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도 하현의 말투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미친 기쁨이 떠올랐다. 하현 이 놈이 지금 날뛰면 날뛸수록 이따가는 더 비참하게 죽게 될 것이다! 이때 그는 벌떡 일어나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사촌 형님, 바로 이 사람이에요! 하현이요!”“이 사람이 저를 다치게 했을 뿐 아니라 백 도련님도 다치게 했어요!”“지금 이 사람이 형님도 모욕하고 있는 거예요!”“반드시 죽느니만 못하게 살게 해주세요!”공지명은 얼굴에 붕대를 감고 있어 주정은 공포에 질린 그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하현이 이때 담담하게 말했다. “맞아. 다 내가 한 거야. 공지명, 뭐 불만 있어?”날뛴다! 하현의 말투를 듣고 다들 냉소를 연발했다! 하씨는 너무 날뛴다. 들어가고 빠질 때를 모른다! 백진수도 냉소를 연발했다. 하현이 멍청하게 굴수록 그는 점점 더 기뻤다. 이렇게 해야 더 보기 흉하게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씨, 너 아직도 무릎 안 꿇어!?”주정은 계속 떠들어댔다! “너 내 사촌 형님을 화나게 하려는 거야!?”“사촌 형님이 화나면 후폭풍은 아주 심할 거야!”그 자리에 있던 몇몇 미인들은 하현이 날뛰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하나같이 기뻐하고 있었다. “하씨, 너 설마 겁에 질려서 바보가 된 건 아니겠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공 도련님 앞에서도 계속 뻐기다니? 앞으로 강남 전역에 너희들이 살길은 없을 거야!”“공 도련님이 누군지 알아? 공 도련님이 무슨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아냐고?”“무식한 자식, 정말 불쌍하다!”한 무리의 여자들은 이때 비아냥거리는 얼굴이었다. 그들은 허영을 좋아하는 여인들이었다. 가장 싫어하는 것이 거렁뱅이가 잘난 척하는 것이다. 군중들 속에서 백진수를 도와 뚜쟁이 짓을 하려던 서문정이 이때 사람들 앞으로 걸어가 의기양양하게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하씨, 너 지금 너랑 백 도련님의 차이를 알고 있는 거지?”“요즘 세상에 꿩이 어떻게 봉황으로
주정은 억울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공지명은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심지어 두려워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그는 주정을 목 졸라 단숨에 죽여버리고 싶었다. 하필이면 하현을 건드리다니! 게다가 자신을 불러들였으니 이것은 그를 죽음으로 내 몬 것이다! 공지명은 지난번에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고 한 손 한 발만 불구가 됐을 뿐이었다. 아직 다친 곳이 다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또 하현을 만나다니 정말 눈물도 안 난다.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현은 쓰레기통에 휴지를 버리고 나서야 여유로운 표정으로 공지명 앞으로 걸어가 담담하게 말했다. “공 도령, 우리 계속해보자.”“내가 너한테 물었잖아? 불만 있냐고?”공지명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감히 그럴 리가요. 감히 그럴 리가 없죠!”그가 어디 불만이 있겠는가?그는 치루 공씨 집안에서 온 사람으로 체면이 있었지만, 문제는 자기가 어떤 사람 앞에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그는 하현의 구체적인 신분은 몰랐지만 공문수조차 깍듯이 대해야 하는 대상이기에 그는 모리가 깨져도 하현을 건드릴 수 없었다! 그는 이번에 자신이 하현을 밟으러 왔다는 것을 몰랐다. 만약 알았다면 가마를 타고 오라고 했어도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현에게 무슨 불만이 있을까?하늘이 그에게 배짱을 준다고 해도 그는 감히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감히 그럴 수 없다니!?뜻밖에도 감히 그럴 수 없다고!?간단 명료한 이 말이 지금 온 장내를 뒤흔들고 있었다. 치루 공씨 집안 사람으로 강남 2인자의 조카이다. 등장할 때는 위세가 대단했는데 지금 이렇게 쫄고 있다니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돈을 밝히는 그 여자들은 하나같이 어안이 벙벙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건지 아닌지 확인하고자 뺨을 때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모두가 더 멍해졌다. “무릎 꿇어.”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보아하니 여전히 여유롭고 가벼운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하현이 말을 마치고 손을 닦기 시작하자 공지명은 그제서야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혔다. 이 분 앞에서 그는 손자와 같았다. 