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의 많은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해졌고 무서워했다!용문 대구 지회장은 한 소인 앞에 무릎을 꿇었고 양쪽 뺨을 얻어 맞았다. 이 일을 발설한다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하현에게 무슨 배경이 있든, 그가 누구에게 전화를 했든 상관없다. 눈앞의 승부는 이미 명백해졌다. 조중천이 무릎을 꿇는 순간 그의 자존심과 오만한 태도는 이미 모두 사라져 버렸다. 거기다 그의 36명의 부하들은 이때 무릎을 꿇고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방금까지 그렇게 허풍을 떨더니 지금 얼마나 처참한 꼴이 되었는가?백진수를 응원하러 왔던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놀라 하나같이 식은 땀을 흘리며 소리 없이 뒤로 물러났다. 다들 비록 떠날 엄두를 내진 못했지만 백진수하고는 거리를 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백진수와 주정 두 사람은 울화가 치밀었다. 지금 당장 달려들어 하현을 목 졸라 죽이지 못한 것이 한스러웠다. 어떻게 데릴사위 같이 작은 사람 하나 밟아 죽이는 게 이렇게 어려울 수가 있지?하지만 곧 그들의 눈동자엔 광기의 빛이 떠올랐다. 하현이 누구에게 전화를 했든 상관없다. 백진수는 자기 아버지의 스타일로 볼 때 오늘 일이 끝나면 반드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복을 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하현, 죽기를 기다려라. 너만 죽을 뿐 아니라 너의 가족 전체가 죽게 될 것이다! “내가 용인서의 이름으로 너를 압박하는데도 굴복하지 않는 거야?”하현은 뺨을 때리며 이때 손가락을 닦으면서 냉담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조중천은 울화가 치밀어 올랐고 원망스러웠지만 이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굴복합니다!”청산은 변하지 않고 푸른 물은 계속 흐르니 청산이 남아 있는 한 나무를 재 놓지 않아도 된다. 그는 오늘 졌지만 청산을 되찾기 위한 방법은 얼마든지 많다.이럴 때는 찌질함을 인정해야 한다. 어차피 조중천은 진작에 체면이 구겨졌다.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근데 왜 나는 우리 조 회장이 굴복하지
스마트 밸리. 하현은 조심스럽게 집으로 들어가 씻으려고 욕실로 향하고 있었다. ‘탁’하는 소리와 함께 어두웠던 거실이 순간 밝아졌다. 소파에서 설은아와 설유아 두 자매는 모두 잠옷 차림으로 팔짱을 낀 채 하현을 주시하고 있었다. 방금 용문 지회장을 불구로 만든 하 도련님은 지금 두피가 간간이 저릴 뿐이었다. 그는 억지웃음을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은아야, 유아야, 너희들 아직 안 잤구나!?”“너 도대체 어디 가서 뭐 한 거야? 왜 이렇게 늦었어?”은아는 눈썹을 잔뜩 찡그렸다. 하현이 말했다. “아무 것도 안 했어. 나는 백진수하고 그 아버지랑 따질 게 있어서 갔던 거야.” “그리고 나서는?”“그리고 나서 그 부자가 자기들이 잘못했다고 하면서 다시는 남원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갔지.” 하현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은아와 유아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하현은 보기에 멀쩡했기에 싸우러 간 것 같지는 않았다. 하현은 이어서 말했다. “참, 앞으로는 낯선 사람하고 식사하지 마. 그런 식사 자리가 있으면 나를 꼭 불러줘.”“그리고 요즘은 되도록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 있어. 특히 너 자꾸 밖에 나가서 시비 걸지 말고!”하현은 설유아를 노려보았다. “내가 언제 그랬어요!”설유아는 억울한 표정이었다. 하현은 은아에게 유아를 수습하라는 손짓을 한 뒤 발길을 돌려 욕실로 향했다. 백진수와 조중천이 나타나자 하현은 비바람이 몰아치기 전, 온 사방에 비 냄새를 풍기는 듯한 느낌을 감지했다. 이 일은 그렇게 쉽게 설명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이것은 시작에 불과할 뿐이었다. ……남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연경은 대하의 정치,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이다. 대하에서 가장 강력하고 최정상급의 사람들만이 이 곳에 설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연경의 오래된 사합원 안에 지금 흰 도포를 입고 구식 팔걸이 나무 의자에 한 사람이 기대어 있었
