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진소흔은 하수진과 이걸윤 사이의 일을 잘 아는 듯 보였다.이영돈이 먼저 항성과 도성에 온 것도 하수진을 굴복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걸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진소흔의 눈에는 하수진이 조만간 이걸윤의 노리개가 되어 항도 하 씨 가문 핵심 인물에서 내동댕이쳐질 운명으로 보였다.진소흔은 하수진에게 조금도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심지어 그녀는 자신이 여기서 하수진에게 충고를 하는 것이 하수진의 체면을 세워 주고 있는 것이라고 여겼다.하수진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손목에 있는 시계를 힐끔 보았다.“10초 더 드리죠. 당장 꺼지지 않으면 사람들이 당신을 끌어낼 겁니다.”곧 노리개로 전락할 하수진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충고를 해 준 공도 모르고 감히 함부로 떠들어대는 것을 보고 진소흔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하수진을 향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내가 당신을 맞받아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진소흔은 냉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내가 가진 돈과 영향력은 모두 내륙에서 왔어요. 대성그룹이라고요. 대성그룹의 해피톡 플랫폼. 항도 하 씨 가문과는 아무 관계도 없어요.”“그런데 어떻게 당신네 항도 하 씨 가문에서 대구 연예계에 이러쿵저러쿵 개입을 하려고 하죠? 무슨 자격으로?”“항성과 도성에서 위세 좀 떨친다고 당신이 무슨 대단한 능력이라도 있는 줄 알아요?”“내 눈에 하수진 당신은 날 비난할 자격이 조금도 없어요!”“당신이 대성그룹과 무슨 관계가 있지 않다면요!”이때 하현이 진소흔의 말을 반박하며 나섰다.“당신은 노국 사람이잖아? 노국이 당신 뒷배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니야?”“그런데 당신이 싫어하는 대하인이 차린 대성그룹이 당신의 뒷배라니 이게 말이 돼?”이때 하현이 앞으로 한 걸음 나와 진소흔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야! 허여멀건한 게!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내가 어떤 신분인지 알아?”“해피톡에서 제일 잘나가는 1위 인플루언서야. 대성그룹의 간판스타
하현의 행동을 본 진소흔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웃기는 광경을 본 듯 작은 입을 가리며 말했다.“어이, 당신 아직 잠이 덜 깼지?”“3분 안에 나를 봉쇄해?”“자자, 그래. 무슨 메시지를 보냈는지 한 번 보기나 해?”“연예계에서 완전히 봉쇄된다고?”“아이고, 너무 패기가 넘치는군. 정말 무서워 죽겠어!”“누가 나를 봉쇄할 수 있는지 한번 보자구!”“당신이 보낸 메시지가 날 봉쇄할 수 있다면 난 오늘 당신한테 무릎을 꿇겠어!”진소흔은 낄낄거리며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그녀뿐만 아니라 그녀를 따르는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도 하나같이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지었다.그들은 모두 연예계 신인들로 항상 진소흔의 곁에서 함께했다.그래서 그들은 노국의 영주권을 가진 진소흔이 연예계에서 얼마나 어마어마한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대성그룹이 함부로 진소흔의 비위를 상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은 조금 과장이다.하지만 대성그룹이 돈을 벌고 싶다면 진소흔과 척을 질 필요는 없다.그녀는 그룹의 진정한 캐시카우였으니까.특히 최근 그녀의 발언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연예계에 별로 관심이 없던 사람들, 안티팬이라도 지금은 모두 진소흔에게 관심을 두고 있었다.이런 인물을 대성그룹이 무덤까지 껴안고 가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그녀를 봉쇄하겠는가?대성그룹 뒤에는 떡하니 용문이 버티고 있었다!대성그룹이 진소흔을 받치고 있는 한 국내외에서 누가 감히 그녀를 봉쇄할 수 있단 말인가?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녀들은 하나같이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고 있었다.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만 이렇게 머리가 아플 정도로 꽉 막힌 사람은 처음이었다!시간은 1분 1초가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진소흔의 얼굴에는 빈정거리는 웃음이 더욱 짙어졌고 잠시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본 후에야 피식하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허풍쟁이 씨, 3분 지났어.”“봉쇄는 어떻게 됐어?”“왜 나한텐 안 보이지?”“잘 들어. 센 척하다가