온 장내는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만큼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아무도 눈앞에 벌어진 광경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백진수와 주정 두 사람은 둘 다 정신이 혼미해져 거의 정신병이 생길 것 같았다. 하현은 담담하게 주정에게로 시선을 떨구며 차갑게 말했다. “공지명이 와도 내 앞에서는 서 있을 힘도 없을 거라고 내가 말했잖아.”“지금 네가 물어봐. 그가 감히 내 앞에 서 있을 수 있는지?”주정은 입이 떡 벌어졌다.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오늘 하현이 크게 망신을 당할 것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하현은 뒷짐을 진 채 계속 손을 쓰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너희 치루 공씨 집안의 체면을 세워 준 거야. 하지만 오늘 이 일은 나한테 해명을 해야 할 거야.”“이 놈이 내 처제에게 약을 쓰려고 했으니……”하현의 맨 마지막 말을 듣고 공지명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는 왜 아무 일도 없이 이 분의 처제를 건드린 거야? 이때 무릎을 꿇은 공지명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주정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너 당장 굴러와서 무릎 꿇어. 당장, 즉시 사과해!”“하 도련님께 절하고 용서를 빌어!”이 말을 듣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숨을 헐떡거렸다. 공지명 자신이 무릎 꿇었으면 그만이지, 주정까지 무릎을 꿇게 하고 하현에게 용서를 빌게 하다니? 거기다 처음에 주정이 공지명을 부른 것은 하현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공지명이 오히려 하현을 도와 주정을 처리하고 있다. 드라마도 이렇게는 못 찍지 않나?많은 사람들은 보잘것없는 정부 고문, 데릴사위가 무슨 체면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재간으로? 지위가 어디 있나? 주정은 귀가 빨개진 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사촌 형님,
“너 아직도 말대답이야?”공지명은 지금 뜨거운 냄비 위의 개미처럼 초조해하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결국 하현을 한 번 더 쳐다보았고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일어나 주정을 다시 한 번 걷어차 땅에 엎어뜨렸다. “무릎 꿇어, 사과해!” 주정은 얼굴을 감싼 채 비틀거리며 말했다. “저는 무릎 꿇지 않을 겁니다. 남자가 가오가 있어야죠……”“퍽!”공지명은 또 따귀를 때렸다.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데도 안 꿇겠다고!”“퍽!”“잘못을 인정하라고 하는데도 안 하겠다고!”“퍽!”“남자라 가오가 있어야 한다고!”“퍽!”“오늘 내가 네 다리를 부러뜨려주지!”“사촌 형님!”주정은 얼굴을 감싼 채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고 슬프고 분한 얼굴로 말했다. “그만해요!”“그만하면 됐어요!”“이놈이 뭐라고 그렇게 무서워하시는 거예요?”“이 사람이 뭔데요!?”“이 사람은 데릴사위일 뿐이에요!”“형님이 이 사람을 두려워한다고 해서 제가 두려워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제 뒤에는 주씨 집안이 있고 치루 공씨 집안, 소항 백가, 용문이 있어요. 제가 그를 밟아 죽이는 건 시간 문제일 뿐이에요. 근데 제가 무슨 근거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라는 거예요!?”주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공지명은 어쨌든 호강하며 자란 부잣집 도련님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어떻게 이런 하현을 두려워하냐는 것이다!이건 정말 치루 공씨 가문의 체면을 다 잃게 만드는 것이다! 백진수는 이때 완전히 공지명을 무시했다. 무슨 치루 공씨 집안이라고? 그래서 어떻게 됐는가? 데릴사위에게 무릎을 꿇다니! 주정은 이때 하현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 “하씨, 네가 우리 사촌 형님께 무슨 약을 먹여서 저러는지 모르겠지만!”“내가 경고하는데 나 주정은 네가 두렵지 않아!”“네가 무덤에 묻히지 않고서는 너한테 무릎 꿇지 않을 거야!”백진수도 냉소하며 말했다. “맞아. 우리 상류층 사람들의 사전엔 무
