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썩!”후루타는 무릎을 꿇었다.온몸의 움직임은 무뎌졌고 심장을 뛰게 했던 생기는 썰물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그는 도무지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다.자신은 너무도 당당한 음류 외부 장로로서 병왕급 검객이었다.그런데 어떻게 대하 젊은이의 칼놀림 몇 번에 사지 육신이 처참히 짓밟혔는지 이해하려야 할 수가 없었다.그의 마음은 끓어오르는 울분으로 가득 찼지만 아무리 울분을 토해내어도 지금의 현실을 바꿀 수는 없었다.사방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만이 고요하게 정적 속으로 빠져들었다.모두가 최문성의 칼놀림에 충격에 빠져 허우적거렸다.몇몇 섬나라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 상황이 꿈이 아님을 확인하려고 애썼다.세상 거칠 것이 없던 강력한 후루타 타카이치가 뜻밖에도 대하 젊은이에게 일격을 당하다니!하구천은 눈동자를 부릅떴다.자신도 전신급 고수였기 때문에 단번에 최문성의 능력을 알아볼 수 있었다.그의 몸놀림은 분명 고수의 가르침을 받은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단 말인가?생각이 이에 미치자 하구천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하현에게로 쏠렸다.설마 이놈이 최문성을 가르친 건가? 설마!그래, 결국 최 씨 가문은 기꺼이 하현의 앞잡이가 되기로 한 건가?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자 하구천은 하현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더욱더 용솟음쳤다.항도 하 씨 가문 후계자 자리는 하구천에게 있어 가장 큰 카드였다.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고 그 누구도 자신의 위치를 넘봐서도 안 되는 것이다.절대 용납할 수 없는 단 하나였다.하현을 죽이지 않고도 하구천 자신이 후계자 자리에 앉는다고 해도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하현을 죽이고 말 것이다!“최문성! 하현! 감히 네놈들이!”진홍두는 충격에서 깨어나 이를 갈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보아하니 당신들 오늘 반드시 우리 홍성을 상대해야 할 것 같군. 그리고 섬나라 음류와도 반드시 한 판을 벌여야 할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 버렸다!병왕급인 최문성 앞에서 이런 홍성 건달들은 아무 힘도 쓰지 못했다.무덤덤한 표정으로 총을 뽑아든 몇몇 용전 항도 지부 사람들이 손을 쓸 여지도 주지 않고 상황은 종료되었다!진홍두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졌고 어기적거리며 룸을 빠져나가려고 했다.“진홍두, 아직 날 죽이지도 않았는데 도망부터 가려고?”“너무 예의 없는 거 아니야?”“게다가 여기가 당신이 오고 싶다면 오고 가고 싶다면 갈 수 있는 데인 줄 알아?”하현은 진홍두를 향해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고 동시에 오른손을 뻗어 진홍두의 얼굴을 가볍게 툭툭 쳤다.진홍두는 온몸이 뻣뻣해졌다.마치 뭔가에 홀린 것처럼 정신이 혼미했고 몸은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그녀는 분한 듯 하현을 노려보며 말했다.“그래, 이제 어떻게 할 건데?”“재주가 있으면 날 건드려 보시든가!”이때 밖에서는 또 수십 명의 홍성 건달들이 쳐들어오려고 시도하고 있었다.이번에는 최문성과 몇몇 용전 항도 지부 사람들이 총으로 그들을 막아섰다.“당신 하나쯤 어떻게 하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인가?”하현은 엄지와 검지로 진홍두의 뾰족한 턱을 치켜들었고 사정없이 그녀의 뺨을 후려갈겼다.“촥촥!”하현은 그녀의 뺨을 두 번 내려쳤고 진홍두의 얼굴은 금세 벌겋게 부어올랐다.그럼에도 진홍두의 섬세한 이목구비는 여전히 아름다웠다.“내가 당신을 건드리면 어떻게 할 건데?”진홍두는 부득부득 이를 갈며 분통해했다.홍성 바닥을 쥐락펴락하던 그녀였다.누구에게 뺨이라는 걸 맞아 봤겠는가?“하 씨, 이놈! 내 손으로 반드시 널 죽여 버릴 거야!”“촥!”하현은 여전히 무덤덤한 표정으로 한 번 더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날 죽여? 지금 당신의 생사가 내 손에 달렸어.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거야?”“촥!”“이 바닥에서 몇 년을 놀았는데 아직도 이 상황이 파악이 안 되는 거야? 이쯤 되면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야 한다는 거 몰라?”“지금
