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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Last Updated: 2022-07-11 16:30:04
옆에 있던 은아의 작은 몸이 살짝 떨렸다. 은아는 하현이 돈을 받길 거부하고 영원한 별로 맞바꿀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만약 가격을 제시하라고 하면, 몇 백억 원을 받는 것도 큰 문제는 아니지 않나? 하지만 이 남자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은이 자신밖에 없었고, 이런 상황일지라도 그는 자신을 생각하고 자신이 행복하기를 바랐다.

이런 생각을 하자, 은아는 곁에 있던 하현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오묘한 감정이 피어났다.

“슬기 씨, 제안을 수락하시면 안 돼요! 이 그림은 진품이 아닐 수도 있어요!” 옆에 있던 진우가 난데없이 입을 열었다.

뭐라고?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한 거지? 현장의 수많은 시선이 순식간에 그에게 집중되었다.

슬기가 고개를 돌려 쳐다보더니 어이없어하는 기색을 내비쳤다. 이 녀석은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지금 대표님이랑 얼마나 신나게 연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튀어나와서 뭘 하려는 거지?

슬기는 할 말을 잃었지만, 연기는 완벽하게 해야 하니 그래도 웃으며 말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신 걸까요?”

진우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슬기 씨, 하현은 배운 것도 없는 데릴사위일 뿐입니다. 구구절절 이 그림이 진짜라고 말했다고 그걸 믿어요?”

슬기는 웃으며 말했다. “왜 믿으면 안 되나요? 아까 안 씨 어르신께서도 이 그림은 진품이라고 이미 확인하지 않으셨나요?”

“그렇기는 합니다. 하지만 안 씨 어르신께서는 핸드폰 너머로 감정하셨습니다.” 비록 진우는 이 이유가 말이 안 된다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게다가, 진짜 <부춘산거도>의 가치는 백억 원을 넘는다는 걸 인간이라면 다 압니다. 그런데 그걸 다이아 반지인 영원한 별과 맞바꾸는 것은 분명 손해 보는 일입니다. 만약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니었다면, 이 거지가 그걸 교환하려고 꺼내 들었을까요?”

다른 이들이 입을 열기도 전에 수정은 냉랭하게 말했다. “거기 서 씨, 우리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은 다 다시 주워 담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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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 요즘 젊은이들은 어떻게 하나같이 이렇게 배짱이 좋은 거야?”“그저 한 가지 재주만 있으면 세상 두려운 줄을 몰라!”“이렇게 김탁우를 무시하다니!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바로 그때 2층에서 무도복을 입은 사람이 나타났다.그녀는 팔짱을 낀 채 비즈니스 거물들 사이를 비집고 나와 높은 곳에서 굽어보듯 하현을 내려다보았다.그녀의 옷차림은 말끔하고 고풍스러운 기품이 풍겨서 딱 봐도 강호의 협객 같은 아우라가 느껴졌다.까무잡잡한 피부와 손에 살짝 보이는 굳은살이 그녀가 무도 고수임을 말해 주었다.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함인지 그녀는 오른손을 난간에 대고 다리를 훌쩍 뛰어서 순식간에 하현 앞에 떨어졌다.그 몸놀림이 안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쳤다.그녀는 허리춤에 장검을 차고 있었다.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그녀가 마치 무협 드라마에서 방금 현실로 튀어나온 줄 알 정도였다.짧은 머리 남자는 이 여자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며 흠칫했다.“육사빈, 어서 저들을 죽여!”“이 개자식들이 감히 우리 김탁우 도련님을 못살게 굴었어.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이라고!”황천화는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눈앞의 이 여인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길 막지 말고 저리 가!”“길 막지 마? 당신이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육사빈은 냉소를 흘리며 황천화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내가 당신들한테 1분의 시간을 주겠어. 사람을 놓아주고 무릎을 꿇어. 공손하게 고개를 숙여 사과해. 당신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김탁우한테 맡기겠어.”“지금 당장 당신들을 죽이진 않겠어!”“하지만 내 말을 거역한다면 당신들은 당장 손발이 잘려서 저 바다의 물고기 밥이 될 거야!”말을 마치며 육사빈은 앞으로 나와 사나운 기운을 풍겼다.순간 그녀의 모습은 마치 소인국 사람들 앞에 서 있는 거인 같았다.하현은 그녀의 풍채에서 위험한 기운을 느꼈지만 별다르게 신경 쓰지는 않았고 웃는 듯 마는 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2층 쪽을 쳐