다음 날. 하현은 아침 일찍 조중천이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위원용에게 전화를 건 후 장례식장을 찾아갔다. 조중천의 신분이 너무 특별해 장례식장에는 위원용 외에 양정국도 있었다.장례식 영안실에는 지금 창백한 시체가 누워있었다. 조중천의 미간에 붉은 점이 하나 더 생겼을 뿐이다. 하현은 위아래로 몇 번 훑어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어떻게 된 일이야?”위원용은 심호흡을 한 뒤 말했다. “어젯밤 조중천은 주자창을 빠져나간 뒤 에드워드 병원에 가서 간단히 치료를 받고 차를 몰고 남원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공항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서 시내를 빠져나가려고 하는 순간 조중천이 바람을 쐬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그 순간 총으로 한 방 맞았습니다.”“미간에 정확히 명중 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전장에서 지내온 오래된 병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이 일 이후 우리 경찰서 인근 아파트 건물에서 의문의 사격 지점을 발견했습니다. 현장의 정황을 살펴봤을 때 상대방은 기존 화기가 아닌 자체 조립식 화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신원을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의심되는 사람 있어?”“네. 여러 명이 있습니다.”위원용은 쓴웃음을 지었다. 조중천은 아무래도 거물이었다. 강남에는 용문 지회가 없었지만 사고가 난 순간 제일 먼저 다른 지역의 지회장들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추궁하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남원은 물론 강남의 상류층에서도 조중천은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그들에게 전화가 걸려와 가능한 한 빨리 사건을 해결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위원용은 비록 남원 경찰서 1인자였지만 이런 거물들 앞에서는 매우 수동적이었다. “이 중에서 누가 가장 혐의가 많아?” 하현은 이어서 말했다. 위원용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지 못했다. 오히려 양정국이 말을 받아 말했다. “회장님이요!”“밖에서는 회장님의 정체를 모르지만 회장님은 주자창에 있었고
하현의 표정은 냉담했다. 옆에서 위원용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하 회장님, 살인자가 조중천을 죽인 의도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돈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원수를 갚으려는 것도 아니야. 가장 큰 이유는 교란을 피우는 걸 거야.”“꼭 나를 겨냥하러 왔다고 할 수 없어. 하지만 남원의 정세를 뒤흔들려고 하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어쨌든 지금의 남원은 너무 주도면밀해서 외부인이 규칙을 어기고 들어오기는 불가능해.”“하지만 나를 곤경에 빠뜨려 강남 관청이 나를 밀어내는 것으로 용문에게 해명을 하면 들어 올 수 있지.” 이 생각에 미치자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렇게 따져보면 범인의 목적은 조중천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죽이려는 거야.”“그의 목적은 분명 혼란스러운 틈을 타 용문을 물러나게 하는 거야.”“그렇다면 그들은 하 세자와 대장님을 겨냥해 온 거네요……”이 말을 하면서 하현의 입가에는 차가운 웃음이 떠올랐다. 양정국과 위원용은 서로 마주 보고 경악을 했다. 그들은 상대가 하 세자를 노리고 왔다고만 생각했었다. 상대방이 대장님을 겨냥해 왔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 세자를 겨냥해 온 거라면 상업계에서 쟁취를 위해 다투는 싸움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대장을 겨냥해 왔다면 이것은 아마 한 단계 더 깊은 차원의 것이 될 것이다. “너희들은 절차에 따라 조사만 해. 나머지는 신경 쓰지 마. 내가 처리할 테니까.”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남원은 분명 혼란스러워지겠지만 그렇게 둬서는 안돼.” “누구든 감히 소란을 피우는 사람이 있으면 잡아야 돼!”“불만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를 찾아오라고 해.”“네!”양정국과 일원용은 모두 살짝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이 분이 입을 연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앞으로 남원의 정세는 분명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산비가 오려고 하니 누각에 바람이 가득하구나! 말을 하는 동안 세 사람은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말한 게 다 맞다고 쳐도 뭐 어쩔 건데?”진주희는 뒷짐을 진 채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듯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너랑 쓸데없는 말 하지 않을 거야. 무릎 꿇고, 스스로 두 손을 잘라. 우리 사부님 무덤 앞에서 7일 밤낮으로 무릎 꿇고 있어!”“그렇지 않으면 결과는 자업자득이 될 거야!”이때 진주희는 기세가 대단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기세를 지니고 있었다. 