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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2장

하현은 탁자에서 핸드폰을 집어 들어 슬쩍 눈길을 준 후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르신은 이익을 위해서 딸까지 팔 수 있군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더러 사위가 되라구요?”

“내가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아마 내가 어르신의 사위가 된다면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결국 두 손 두 발이 다 묶인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파멸하고 말 거예요.”

“친족의 관계라는 점을 앞세워 내 입을 틀어막는 게 고작 생각해 낸 미봉책이십니까?”

“따님은 또 어떻구요? 모르는 사이 팔려가 버렸군요, 네?”

“부잣집에는 정이 없다는 말, 예전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똑똑히 알 것 같아요.”

하현은 ‘탁'하고 핸드폰을 탁자 위에 내려놓은 후 단호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안타깝게도 전 비열한 소인배와는 협력할 생각이 조금도 없습니다.”

“거절하겠습니다.”

“퍽!”

하문천은 얼굴 가득 노기 어린 표정으로 갑자기 탁자를 내리쳤다.

“하현, 정말 날 이렇게 실망시킬 셈인가?”

“이런 기회라도 붙잡으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용을 쓰는지 알아?”

“난 당신에게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줬어. 사위까지 삼으려고 했다고. 그런데 당신은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제도 모르고 뻥 차버리는 것도 모자라 날 함부로 모욕해?”

“당신 스스로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문천이 말을 하는 동안 그 단발머리의 차가운 여자와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몇 명이 매서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그들은 세상 물정 모르는 한심한 사람을 보듯 하현을 쏘아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평생 구하려고 해도 구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복덩이를 눈앞에 두었는데도 뻥 차버리다니!

죽는 게 뭔지 모르는 애송이가 틀림없다.

“선을 넘었다고요?”

하현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사실 난 더 심한 짓도 할 수 있어요.”

“이를테면 당난영 부인에게 가서 모든 것을 일러바칠 수도 있죠.”

“옳고 그름은 당난영 부인과 문주께서 잘 판가름해 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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