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13화 화장실에서

반승제에게 잘 보여야 했던 이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도 물론 좋게 보고 있어요. 우리 회사 마케팅부 직원한테 내화의 페인트를 살펴보라고 해야겠네요. 페인트 질만 문제없다면 올해부터 계약을 시작할 수 있어요.”

BK사와 같은 큰 회사와 협력한다면 SY그룹은 다른 계약 없이도 적자가 나지 않을 정도의 상황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성혜인은 약간 시름 놓은 듯한 표정으로 술잔을 들어 올렸다.

“한잔하시죠, 대표님. 저도 반 대표님한테 얘기를 잘 해볼게요.”

이신도 싱긋 웃으며 술잔을 들어 올렸다.

“페니 씨 덕분에 제가 반 대표님과 함께 서천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어요. 고마워요.”

두 사람은 화기애애하게 술잔을 부딪쳤다.

식사가 끝난 다음 성혜인은 서민규에게 이선을 집까지 데려다주라고 당부했다. 오늘 밤 기분이 좋았던 이선은 술을 꽤 많이 마셨다.

“그러면 페니 씨는요?”

서민규는 이선을 부축하며 물었다. 그러자 성혜인은 의자에 앉은 채로 대답했다.

“저는 데리러 오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니 이 대표님부터 신경 써 줘요.”

이선은 SY그룹의 중요한 고객이었기 때문에 성혜인은 그를 먼저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서민규는 이선을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다.

성혜인도 오늘 밤 기분이 좋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평소와 달리 꽤 많이 마셨다. 마신 술에 비해 얼굴이 너무 빨갛게 달아올라서 그녀는 또렷한 정신과 반대로 취객처럼 보이기도 했다.

성혜인은 가방을 들고 복도 끝의 화장실로 향했다. 찬물로 세수라도 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출근 첫날부터 엄청난 계약을 성사시켰으니, 그녀는 나름 뿌듯했다. 반승제의 이름을 빌린 덕분에 얻은 계약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화장실로 향하는 길에 코너를 돌자 마침 프라이빗 룸에서 걸어 나오는 정장 차림의 남자가 성혜인의 시선에 들어왔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그래서 성혜인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천천히 멈춰 섰다.

“반 대표님?”

반승제는 프라이빗 룸의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룸 안에는 BH그룹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