이 여자는 적어도 전장에서 사람을 죽여 본 적이 있어 실력을 다소 갖추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녀 옆에 있는 동료들도 하현을 쳐다보며 기세가 등등했고 얼마든지 하현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너희들 조사를 똑바로 못했나 보구나?”“조사!? 사실이 다 드러났는데 무슨 조사가 필요해!?”진주희는 냉소하며 말했다. “조사를 하지 않은 거나 다름이 없지. 나보고 스스로 두 손을 자르라고 하다니. 내가 조중천 곁을 지키기를 바라는 거야? 너희들이 그럴 자격이 있어?”하현은 냉담한 기색이었다. 진주희의 예쁜 얼굴은 차가워졌다. 이때 한 걸음 앞으로 나가더니 살의를 발했다. “하씨, 나는 네가 알아서 잘 행동하기를 바라. 나 화나게 만들지 마!”“나는 지금 이미 자제하고 있는 중이야. 그렇지 않았으면 스스로 두 손을 자르라고 하지도 않았을 거야!”“너의 개 대가리에서 흐르는 피를 가지고 가서 우리 사부님께 바칠 거야!”“용문 문주님께 전화할 생각 하지마!”“나는 네가 용문 문주님과 무슨 관계인지도 모르겠고, 그 전화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르겠어!”“우리는 벌써 예전에 용문에서 물러났어!”“지금 용문 문주님은 우리를 직접 관할할 권한이 없어. 알아듣겠어?”진주희가 보기에 하현은 무슨 빽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어떤 이유로 용문 문주님에게 빌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으로 호가호위하고 있는 것이었다. 진정한 능력으로만 따지면 하현 같은 사람
진주희는 양정국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남원 관청 1인자 양정국 맞지?”“내 앞에서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강남 관청 1인자도 내 앞에서는 별 거 아니야!”“내가 말하는 데 오늘 누구도 하현을 지켜줄 수 없어. 하현, 너 오늘 죽었어!”말을 하는 동안 진주희는 붉은 면허증을 던지며 양정국의 얼굴을 내리쳤다. 양정국은 그것을 들여다 보더니 안색이 돌변했다. “살인 면허증!?”“알면 됐어. 난 비록 용문에서는 물러났지만 이 면허증은 아직도 남아 있어. 먼저 실행에 옮긴 다음 윗사람에게 보고하는 선참후계야.”“너 양정국이 내 앞을 가로막는다 해도 내가 죽이면 죽는 거야. 누가 감히 너 대신 나서줄 수 있겠어!?”진주희는 양정국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 그녀는 살인 면허증이 가장 큰 빽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방금 하현에게 스스로 두 손을 끊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데 하현이 안타깝게도 말을 듣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직접 하현을 불구로 만들어 버릴 수밖에 없었다. “진주희, 너 건방지다!”양정국은 이때 안색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 분의 신분을 잘 알고 있었다. “여기는 남원이지 대구가 아니야. 네가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 아니야.”양정국이 싸늘한 목소리를 입을 열었다. “이준태와 원경천은 아직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지만 너 양정국은 그럴 자격이 없어!”“퍽______”진주희는 손등으로 양정국의 뺨을 때렸다. “지금 꺼져. 감히 내 앞을 가로 막았다간 너까지 죽여 버릴 거야!” 양정국이 발끈하자 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양공, 상대방은 나를 겨냥해서 왔으니 내가 알아서 처리할 게.”말을 마치고 하현은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진주희는 경멸하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어떻게? 양정국이 너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걸 알고 네가 나서서 용서를 빌려고 하는 거야?”“내가 말하는데 너무 늦었어!”“내가 살인
멍해졌다! 온 장내가 멍해졌다! 진주희는 누구나 다 아는 천부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방금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문제는 하현의 손바닥 앞에서는 한 없이 강한 천자의 교만이 한 방도 견딜 수 없는 쓸모 없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 “풉______”진주희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부딪힌 벽에서 일어섰고, 온 얼굴에 먼지를 뒤집어쓰고는 외쳤다. “하현, 너 뻔뻔하다! 기습을 하다니!”그녀의 사제들은 모두 약간 어리둥절했다. 잠시 후 모두 격분해서는 하현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 “뻔뻔하네! 기습을 하다니!”“그래?”“그럼 다시 한 번.”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뻗어 진주희가 있는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도발이다!이것은 진주희의 체면을 완전히 구기는 것이다. 진주희는 안색이 바뀌었다. 