를 들고 걸어 나왔다.그때 승합차 한 대의 문이 스르르 열리며 우민은과 이국흥 두 사람이 지팡이를 짚고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이 개자식들!”설은아는 이 두 사람을 보자마자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아차렸다.“이런 치졸한 방법을 쓰다니!”하현은 이런 일을 너무 많이 겪어 봐서 그저 냉담한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이시운은 이런 광경이 처음이라 온몸을 부르르 떨며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대표님, 이제 어떻게 해요?”“어서 신고해!”설은아는 무서울 정도로 침착했다.“내가 가서 시간을 벌어 볼 테니까!”“그래도 내가 대구 정 씨 가문 사람이니까!”“날 건드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들도 모르진 않을 거야.”“그러니 날 함부로 하진 못 하겠지!”“하현, 당신은 차 안에 있어. 나오지 말고 여기 있어. 괜히 나와서 일 크게 만들지 말고!”설은아는 상대가

  • 재벌 사위면 될까?   4217장

    설은아는 이시운을 데리고 포르쉐에 올라탔고 하현을 조수석에 앉혔다.액셀을 밟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아침에 대출받느라 바빴고 점심때는 직원들 월급 해결하고 회사 일도 다 처리했어. 이제 아무 문제없어.”“자, 이제 아침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말해 봐, 아직도 아무 말 안 할 거야?”하현이 웃으며 말했다.“무슨 일?”“당신과 나천우의 일.”설은아는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이 나천우와 아는 사이였다고 해도 그녀가 이해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어차피 하현도 성공한 사람이니 그럴 수 있다.그녀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나천우가 어떻게 그처럼 그를 깍듯하게 모실 수 있냐는 것이다.하현을 위해 나천우는 은행 고위직 두 명을 바로 해고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곧바로 이천억이란 거금을 대출해 주었다.하현은 금정에 온 지 겨우 며칠밖에 되지 않았다.나천우는 은둔가 나 씨 가문 사람인데 어떻게 그가 하현에게 이렇게 극진한 대우를 할 수 있는가?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현이 나천우를 안다는 말을 듣고 이시운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못마땅한 표정으로 비웃었다.나천우가 설은아의 미모에 흑심을 품고 하현의 체면을 세워 준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하현은 우쭐대고 있는 건가?참, 같잖은 꼴이라니!하현은 설은아가 무엇을 물어보는 것인지 간파한 뒤 입을 열었다.“나천우가 나한테 마침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었거든.”“무슨 부탁? 중요한 일이야?”설은아는 호기심에 눈빛이 반짝반짝거렸다.“나천우 같은 사람이 웬만한 일로 부행장과 부장을 해고하지는 않았을 거야.”이 말을 듣고 이시운은 깜짝 놀라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이 그런 능력이 있을 줄은 몰랐다.그러나 그녀는 점점 더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확신하게 되었다.단지 데릴사위인 하현이 주제도 모르고 설칠 뿐이라고 생각했다.“날 속일 생각하지 마. 도대체 어떻게 나천우의 신임을 얻게 된 거야

  • 재벌 사위면 될까?   4216장

    ”참, 여기 사인 좀 해 줘.”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나천우는 발걸음을 옮기려던 하한을 붙잡았다.그는 재빨리 옆방으로 가서 서류철을 가져와 하현에게 사인하라고 했다.하현이 서류를 받아들고 힐끔 쳐다보다가 나천우에게 눈길을 돌렸다.“이게 뭐예요?”“작은 거지만 내가 준비했어. 거절하면 안 돼!”말을 하면서 나천우는 직접 하현의 손을 잡고 지장을 찍은 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까지 쳤다.하현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형님, 도대체 이게 뭐예요?”나천우는 웃으며 말했다.“이건 당신 형수가 우리 집안에 시집오고 나서 일으킨 회사야. 금정개발이라고 집을 짓고 파는 부동산업이지.”“이제 당신 형수는 아이를 낳는 데 전념해야 하니 이 땅과 회사 일에 쏟을 시간이 없어.”“이걸 팔거나 혹은 다른 사람한테 좌지우지하는 것도 보기 불편할 거야. 혼수나 다름없는 거였으니까.”“이제 당신 손에 넘어갔으니 아마 당신 형수도 분명 기뻐할 거야.”“지금부터 당신은 주식을 90% 가진 금정개발 대주주이며 절대적인 지배권을 가진 사람이야!”“나머지 10%는 우리 부부의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셈으로 치자고.”“회사가 크지는 않아. 직원도 100명 남짓이고.”“회사에서 최근 몇 필지를 분양받아 개발하려고 사전 준비 작업을 하고 있어!”“하현, 마음에 드는 땅이 있거나 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공과 사는 분명히 구분해야 하니까 이자는 꼬박꼬박 내야 해. 하지만 우대금리로 잘 해줄게.”말을 마치며 나천우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속으로 부자들은 역시 스케일이 다른 건가 잠시 생각할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부동산 개발 회사가 보너스라니!이렇게 되면 자신이 금정 제일 부동산 개발업자가 되는 게 아닌가?만약 최희정이 이 사실을 안다면 피를 토하며 분노를 뿜을 것이다.하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는 이것이 나천우 부부의 호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만

