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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여보

문자를 받았을 때 반승제는 이미 호텔에서 쉬고 있었다.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걸어 봤지만 받는 사람은 없었다.

반승제가 보디가드라도 보내려고 하는 순간 윤단미에게서 또 하나의 문자가 왔다.

「나 이상해...」

반승제는 곧바로 옷을 입고 윤단미가 문자로 알려준 호텔로 찾아갔다. 노크하려고 손을 들자, 문이 비스듬히 열려 있는 것이 보였다.

문을 열어보니 스위트룸의 거실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반승제는 목소리를 높여 윤단미를 찾았다.

“단미야.”

이때 침실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반승제는 윤단미가 험한 일이라도 당했을까 봐 성큼성큼 침실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문을 연 순간 이상한 냄새를 맡고 인상을 구겼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눈을 뜨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성혜원은 투명한 레이스 잠옷을 입은 채 애교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승제 씨~”

반승제는 말없이 침실을 훑어봤다. 어두운 침실 안에는 성혜원 혼자밖에 없었다. 누가 봐도 오늘 일은 그녀가 꾸민 저급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성혜원은 몸을 배배 꼬며 레이스 잠옷을 벗어 던지더니 제 딴에는 요염한 여러 동작을 했다. 반승제가 가만히 제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서는 천천히 다가가려고 하기까지 했다.

반승제는 몸을 피해 창가의 테이블 앞으로 가서 앉았다. 호텔 안에는 그의 분위기가 무겁게 깔려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하지만 성혜원은 느껴지지도 않는지 낯 뜨거운 움직임을 계속했다. 그러다가 분위기를 뒤늦게 알아차리고 우뚝 멈춰 섰다.

“계속해 봐.”

반승제는 오늘 성혜원이 언제까지 뻔뻔하게 굴 수 있을지 지켜볼 작정이었다.

성혜원은 어색한 표정으로 어쩔 바를 몰라 했다. 이는 마치 나체로 스포트라이트라도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동시에 반승제가 왜 아직도 멀쩡히 앉아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반승제도 약간의 열기를 느끼기는 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약 기운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담배 한 대를 꺼냈다. 머릿속에는 이혼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이토록 어처구니없는 여자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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