용문 대구 지회장 조중천!?그가 백진수의 양아버지라고?아니, 아니, 아니, 그가 지금 남원에 나타날 거라고 말한 거야?게다가 특별히 백진수를 밀어주려고!?지금 이 순간 하현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하나같이 믿을 수 없는 눈으로 백진수를 쳐다보았다! 정말 대단하다!백진수는 소항 백가 둘째 도련님답다. 그의 인맥은 그야말로 무적이다! 만약 용문의 지회장이 나타난다면 하현은 틀림없이 죽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계급의 인물은 관청과 길바닥의 절대 권력의 상징하기 때문이다!관청이라든가 길바닥, 상업계에서 누가 용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는가?변백범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비록 강남 길바닥의 왕이었지만 그도 강남은 역사적인 이유로 용문이 이곳에 지회를 두지 못한 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변백범이 길바닥의 왕이라 불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길바닥에서 가장 강한 건 단연 용문이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용문 지회장이 어떤 자리인지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 일이 좀 커질 것 같다. 물론 변백범이 보기엔 일이 조금 커질 뿐이었다. 이때 그는 사람을 부르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흥미롭게 지켜볼 뿐이었다. 백진수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고 이런 반응을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참, 우리 양아버지가 강남에 일하러 오셨는데 방금 전화가 왔어. 바로 오실 거래!”현장은 순간 모두 놀라 숨을 헐떡거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네 양아버지가 그렇게 대단해?”하현은 냉담한 얼굴로 백진수 앞으로 왔다. “네가 믿든 말든 네가 나를 건드렸으니 네 양아버지도 내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할 거야.”“하하하하, 아버지도 너한테 무릎을 꿇게 할 거라고!?”백진수는 미친 듯이 웃으며 하현을 쳐다보았다. “하씨, 너 네가 누구라고 생각해? 왕?”“우리 아버지한테 무릎을 꿇게 할거라니? 너 너무 오래 살았구나!”“너 같은 사람은 아버지한테
이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꺼내 자료를 찾으며 조충천의 신분을 확인했다. 그리고 난 후 모두들 숨을 헐떡거렸다. 백진수 너무 대단한데?용문 지회장까지 부르다니, 보아하니 정말 부자지간의 정이 깊은가 보다!공지명은 얼굴빛이 약간 변했고, 조금 후회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오늘 밤 너무 빨리 줄을 서서 어쩌면 재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백진수의 여인들은 하나같이 그를 쳐다볼 때 간절히 품에 안기고 싶어하는 눈빛이었다. 백 도련님은 정말 너무 멋지다! 조중천이 오면 어떤 사람이라도 옆에 서야 한다! 강남 전체에서 이준태와 병부 1인자 원경천이라도 조중천 앞에서는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 강남 1인자라 불리는 하 세자라고 하더라도 조충천 앞에서는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할 것이다. 어쨌든 조충천은 용문 대구 지회의 지회장이다. 방금 날뛰던 하현은 오늘 밤 죽지는 않더라도 가죽은 벗겨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흥분한 얼굴이었다. 그들은 하현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보고 싶었다. “하씨 이놈아, 내가 좀 잘못 본 거는 인정할게!”“공지명을 무릎 꿇게 하다니 확실히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러면 또 뭐 어때서?”“설마 그가 조 회장님의 상대가 되겠어!?”“결국 위신이 서지 않는 사람일 뿐이야!”“그는 곧 자신과 조 회장님 같은 사람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 지 알게 될 거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측은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강자가 약자를 동정하고, 지혜로운 자가 바보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얼마나 당연한 일인가!이런 재수없는 사람이 판을 뒤집어 역전을 하려고 하다니? 무슨 소리야? 진정한 권세 앞에서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아버지!”“조 선생님!”“조 회장님!”이때 백진수는 억울한 표정으로 맞으러 나갔고 한 무리의 사람들은 모두 굽실거리기 시작했다. “이 놈아, 무슨 일이야?”“여기까지 부르다니?”조중천은 지금 뒷짐을 지고 걸어 나왔다. 그는 마침 일이 있
1분이 지나자 조중천은 그제서야 손을 흔들며 부하들을 멈추게 한 뒤 냉담한 시선으로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네가 우리 집 진수를 건드렸어?”“응!”하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좋아, 아주 좋아. 너 정말 멋지다!”하현이 이렇게 날뛰는 것을 보고 조중천은 냉소했다. “너 내 아들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너는 내가 왜 그를 건드렸는지 궁금하지 않아?”많은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 이럴 때 도리를 따지고 법을 따지겠다고?머리에 물이 찼구나! “물어볼 필요도 없고, 물어보고 싶지도 않아!”조중천은 뒷짐을 진 채 음산한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나는 네가 내 아들을 건드렸다는 것만 알면 됐어!”