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밸리로 돌아오니 말소리가 들렸다.알고 보니 유아가 대학을 살펴보러 갔다가 돌아온 것이다. 하현이 문을 밀고 들어서자 유아는 양복 한 벌을 들고 나왔다. “형부, 빨리 준비하세요. 대구 대학 입학처 선생님이 곧 저를 시찰하러 오실 거예요!”“정신 차리고 접대 좀 해주세요.”하현은 희정과 재석과 인사를 나누며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렇게 오래 답사하고 나서 대구 대학이 마음에 든 거예요?”“맞아, 맞아, 근데 대구대 점수가 너무 높아서 내가 신청하러 갔더니 선생님 한 분을 보내서 우리 집을 시찰해 보자고 하셨어.”“형부, 언니가 요즘 너무 바빠서 신경 쓸 겨를이 없나 봐요.”하현은 웃으면서 거절하지 않았다. 어쨌든 처제의 인생에서 큰 일이었다. 결국 집에서는 그가 대구 대학에서 온 입학사정관 선생님의 접대를 맡기로 했다.얼마 후 하현은 양측이 약속한 호텔에 도착했다.“응? 어째서 당신이? 하현!?”대구대 입학사정관실의 미녀 선생님이 다가와 하현을 잠시 위아래로 훑어본 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은 상대방을 잠시 자세히 쳐다보다가 생각이 났다.눈앞의 미녀 선생님은 대학 시절 당시 조교였다.이 조교는 정말 좋은 물건이 아니었다.그때 대학 다닐 때 하현이 재벌 2세라는 걸 어디서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하현을 꼬시려고 했었다. 하현에게 거절당한 후, 그녀는 학교에 하현이 쓰레기 남자라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기 시작했다.나중에 하현은 그녀를 상대하기가 귀찮아서 바로 학교 측에서 그녀를 퇴학 처리하도록 했다.그런데 학교에서 쫓겨난 그녀가 대구 대학 입학처 선생님이 되다니.하현을 본 임수지의 예쁜 얼굴에는 이를 갈 정도로 괴상한 표정이 역력했다.하현에게 차인 후 대학에서 쫓겨난 다음, 임수지는 대구로 떨어졌고 후에 능력을 발휘했다. 얼마나 많은 늙은 남자들과 잠자리를 하고 나서야 대구 대학에 들어갔는지 모른다.그리고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 덕분에 몇 년 동안 순풍에 돛을 단 그녀는
임수지의 질문에 설유아는 다소 긴장하며 입을 열었다. “임 선생님, 제 형부이자 저에게 가장 중요한 분으로 저희 가족을 대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약 임 선생님께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제가 부모님께 대접하시라고 하겠습니다.”설유아의 말에 임수지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네 형부라면 해도 괜찮지.”“참, 시찰하는 일은 너와 관계가 있기 때문에 너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어.”유아는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임수지에게 집안 사정에 관한 자료 뭉치를 건네주고는 폴짝폴짝 뛰며 자리를 떴다.그녀는 자기 형부에 대한 믿음이 강해서 형부가 있으면 만사 걱정 없이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설유아가 자리를 뜨자 임수지는 자료를 뒤적이며 빈정대는 표정을 지었다.이어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해괴한 웃음을 지었다 “하현, 우리가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너같이 거만한 사람이 남의 데릴사위가 될 줄이야?”임수지는 피식 웃었다. 자료에는 하현이 설씨 집에 들어갔다는 내용이 군데군데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하현은 아무렇지도 않게 담담하게 말했다. “나도 네가 선생님이 됐을 줄은 몰랐어. 넌 이미 해고당했잖아.”그러자 옆에 있던 한 남자 선생님이 냉소하며 말했다.“아저씨, 분수에 맞게 말씀을 하셔야죠!”“임수지 선생님은 지금 우리 대구 대학 입학처장님이세요. 당신 처제가 대구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다 이 분이 결정하는 겁니다!”“심지어 임 선생님의 전화 한 통으로 처제가 공부를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요!”이 남자 선생님은 임수지에게 아첨을 떨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하현은 임수지를 비웃으며 순간 자리에서 일어섰다. 임수지는 그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팔짱을 끼고는 하현을 향해 냉소를 연발했다.하현은 임수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때 쫓겨 나갔을 때 교사 자격증도 취소됐는데 어떻게 대구대에 들어 간 거야?“너……”
임수지를 따라 나온 스태프들은 모두 그녀에게 아첨을 떠는 개들이었다.지금 하현에 대한 임수지의 태도를 보고 순간 줄을 서서 하현을 향해 빈정거리기 시작했다.임수지는 손을 흔들며 냉소하며 말했다.“아니. 아니. 우리는 당연히 계속 시찰을 해야 돼!”“우리는 대구대를 대표해서 왔으니, 아무래도 절차를 밟아야 하지 않겠어? 절차를 밟지 않으면 학교로 돌아가서 학교 측에 뭐라고 설명하겠어?”임수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그 핥는 개들은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은 여전히 임수지가 영리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은 돌아가 신고를 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추궁 당했을 지도 모른다.하지만 절차만 밟으면 아무도 그들에게 말할 수 없었다.“하현, 준비 좀 해, 본격적인 시찰이 시작될 거야.”