  • 재벌 사위면 될까?   4040장

    원가령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정말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처참했다.그녀는 자신이 하현 이 개자식에게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하현이 살아날 수 있도록 열심히 살 길을 도모해 주었고 잘못을 깨우칠 수 있도록 설명도 해 주었다.그런데 결과는?하 씨 이 개자식은 감사할 줄은 모르고 감히 김탁우를 때리다니!이것은 정말 죽고 싶어 환장한 사람이 아니고는 할 짓이 아니다!누가 하현에게 이런 자격을 주었는가?!누가 하현에게 이런 용기를 주었는가?“배짱 한번 두둑하군! 하현, 당신 정말 배짱 하나 두둑해!”김탁우도 인물은 인물이었다.정신을 차린 그는 바로 노발대발하지 않았다.마음속의 살의는 잠시 억누르고 냉철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볼 뿐이었다.“금정에서 날뛰는 사람들을 지겹도록 많이 봐 왔어!”“하지만 5대 문벌이든, 10대 최고 가문이든!”“내 앞에서 이렇게 날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당신은 원가령이 겨우 마련해 준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렸어! 그뿐만 아니라 나 김탁우를 화나게 했어!”김탁우는 살짝 부어오른 자신의 얼굴을 문지르며 말을 이었다.“오늘, 당신은 제멋대로 날뛴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거야!”“어? 김 씨 가문 도련님께서 허세라도 부리시는 건가?”하현은 싸늘한 표정으로 툭 내뱉었다.“방법이 있거든, 그리고 능력이 있거든 언제든지 덤벼!”“내가 한 달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짓밟아버리는지 아마 하늘 높으신 당신은 모를 거야!”“그러니까 당신은 비장의 무기가 준비되었다 싶으면 언제든지 나한테 덤벼도 돼. 난 아무 상관없어!”하현은 더욱 냉랭한 표정으로 변했다.김탁우가 도대체 어떤 대단한 출신이든 간에 하현은 오늘 틀림없이 노부인 일행을 데려갈 각오가 되어 있었다.신이 막는다면 신과 맞서고 부처가 막는다면 부처와 맞설 것이다.무슨 일이 있어도 양 씨 가문 노부인 같은 사람은 철저하게 처리해야 나중에 양

  • 재벌 사위면 될까?   4039장

    이럴 수가?!찰지고 낭랑한 소리가 들리는 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졌다.모두들 아연실색하고 정신이 아찔했다.하현의 모든 행동은 정말 예상 밖이었기 때문에 도저히 눈앞에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소위 내로라하는 부유한 기업인들이든 원가령이든 모두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하현이 이렇게까지 거침없다니!감히 김탁우를 상대로 손을 쓸 줄은 아무도 몰랐다.김탁우가 누군가?김 씨 가문 도련님 아닌가?비록 큰집의 양자였지만 그의 몸에는 김 씨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다.다만 그 빛깔이 조금 옅을 뿐이다.설령 그가 김 씨 가문을 계승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는 틀림없는 김 씨 가문 후계자이고 유력한 후계자의 심복이었다.그의 신분, 지위, 역량은 보통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김탁우 같은 사람들은 평소 어딜 가나 주변의 부러움과 공경을 한몸에 받았다.많은 권력자들도 그를 떠받들어주다시피 한다!이것이 바로 남들이 넘볼 수 없는 권력이고 권위였다!대하의 최상급 집안 후계자들도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바로 김탁우였다!그런데 이런 거물이 자신의 유람선에서 하현에게 뺨을 맞다니?!사람들이 어떻게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노부인을 비롯한 양 씨 가문 사람들도 어안이 벙벙해졌다.노부인은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하현이 이렇게까지 날뛸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동시에 그녀의 마음속에는 자신의 계획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그것은 김 씨 가문의 비호 아래 있다고 할지라도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는 없다는 뜻이었다.“김탁우!”“탁우야!”한 무리의 사람들이 빠르게 돌진해 왔다.원가령은 바닥에 널브러진 김탁우를 정신없이 일으켜 세우고 티슈로 입가를 닦아주었다.그러나 아무리 닦아도 얼굴에 선명하게 떠오른 손자국은 없어지지 않았다.그만큼 하현이 김탁우를 조금도 봐줄 마음이 없다는 증거였다.“개자식! 김탁우를 건드리다니!”“어서