곧이어 그녀가 손을 흔들자 뒤에 있던 검은 칼집이 살짝 흔들리더니 긴 칼이 날아와 그녀의 손에 떨어졌다. “음혈검! 진 사제가 음혈검을 휘두른다!”“음혈검이 나오면 유골도 없어!” “진 사제가 검을 꺼냈으니 세상엔 적이 없다!”“하씨는 끝장났네. 사제가 검을 꺼냈으니 그럼 시체도 남기지 못할 거야!”용문 대구 지회에서 온 제자들은 하나같이 감격에 겨워했다. 남자들의 얼굴은 마치 우상을 쳐다보는 듯한 얼굴이었다. 여자들은 비아냥거리며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는데 그녀들의 눈에 하현은 마치 이미 죽은 사람처럼 보였다. 진주희의 장검이 몸 앞에 가로 놓여 있었다. 오른쪽 뺨의 손자국만 가리면 확실히 고수다웠다. 이때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하씨, 방금은 내가 방심했어. 오늘 내가 너에게 용문 대구의 케이오가 뭔지 알려 주지!”“음혈검을 받아라!”“챙______”진주희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그녀는 검을 번뜩이며 땅바닥에 미끄러지며 넘어졌다. “퍽______”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걸음을 내디뎠고 순식간에 진주희 앞에 서서 또 뺨을 후려치며 내동댕이쳤다. “퍽___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현은 연달아 뺨을 때렸는데, 동정심도 없었고 자비를 베풀 마음도 없었다. 진주희라는 절세의 미녀는 곧 그에게 맞아 코가 멍들고 얼굴이 부어 올랐다. 그녀의 사제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한쪽의 양정국과 위원용마저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들은 하현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대단한 줄은 몰랐다. 더 없이 강한, 살인 면허증을 가진 진주희도 그의 앞에서는 종잇장 같네!?“퍽!”맨 마지막으로 뺨을 후려치자 진주희는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그녀는 땅바닥에 쓰러져 잠시 몸부림을 친 뒤에야 피를 한 모금 토해내며 애써 버티며 일어섰다. “안돼!”이 순간 진주희는 두피에서 땀이 나고 온몸이 떨렸다. 피하고 싶었지만 힘이 없었다. “퍽______”하현은 그녀의 아랫배를 발로 걷어찼고 다음 순간 진주희는 불구가 되었다. 날아다니던 진주희의 얼굴엔 절망과 두려움이 교차했다. 떨어지는 순간 진주희는 발버둥을 치며 일어나려고 했지만 결국 피를 한 모금 내뿜으며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다. “뭐라고!?”그녀의 사제들은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하나같이 얼굴이 창백해졌다. 진주희가 뜻밖에도 이렇게 불구가 되다니?하현은 뺨을 때렸을 뿐인데 진주희가 막지 못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기 어려웠다. 결국 불구가 된 것인가?그들은 또 놀라움과 분노로 하현을 쳐다보면서 평생의 가장 불가사의한 장면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 존재는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공포스러운 것인가?이 순간 그들은 깨달았다. 용문의 문주가 조중천을 압박하지 않았어도 조중천은 하현의 상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용문 대구 지회가 이정도 솜씨인 거야?”“선참후계와 군주의 특권이라고 하더니?”“한 방도 막지를 못하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진주희에게 다가갔다. 진주희는 온 몸을 떨었고 이미 자신과 하현의 격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습게도 그녀는 방금까지 하현을
이런 생각이 스치자 하현은 가만히 시선을 아래로 두며 더 이상 이 주제에 대해 파고들지 않기로 결정했다.그리고 싱긋 웃으며 돌아서서 설은아의 방에서 나갔다.하현의 행동을 보고 설은아는 내심 못마땅한 듯 조용히 콧방귀를 뀌었다.남자가 너무 마음이 약한 거 아닌가 하고 서운한 마음이 밀려왔던 것이다....이튿날 아침, 하현은 김 씨 가문의 일을 좀 더 조사해 보려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러나 나가기도 전에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하현은 핸드폰을 힐끔 보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하현,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하지 않으면 연락 안 할 셈이었어?”전화기 맞은편에서 간민효의 볼멘소리가 들려왔다.“간민효?”하현은 간민효가 이런 이른 시간에 자신에게 전화할 줄은 몰라 잠시 어리둥절해했다.“아직도 간민효야? 그냥 성 떼고 이름 불러!”간민효의 목소리에는 살짝 비트는 어조가 실려 있었다.“아, 민효.”하현는 간민효의 성화에 응하며 말했다.“아침 일찍부터 웬일이야? 무슨 일이라도 있어?”하현은 간민효 같은 사람이 아무 일 없이 아침 일찍 전화할 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아침 일찍 차라도 한잔하자고 전화할 리 만무했다.“사실 공항에서부터 당신한테 관심이 많았어.”“그래서 사람을 보내 당신을 좀 살펴보라고 했지.”