백진수는 부채질을 하며 말했다. “아버지, 방금 이 녀석이 아버지가 그를 만나더라도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건방지게 말했어요!” 주정과 사람들은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그렇게 말했어요!”“나보고 무릎을 꿇으라고!?”“정말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구나!”조중천은 노발대발하며 웃었다. “이 녀석아, 네가 용문이라는 두 글자의 무게를 알아?”“용문이 무슨 일을 하는 지 아냐고?”“오늘 어르신이 너를 손봐주지 않으면 너는 자기가 어떤 놈인지 모를 거 같네!”하현은 반문했다. “그럼 조 회장은 법를 따질 준비가 안 된 거야?”“법?”조중천은 냉소를 연발했다. “여기서는 주먹이 법이야! 강자가 법이라고!”“용문 두 글자는 절대적인 진리야!”“내가 배신자의 손발을 부러뜨렸어. 너한테 한 번 물어 보자. 치루 공씨 집안이 감히 나한테 와서 법을 따지겠어?”말을 하는 동안 조충천은 공지명을 가리켰다. 거만하고 무서운 기세였다.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보아하니, 너 정말 나를 건드릴 작정이구나. 법을 따지지 않는 구나!”“법을 따져야지!”“무릎 꿇고 머리 숙여 잘못을 인정해. 스스로 사
온 장내가 경악을 했다! 모두가 입을 다물고 지켜보는 가운데 두피가 쭈뼛쭈뼛 섰다. 도저히 납득을 할 수가 없었다. 조중천이 그 자리에 있고 그렇게 많은 경호원들이 있는데 하현이 감히 백진수를 건드리다니?그는 자신이 죽지 못할 까봐 무서운가?조중천은 더욱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가 보기에 조금이라도 머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 순간 굴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용문 대구 지회장이라 지위가 높고 권세가 대단했다. 게다가 실력도 강했기 때문에 보잘것없는 놈 하나 밟아 죽이는 것은 개미 한 마리 밟아 죽이는 것만큼 간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현이 그의 존재를 무시한 채 백진수의 뺨을 때리고 직접 밟을 줄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것은 조중천의 체면을 구긴 것뿐만이 아니라 용문의 체면을 구긴 것이다! “그를 죽여! 나를 때려 죽인 셈이야!”조중천은 그 자리에서 펄쩍펄쩍 뛰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이 광경을 주시하고 있었다. 36명의 경호원들이 좌우에서 포위공격을 했다. 하현이 백진수를 밟은 것이 조금 두렵기는 했지만 하현을 죽이려고 했다. 바로 이때 하현은 차분하고 느긋하게 핸드폰을 꺼낸 후 전화를 걸었고 스피커 폰을 눌렀다. “뚜______늦은 밤, 텅 빈 주차장에서 소리가 빠르게 들려왔다. “전화로 사람을 부르려고? 무서운 게 뭔지 알겠어?”조중천은 냉소를 금치 못했다. “네 뒤에 누가 있는 지 좀 보자! 한방에 해치워 버리겠어!”“여보세요? 누구세요!?”잠시 후 맞은편에서 늙었지만 위엄을 잃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를 듣는 순간 조중천은 잠시 어리둥절해졌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이한 표정을 지었다. 이 목소리는 너무 익숙했다! 그가 어떻게 익숙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하지만 문제는 하현이 어떻게 이 번호로 전화를 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조중천이 충격을 받을 새도 없이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용 어르신, 저에요. 하현.”전화 맞은
이런 생각이 스치자 하현은 가만히 시선을 아래로 두며 더 이상 이 주제에 대해 파고들지 않기로 결정했다.그리고 싱긋 웃으며 돌아서서 설은아의 방에서 나갔다.하현의 행동을 보고 설은아는 내심 못마땅한 듯 조용히 콧방귀를 뀌었다.남자가 너무 마음이 약한 거 아닌가 하고 서운한 마음이 밀려왔던 것이다....이튿날 아침, 하현은 김 씨 가문의 일을 좀 더 조사해 보려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러나 나가기도 전에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하현은 핸드폰을 힐끔 보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하현,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하지 않으면 연락 안 할 셈이었어?”전화기 맞은편에서 간민효의 볼멘소리가 들려왔다.“간민효?”하현은 간민효가 이런 이른 시간에 자신에게 전화할 줄은 몰라 잠시 어리둥절해했다.“아직도 간민효야? 그냥 성 떼고 이름 불러!”간민효의 목소리에는 살짝 비트는 어조가 실려 있었다.“아, 민효.”하현는 간민효의 성화에 응하며 말했다.“아침 일찍부터 웬일이야? 무슨 일이라도 있어?”하현은 간민효 같은 사람이 아무 일 없이 아침 일찍 전화할 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아침 일찍 차라도 한잔하자고 전화할 리 만무했다.“사실 공항에서부터 당신한테 관심이 많았어.”“그래서 사람을 보내 당신을 좀 살펴보라고 했지.”