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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5장

”하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어?”

넷째 공주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방금 말했잖아?”

“첫째, 하구천을 죽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어!”

“둘째, 내가 가진 역량으론 하구천을 죽일 수가 없어!”

“다른 조건을 제시해 봐!”

“너무 지나친 조건이 아니라면 내가 만족시킬 수 있을 거야!”

넷째 공주는 이를 살짝 깨물었다.

뭔가 단단히 결심을 한 모양이었다.

“난 당신이 거의 불가능한 일을 원해도 다 들어줄 수 있어!”

넷째 공주는 진심을 보여주려는 듯 자신 있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그렇게는 못 합니다.”

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다른 조건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하구천을 죽이는 게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는 당신이 아니라 내가 판단합니다.”

“노국과 항도 하 씨 가문 사이를 이간질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내가 그러길 원한다면 당신은 하구천을 죽일 방법을 생각해내야 합니다.”

“하구천 하나도 못 죽이면서 어떻게 당신의 진심을 믿으란 말이죠?”

“하구천이 죽어야만 당신의 진심을 믿을 수 있습니다. 정말 나와 화해를 하고자 하는 성의가 있다면 말이죠.”

하현에게 있어서 하구천은 확실히 다루기 힘든 사람이다.

하구천을 죽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수진을 상석에 앉힌다는 전제하에 건드리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하구천을 건드린 사람이 노국의 넷째 공주라면 상황이 달라지고 하현은 그 일과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넷째 공주가 실제로 움직이기만 한다면 기회주의자들인 항성과 도성의 귀족들을 이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노국 황실의 눈에 그들은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바둑돌 같은 존재들이다.

간단히 말해서 이것은 항성과 도성의 전반적인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현이 보기에는 넷째 공주가 하구천을 죽이도록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실용적인 대국이다.

넷째 공주가 보기에 하현의 모든 행동은 복수를 위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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