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수군 거리기 시작했다.“아아, 정아씨의 남편 이였군요.”“훈남훈녀 커플이네요, 너무 잘 어울려요.”“자 자 자,부부에 대한 존경심으로 술 한잔 따라드리겠습니다.” 들어오자마자 술을 부어주는 그들의 목표가 뭔지 너무 빤했다.정몽연 같은 단순한 사람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안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기에 강책에게 무시하라고 말하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는 오히려 자기가 직접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심지어 굉장히 예의 바른 목소리로 “환영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건배!” “건배!” 두 사람은 서로 술을 들이켰다. 처음부터 그렇게 세게 술을 들이키더니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강책을 바보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마지막엔 분명히 취해서 사람 구실도 못할 것이라고 다들 생각했다. 1대7은 이기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 이였고, 게다가 상재춘은 이 바닥에서 안 취하기로 엄청 유명했다.상재춘은 마음속으로 강책을 비웃었다.‘보아 하니까, 강책 이 놈, 그냥 멍청한 새끼 였어. 함정에 걸렸는데 그걸 몰라?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네, 후후후’ 그러고 나서 상재춘의 눈은 계속 정몽연의 몸을 훑기 시작했다.침을 꼴깍꼴깍 넘겼지만 억지로라도 자신을 침착하게 만들었다.그리고 계획대로 그에게 얼른 술을 따라주라고 다른 사람에게 눈치를 주려고 하는 순간,강책이 몸을 일으키더니 자신에게 술을 따라준 남자에게 똑같이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방금 전에 저한테 술 따라 주셨으니까,저도 한잔 드리겠습니다. 여기요!”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그의 행동에 놀라는 눈치였다.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지, 어떻게 자신을 우물 속으로 넣으려고 하는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정몽연은 그런 그를 보며 마음속으로 천불이 나기 시작했다. 주위는 모두 안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게다가 그들의 계획은 자신과 강책을 취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확히 깨달았다. 그래서 안 마실 수 있을 때
강책은 아무런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는 눈치였고, 게다가 정몽연의 말에도 계속 그 사람들과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사람들은 강책을 더 빨리 취하게 만들고 싶어서 안달나 있었다. 시간이 좀 지나 20잔을 마신 강책의 얼굴이 아무렇지도 않자 사람들은 슬슬 놀라는 눈치였다, 물도 저렇게는 못 마실텐데, 그걸 강책이 해냈다. 사실 서역에서 지내면서 강책을 더욱더 단단하게 키워준건 ‘술’ 이였다.7-8명은 그에게 있어 그냥 식은 죽먹기였고, 2,30명이 같이 들이닥쳐도 그를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주량이 어디까지인지는 지금까지 아무도 모르고, ‘그냥 안취한다’가 그의 주량일지도 모른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술을 잘 마시는 쪽이였지만, 그래도 3-4잔을 들이부으니 점점 한계에 도달했다.어떤 정상적인 사람이 백주를 저렇게 들이부을까? 상재춘은 주위 사람들이 점점 뻗어가는 걸 보며 안되겠다고 느꼈다. 그리고는 자기도 일어나 자신의 술잔에 술을 채우며 말했다.“강책동생이 주량이 이렇게 좋을 줄은 생각도 못했네, 자 나랑 한잔 마시자고.” 강책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말했다.“아 이건 좀 아닌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과는 한잔,한잔씩 마셨지만 명색에 이사장님과 한잔씩 마시는 건 너무 꼴사나울 것 같으니까, 열 잔씩 열잔씩 마시는 걸로 하죠. 어떠세요?” 강책의 말을 들은 상재춘은 눈이 둥그레졌다. 그의 주량은 7-8잔 정도 되는데, 열 잔은 그의 주량을 훨씬 넘은 양 이였다.하지만 강책도 얼마남지 않았다고 생각한 그는 흔쾌히 그의 말에 응했다.“좋아! 열잔씩 마시자고.” 술 20잔이 테이블에 올려지자마자 강책은 어떠한 머뭇거림도 없이 술을 단숨에 들이키기 시작했다. 상재춘은 얼마 마시지도 못하고 얼굴이 점점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7잔을 넘기고 나서는 똑바로 서지도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10잔을 다 마시고 나서 상재춘은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바로 의자에 고꾸라졌다.하지만 강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또 한번 더