간민효는 자신의 행동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어쨌든 누군가가 날 상대하려고 당신을 보낸 거라면 나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니까.”“미리 말하지 않은 점은 미안하게 생각해. 사과할게.”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이해해.”기내에서 C4 총기도 발견되었으니 간민효 입장에선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럽고 찝찝한 일이었을 것이다.간민효가 사람을 보내 자신을 미행하고 조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래서 요 며칠 동안 당신이 한 일을 난 거의 다 알고 있어.”“그래서?”하현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시선을 올리며 물었다.“친한 어른이 한 분 계신데 한 달 전부터
설은아는 김나나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김나나, 난 네 오빠랑 일면식도 없고 얼굴도 몰라.”“그러니까 그만해.”김나나는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우리 오빠는 훌륭한 사람이야. 우리 김 씨 가문 어른인 김준영의 심복이기도 해!”“금정에서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우리 오빠와 결혼하고 싶어 안달인 줄 알아?”“난 네가 내 절친이니까 너한테 기회를 주려던 것뿐이야. 우리 오빠 같은 격조 높은 인물을 너한테 주는 거야!”“남들한텐 그런 기회조차 없었다고!”김나나는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설은아, 너 절대 지금의 행복에 젖어 살지 마!”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베개에 기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김나나, 이제 그만해. 나 내일 할 일 있어서 그만 자야겠어.”설은아는 김나나와 더 이상 이런 얘기로 왈가왈부하기 싫은 것이 분명했다.“그래, 잘 자.”화면 속 김나나는 빙긋 웃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하지만 설은아, 난 우리 오빠한테 큰소리쳤단 말이야!”“너와 전 남편이 3년 동안 함께 했지만 한 번도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고.”“그러니 너 절대 엉뚱한 짓 하지 마!”“그렇지 않으면 우리 오빠가 네 전 남편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말을 마친 김나나는 ‘뚝’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설은아는 언짢은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를 지켜보던 하현이 입을 열었다.“김나나는 뭐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 왜 이렇게 거만한 거야?”설은아는 하현이 묻는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하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김 씨 가문의 출신인 김나나는 예전에 대구에 있을 때 몇 번 만난 적이 있어. 그때 그런대로 사이가 괜찮았어.”“하현, 나나가 좀 거침없는 성격이라 그런 말을 한 거야. 그러니 나나가 한 말, 마음에 두지 마.”“그리고 나나가 자기 오빠에 대해 한 말도 신경 쓰지 마. 난 전혀 본 적도 없는 사람이야!”말을 마친 설은아는 문득 자신이 왜 하현에게 이
하현은 그 여자를 알지 못해서 살짝 의아해하며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설은아는 금정에 온 이후로 아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다.어찌 보면 사업상 많은 성장을 했다고 볼 수 있다.“어머, 설은아. 지금 너 뒤에 있는 사람이 설마 그 소문으로만 듣던 네 남편은 아니겠지?”전화기 건너편에 있던 여자는 하현의 모습을 눈치채고는 갑자기 싫은 티를 팍팍 내었다.“그런 남자를 아직도 방에 들이는 거야?”설은아는 하현을 힐끗 쳐다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김나나, 내가 말하지 않았어? 그와 재결합한다고.”“설은아! 너 정말 진심이야? 아니면 농담하는 거야?”화면 속 김나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 남자 정말 아니잖아! 그건 금정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야! 그렇게 어렵게 이혼했는데 왜 갑자기 또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겠다는 거야?”“무엇보다 너 내가 한 말 잊었어?”“널 우리 오빠한테 소개해 주려고 한다는 말 잊었냐고?!”“우리 오빠는 김 씨 가문 거물이야!”“너와 우리 오빠가 함께 한다면 완전히 강대강의 연합이라고!”말을 하는 김나나의 얼굴에는 꼭 두 사람을 연결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설은아가 금정 김 씨 가문 사람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게다가 이 여자는 설은아를 김 씨 가문 사람과 연결시켜주려고 했다.자신에게 짓밟힌 김탁우를 떠올리자 하현은 이 모든 것이 우연하게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하지만 잠시 후 설은아가 하는 말을 듣고 하현의 미간이 다시 한번 살짝 일그러졌다.“내 기억이 맞다면 네 오빠가 김탁우 맞지?”“어? 내가 듣기로는 그가 항성에서 누군가와 이미 약혼했다던데.”“어떤 것들이 그딴 쓸데없는 말을 퍼뜨리는 거야?”김나나는 하현을 향해 시위라도 벌이는 양 소리를 높였다.“설은아, 너 소식이 좀 늦구나!”“우리 오빠가 항성에 있을 때 남영 여자가 우리 오빠한테 첫눈에 반한 건 사실이야.”“하지만 어떤 남자가 달려