간민효는 자신의 행동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어쨌든 누군가가 날 상대하려고 당신을 보낸 거라면 나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니까.”“미리 말하지 않은 점은 미안하게 생각해. 사과할게.”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이해해.”기내에서 C4 총기도 발견되었으니 간민효 입장에선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럽고 찝찝한 일이었을 것이다.간민효가 사람을 보내 자신을 미행하고 조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래서 요 며칠 동안 당신이 한 일을 난 거의 다 알고 있어.”“그래서?”하현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시선을 올리며 물었다.“친한 어른이 한 분 계신데 한 달 전부터
설은아는 김나나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김나나, 난 네 오빠랑 일면식도 없고 얼굴도 몰라.”“그러니까 그만해.”김나나는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우리 오빠는 훌륭한 사람이야. 우리 김 씨 가문 어른인 김준영의 심복이기도 해!”“금정에서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우리 오빠와 결혼하고 싶어 안달인 줄 알아?”“난 네가 내 절친이니까 너한테 기회를 주려던 것뿐이야. 우리 오빠 같은 격조 높은 인물을 너한테 주는 거야!”“남들한텐 그런 기회조차 없었다고!”김나나는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설은아, 너 절대 지금의 행복에 젖어 살지 마!”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베개에 기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김나나, 이제 그만해. 나 내일 할 일 있어서 그만 자야겠어.”설은아는 김나나와 더 이상 이런 얘기로 왈가왈부하기 싫은 것이 분명했다.“그래, 잘 자.”화면 속 김나나는 빙긋 웃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하지만 설은아, 난 우리 오빠한테 큰소리쳤단 말이야!”“너와 전 남편이 3년 동안 함께 했지만 한 번도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고.”“그러니 너 절대 엉뚱한 짓 하지 마!”“그렇지 않으면 우리 오빠가 네 전 남편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말을 마친 김나나는 ‘뚝’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설은아는 언짢은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를 지켜보던 하현이 입을 열었다.“김나나는 뭐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 왜 이렇게 거만한 거야?”설은아는 하현이 묻는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하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김 씨 가문의 출신인 김나나는 예전에 대구에 있을 때 몇 번 만난 적이 있어. 그때 그런대로 사이가 괜찮았어.”“하현, 나나가 좀 거침없는 성격이라 그런 말을 한 거야. 그러니 나나가 한 말, 마음에 두지 마.”“그리고 나나가 자기 오빠에 대해 한 말도 신경 쓰지 마. 난 전혀 본 적도 없는 사람이야!”말을 마친 설은아는 문득 자신이 왜 하현에게 이
하현은 그 여자를 알지 못해서 살짝 의아해하며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설은아는 금정에 온 이후로 아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다.어찌 보면 사업상 많은 성장을 했다고 볼 수 있다.“어머, 설은아. 지금 너 뒤에 있는 사람이 설마 그 소문으로만 듣던 네 남편은 아니겠지?”전화기 건너편에 있던 여자는 하현의 모습을 눈치채고는 갑자기 싫은 티를 팍팍 내었다.“그런 남자를 아직도 방에 들이는 거야?”설은아는 하현을 힐끗 쳐다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김나나, 내가 말하지 않았어? 그와 재결합한다고.”“설은아! 너 정말 진심이야? 아니면 농담하는 거야?”화면 속 김나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 남자 정말 아니잖아! 그건 금정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야! 그렇게 어렵게 이혼했는데 왜 갑자기 또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겠다는 거야?”“무엇보다 너 내가 한 말 잊었어?”“널 우리 오빠한테 소개해 주려고 한다는 말 잊었냐고?!”“우리 오빠는 김 씨 가문 거물이야!”“너와 우리 오빠가 함께 한다면 완전히 강대강의 연합이라고!”말을 하는 김나나의 얼굴에는 꼭 두 사람을 연결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설은아가 금정 김 씨 가문 사람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게다가 이 여자는 설은아를 김 씨 가문 사람과 연결시켜주려고 했다.자신에게 짓밟힌 김탁우를 떠올리자 하현은 이 모든 것이 우연하게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하지만 잠시 후 설은아가 하는 말을 듣고 하현의 미간이 다시 한번 살짝 일그러졌다.“내 기억이 맞다면 네 오빠가 김탁우 맞지?”“어? 내가 듣기로는 그가 항성에서 누군가와 이미 약혼했다던데.”“어떤 것들이 그딴 쓸데없는 말을 퍼뜨리는 거야?”김나나는 하현을 향해 시위라도 벌이는 양 소리를 높였다.“설은아, 너 소식이 좀 늦구나!”“우리 오빠가 항성에 있을 때 남영 여자가 우리 오빠한테 첫눈에 반한 건 사실이야.”“하지만 어떤 남자가 달려