  • 재벌 사위면 될까?   4215장

    하현은 나천우에게 담요를 가져와 임단의 몸에 덮어 주라고 일렀다.그다음 그녀를 푹 쉬게 해 두고 조용히 나천우에게 따라나오라고 했다.바깥으로 나온 나천우는 하현을 깍듯이 대하며 옆에 있는 응접실로 데리고 와서 허리를 굽혀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하현, 이제 다 해결된 거죠?”“우리 아이를 극락으로 잘 보내 준 거죠?”그의 얼굴에는 기대와 긴장감이 가득했다.하현은 잠시 눈을 가늘게 뜨고 나천우를 쳐다본 뒤 옅은 미소를 지었다.“나 사장님, 세상에 귀신이 있다고 믿습니까?”나천우는 적잖이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하현, 세상에 귀신이 없다면 방금 그 말은 도대체...”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나 사장님, 아침에 제가 한 말 기억하세요?”“마음의 병은 마음의 약으로 고쳐야 합니다.”“사모님은 사실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아이를 잃었다는 상실감 때문에 마음에 응어리가 졌던 것뿐입니다.”“그래서 사모님의 몸은 일종의 가임신 상태에 빠진 거죠.”“이런 상황에서는 두 분이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아이를 가질 수 없습니다.”“하지만 방금 제가 사모님 앞에서 보인 모습 때문에 사모님은 비로소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겁니다. 죽은 아이가 좋은 것으로 갔다는 안도감이 사모님의 마음을 위로한 거죠.”“마지막으로 사모님의 몸에 숨을 불어넣어 사산했을 때 감염되었던 약간의 풍한을 제거했어요.”“이제 사모님은 멀쩡한 사람입니다.”“두 분이 이제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거죠.”하현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물론 내가 사장님한테 이렇게 다 털어놓고 말씀드리는 건 사장님이 문화인이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대로 말씀드리는 거예요.”“하지만 사모님은 여자이기 때문에 이 일은 아마 사장님과 나 사이의 비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아이를 무사히 출산한 뒤에 말씀드려도 늦지 않습니다.”“나중에 두 분이 날 너무 사기꾼으로 몰아붙이지나 마세요. 하하.”하현이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214장

    말을 마친 후 하현은 얼른 종이와 붓을 꺼내 그 위에다 뭔가를 쭉 쓴 뒤 담담하게 말했다.“나 사장님, 믿을 만한 사람에게 이 물건들을 빨리 준비해 달라고 이르세요.”“이 물건들은 부인의 체내에 음흉한 기운을 모두 뽑아줄 겁니다.”“그렇게 해야 완전히 문제가 해결됩니다.”“음흉한 기운이 다 제거된다면 두 분은 자연스럽게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거예요.”나천우는 종이에 적힌 물건들을 보고 어리둥절해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고맙습니다. 바로 준비하라고 이르겠습니다.”순간 나천우의 마음속엔 하현에 대한 존경심이 솟아올랐다.나천우는 하현이 엄청난 돈이나 물질적인 것을 터무니없이 요구할까 봐 살짝 걱정이 되었었다.그런데 하현이 아무런 조건도 달지 않고 단칼에 승낙할 줄은 몰랐다.그래서 나천우는 하현을 완전히 높이 평가하게 된 것이다.잠시 후 나천우의 측근들은 하현이 지시한 물건을 모두 준비해 왔다.닭 피 한 그릇과 종이돈 한 묶음, 종이돈을 태우는 양동이.이를 본 임단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하현, 제가 어떻게 하면 되는 거예요?”하현은 테이블을 가리켰다.“부인, 죄송하지만 여기 누우시고 배가 보이게 옷을 살짝 위로 올려 주세요.”하현의 말에 임단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이어 그녀는 코트를 벗은 뒤 셔츠를 살짝 걷어 올려 새하얀 아랫배를 드러낸 채 테이블 위에 누었다.나천우는 이 광경을 보며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가 결국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하현, 이건...”하현이 천천히 나천우에게 설명했다.“부인은 뱃속에서 아이가 죽은 적이 있기 때문에 음흉한 기운이 여기 가득 들어 있습니다.”“예로부터 뱃속에서 죽은 아기는 엄마의 품을 떠나기 싫어 그 영혼이 떠돈다고 합니다.”“그래서 두 분이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것이죠.”“오늘 저는 죽은 아이의 영혼을 잘 달래서 보내주려는 거고요.”하현의 말을 들은 나천우와 임단은 동시에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벌린 입을