모두가 경악했다!진소흔을 비롯해 그 자리에 있던 연예계 스타들은 하나같이 충격을 받았다.달랑 메시지 하나뿐이었다.그런데 3분 만에 진소흔이 업계에서 완전히 퇴출당하다니!대성그룹뿐만이 아니었다!해피톡 플랫폼을 포함한 모든 업체들이 진소흔을 완전히 차단한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진소흔은 이제 망했다!그녀가 비록 국내 최고이지만 대하 시장을 떠나면 누가 그녀를 인정하겠는가?대하 시장을 잃었으니 연예계에서는 더 이상 발붙일 수가 없게 된 것이다.어찌 되었건 연예계에는 진소흔 같은 미녀들이 수두룩하다.끝났다!이 생각이 진소흔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순간 진소흔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겨우 입을 열었다.“저기 선생님, 저랑 지금 장난하시는 거죠?”“방금 그 전화들, 다 가짜죠?”하현은 무심하게 툭 내뱉었다.“무릎 꿇어도 돼.”진소흔은 다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이때 자신의 핸드폰도 미친 듯이 진동했고 몇 통의 전화를 겨우 받은 후 진소흔은 그야말로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그녀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하현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선생님, 저는 당신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사과드리겠습니다.”“모두가 제 잘못입니다.”“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하현은 차가운 미소를 띠며 허리를 숙여 앉아 오른손을 뻗어 진소흔의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당신이 뭘 잘못했는지 알아?”진소흔은 불안하게 눈을 깜빡거리며 더듬거렸다.“서, 선생님한테 대들지 말았어야 했어요.”“대들어?”하현은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나한테 대드는 건 별로 큰일이 아니야.”“다시 한번 생각해 봐.”진소흔은 불안한 마음으로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딱히 떠오르지 않아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레스토랑을 점거했기 때문에요?”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이 식당을 점거하든 무례하게 말을 하든 누구에게 대들든 그건 아무 상관없어. 솔직히 말하면 그건 모두 당신의 위
”비록 당신의 파워가 놀랍고 내 신세는 일개 딴따라일 뿐이지만!”“그리고 당신의 말 한마디로 날 퇴출시킬 수 있다고 해도!”“내 뒤에 누군가 있다는 걸 잊지 마!”“당신이 내 체면을 이렇게 짓밟아 버리고 옴짝달싹도 못하게 하는 거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그리고 세상 일은 언제나 그 운이 돌고 돌아. 올해는 우리 집에 그 운이 도달할 거야!”“세상사는 다 돌고 도는 법이거든!”“훗날 당신들은 오늘 이 일로 반드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거야!”지금은 하현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진소흔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어쨌든 그녀는 대스타였다.용서를 빌어도 먹히지 않는다면 어떻게 의기소침한 채 그대로 물러설 수 있겠는가?독설이라도 한 방 날려야 하지 않겠는가?하현은 아무런 표정 없이 말했다.“끌어 내!”이런 사람들을 대할 때 그는 손을 쓰면 쓸수록 자신의 손만 더러워진다고 생각했다.순간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개자식, 당신들 나한테 손댈 필요 없어!”“내 발로 나갈 거야!”진소흔은 화가 나 일그러진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이 일, 절대 이렇게 끝나지 않을 거야!”“이걸윤에게 똑똑히 말할 거야. 그의 약혼자가 누군가와 함께하고 있다고!”“이걸윤이 당신을 반드시 죽여 버릴 거야!”말을 마친 진소흔은 숨을 헐떡이며 사람들을 데리고 떠날 준비를 했다.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냥 이렇게 간단하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해?”“식당을 점거한 지도 한참 되었는데 몇 천만 원이라도 줘야지 않겠어?”“당신은 나와 하수진을 모욕했어. 어서 당신 손으로 당신 뺨 열 대를 때려!”“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못 나가!”하현은 빈 공기를 내뱉듯 툭 던졌지만 그의 말속에 희미하게 묻은 살의가 주변의 공기를 얼려버렸다.“짝짝짝짝!”진소흔은 억울하기 짝이 없었지만 지금은 하현에게 반항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는 억울한 표정으로 자신의 뺨을 열 대 때린 후