왕인걸의 말은 이의진을 탓하는 듯 보였지만 사실은 더 깊은 뜻이 있었다.순간 이의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왕 사장님이 안 물어보셨잖아요?”“물어봤으면 진작에 알려줬을 거예요.”“그리고 하현과 밥을 먹고 싶다면 언제든지 나한테 말씀만 하세요. 내가 왕 사장님을 도와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하죠!”말을 마치며 이의진은 자신이 하현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듯 한껏 너스레를 떨었다.그러나 이의진은 정말로 자신이 있었다.자신의 오빠가 최희정을 압박하기만 한다면 데릴사위인 하현이 절대 최희정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의진의 말에 왕인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좋아, 좋아! 내일 내 사무실로 와.”이의진은 눈에는 점점 더 환한 빛으로 가득했다.자신의 앞날에 환한 서광이 비치는 듯했기 때문이다.이 씨 가족들도 모두 감격에 겨운 얼굴로 서 있었다.마음속으로는 역시 이의진이 인재는 인재라며 감탄해 마지않고 있었고 훗날 자신들의 뒤를 확실히 봐줄 인물이라고까지 여겼다.이러니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밖에!“이의진,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잖아?”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의진을 앞에 두고 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한마디 내뱉었고 그의 한마디에 그녀의 환상 같은 꿈이 일순 깨져버렸다.“왕인걸, 당신도 성인인데 왜 그렇게 쉽게 속는 거야? 옳고 그름이 분간이 안 되는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설은아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하현, 알겠어!”왕인걸은 허리를 굽신거리며 하현을 배웅했고 이어 몸을 돌려 이의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의진은 낭패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이 상황은 전적으로 그녀가 자초한 것이었다.만약 그녀가 몇 마디 하지 않았더라면 하현이 그녀의 면전에서 체면을 뭉개는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체면이 뭉개지는 하현의 말에도 이 관계를 이용하여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려는
그러나 왕인걸은 이 씨 가족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들을 무시했다.그 대신 왕인걸은 재빨리 하현에게 다가와 공손히 입을 열었다.“하현!”하현?!왕인걸의 목소리는 존대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하대도 아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의진의 부모에겐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소리였다.이의진의 집안 친척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뭐야, 이게?하현?하 씨 성을 가진 데릴사위가 정말 이렇게나 능력이 있다는 얘긴가?이의진은 더욱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왕 사장님, 지금 누굴 보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 사람은 데릴사위일 뿐이에요!”왕인걸은 이의진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현을 향해 굽신거리며 말했다.“하현, 아! 형수님도 와 계셨군요!”“이곳에서 두 분을 만나다니 제 생의 영광입니다!”“정말 오늘은 대운이 열린 날인가 봐요!”“만나서 영광입니다.”“너무 반가워요!”왕인걸은 흥분해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왕인걸과 하현이 아는 사이란 것도 놀라울 따름인데 왕인걸이 반가워서 잔뜩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이의진은 입을 떡 벌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하현이 자신의 직속상관, 그것도 왕인걸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설은아는 왕인걸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예의상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아, 왕 사장님, 안녕하세요.”그러나 하현은 심드렁한 눈빛으로 왕인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차를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야?”아내를 탐하려고 했던 자에게 한 손만 부러뜨리고 놓아준 것만 해도 하현은 많이 봐준 셈이었다.“하현, 지난번엔 내가 많이 잘못했어. 두 사람이 돌아간 뒤 간민효한테 아주 호되게 혼났어!”“나도 내 잘못을 깊이 깨닫고 사과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어!”하현의 냉담한 표정에서 초조함을 느낀 왕인걸은 마음이 떨려 허리까지 구부리며 안절부