  • 재벌 사위면 될까?   4038장

    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마지막으로 말하겠어. 오늘 양 씨 가문 노부인 일행을 지켜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진심으로 하는 얘기야.”“예수님이 와도 소용없어.”원가령은 말귀를 못 알아듣는 하현이 한심스러운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현, 당신 왜 이렇게 변했어?”“내 말 좀 들으면 안 돼?”“당신을 위해서 하는 말이야. 금정 김 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당신은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없더라도 분명 들어봤을 거야.”“상상도 할 수 없이 막강해. 당신이 대적할 수 있는 그런 상대가 아니야!”“정신 좀 차려!”여기까지 말한 원가령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하현 앞으로 한 발짝 다가왔다.순간 그녀는 마치 자신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한 것처럼 느껴졌다.그녀는 높은 지위에 있고 하현을 내려다볼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녀는 잠시 하현을 실눈으로 훑어보다가 갑자기 온몸이 움찔하더니 뭔가 생각이 난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아, 하현. 알겠어.”“당신이 왜 오늘 이렇게 생사도 제쳐두고 앞뒤 안 가리고 덤비는지!”“당신은 내가 약혼한 것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았던 거야.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난 것 같으니까 질투가 난 거야!”“당신 마음속에는 항상 내가 있다는 거 잘 알고 있어!”“지난번에 날 때린 건 당신의 권위로 날 굴복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런 거였어!”“안타깝게도 당신은 제일 중요한 한 가지를 모르고 있어. 바닷새는 물고기와 사랑을 할 수 없어!”“이제 와서 속마음을 털어놓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안 그래?”말을 마치며 원가령은 의기양양하게 웃었다.“하현, 아쉽지만 너무 늦었어. 난 이제 진정한 사랑을 찾았고 당신한테는 영원히 기회가 없어!”하현은 소리 없이 웃으며 심드렁한 눈빛으로 원가령을 쳐다보았다.“됐어. 쓸데없는 짓 그만해!”“난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한테는 아무런 감정도 관심도 없었어.”“예전 친구로서 말하는데 결혼 축하해. 부디 아

  • 재벌 사위면 될까?   4037장

    하현의 시선이 처음으로 원가령에게 향하며 그는 싸늘하게 말했다.“내가 좀 날뛰면 어때? 행패를 부리면 좀 어때?”도발이었다.이것은 상대에 대한 도전이기도 했다.김탁우의 뒤를 따르던 무리들은 하현의 말을 듣고 모두 얼굴빛이 광변했다.어디서 감히 이런 오만방자한 말을 늘어놓는 놈이 있는가?죽는 게 뭔지 모르는 것인가?김탁우의 부하 몇 명이 하현을 단번에 혼내주려고 실룩거리자 원가령이 갑자기 손을 내밀어 그들을 저지했다.어어 김탁우를 향해 빙긋 웃으며 말했다.“김탁우,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야. 이름은 하현.”“옛날 친구인 셈이지.”“우리 모녀를 도와주기도 했지만 결국은 우리의 미움을 사게 되었지.”“다만 우리 모녀는 항상 마음이 좋아서 원한을 덕으로 갚았지!”“그러니 이번에는 내가 이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면 안 될까?”“그나마 빚진 신세를 갚는 셈 치고 말이야.”원가령의 말을 듣고 감탁우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별것 아니라는 듯 눈을 가늘게 뜨면서 하현을 신기한 듯 훑어보았다.“원가령, 이 사람 정말 당신 친구야?”“맞아. 예전에 친구였어. 하현이 사람들을 풀어주고 당신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도록 할게. 그러니 이 일은 그렇게 넘기면 어떨까?”원가령은 안주인임을 과시하는 데 정신이 팔린 나머지 김탁우의 눈빛에 담긴 깊은 뜻은 알아차리지 못했다.“게다가 오늘은 좋은 날이잖아. 이런 날 피를 보는 건 불길하잖아.”원가령의 말을 듣고 김탁우는 세련되고 곱게 화장한 그녀의 얼굴을 보고 씩 웃으며 그녀의 턱을 몇 번 만지작거렸다.“좋아. 당신이 그렇게 하라고 하면 그렇게 할게.”말을 마치며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이라고? 가령이를 봐서 내가 특별히 목숨을 구할 기회를 주지.”“그러니 당장 가령이가 시키는 대로 해. 사람들 풀어주고 사과해. 그리고 배상해. 그렇지 않으면 모두 물고기 밥으로 만들어 줄 거야!”김탁우는 거칠 것이 없는 기세였다.노부인도 마