정책은 말했다.“한 잔 더.” 안경잡이는 그의 말에 깜짝 놀라며 손을 흔들었다.“더 이상은 못 마셔, 제발 놔줘.” 강책은 그런 그를 봐주기는 커녕 계속 그의 입을 비틀어 열어 술을 10잔씩 들이부었다. 그가 피토를 하며 땅바닥에 누워 경련을 일으킬 때 까지 강책은 멈추지 않았고, 이 장면을 본 다른 사람들은 무서워 꼼짝도 하지 못했다.강책이 또 한번 더 술 10잔을 따르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말했다.“한 사람에 10잔, 다 마시면 나가 실 수 있습니다. 스스로 마셔도 되시고, 정 힘들면 제가 도와드릴 수 도 있습니다.” 안경잡이의 처참한 꼴을 보자 그들은 스스로 술을 들이붓기 시작했다.하지만 술 10잔, 백주 10잔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 이였고, 한 잔씩 마실때 마다 배 안에서 끓는 듯한, 불 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떤 사람은 2잔도 못 마시고 힘들어 하기 시작했다.강책에게는 그들을 가여워 하거나 동정하는 눈빛이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그들의 입에 계속 술을 들이 부었고,피토,구토,경련상태가 생길 때 까지 멈추지 않았다. 8명 모두 다 바닥에 드러 누웠다.땅바닥이 피와 오물로 가득한 이 장면을 본 상재춘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특히 강책의 눈이 자신에게 쏠렸을 때는 온몸이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강책, 진정해 ,나 방체기업 이사장이야.나한테 무슨 짓이라도 하기만 해봐! 투자 1원이라도 받을 생각 하지말라고! 니가 여기서 나 못살게 괴롭히면 , 그 노인네 괴롭히는 거랑 똑같은거니까,똑바로 생각하고 행동해.” 강책이 웃으면서 말했다.“똑바로 라니요, 그냥 술을 같이 마시고 싶었던 것 뿐인데요,왜요? 제가 감사주 드리는 것도 죄송할 짓인가요?” 상재춘은 그의 태도에 울상을 지었다.“난 마시기 싫다고!” 강책은 말했다.“마시기 싫으시다니, 그럼 저희를 이 방으로 부른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이사장님,말 앞뒤가 안맞으시네요.” 정몽연이 혼자 이 방으로 들어와서 모든 일행이 총동원해 그녀를 취하게
강책은 얼굴 빛 하나 변하지 않고 문을 열고 나왔다. 그리고는 직원에게 안에 술 취한 사람들이 토를 한 것 같으니 병원으로 옮겨달라는 부탁을 하고 그 가게를 떠났다. 방 안으로 들어간 직원의 눈에 보인건 바닥에 흘린 피와 아직 까지 피워져있는 불이였다. 조금만 늦게 발견 했더라면 여기안에 있었던 사람들은 거의 죽은 목숨과 다름 없었다.직원은 너무 놀라 경찰에 바로 신고를 했고,구급차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강책은 가게에서 나와 목양일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 강책은 짧게 그에게 말했다.“뒷처리 좀 부탁할게.”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난 뒤, 정책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고개를 떨구며 큰길로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캐딜락 한 대가 정책의 옆에 멈췄다. 차 창문이 열리고 정몽연이 조급하게 그에게 물었다. “강책,괜찮은 거 맞지?” 강책은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내가 안 괜찮은 걸로 보이는거야?” 정몽연이 되물었다.“그럼 상재춘 걔네들은?” 강책이 그녀의 질문에 답하기도 전에, 가게 앞으로 구급차들이 도착했다. 상재춘과 안경잡이, 그리고 다른사람들이 실려서 나왔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장면을 본 정몽연은 그에게 물었다.“어떻게..된거야?” 강책은 답했다.“별거 아니야, 그냥 좀 많이 마셔서 그래.” 거의 죽기 직전인데 별거가 아니라니,정몽연이 그의 이상한 말을 믿어줄리가 없었다.“일단 타.” 차에 올라탄 강책은 보조석에 앉아 묵묵히 창밖만 바라보았다. 정몽연은 멈추지 않고 다시 되묻기 시작했다.“네 혼자서 다 제압시킨거야?” 그녀의 말에 강책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았다, 사실 그의 반응은 인정한 것과 다름없었다.정몽연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제압한건 잘한 일이긴 한데, 조금 도를 넘었어.” 강책은 담담하게 말했다.“이열치열,상재춘 같은 사람한테는 약하게 대하면 안돼.” 강책은 정몽연에게 나쁜짓을 꾸미고 있는 사람은 절대 쉽게 놔주지 않았다.만