왕인걸의 말은 이의진을 탓하는 듯 보였지만 사실은 더 깊은 뜻이 있었다.순간 이의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왕 사장님이 안 물어보셨잖아요?”“물어봤으면 진작에 알려줬을 거예요.”“그리고 하현과 밥을 먹고 싶다면 언제든지 나한테 말씀만 하세요. 내가 왕 사장님을 도와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하죠!”말을 마치며 이의진은 자신이 하현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듯 한껏 너스레를 떨었다.그러나 이의진은 정말로 자신이 있었다.자신의 오빠가 최희정을 압박하기만 한다면 데릴사위인 하현이 절대 최희정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의진의 말에 왕인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좋아, 좋아! 내일 내 사무실로 와.”이의진은 눈에는 점점 더 환한 빛으로 가득했다.자신의 앞날에 환한 서광이 비치는 듯했기 때문이다.이 씨 가족들도 모두 감격에 겨운 얼굴로 서 있었다.마음속으로는 역시 이의진이 인재는 인재라며 감탄해 마지않고 있었고 훗날 자신들의 뒤를 확실히 봐줄 인물이라고까지 여겼다.이러니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밖에!“이의진,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잖아?”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의진을 앞에 두고 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한마디 내뱉었고 그의 한마디에 그녀의 환상 같은 꿈이 일순 깨져버렸다.“왕인걸, 당신도 성인인데 왜 그렇게 쉽게 속는 거야? 옳고 그름이 분간이 안 되는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설은아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하현, 알겠어!”왕인걸은 허리를 굽신거리며 하현을 배웅했고 이어 몸을 돌려 이의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의진은 낭패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이 상황은 전적으로 그녀가 자초한 것이었다.만약 그녀가 몇 마디 하지 않았더라면 하현이 그녀의 면전에서 체면을 뭉개는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체면이 뭉개지는 하현의 말에도 이 관계를 이용하여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려는
그러나 왕인걸은 이 씨 가족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들을 무시했다.그 대신 왕인걸은 재빨리 하현에게 다가와 공손히 입을 열었다.“하현!”하현?!왕인걸의 목소리는 존대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하대도 아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의진의 부모에겐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소리였다.이의진의 집안 친척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뭐야, 이게?하현?하 씨 성을 가진 데릴사위가 정말 이렇게나 능력이 있다는 얘긴가?이의진은 더욱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왕 사장님, 지금 누굴 보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 사람은 데릴사위일 뿐이에요!”왕인걸은 이의진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현을 향해 굽신거리며 말했다.“하현, 아! 형수님도 와 계셨군요!”“이곳에서 두 분을 만나다니 제 생의 영광입니다!”“정말 오늘은 대운이 열린 날인가 봐요!”“만나서 영광입니다.”“너무 반가워요!”왕인걸은 흥분해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왕인걸과 하현이 아는 사이란 것도 놀라울 따름인데 왕인걸이 반가워서 잔뜩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이의진은 입을 떡 벌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하현이 자신의 직속상관, 그것도 왕인걸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설은아는 왕인걸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예의상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아, 왕 사장님, 안녕하세요.”그러나 하현은 심드렁한 눈빛으로 왕인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차를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야?”아내를 탐하려고 했던 자에게 한 손만 부러뜨리고 놓아준 것만 해도 하현은 많이 봐준 셈이었다.“하현, 지난번엔 내가 많이 잘못했어. 두 사람이 돌아간 뒤 간민효한테 아주 호되게 혼났어!”“나도 내 잘못을 깊이 깨닫고 사과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어!”하현의 냉담한 표정에서 초조함을 느낀 왕인걸은 마음이 떨려 허리까지 구부리며 안절부