  • 재벌 사위면 될까?   4036장

    ”어쭈, 당신 정말 대단하군!”“감히 내 구역에서 사람들을 때리다니!”“이봐, 보안요원들 다 오라고 해. 그리고 내 경호원들도 불러!”“그리고, 사소민한테 말해. 좀 이따가 약혼식을 시작하라고.”“눈먼 놈 하나 때문에 그녀의 기분을 잡치게 할 순 없잖아.”김탁우는 기다란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고 구름 연기를 내뿜으며 싸늘한 표정으로 사람들에게 지시했다.그가 보기에 10대 최고 가문이나 5대 문벌이 아닌 이상 일의 경위를 알 필요도 없고, 원한 관계를 시시콜콜 알 필요도 없었다.그는 단지 이런 사람은 백이면 백, 모두 자신의 발아래 무릎을 꿇을 거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10대 최고 가문인 금정 김 씨 가문이라는 간판으로 이 정도 위세를 떨치는 건 매우 정상적인 일이었다.오늘은 약혼식이 있는 날이었고 좋은 날 피를 보는 것은 불길한 일이니 그나마 김탁우가 이 정도로 끝내는 것이었다.그게 아니었다면 그는 당장 하현을 총으로 쏴 죽였을 것이다.“모두 로비로 모여. 고수들도 두 명 내려오라고 해!”짧은 머리의 청년이 고개를 끄덕이며 품속에서 무전기를 꺼내 미친 듯이 소리치기 시작했다.모르는 사람은 그가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인 줄 알 것이다.곧 위층과 아래층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장총을 든 보안요원 십여 명이 나타나 살벌한 표정으로 하현 일당을 포위했다.더 먼 곳에서 계속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분명 누군가 계속 달려오는 모양이었다.이 광경을 본 손님들은 하나같이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고개를 들어 하현을 노려보았다.분명 하현이 김탁우에게 짓밟혀 죽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하구봉 일행은 이 모습을 보고 그저 무덤덤한 표정만 지을 뿐 전혀 개의치 않았다.하현에 대해 그들이 알고 있는 상식에서는 지금 이 사람들 중 아무도 하현 앞에서 당당하게 위세를 떨칠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김탁우이든 김 씨 가문이든 간에 그가 사리 분별을 할 줄 알고,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누구의 기분을 상