”밥은 다 먹었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하수진이 와인 잔을 쥐고 입을 열었다.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럴 줄 알았어. 단순한 밥 한 끼로 끝나지 않을 줄 알았다니까.”“왜? 오전 중에 벌써 약혼자의 일을 다 파악하기라도 한 거야?”‘약혼자'라는 세 글자에 하수진의 얼굴에 분노의 빛이 떠올랐다.이어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대충은 짐작이 가.”“우리 이걸윤 선생은 정말이지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야.”“내가 노국에 있는 몇몇 친구들을 통해 확인했는데, 지난 6년 동안 이걸윤이 외부에 드러난 소문만큼 그렇게 조용하게 산 건 아니더라고.”“3년 동안 몇천억 되는 그룹을 직접 만들었대.”“그리고 3년이 더 걸려 지금은 노국의 성전 기사단에 가입해 부단장이 되었어. 아마 전신급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장장 6년이 걸려 노국의 상류층으로 진입한 셈이지.”“노국 황실 후계자 1순위인 빅토리아 공주까지 직접 접견했다고 해!”“저번에는 성전 기사단 사람들이 전투기를 몰고 호위했대!”“그가 도착하는 시간에 항성의 거의 모든 거물들이 마중 나온다고 들었어!”“진정한 왕의 귀환이지!”하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어째서 이런 등장이 왠지 낯익지?”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몇 년 전 항성에서 쫓겨났던 어린 왕이 당당한 왕이 되어 다시 돌아온다!”“소설이나 드라마의 주인공 같은데!”“약혼녀가 버선발로 뛰어가서 그의 허벅지라도 껴안아야 하는 거 아니야?”“그래야 같이 상위로 올라가지?”하수진은 냉소를 날리며 천천히 입을 움직였다.“이걸윤은 대단한 사람이지만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없는 사람이야.”“불과 6년 만에 모든 지위와 권력을 얻었어. 오직 대하에 맞서야겠다는 일념으로 힘을 기른 사람이야!”“대하인이지만 기꺼이 총을 들어 대하를 상대하려 하다니! 이런 사람은 하구천보다 더 지독해!”“그 외에도 그는 몇 년 동안 온갖
왕의 귀환!전신의 귀환!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이 말들은 정말로 이걸윤의 막강함을 방증하는 말이었다.“어떻게 할 생각이야?”하현은 생각에 잠겼다가 먼 수평선을 바라보았다.“지금까지 입수한 자료들을 보면 이걸윤이 돌아온 목적은 그리 간단하지 않은 것 같아.”“괜찮아. 내 손에는 대단한 카드가 있거든.”하수진은 묘하게 웃으며 하현의 얼굴에 시선을 던졌다.“나?”하현이 웃었다.“이걸윤과 확실하게 얘기할 게 있긴 하지.”“예를 들어, 대구 엔터테인먼트의 일.”“뭐 그리고 숏폼에서 망신당한 진소흔의 일이라든가.”“다만 내가 손을 쓰기 전에 당신도 확실히 각오해야 할 거야.”“수년 안에 전쟁의 신으로 거듭난 사람이야. 절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고.”하수진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항도 하 씨 가문의 최고 자리에 앉기 전에는 거쳐야 할 관문이었다.하구천의 음모에 대비해 그녀도 나름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했던 것이다.그렇지 않고 하현에게 의지해 그가 최전선에서 싸우게 된다면 정말로 하현이 상석을 장악할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는가?“펑!”하수진이 이걸윤의 일로 고뇌하고 있을 때 갑자기 식당 입구가 소란스러웠다.그리고 누군가 문을 밀고 들어와 하현과 하수진이 있는 룸을 향해 거침없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하수진의 경호원이 손을 써 보기도 전에 상대는 이미 룸 입구에 들어와 ‘퍽’하고 무릎을 꿇었다.사람들의 시선이 무릎을 꿇은 사람에게 온통 쏠렸다.하현과 하수진은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올렸다.방금 도망치듯 떠났던 진소흔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그러나 그녀의 얼굴에는 더 이상의 원망이나 노기가 없었고 그 자리에 두려움과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미간에는 온갖 두려움과 황망함으로 주름져 있었다.진소흔의 뒤에는 그녀의 매니저와 경호원 몇 명이 있었다.그들도 하나같이 창백하고 핏기 잃은 얼굴로 말없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의아한 눈빛으로