정몽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정용제조 본사 회의실로 그를 데려갔다.회의실에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이 빙 둘러 앉아 있었다. 그녀를 비웃는 눈빛,쌤통 이라는 시선만이 가득했다. 정중은 제일 중간에 앉아 한숨을 크게 내쉬며 말했다.“정몽연, 네가 이번에 어떤 일을 벌였는지 잘 알겠지?” 정몽연은 고개를 푹 숙인 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정중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네가 상재춘이랑 다른 사람들을 거의 죽기 직전 사람으로 만들어 놨으니, 지금 상가집안이랑 원수가 될 판이야! 우리에게 절대로 투자 하지도 않을 거고,오히려 우리회사를 뜯어 먹으려고 난리를 칠 거다! 정몽연, 이게 다 니가 자초한 일이야!” 그리고 그는 화가 나서 컵을 바닥에 세게 내리치며 소리쳤다.“안 꿇고 뭐하고 있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여유롭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얼른 그녀가 눈물을 보이길, 굴욕을 당하길 지켜보고 있었다.정몽연은 입술을 깨물었다.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어쩔 수 없이 계속 고였다. 정중은 또 한번 더 소리를 질렀다.“꿇어!” 정몽연은 그의 소리에 깜짝 놀라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대로 꿇어 버리는가 싶었지만 타이밍 좋게 강책이 옆에 있던 의자를 끌고 와 그녀 뒤에 두고 그녀를 그 의자에 앉혔다.이 장면을 본 정중은 화가 나서 더욱 더 크게 소리 질렀다.“틀렸어!틀렸어!틀렸어! 틀렸다고! 정몽연 너 지금 나한테 반항하는 것이냐?” 강책은 정몽연의 앞으로 가 담담하게 정중에게 말했다.“어르신,여쭤 볼게 있습니다.” 정중은 답했다.“말해 보거라.” 강책이 말했다.“상가 집안과 많은 일을 연합해서 진행 했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렇다면 상재춘이라는 사람에 관해서도 분명히 어느정도는 아실 거라 믿습니다. 그럼 오늘 상재춘이 몽연이를 저녁자리에 부른 이유가 절대로 회사 일 하나 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거 잘 아실 텐데요.” 강책의 말은 정중의 표정을 굳게 만들었다. 정중은 사실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상재춘 이라는 사람이 얼
회의실 분위기가 싸해졌다.사실 정중은 처음으로 자신의 밑사람과 이런 내기를 한것 이였다.정중이 그에게 되물었다.“그래, 그렇다면 반대로 될 경우에는 어떡할 거냐?” 강책은 자신 있게 답했다.“만약 해결 못할 시, 몽연이와 이혼 하겠습니다. 그리고 정가집안으로 단 한발짝도 들어오지 않겠다고 약속 드립니다.” 정중이 말했다.“좋아! 너도 그 약속 꼭 지켜야 할 것이야. 그럼 시간이 얼마 정도 필요한가?” 강책은 두 개의 손가락을 펼치며 말했다.“이틀,이틀이면 충분합니다.” 투자건도 모자라서 상가집안의 사과까지 받는데 이틀밖에 안 걸린 다니, 신이라면 모를까..그의 어이없는 말에 사람들은 서로 멀뚱멀뚱 쳐다 만 볼 뿐, 그들의 눈빛에는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강책은 몸을 뒤 돌아 정몽연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집에 가자.” 그는 정몽연의 손을 잡고, 두 사람은 그렇게 회의실을 떠났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정몽연은 방금 전 충격에 의해 혼이 나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야 그녀는 강책을 바라보며 말했다.“너 이번에 진짜 화 많이 났나 봐?” 그렇다. 이번 일로 강책은 상재춘 뿐만 아니라 그의 일행까지 거의 죽일 뻔 했고, 정중에게 그렇게 화를 낸것도 평소의 담담하고 태연한 그의 행동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가 이런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그의 아내 정몽연을 너무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 이였다. 아무리 그가 어떤 전쟁터에서도 살아남는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굴욕을 당하는 건 그의 평정심을 산산조각 나버리게 했다. 강책은 그저 묵묵히 창밖을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몽연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나도 알아, 나 위해서 한 거 라는 거, 나도 감격스럽고, 나도 기뻐. 근데 강책,이번 일은 너가 좀 더 침착하게 행동 했어야 해. 너 오늘 한 짓들 너무 극단적 이야, 그래서 일도 이렇게 되어 버렸잖아. 이제 상가집안이 너한테 복수도