  • 재벌 사위면 될까?   4035장

    여기서 하현을 볼 줄은 몰랐던 원가령은 한껏 치장한 아름다운 얼굴을 찡그렸다.그러나 숨을 크게 들이쉬며 이내 정신을 다잡고 김탁우의 팔을 꽉 끌어안으면서 한 발짝 걸어 나왔다.원가령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하현도 약간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세상 참 좁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유람선 한 척 위에서 이렇게 많은 페낭 거물들을 만날 줄은 몰랐던 것이다.그는 얼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양호남을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양호남은 충격에서 가시지 않았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긴 그와 원가령은 이미 남남인데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이윽고 하현의 시선은 지방시에서 맞춘 양복을 입고 있는 남자에게로 향했다.잘생긴 외모에 꼿꼿한 몸매, 어딘가 음산하지만 부드러운 기질을 지닌, 한눈에 봐도 잘나가는 집안 출신인 게 분명해 보였다.하현은 이 남자가 바로 김탁우일 것이라고 판단했다.비록 직계 혈통은 아니지만 분명 김 씨 가문의 핏줄이기 때문에 그의 신분은 아주 높다고 할 수 있었다.김탁우는 냉담한 기색으로 십여 명을 데리고 사람들 앞으로 걸어 나왔다.차분하고 싸늘한 시선으로 하현을 훑어보며 그가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죠?”“누가 감히 내 약혼식에서 이런 소란을 피운단 말입니까?”김탁우는 다소 조롱하는 듯한 말투였지만 그의 기질답게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고 당당하게 말했다.차분한 목소리였지만 그의 목소리엔 누구라도 본능적으로 위축될 만한 아우라가 느껴졌다.“김탁우, 뭔가 오해하신 것 같군요. 우리가 어떻게 감히 소란을 피우겠습니까?”“당신의 약혼식에 참석하게 된 것만도 평생의 가장 큰 영광입니다!”“저놈들이 눈치가 없는 거죠. 소란을 피우고 사람들을 때릴 뿐만 아니라, 부러워서 아주 질투심에 활활 타오르고 있어요.”이 사람들은 하현에게 엉뚱한 죄명을 뒤집어씌우는 것에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어쨌든 하현의 사람들이 손을 휘둘러 사람들을 때린 것은 맞는 말이었다.“김탁우, 오셨습니까?”

  • 재벌 사위면 될까?   4034장

    하현의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안색이 급변했다.하지만 그들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하구봉은 이미 싸늘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갔다.몇몇 남자들이 사내다운 모습을 보이려다가 찍소리도 못하고 나가떨어졌다.누군가는 분노하며 일어서서 손을 쓰려 했으니 어느새 이마에 박힌 총구를 보며 낭패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노부인은 이를 보고 얼굴이 일그러졌고 순간 손에 쥐고 있던 지팡이를 들어 하구봉을 때리려고 했다.하구봉은 냉담한 표정으로 단번에 지팡이를 손에 움켜쥐고 부러뜨린 후 노부인을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다.노부인은 힘도 써 보지 못하고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섰다.하구봉은 지금 노인을 공경하고 어린이를 보호할 마음이 없었다.노부인이 얼마나 사악한 사람인지 하구봉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곧 용전 항도 지부의 정예들이 나와서 바로 노부인을 양쪽에서 포박했다.노부인은 팔을 뿌리치며 끊임없이 발버둥쳤지만 돌아오는 것은 뺨세례뿐이었다.“건방진, 천하에 건방진 것들!”하구봉 일행이 거침없이 손바닥을 휘두르는 것을 보고 배가 나온 중년 남자가 냉랭한 표정을 지었다.“당신들이 무슨 원한을 품고 있든 여기 와서 이렇게 행패를 부릴 수는 없어! 법이란 게 있는 거야!”“게다가 노부인은 양 씨 가문 사람이야! 신분도 아주 높은 사람이라구!”“그들이 어떻게 청부살인 같은 짓을 할 수가 있어?”“당신들 함부로 날조하지 마!”“당장 사람을 풀어주고 무릎 꿇고 사과해!”“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장 관청에 보고할 거야. 항성 경찰서 사람들이 바로 달려와서 제멋대로 날뛰는 당신들을 모두 잡아갈 거야!”“퍽!”하구봉은 그를 내버려둘 마음이 없었다.단번에 한 걸음 앞으로 나온 하구봉은 소란스럽게 떠들어대는 중년 남자를 향해 손바닥을 날려버렸다.“앗!”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중년 남자는 군중 속으로 뛰어들어갔다.이 광경을 본 귀빈들은 모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하구봉을 노려보았다.어디서나 대우받던 그들이 이런 꼴을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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