임수지는 청하는 자세를 취했다.하현은 비록 이 여자를 매우 싫어했지만, 유아가 공부하는 일을 위해서라면 구역질 나는 것을 참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장인어른과 장모님 쪽에도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직원들에게 카메라를 준비해 달라고 부탁하고 임수지는 재빨리 컨디션을 회복했다.이 여자는 비록 인품은 별로지만 확실히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적어도 학생 모집 분야에서만큼은 그랬다.그녀는 직업상 가짜 웃음을 드러내며 말했다. “하현 선생님, 선생님이 바로 설유아 학우의 보호자이고, 이번 대구 대학 시찰을 직접 맡으신 거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네!”“네, 그럼 저희 쪽에서 신원확인을 해야 하는데 괜찮으시죠?”임수지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하현은 비록 상대방이 술수를 부리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습니다.”“듣기로 설씨 집안의 데릴사위라면서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네!”“데릴사위로 삼 년째 지내오는 동안 마누라 손도 못 잡아 봤다면서요?”임수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현은 얼굴을 찡그렸지만 계속 대답했다.
“하현, 내가 경고하는데!”“네 놈은 좋고 나쁨을 몰라!”“부인께서 너를 생각해서 기회를 줬는데 고마워하지는 못할 망정 사람을 시켜 나를 쫓아내!?”“그래 봤자야! 나 같은 사람은 능력이 있어 여전히 높은 사람이라고!”“네 처제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특권은 내 손에 있어!”“내 말 한마디에 그녀의 나머지 인생이 결정될 거야!”“심지어, 내 말 한마디면 네 지위도 명예도 다 잃게 만들 수 있어!”임수지는 높은 곳에서 하현을 내려다 보며 매우 의기양양해 했다.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외모로 높은 자리에 오르면 언젠가는 끌려 내려오는 날이 오기 마련이야. 몇 년 후에 네가 늙고 나서도 이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다면 다시 내 앞에 와서 의기양양하게 굴어봐.”임수정이 늙은 남자들과 잠자리를 해서 높은 자리에 올랐다는 것을 하현이 어찌 눈치채지 못했겠는가? “허! 그래?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나는 계속 승승장구하고 있잖아? 그리고 내가 경고하는데 나는 곧 대구 대학의 부총장이 될 거야!”“그때가 되면 나는 더 많은 자원을 가지게 될 거야. 너 같은 폐물이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남자를 알게 될 거야!”임수지는 득의양양한 얼굴로 잠자리에 의지해 길을 닦았던 것을 수치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겼다. 하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대구 대학교 부총장? 걱정 마. 너는 그 자리에 절대 앉을 수 없을 테니까.”임수지는 비웃으며 말했다. “네가 아직도 그 재벌 2세라고 생각해? 너는 데릴사위일 뿐이야. 네가 나한테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그리고 걱정 마. 너는 나한테 복수할 기회도 없을 테니까!”“이번에 만난 김에 내가 너를 죽여 버릴 거야! 기다려!”임수지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려 떠났다. 하지만 그녀는 남원을 떠나지 않았고 대구 대학교 입학사정관의 자격으로 남원 교육계를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남원 교육계 2인자 왕태환, 교육계 1인자 조천평, 2인
슬기를 처음 보았을 때 임수지는 다소 적대적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하 세자를 정복하는 데 있어 이 여인이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슬기가 일어나 악수를 청하자 그녀의 얼굴에는 승자의 미소가 번졌다. 임수지는 베테랑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슬기가 아직 경험이 없다는 것을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와 하 세자는 우정을 넘어선 관계를 맺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임수지 그녀에게는 기회였다. 그녀는 자신의 매력으로 하 세자가 자기를 좋아할 것이라 자신했다. 슬기는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임수지의 명함을 보며 말했다. “임수지 선생님, 우리 하 세자께서는 선생님을 만날 시간이 없을 것 같습니다.”슬기를 임수지에 대한 첫 인상이 매우 좋지 않았다. 이 여자에게서 더러운 냄새가 너무 심해 그녀는 조금도 그녀에게 하현을 만나게 해줄 마음이 없었다. 그래서 지금 완강하게 거절을 했다. 임수지는 자연스레 슬기가 적대시 하는 것을 느끼고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이 비서님, 하 세자에게 보고하는 게 좋을 거예요.”“우리 대구대에서 남원에 분교를 하나 열려고 하거든요. 우리 대구대의 평판이 좋은 건 잘 알고 계시죠?”“제가 살펴본 결과 개인적으로는 천일그룹이 저희 대구대와 합작할 자격이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합작이 잘 성사 되면 천일그룹이 얼마나 좋을 지는 말할 필요도 없지 않겠어요?”임수지는 이때 꼭 얻어내고야 말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말한 것은 확실히 큰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천일그룹 같은 큰 그룹도 이런 기회가 필요하다. 이슬기는 잠시 중얼거리더니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일은 제가 하 회장님께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비즈니스에서 이런 기회를 얻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대구대와 합작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면 천일그룹으로서는 명성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또한 향후 시장에서도 큰 이점이 될 것이다. 그