음침하고 차가운 소리가 무겁게 깔리며 룸 안에 울려 퍼졌다.모든 사람들은 오싹한 느낌에 휩싸여 자신도 모르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잘날 척하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숨죽이고 있었다.진홍두는 이 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라이온 킹! 어르신을 뵐 면목이 없어요.”“이놈이 우리 홍성을 무시하며 협박을 했어요!”“어르신께서 혼을 좀 내주시면 좋겠습니다.”라이온 킹!?항성과 도성 사람들이라면 모두 숨을 헐떡이며 입에 올릴 극강의 인물, 라이온 킹!라이온 킹은 홍성의 최고 고수였다!듣자 하니 홍성이 큰 대가를 지불하고 해외에서 초빙한 고수라고 했다.외부의 습격으로부터 홍성의 고위층을 보호하기 위해서 초빙했다는 말을 들었다.그런 라이온 킹이 진홍두의 편에 서 있을 줄이야!라이온 킹의 비호로 진홍두는 절대적 안전을 확보했던 것이다.전설에 따르면 이 라이온 킹은 절정의 병왕이며 거의 전쟁의 신급 경지에 가깝다고 했다.그는 하 씨 성을 가진 사람을 반드시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아무리 최문성이 옆에서 지킨다고 해도 결국 지키지 못하게 될 것이다.어차피 같은 병왕이라고 하더라도 실력 차이란 것은 엄연히 존재하는 법이었다.라이온 킹 앞에서 최문성이라는 신진 병왕은 그저 한낱 피라미에 불과한 것이다.홍성의 와호장룡을 그리 만만히 봐서는 큰 코 다칠 일만 남는다.“어이, 젊은이. 홍성과 섬나라 음류 사람들은 당신 같은 피라미가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지금 기회를 줄게. 네 뺨 열 대 때리고 무카이를 살려낸다면 내가 당신 살려줄게.”“만약 당신이 거절한다면 이 몸이 직접 나서서 먼지가 나도록 패 줄 수밖에 없어.”말투는 담백했지만 내용은 섬뜩했다.마치 저승에서 온 저승사자가 매서운 눈으로 그와 황천길을 갈 사람을 물색하는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보던 사람들은 저절로 손에 땀이 났다.곧이어 라이온 킹은 사람들 속을 헤집고 모습을 드러
”이런 방자한 놈!”라이온 킹의 얼굴이 어두워졌다.항성과 도성을 종횡무진 누빈 그녀였다.최고의 가문도 라이온 킹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겸손한 태도를 보여왔다.그 이름만으로 항성과 도성에서는 거칠 것이 없었던 것이다.그런데 젊은 애송이 같은 놈 따위가 감히 눈앞에서 자신을 모욕하다니!라이온 킹도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어서 바람처럼 곧장 앞으로 달려 나와 하현 앞에 섰다.동시에 그녀는 하현의 멱살을 잡고 부숴버리려고 했다.그러나 하현은 조금도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라이온 킹이 발톱을 드러내며 하현의 목에 가까이하려는 순간 날카로운 기운이 솟아올랐다.생각지도 못한 날카로운 기운에 그녀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움찔 놀라 몸을 돌렸고 허공으로 날아올라 오른손으로 칼을 막았다.“촤창!”무서운 파동이 장내로 퍼지면서 모든 사람들의 옷과 머리카락이 펄럭였다.사람들은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최문성이라는 부잣집 도련님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역시 모든 사람이 병왕이라고 불릴 만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전설의 당도대다웠다.도성의 부잣집 도련님이 당도대에 갔다 온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이런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칼 솜씨가 이 정도일 줄은 정말 아무도 몰랐다.최문성은 세 걸음 뒤로 물러난 뒤 하현 앞에 몸을 세우며 당당한 눈빛을 보였다.라이온 킹이 손을 흔들자 그녀의 손에 있던 금장갑이 날카롭고 거북한 마찰음을 내었다.그러자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젊은이, 병왕을 믿고 그를 당신의 경호원으로 삼았나 본데, 자신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내가 이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최 씨 가문을 멸망시킨 다음에 네놈의 뼈도 가루로 내 주지!”라이온 킹도 분명 하현의 실력을 모르는 것 같았다.그녀는 젊은 애송이가 무슨 힘이 있으랴 생각했다.최문성의 비호에 의지해 감히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 애