정몽연은 강책을 흘끗 보고는, 아빠가 당최 무엇을 하려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정계산이 일부러 목소리를 내리깔며 말하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몽연아, 강책, 두 사람 모두 여기로 와서 앉거라.”그러자 두 사람은 모두 정계산 맞은편에 나란히 앉았다.정계산은 계속해서 뜸을 들이다, 순간 찻상을 손바닥으로 쾅 하고 내리치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이놈들아, 너희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게야!”정몽연은 깜짝 놀라 말을 더듬었다.“아…아빠……”“입 다물어!”정계산은 으름장을 놓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다 들었다, 집안사람들과 상의하는 도중 일곱 여덟 명을 아주 신랄하게 핏덩이로 만들어 놓았더구나? 허허, 대단한 솜씨야 아주!”“지금 집안에서 나한테 전화가 와서 내가 한 소리 들은 건 알기나 하니? 아주 체면이 말이 아니야!”정몽연은 고개를 숙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정계산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리고 강책아, 할아버지와의 내기도 내가 알아챘다. 정말 대단하기 그지없어, 어떻게 이틀 안에 투자를 끌어오고 상 씨 집안사람에게 사과를 요구할 수 있지?”“왜, 이틀 안에 대통령이 돼서 꼭대기까지 올라가겠다고 하지 그러냐?”강책은 평온하게 그의 말에 대답했다.“제가 그렇게 말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틀 안에 충분히……”“입 다물 거라! 네가 헛소리 지껄이는 걸 들을 기분 아니니까!”정계산은 강책을 노려보며 말을 이어갔다.“원래는 너에게 반년이라는 시간을 줘서 네가 노력하고 하루빨리 몽연이의 뒤를 쫓아가기를 바랐건만. 결국에는 따라오기는커녕 몽연이의 발목만 붙잡는 격이 되지 않았나.”“너 때문에 몽연이가 할아버지한테 혼나고, 너 때문에 정 씨 집안의 투자가 끊기고, 너 때문에 내가 이 나이 들도록 다른 사람한테 꾸지람을 듣고 있다.”“강책, 이제 우리 정 씨 집안은 더 이상 너를 용납할 수가 없구나!”그의 말은 매우 심각해 옆에 있던 소청도 계속해서 들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당신 지금 무슨
정몽연과 소청은 동시에 입을 열어 설득하려고 했지만, 정계산이 이를 가로막았다.“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강책에게 이틀의 시간을 준 것도 내가 최대한 봐준 거니 한 마디라도 더 한다면 내일 당장 이혼하러 가야 할 거야.”이렇게 말이 나온 이상,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강책은 몸을 일으켜 당황하지 않고 대문을 향해 걸어갔고, 정몽연도 곧장 일어나 그를 따라갔다.두 사람이 방에서 나오자, 정몽연이 흐느끼며 말했다.“강책, 우리 아빠가 순간 화가 나서 그렇게 말한 걸 거야, 그러니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나도 알아.”“너도 내기에 너무 신경 쓸 필요 없어. 만약에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할아버지한테 사과를 하고 용소를 구하면 이혼을 하지 않아도 되잖아.”그러자 강책이 웃으며 말했다.“남자가 돼서 한 말은 지켜야 하지 않겠어?”“너……정말 나 두고 떠날 거야?”몇 초간의 침묵이 흘렀다.강책은 굳은 눈빛으로 정몽연을 바라보며 말했다.“내 목숨을 걸고 약속할게, 절대 널 떠날 일은 없어. 이전과 똑같은 질문할게, 몽연아, 나 믿어?”정몽연은 입술을 꽉 깨물며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그럼 이틀 뒤에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강책은 말을 하고서 주머니에서 쪽지 한 장을 꺼내 정몽연의 손에 쥐여준 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발길을 돌렸다.침실로 돌아온 정몽연은 강책이 남긴 쪽지를 열었고, 쪽지에는 한 줄의 글이 적혀 있었다.‘명단에 있는 10대 기업들에게 초대장을 보내, 그들을 이번 프로젝트 투자 총회에 초대해. 시간은 이틀 뒤로 잡아줘.’그 명단은 정중이 투자 유치에 나선 회사들을 대상으로 강남 최고 수준의 회사들을 선정해 놓은 것이었다.정몽연은 곧바로 명단을 펼쳐 보아 일일이 초대장을 수기로 작성했다.……같은 시각, 한 호화 별장 안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즐비했다.정봉성, 정자옥, 당문호 세 사람이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정봉성은 고기를 씹으며 말을 건넸다.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