전화 맞은편에서 양정국은 순간 진땀을 뺐다. 비록 그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피를 흘리지 않고 싸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때 양정국은 마음을 가다듬고 화두를 던졌다. “하 회장님, 솔직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최근 남원 상업계가 너무 불안정해서 자칫하면 남원 서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관청에서 몇 가지 회의를 한 결과 투자 유치회를 열어 양질의 외국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지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나쁜 목적을 가진 기업인들은 우리 남원에서 환영 받지 못하겠죠.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네요?”양정국은 전화를 사이에 두고도 깍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 분 앞에서는 한 가닥의 불공손함도 있을 수 없었다. 하현은 잠시 생각하며 말했다. “그 생각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남원 상업계는 자원을 재 통합하고 양질의 기업이 투자를 하는 게 가장 좋지.”“기왕 당신들의 합의를 했으니 내가 지원해 줄게.”양정국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런데 하 회장님,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습니다!”“만약 상회를 열면 강한 용들이 모두 올 거고, 심지어 10대 최고 가문들도 당당하게 사람들을 보낼 겁니다!”“아시겠지만 이 사람들의 신분과 배경으로는 제가 그들과 팔씨름할 자격도 없어서요!”“그래서 제가 회장님을 남원 관청의 투자 고문으로 초청을 하고 투자 유치회를 회장님이 전적으로 맡아주시는 게 어떨까 하는데요? 어떠세요?”양정국은 하현이 거절할까 봐 안절부절 못하는 표정이었다. 어쨌든 그는 하현의 정체를 알고 있었고 그 같은 큰 인물을 고문으로 삼는 것은 닭을 죽이는 데소 잡는 칼을 쓰는 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현은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지금 남원 상업계에 혼란이 있는 것은 나와 큰 관련이 있으니 이 일은 나한테 맡겨.”“네. 네. 손을 써 주신다니 그럼 안심입니다!”양정국은 한숨을 내쉬었다. 투자를 유치하는
“참, 이번 투자 유치회에서 모든 권한을 남원 관청이 초빙한 고문에게 넘겼다고 들었어.”“만약 네가 이 고문을 따낼 수 있다면 앞으로 우리 대구 대학이 남원에 투자하려는 프로젝트는 십중팔구 확실할 거야!”“수지야, 우리는 과학 연구원들도 있고 돈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해. 프로젝트만 있으면 우리는 모두 큰 돈을 벌 수 있어!”임수지는 전화를 사이에 두고 어리광을 부렸다. “아빠, 사람을 끌어들이기는 싫어요!”“수지야 섭섭하지? 이번 일만 잘 성사되면 네가 승진하는 건 확실해질 거야!”이 말에 임수지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올랐다. 그녀는 이 말을 기다렸다. ……집에 돌아왔다. 설유아와 설은아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현이 오는 것을 보고 은아가 쳐다보며 말했다. “선생님과 얘기는 잘 나눴어?”“별 문제 없을 거야.”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은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됐어. 이번에 유아가 대구 대학을 마음에 들어 하더라.”“유아는 공부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모처럼 좋아하는 학교가 생겼다니 언니로서 입학할 수 있도록 잘 도와줘야지.”유아도 속삭이며 말했다. “감사해요. 형부.”이 두 사람의 태도를 보고 하현은 부드러운 눈빛을 보냈다. “괜찮아. 큰 문제는 없을 거야.”비록 임수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현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래 봐야 대구 쪽에 전화 한 통만 하면 됐다. 학생 모집 같은 사소한 일은 하현이 전화 한 통이면 해결 되었다. 이때 유아가 웃으며 말했다.“아빠, 엄마, 언니, 형부, 내가 듣기로 대구 대학에서 신입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시찰이 끝나면 인터넷에 결과를 올린다고 들었어. 시찰이 잘 통과 됐는지 오늘 밤이면 알게 될 거야.”그러자 설은아는 말했다. “그거 정말 잘 됐다.”설재석도 웃으며 말했다. “유아야, 분명 문제 없을 거야. 대구 대학일 뿐인데 못 들어 갈 리가 있겠어?”희정도 자랑스러운 얼굴이