”장청 캐피털은 사채업으로 시작한 회사야. 결코 깨끗한 회사가 아니라구!”“고명원도 사실 깨끗하지 않아!”“그런 더러운 인물과 호형호제하는 게 뭐가 그리 잘났어?”“지금은 옛날이 아니야!”“깨끗하게 돈을 벌어야 오래가지!”“고명원 같은 사람이 언제까지 기고만장하게 살 수 있겠어?”이의진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한껏 교만하고 오만한 자세를 보였다.“시대가 변했어. 더러운 방법으로 얻은 영광은 결코 오래갈 수 없어. 결국 우리처럼 큰 회사가 정도를 걷고 있는 거지!”“맞아. 가문을 빛내려면 큰 회사에 들어가야 해!”이영산은 자신의 모친과 여동생이 자신을 위해서 하현을 마구 헐뜯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여전히 어정쩡한 표정을 지었다.이참에 다 같이 퍼부어 하현을 짓밟고 싶었지만 그는 그런 마음을 억눌렀다.“정도를 걸어야지! 정정당당하게!”이의진은 하현에게 훈계하듯 말했다.“당신이 내가 이룬 성과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이룬다면 설 씨 집안에서 당신한테 한 번 더 데릴사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줄지도 몰라!”여기까지 말한 이의진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룸 바깥 복도를 보았더니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이 보였다.그들은 당당하게 얼굴을 든 채 값나가는 명품 옷으로 온몸을 치장한 모습이었다.제일 앞에 선 사람은 더욱 건들거리는 표정으로 들어왔고 내딛는 발걸음마다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가득 서려 있었다.이의진은 하현을 몰아붙이다 말고 갑자기 흥분한 얼굴로 문 앞까지 달려왔다.“왕 사장님, 안녕하세요!”하현이 힐끔 쳐다보니 왕인걸이었다.왕인걸은 여전히 지방시에서 맞춤한 옷을 입고 있어서 부티가 팍팍 풍겼고 이루 말할 데 없는 강인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다만 머리와 얼굴에 칭칭 감은 거즈가 그를 약간 바보스럽게 보이게 할 뿐이었다.이의진이 왕 사장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이의진의 부모는 하나같이 얼른 일어나 자신들도 모르게 일어나서 맞이했다.“왕 사장님. 여기서
이 광경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넋이 빠지는 듯했다.왜?왜 고 사장이 데릴사위인 하현한테 사과를 해야 하지?설마 다들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이 씨 가족들이 충격에 휩싸여 있건 말건 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됐습니다. 별일 아닌 일입니다. 이대로 없던 일로 하시죠.”“그렇게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니 정말로 감사합니다.”고명원은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머금고 하현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하현, 전화번호 좀 알려주시겠습니까?”“나중에 여쭤볼 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하현은 싱긋 웃으며 아무렇게나 티슈를 꺼내 번호를 적은 뒤 그의 앞에 내놓았다.“고맙습니다.”고명원은 보물이라도 얻은 듯 곱게 접어 주머니에 넣은 뒤 이 씨 가족들을 냉담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실례 많았습니다. 내가 식사를 방해한 것도 있고 하니 오늘 이 식사는 내가 계산하겠습니다.”몇몇 장청 캐피털 핵심 간부들도 모두 겁에 질려 굽실거리며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냉담하게 말했다.“이제 좀 꺼져 주시죠!”하현은 말을 툭 내뱉으며 마치 고명원을 그의 부하처럼 대했다.이 광경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설은아는 이를 보고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하현, 다음에 제가 식사 대접 제대로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말을 마치며 고명원은 직원에게 가더니 마오타이 몇 병을 테이블로 보내라고 지시했다.그의 공손한 자세에 장내는 순식간에 충격에 빠졌다.이영산의 부모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방금 하현에게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퍼부으며 공사장에서 벽돌이나 나르라고 모욕했던 그들이었다.그러나 순식간에 하현이 장청 캐피털 고명원이 떠받드는 인물이 될 줄은 몰랐다.고명원이 공손히 차를 따르던 모습은 그들에게 직접 얼굴을 두들겨 맞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몰고 왔다.이영산은 더욱 마음이 착잡하고 복잡했다.그