  • 재벌 사위면 될까?   4213장

    하현은 냉랭하게 말했다.“미안하다고 할 필요 없습니다.”“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나한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만 들으면 됩니다.”“나머진 당신이 알아서 하면 되죠.”“난 아무 이견도 달지 않을 테니까요.”하현의 말은 마치 이 모든 것이 그와 무관한 일처럼 가볍게 들렸다.그러나 가볍게 들리는 그 말속에 숨어 있는 어조는 서늘한 기운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원래 하현이 어떻게 망신을 당하나 구경이나 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놀라서 온몸을 부르르 떨며 눈알을 땅바닥으로 떨구었다.결국 그의 어조로 보아하니 그가 가볍게 말하면 말할수록 더욱 화가 난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리고 우민은과 이국흥 두 사람은 이 일에 대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나천우는 하현을 향해 빙긋 웃으며 허리를 곧게 펴고 시선을 뒤로 돌렸다.그의 눈빛 속에 찬바람이 가득 휘몰아쳤다.우민은과 이국흥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 왔고 무릎을 꿇으려 했지만 도저히 말을 듣지 않아 그대로 힘없이 풀썩 주저앉았다.“일어서세요!”나천우는 폭풍 전야의 고요한 태풍의 눈처럼 차분한 목소리였다.단지 손가락을 까닥이며 경호원에게 쇠 파이프를 건네받아 직접 두 사람의 다리를 한쪽씩 부러뜨렸다.그리고 나서 활을 들고 두 사람의 손바닥을 향해 활을 쏘았다.“휙!”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매섭게 울렸다.두 사람이 손바닥이 떨구어지자 나천우는 두 사람을 문 바깥으로 걷어차며 말했다.“잘 들어. 다시는 당신들 두 얼굴을 금정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아.”“감히 이 두 사람을 거두는 자는 나 나천우에게 도전하는 거라 생각할 거야!”“사람들을 교외로 내쫓아 스스로 빌어먹고 살게 해!”...10분 만에 설은아가 그토록 골머리를 앓던 이천억 대출이 순조롭게 실행되었다.무이자일 뿐만 아니라 담보 물건도 없이 진행되었다.다만 각종 수속이 복잡해서 설은아는 VIP실에 남아 서류 처리를 해야 했다.나천우는 하현을 깍듯이 모시고 행

  • 재벌 사위면 될까?   4212장

    ”좋아, 당신이 그렇게 잘난 척을 하니 한 명이라도 어디 해고해 봐!”우민은은 거만하게 팔짱을 끼고 비아냥이 가득한 얼굴로 하현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자! 어서 해 보라니까!”“퍽!”바로 그때 은행 로비의 문이 누군가의 발길질에 차여 둔탁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곧이어 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녀 열 명이 나타났다.선두에 선 사람은 양복 차림이었는데 그냥 보기에도 부티가 좔좔 흘렀다.그는 바로 금정은행 은행장, 은둔가 나 씨 가문 나천우였다.나천우 일행들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우민은과 이국흥은 모두 화들짝 놀라며 몸을 돌려 굽신거렸다.“행장님!”“여긴 어떻게 오셨습니까?!”우민은과 이국흥은 무릎을 꿇다시피 하며 나천우 앞에서 입이 찢어져라 환한 미소를 보였다.그런데 평소에는 친근하게 그들을 대했던 나천우가 오늘 이렇게 차가운 얼굴로 들이닥칠 줄 누가 알았겠는가?나천우는 그들에겐 눈길도 돌리지 않고 하현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하현의 손을 잡고 힘껏 흔들었다.“하현, 아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이 말을 듣고 장내의 분위기는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고요해졌다.모두 어안이 벙벙해지다 못해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곳곳에서 심장이 덜컹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잠시 후 예쁘장한 여직원들이 자신의 뺨을 세차게 때리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렸다.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었던 것이다.그러나 눈앞의 광경은 잘못 본 것도 아니고 꿈을 꾸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놀라움과 의아함으로 가득 차 있었고 자연스럽게 하현에게 쏠렸다.몇몇 여자 고객들도 눈앞의 광경이 믿기지가 않는지 입을 막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얼어버렸다.우민은은 마치 사지가 마비된 듯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이국흥은 더했다.사지가 그의 통제 영역을 벗어나 쉼 없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인가?그들은 하현