”장청 캐피털은 사채업으로 시작한 회사야. 결코 깨끗한 회사가 아니라구!”“고명원도 사실 깨끗하지 않아!”“그런 더러운 인물과 호형호제하는 게 뭐가 그리 잘났어?”“지금은 옛날이 아니야!”“깨끗하게 돈을 벌어야 오래가지!”“고명원 같은 사람이 언제까지 기고만장하게 살 수 있겠어?”이의진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한껏 교만하고 오만한 자세를 보였다.“시대가 변했어. 더러운 방법으로 얻은 영광은 결코 오래갈 수 없어. 결국 우리처럼 큰 회사가 정도를 걷고 있는 거지!”“맞아. 가문을 빛내려면 큰 회사에 들어가야 해!”이영산은 자신의 모친과 여동생이 자신을 위해서 하현을 마구 헐뜯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여전히 어정쩡한 표정을 지었다.이참에 다 같이 퍼부어 하현을 짓밟고 싶었지만 그는 그런 마음을 억눌렀다.“정도를 걸어야지! 정정당당하게!”이의진은 하현에게 훈계하듯 말했다.“당신이 내가 이룬 성과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이룬다면 설 씨 집안에서 당신한테 한 번 더 데릴사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줄지도 몰라!”여기까지 말한 이의진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룸 바깥 복도를 보았더니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이 보였다.그들은 당당하게 얼굴을 든 채 값나가는 명품 옷으로 온몸을 치장한 모습이었다.제일 앞에 선 사람은 더욱 건들거리는 표정으로 들어왔고 내딛는 발걸음마다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가득 서려 있었다.이의진은 하현을 몰아붙이다 말고 갑자기 흥분한 얼굴로 문 앞까지 달려왔다.“왕 사장님, 안녕하세요!”하현이 힐끔 쳐다보니 왕인걸이었다.왕인걸은 여전히 지방시에서 맞춤한 옷을 입고 있어서 부티가 팍팍 풍겼고 이루 말할 데 없는 강인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다만 머리와 얼굴에 칭칭 감은 거즈가 그를 약간 바보스럽게 보이게 할 뿐이었다.이의진이 왕 사장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이의진의 부모는 하나같이 얼른 일어나 자신들도 모르게 일어나서 맞이했다.“왕 사장님. 여기서
이 광경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넋이 빠지는 듯했다.왜?왜 고 사장이 데릴사위인 하현한테 사과를 해야 하지?설마 다들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이 씨 가족들이 충격에 휩싸여 있건 말건 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됐습니다. 별일 아닌 일입니다. 이대로 없던 일로 하시죠.”“그렇게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니 정말로 감사합니다.”고명원은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머금고 하현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하현, 전화번호 좀 알려주시겠습니까?”“나중에 여쭤볼 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하현은 싱긋 웃으며 아무렇게나 티슈를 꺼내 번호를 적은 뒤 그의 앞에 내놓았다.“고맙습니다.”고명원은 보물이라도 얻은 듯 곱게 접어 주머니에 넣은 뒤 이 씨 가족들을 냉담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실례 많았습니다. 내가 식사를 방해한 것도 있고 하니 오늘 이 식사는 내가 계산하겠습니다.”몇몇 장청 캐피털 핵심 간부들도 모두 겁에 질려 굽실거리며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냉담하게 말했다.“이제 좀 꺼져 주시죠!”하현은 말을 툭 내뱉으며 마치 고명원을 그의 부하처럼 대했다.이 광경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설은아는 이를 보고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하현, 다음에 제가 식사 대접 제대로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말을 마치며 고명원은 직원에게 가더니 마오타이 몇 병을 테이블로 보내라고 지시했다.그의 공손한 자세에 장내는 순식간에 충격에 빠졌다.이영산의 부모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방금 하현에게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퍼부으며 공사장에서 벽돌이나 나르라고 모욕했던 그들이었다.그러나 순식간에 하현이 장청 캐피털 고명원이 떠받드는 인물이 될 줄은 몰랐다.고명원이 공손히 차를 따르던 모습은 그들에게 직접 얼굴을 두들겨 맞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몰고 왔다.이영산은 더욱 마음이 착잡하고 복잡했다.그