경악할 만한 진소흔의 행동에 많은 구경꾼들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어찌 되었건 그녀는 미녀였다.미녀가 곤경에 처하는 것을 보면 동정도 할 법하다.그러나 하현은 언짢은 듯 얼굴을 찡그렸다.진소흔이 자신을 하 선생님이라 칭할 때부터 그는 이미 누군가가 그녀 뒤에서 이런 행동을 코치했음을 알아차렸다.연기하러 온 건가?아니면 울상을 지으며 동정을 바라고 온 건가?“아까 꺼지라고 했잖아. 이미 끝난 일이야.”하수진은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연예계에서 퇴출된 거, 그 누구와도 관계없어. 자업자득이야!”“하현이 아니었더라도 조만간 누구라도 나타나 당신을 봉쇄할 참이었어.”“하 선생님, 아가씨.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진소흔은 두 발을 옮겨 하수진과 하현에게 가까이 다가와 애원하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이번에 항성에 온 건 처음으로 콘서트를 열기 위해서였어요. 대하가 처음 콘서트를 여는 곳이라고요. 내 연예계 인생 최고의 순간이에요!”“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기회예요!”“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그렇지 않으면 내 앞날이 망쳐지는 것뿐만 아니라 이영돈 선생님이 날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내가 당신들한테 용서를 받지 못하면 그는 아마도 날 죽여버릴 거라구요!”“물론 당신들한테 사과하는 제 마음은 진심이에요. 진심으로 두 분이 절 용서해 주시길 바라고 있어요!”“어찌 되었건 당신들 같은 거물들 눈에는 그저 한낱 딴따라일 뿐이잖아요. 이런 딴따라와 굳이 따질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네?”“이렇게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드릴게요!”“집에 돌아가면 당신들의 무병장수를 위해 위패라도 만들어 모실게요!”말을 하는 동안 진소흔은 다시 ‘쿵쿵쿵'하며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게다가 처량하게 울부짖는 그녀의 모습은 진상을 모르는 군중들의 동정심을 자극하기 충분해 보였다.많은 사람들은 하현과 하수진이 너무 사람을 몰아붙인다고
경호원이 몸을 붙잡자 진소흔은 몸부림치며 애원 섞인 목소리로 울부짖었다.“한 번만 봐주세요.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봐주세요!”“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진소흔이 애원하기 시작하자 매니저와 그녀를 따르던 사람들도 덩달아 울부짖기 시작했다.진상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진소흔이 남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끌려가는 줄 알 것이다.진소흔 무리들의 모습이 사라지자 하수진은 비로소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 여자도 참 보통 인물은 아니야. 처음에는 그렇게 당당하고 의기양양하게 콧대를 세우더니 지금은 스스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다니.”“뻗을 땐 뻗더라도 굽힐 때는 확실히 넙죽 엎드리는 걸.”“꼭 그렇지만은 않아.”하현이 일어서며 문쪽으로 향했다.“내가 나가 볼게.”말을 하는 사이 하현의 몸은 어느새 문밖으로 사라졌다.하수진은 의아한 듯 미간에 살짝 주름을 지었고 생각에 잠긴 눈동자에 뜻 모를 빛이 스쳐 지나갔다....빅토리아 항 광장에 버려진 진소흔은 식당 쪽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그녀는 하염없이 비를 맞으며 여전히 하늘을 찌를 듯 울부짖으며 땅을 쳤다.용서해 달라는 말이 빗속을 뚫고 하수진에게 닿기라도 바라는 듯 소리쳐 용서를 빌었다.이 장면을 본 지나가는 행인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그중 몇몇은 핸드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진소흔의 유명세는 아주 대단했으므로 이 영상은 업로드되자마자 바로 핫이슈가 되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항도 하 씨 가문 하수진이 진소흔을 제압했다는 소문이 빠른 속도로 돌았다.특히 동영상 속에 팩트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외모를 장착한 진소흔을 동정하기 시작했다.어찌 되었건 네티즌들의 기억력은 3분짜리다.진소흔의 동영상이 업로드된 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가 자신이 나고 자란 나라를 비하하며 서양을 찬양했던 사실을 깡그리 잊어버렸다.눈앞의 이 연극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