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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방금 그건 훔쳐본 게 아니라

보다시피 반승제의 기분은 꽤 좋았다.

현장의 분위기도 오묘해졌다. 이승주는 성혜인과 기 싸움을 해봐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계속해서 기 싸움을 이어간다면 화병이 도지는 것은 이승주 본인뿐이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딜러를 향해 말했다.

“시작하죠.”

딜러는 모든 사람이 준비된 것을 확인하고 포커를 꺼냈다.

성혜인의 주위에는 여러 사람이 있었는데 그중 대다수는 재미를 보러 온 것이고 간혹 그녀를 동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까 성혜인이 칩의 가치도 모른 채 두 배로 갚는다고 했으니 온시환에게 4000억을 갚아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아마추어인 그녀가 노리밋 텍사스 홀덤의 테이블에 들어와 앉았다니. 이런 도박은 웬만한 타짜도 재차 고려하는 판이었다.

심지어 이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은 다 손에 꼽히는 재벌 2세들이지만 성혜인은 얼굴도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등을 곧게 편 성혜인 오른쪽의 두 사람이 먼저 보지 않고 각각 2억과 4억을 베팅했다.

그리고 그녀의 차례가 되었다.

성혜인은 자기 손에 들어온 두 장의 카드를 보고 생각하더니 포기했다.

다들 그녀의 이런 행동이 교활하다고만 느껴졌다.

반승제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윤선미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실력도 안 되면서 자리나 차지하고 계신 거예요? 다들 시간이 남아돌아서 여기 온 줄 아나.”

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딜러한테 물었다.

“포기하면 안 되는 거예요?”

딜러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대답했다.

“되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 단 한 장의 공유 카드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그녀는 베팅도 하지 않고 포기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돈을 잃기도 싫고, 잃기 두려워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왜 굳이 여기에 앉아있는 걸까.

노리밋 텍사스 홀덤에 참가하는 사람은 돈이 흘러넘치게 많은 사람이다. 그 정도의 재력이 없다면 이곳에 끼지 말았어야지.

주변이 소란스러워지며 의미를 알 수 없는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지켜보던 사람들도 불만스러워했지만 성혜인은 개의치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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