이의진도 눈살을 찌푸리며 거들었다.“하현, 내 말 잘 들어! 지금 당장 사과해!”“그리고 무릎 꿇어!”“그렇지 않으면 공사장에서 벽돌 나를 생각은 하지도 마!”“당신은 그냥 굶어 죽어!”하현은 이 씨 남매가 하는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덤덤한 표정으로 오만방자한 사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3분, 고명원에게 어서 와서 차를 따르라고 해.”“나 하현이 말했다고 전해.”“어서 어서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시간을 넘길 시엔 차를 따르는 걸로 해결될 일이 아니야.”이영산을 비롯한 이 씨 가족들은 하나같이 겁에 질려 얼굴빛이 새까맣게 변했다.하현이 이렇게 고명원을 도발하는 것은 그들을 불구덩이로 집어넣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이놈이 이 씨 가족들을 데리고 같이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야! 당신이 뭔데? 감히 고 사장님을 오라 마라, 차를 따르라 마라 하는 거야?”장발의 사내는 냉랭한 눈빛으로 말했다.“사는 게 지겨워?”장발의 사내는 여차하면 하현을 밟아 죽일 듯 눈을 부라렸다.그때 온몸에 거즈를 두른 남자가 뒤에서 들어왔다.알고 보니 소항 회관에서 하현과 충돌한 그 남자였다.남자는 하현의 얼굴을 똑똑히 본 순간 두 눈동자에 두려움이 가득 서린 눈빛으로 온몸을 덜덜 떨었다.그는 장발의 사내에게 얼른 귓속말로 속삭였다.소항 회관에서 그는 하현에게 단번에 걷어차였다.고성양의 손발은 부러졌다.엄도훈은 하현 앞에서 나라님 모시듯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이로 미루어 보아 하현의 신분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장발의 사내는 남자의 말을 듣고 얼굴을 찌푸리더니 쏜살같이 그의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났다.“하현! 당신은 이제 죽었어!”이영산은 하현을 가리키며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의 최후를 한스러워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따가 일이 생기면 당신 혼자 다 책임져! 절대 우리 끌어들이지 마!”이 씨 가족의 친척들도 모두 사나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며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않았
장리나는 이 말을 듣고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하현, 얼른 형님께 감사하다고 해야지!”“형님이 아니었으면 어디 가서 그렇게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겠어?”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뭔 말이 그렇게 많아? 그러다 혓바닥 깨물까 봐 겁도 안 나?”“하 씨! 당신 나한테 무슨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당신 정말...”장리나는 하현에게 조롱이 가득 담긴 말을 퍼부으려고 했다.그런데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퍽’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발로 문을 차고 들어왔다.차를 마시고 있던 하현은 들고 있던 찻잔을 든 채 눈을 가늘게 뜨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이어 러닝셔츠를 입은 남자 몇 명이 들이닥쳤다.그들 앞에 서서 담배를 물고 있는 긴 머리의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씨 가족들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모두 꺼져! 이 룸은 우리가 접수한다!”이영산은 오늘 아침 마침내 인생의 절정을 맞이했는데 어떻게 이런 꼴을 당할 수 있단 말인가?그는 술기운을 내뿜으며 테이블을 세게 쳤다.“무슨 소리야? 우리 아직 다 못 먹었다구!”“우리 장청 캐피털 고 사장님이 여기서 밥을 먹을 건데 당신들 감히 이런 식으로 굴 거야?”시가를 물고 있던 남자는 무심한 듯 이영산을 쳐다보았다.장청 캐피털 고 사장님?고명원?고명원의 이름을 듣자마자 이영산은 술이 확 깨는 듯했다.방금까지의 원망과 분노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무례하다고 느끼던 이 씨 가족들도 장청 캐피털이라는 말을 듣고 모두 겁을 먹었다.고명원은 어쨌든 그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란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게 어떻게...”이영산은 말할 수 없이 난감한 표정이었다.그는 얼굴을 돌려 주변 친척들을 몇 번이나 쳐다본 뒤 멋쩍은 목소리로 말했다.“저기, 거의 다들 드셨죠?”“고 사장님이 이렇게 내 사업을 챙겨주시고 수백억짜리 프로젝트도 맡겨주셨는데 이 룸을 원하셨다니 드려야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