이의진도 눈살을 찌푸리며 거들었다.“하현, 내 말 잘 들어! 지금 당장 사과해!”“그리고 무릎 꿇어!”“그렇지 않으면 공사장에서 벽돌 나를 생각은 하지도 마!”“당신은 그냥 굶어 죽어!”하현은 이 씨 남매가 하는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덤덤한 표정으로 오만방자한 사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3분, 고명원에게 어서 와서 차를 따르라고 해.”“나 하현이 말했다고 전해.”“어서 어서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시간을 넘길 시엔 차를 따르는 걸로 해결될 일이 아니야.”이영산을 비롯한 이 씨 가족들은 하나같이 겁에 질려 얼굴빛이 새까맣게 변했다.하현이 이렇게 고명원을 도발하는 것은 그들을 불구덩이로 집어넣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이놈이 이 씨 가족들을 데리고 같이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야! 당신이 뭔데? 감히 고 사장님을 오라 마라, 차를 따르라 마라 하는 거야?”장발의 사내는 냉랭한 눈빛으로 말했다.“사는 게 지겨워?”장발의 사내는 여차하면 하현을 밟아 죽일 듯 눈을 부라렸다.그때 온몸에 거즈를 두른 남자가 뒤에서 들어왔다.알고 보니 소항 회관에서 하현과 충돌한 그 남자였다.남자는 하현의 얼굴을 똑똑히 본 순간 두 눈동자에 두려움이 가득 서린 눈빛으로 온몸을 덜덜 떨었다.그는 장발의 사내에게 얼른 귓속말로 속삭였다.소항 회관에서 그는 하현에게 단번에 걷어차였다.고성양의 손발은 부러졌다.엄도훈은 하현 앞에서 나라님 모시듯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이로 미루어 보아 하현의 신분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장발의 사내는 남자의 말을 듣고 얼굴을 찌푸리더니 쏜살같이 그의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났다.“하현! 당신은 이제 죽었어!”이영산은 하현을 가리키며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의 최후를 한스러워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따가 일이 생기면 당신 혼자 다 책임져! 절대 우리 끌어들이지 마!”이 씨 가족의 친척들도 모두 사나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며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않았
장리나는 이 말을 듣고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하현, 얼른 형님께 감사하다고 해야지!”“형님이 아니었으면 어디 가서 그렇게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겠어?”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뭔 말이 그렇게 많아? 그러다 혓바닥 깨물까 봐 겁도 안 나?”“하 씨! 당신 나한테 무슨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당신 정말...”장리나는 하현에게 조롱이 가득 담긴 말을 퍼부으려고 했다.그런데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퍽’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발로 문을 차고 들어왔다.차를 마시고 있던 하현은 들고 있던 찻잔을 든 채 눈을 가늘게 뜨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이어 러닝셔츠를 입은 남자 몇 명이 들이닥쳤다.그들 앞에 서서 담배를 물고 있는 긴 머리의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씨 가족들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모두 꺼져! 이 룸은 우리가 접수한다!”이영산은 오늘 아침 마침내 인생의 절정을 맞이했는데 어떻게 이런 꼴을 당할 수 있단 말인가?그는 술기운을 내뿜으며 테이블을 세게 쳤다.“무슨 소리야? 우리 아직 다 못 먹었다구!”“우리 장청 캐피털 고 사장님이 여기서 밥을 먹을 건데 당신들 감히 이런 식으로 굴 거야?”시가를 물고 있던 남자는 무심한 듯 이영산을 쳐다보았다.장청 캐피털 고 사장님?고명원?고명원의 이름을 듣자마자 이영산은 술이 확 깨는 듯했다.방금까지의 원망과 분노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무례하다고 느끼던 이 씨 가족들도 장청 캐피털이라는 말을 듣고 모두 겁을 먹었다.고명원은 어쨌든 그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란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게 어떻게...”이영산은 말할 수 없이 난감한 표정이었다.그는 얼굴을 돌려 주변 친척들을 몇 번이나 쳐다본 뒤 멋쩍은 목소리로 말했다.“저기, 거의 다들 드셨죠?”“고 사장님이 이렇게 내 사업을 챙겨주시고 수백억짜리 프로젝트도 맡겨주셨는데 이 룸을 원하셨다니 드려야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