하현의 뒤편에는 몇몇 용전 항도 지부 정예들이 매서운 눈초리로 홍성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만약 정예들이 한꺼번에 발사를 시작한다면 상대는 아마 80% 이상 피해를 입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용전 항도 지부 정예들은 사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저들은 속으로 하현을 건방지고 오만한 사람이라고 은근히 비방하고 있었다.그들은 홍성이 용전과 같이 규칙과 이치를 따지는 집단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이 총 몇 자루로 홍성을 제압하려고 하다니?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탕탕탕!”양측에서 동시에 수십 발의 총성이 마주쳤다.라이온 킹은 갑자기 얼굴빛이 변하며 몸에 지니고 있던 칼을 꺼냈다.그녀는 땅바닥에 몸을 굴려 최문성 쪽으로 다가갔고 매서운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 솟구쳤다.이윽고 그녀는 단번에 휘둘렀다.그녀의 칼은 아무렇게나 공격하는 것 같지만 최문성의 가장 큰 허점을 노리며 공중에서 칼춤을 추었다.서슬 퍼런 살기가 뱀의 혓바닥처럼 칼 위에 넘실거렸다.날카로운 칼은 최문성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을 정도였다.라이온 킹은 극강의 스피드로 최문성에게 칼을 휘두른 것이다.보통 사람들은 이 수법을 피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놀라서 그저 혼비백산할 것이다.하지만 최문성은 더욱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양손에 칼을 쥔 채 단칼에 내려쳤다.그래, 함께 죽어 보자구!만약 라이온 킹이 계속 이런 식으로 공격해 나온다면 그녀가 최문성을 죽임과 동시에 최문성의 칼이 그녀를 두 동강 낼 것이다.현란하지 그지없는 최문성의 칼솜씨에 라이온 킹은 소름이 끼쳤고 순간 안색이 급변하며 하현을 힐끔 쳐다보았다.그녀의 눈에 이글이글 살의가 불타올랐다.최문성은 이전에 이 정도 실력까지는 아니었다.그러나 하현이 몇 가지 충고해 준 것을 제대로 파악하자 최문성은 훨씬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최문성은 지금 죽기로 덤비고 있지만 그녀는 그렇지 못했다.그녀는 홍성의 고수였다.매일 호화로운 차와 유람선
장내는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모두들 정신이 혼미해져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눈앞에서 보고도 도저히 이 광경이 믿기지가 않았던 것이다.눈앞의 모든 일들이 도무지 현실적이지가 않았다.세상의 모든 오만함과 의기를 다 모은 듯 당당하게 등장했던 라이온 킹이 하현의 뺨 한 대에 처참한 몰골이 되었다니!라이온 킹이 누구던가?보통 사람이 아니라 바로 홍성의 고수다!도성과 항성을 종횡무진 누비고 다닌 홍성의 고수!그런 고수가 초주검이 되어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이다.이런 굴욕적인 장면이 또 있을까!하현의 뺨 한 대는 라이온 킹뿐만 아니라 홍성의 얼굴을 무참히 짓밟아 놓았다.총을 쥐고 있던 홍성 정예들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복수의 의지로 활활 타오르던 그들은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총을 잡고 있는 자신들의 손이 더없이 차가워지고 있음을 느꼈다.겨울바람 같은 매서운 기운이 그들을 지배했고 지금 당장이라도 하현을 향해 총알 세례를 퍼부을 참이었다.“죽여! 죽여 버려!”“마구 쏴 버려! 라이온 킹을 위해 복수해!”잠시 후 상황을 알아차린 진홍두가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질렀다.그녀는 오늘 밤 이 광경이 그녀의 인생을 망쳐 놓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후루타가 죽은 것도 치명적이었는데 라이온 킹에 무카이까지 이 지경이 되다니, 그야말로 절망적이었다.오늘 일어난 일 하나하나 그녀에게는 모두 엄청난 손실이었다.하현이 죽지 않는다면 그녀 또한 죽은 목숨이 될 것이다.그러나 안타깝게도 홍성의 정예들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서 하현을 향해 감히 총을 겨누지 못했다.방금 라이온 킹을 제압하는 하현의 손놀림은 그들의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용전 항도 지부 사람들도 충격을 받긴 마찬가지였다.그들은 하현의 실력이 이렇게까지 무시무시할 줄은 추호도 생각지 못했다.순간 그들은 하현이 어떻게 항성과 도성을 진압하고 용전 항도 지부에서 하백진을 물러나게 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라이온 킹에게 휘두른