“이번에 강남에 와서 훌륭한 학부모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방문한 모든 학부모들은 다 만족스러웠습니다. 강남의 가정 교육 분위기가 매우 좋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영상에서 임수지는 당당하게 말했고 아주 전문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곧 말을 돌렸다. “그러나 이번에 10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방문을 했는데 그 중에 어울리지 않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이 사람으로 인해 저는 이 학생의 가정 교육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이런 학생이 우리 대구대 학생이 될 자격이 있겠어요?”이 말에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어리둥절했다. 이것은 유아의 시찰 기록이었다.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될 수가 있지?이 순간 그들 부부는 모두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다. “학부모들을 폭로하는 건 정상적이지 않습니다.”“하지만 대구대는 개교 100년이 됐고 학생 한 명 한 명을 책임지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때가 끼는 곳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입니다.” “이렇게 가정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 학부모는 훗날 우리의 깨끗한 상아탑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폭로해야만 합니다!”“이 학부모 이름은 하현입니다. 이번에 설유아 학생의 형부를 시찰했었습니다!”“뭐!?”이 말을 들었을 때 설재석, 희정은 모두 깜짝 놀라 숨을 들이켰다. 모두들 무의식적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오늘 시찰이 잘 되었다고 하지 않았어?유아가 대구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거라고 하지 않았니?그럼 지금 이 영상은 어떻게 된 거야?하현은 설명하지 않았고 안색이 비할 데 없이 차가워졌다. 임수지는 정말 간이 크다. 학생을 모집하는 큰 일에 술수를 써서 일부러 헛소문을 퍼뜨리다니, 그녀는 죽어 마땅하다. 그러자 설유아는 멍해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하현을 매우 신뢰했기 때문에 이번에 하현에게 그녀의 학부모가 되어 시찰을 책임져 달라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때 강우금과 진홍민의 시선이 스테이크 칼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어, 하 씨...”순간 두 여자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진홍헌도 하현을 알아보았다.그는 자신이 가장 창피한 순간에 하현을 만났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이렇게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 그와 맞닥뜨리다니!자리를 떠나려던 강우금과 진홍민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여웅의 팔을 잡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가리키며 작은 입을 가리켜 뭐라고 소곤소곤거렸다.이여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오만불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진홍헌은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상대가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해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그는 속으로는 화가 들끓었지만 자신이 이여웅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이대로 계속 부딪힌다면 결국 자신은 묻힐 곳도 찾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탁!”하현이 스테이크를 계속 썰려고 하던 순간 이여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발을 올렸고 의자는 그대로 주저앉았다.하현은 몸을 뒤로 빼면서 주저앉는 의자를 피했다.의자는 땅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술잔은 어지러이 널브러졌고 식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개자식!”나박하가 벌떡 일어났지만 하현이 그를 제지했다.하현은 눈을 지그시 뜨고 이여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이참, 여웅 오빠, 이게 무슨 짓이지?”이여웅은 담배를 움켜쥐고 긴 연기를 내뿜으며 비아냥거리듯 이죽거렸다.“이봐, 당신이 우리 진홍민과 강우금을 화나게 하고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이지?”친밀감이 느껴지는 호칭으로 대화를 튼 두 사람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홍헌은 이 상황이 창피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은 담담하게 내뱉었다.“괜히 진홍헌을 잡는 척하지 마. 나랑은 전혀 상관없으니까.”“내 머리릴 짓밟고 싶었지만 나한테 나가떨어질 게 겁이 났어?”“우후!”이여웅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