  • 재벌 사위면 될까?   4211장

    이국흥은 염치도 체면도 안중에 없는 사람 같았다.그는 없던 일을 있었던 일처럼 꾸몄다.그의 목적은 단 하나, 우민은이 하현을 혼내 주길 바랐던 것이다.이때 설은아가 얼른 입을 열었다.“부행장님, 그게 아닙니다...”우민은은 이국흥에게 힘을 실어 주러 온 상사였기 때문에 당연히 설은아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감히 우리 은행에서 사람을 때려요?”“간이 배밖에 나왔어요?”“지금부터 당신은 우리 은행 블랙리스트에 오를 거예요!”“이봐! 어서 관청에 신고해!”그녀의 카랑카랑한 말투는 오만하기 그지없었다.그러자 설은아의 안색이 창백해졌다.분명 그녀는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될 줄은 몰랐다.설은아가 이끄는 회사의 자금줄이 빠듯한 건 사실이었다.그런데 결국 이렇게 완전히 파산하게 되었다.자신이 아홉 번째 집안을 맡은지 얼마나 되었는가?이렇게 빨리 파산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훗날 대구 정 씨 가문의 수장이 되겠다는 것인가?그야말로 허황된 꿈이었다!“하하하! 이게 바로 당신의 최후야!”“이제 알겠어?”이국흥은 얼굴에 묻은 피를 닦으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개자식! 이 개새끼야! 너 방금 정말 미친놈처럼 날 치더라? 정말 대단했지, 안 그래?”“자, 다시 한번 더 해 보시지?!”“당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어디 한번 보자고!”“퍽!”하현은 그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그의 요구에 답하며 앞으로 걸어가다가 또 한 번 손바닥을 휘둘렀다.이국흥은 하현이 감히 자신에게 또 손을 쓸 줄은 몰랐다.뺨을 맞아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난 그는 가까스로 우민은의 몸에 기댄 덕분에 쓰러지지는 않았다.“미친 거야?!”“당신들 여기가 무법천지인 줄 알아?”우민은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이봐, 어서 신고해!”“은행 협회에 통보해서 설은아한테 대출 다 막으라고 해!”이때 하현은 싸늘한 표정으로 우민은과 이국흥을 바라보며 말했다.“두 사람이야말로 내 블랙리

  • 재벌 사위면 될까?   4210장

    하현을 말리는 설은아의 다급한 목소리에 이국흥은 험상궂은 얼굴로 이를 갈며 일어섰다.그는 입가의 피를 닦고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개자식! 당신 누구야?!”“당신이 뭔데 감히 이러는 거야?”“날 때려? 감히 날 때렸어?”“내가 뭐?”하현은 앞으로 나서면서 또 손바닥을 올려 이국흥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감히 내 아내한테 그런 모욕감을 주다니! 나한테 누구냐고 물었어?”“내가 누군지 당신 눈엔 안 보여?”“혹시 설 대표가 당신 부인이야?”이국흥은 잠시 넋이 나간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가 뭔가 떠오른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신이 그 소문으로만 듣던 그 쓰레기 같은 놈?”“그런데 감히 날 때려?!”“죽여버릴 거야!”하현은 또 그의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다.“퍽!”“날 업신여기고 무시하는 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 그렇지만 내 여자를 건드리는 놈은...”“절대 용서할 수 없어! 오늘이 당신 제삿날인 줄 알아!”퉁퉁 부은 얼굴을 감싸고 바닥에 주저앉은 이국흥은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벌벌 떨었다.“하현, 그만해! 그만하라고!”설은아는 한사코 하현을 말리며 붙잡았다.“또 때리면 정말 사람이 죽겠어!”그녀는 마음속으로는 그를 고맙고 든든하게 여겼지만 불똥이 그에게 튈까 봐 걱정도 되었다.오래된 도시 금정의 은둔가 가문이 뒷배에 있는 금정은행 부장을 누가 건드릴 수 있겠는가?금정은행의 뒷배인 나 씨 가문은 금정 금융계의 거물이었다.“개자식! 감히 날 때리다니?!”“흥! 넌 이제 죽었어! 내가 반드시 널 죽여버릴 거야!”이국흥은 이를 갈며 말했다.그러나 그는 감히 하현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얼굴을 가린 채 입만 떠들썩하게 떠벌렸다.“반드시 관청에 보고해서 감옥에 처넣어 버릴 거야!”“그리고 제멋대로 날뛰는 네놈 때문에!”“이 여자도 상상하기 힘든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블랙리스트에 올라 금융계에선 다시는 일 원 한 푼 빌릴 수 없게 만들 거라고!”“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