”빌어먹을 놈!”“개자식!”“감히 우리 도련님에게 그런 불손한 말을 하다니, 죽고 싶어?”하구천 뒤에 서 있던 몇 명의 화려한 복장의 남녀들은 모두 하현을 잡아먹을 듯 독기를 뿜어내었다.하현의 몸놀림이 빨라 라이온 킹을 단번에 제압했지만 항성과 도성의 상류층 거물들에게 하현은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해도 한낱 싸움꾼에 불과했다.그들의 권력, 배경 앞에서는 별 볼일 없는 것이다!하현이 감히 관청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나 되는가!지금은 한 사람의 칼에 의지해 강호를 헤집고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저런 몸놀림은 요즘 보기 드물지만 단지 보기 드문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하구천은 사람들에게 감정을 가라앉히라는 듯 손을 흔들었다.그는 하현을 향해 깊은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지금 날 건드리는 거야?”하현이 웃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야?”“몸이 똑바로 서 있으면 그림자가 기울 일이 없잖아. 당신은 항성과 도성의 정의를 대표하는 사람이잖아. 곧 9대 병부 총교관으로 앉게 될 사람인데 내가 어떻게 당신을 건드릴 수 있겠어?”9대 병부 총교관이라는 말을 언급하는 하현의 얼굴에는 흥미로운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하구천이 이 직함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짐짓 궁금했던 터였다.하구천은 하현을 더욱더 유심히 쳐다보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지 않았다.“모두 세간의 소문일 뿐이야.”“그래?”하현은 눈썹을 들썩이며 능청스럽게 말했다.그는 하구천이 스스로 9대 병부 총교관이 될 거라고 말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하구천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영민한 하구천은 이 기세로 자신을 항도 하 씨 후계자 자리에 올려놓고 말 것이다.아마도 그는 가까운 시일 내에 실제로 그 자리에 올라 새로운 세대의 항도 하 씨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그의 계획과 계산에 의하면 허무맹랑할지언정 9대 병부 총교관이라는 호피를 끌어들여 자신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싶었
10여분 후, 총을 든 수사팀장 일행들이 몰려들어 모든 사람들을 통제했다.그 외에도 열두 명 이상의 언론 기자들이 몰려왔다.모두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오늘 밤 이 뉴스는 항도 하 씨 가문과 홍성, 섬나라 음류 등에 관한 것이었다.어떤 전개로 흐르는 이야기든 뉴스의 헤드라인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이렇게 많은 거물들이 엮인 일이라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기 때문이다.항성 경찰서도 감히 사익을 위해 법을 어기며 사건을 처리할 수 없었고 반드시 공적으로 일을 잘 처리해야 했다.항성과 도성에서 그 누구에게도 비길 데 없는 신분인 하구천도 꼼짝없이 걸려들고 말았다.이 순간 도저히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언론의 감독 하에 항성 경찰서의 수사관은 어떤 조사든 간에 공평함과 정의를 위시해야 했다.곧이어 백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두 구룡성 경찰서로 보내졌다.한 사람 한 사람 심문을 시작했다.이미 중상을 입고 죽어 가는 사람들도 놓치지 않았다.하현은 구룡성 경찰서로 연행되었다.그러나 경찰서로 오는 내내 그의 표정은 흔들림이 없었다.그는 하구천에게 일격을 가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일을 벌였다.항도 하 씨 가문이 항성과 도성에서 얼마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항성과 도성의 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혹시 법 위에 또 다른 법이 존재하지는 않는지 보기 위함이었다.다음날 아침 일찍 최영하는 향기로운 차향을 풍기며 취조실로 들어왔다.하현 앞에 찻잔을 내려놓으며 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하현, 어젯밤 전화 한 통으로 벌집을 쑤셔 놓았군!”“항도 하 씨 가문 사모님이 발끈해서 전화를 하셨어. 항성 관청 최고 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하구천을 왜 억류했느냐고 몰아세웠지.”하현은 경찰서에서 제공해 준 아침을 먹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 전설의 항성 관청 청장이 겁 좀 먹었겠는데?”“겁은 무슨 겁을 먹어? 밖에 얼마나 많은 기자들이 깔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