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 제416화 반승제를 위한 계획

Share

제416화 반승제를 위한 계획

Author: 민아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10-11 18:00:01
“예준 씨 동생 어느 병원에 있어?”

“하나병원.”

드라이기를 내려놓은 신예준은 몸을 숙여 강민지를 끌어안았다.

“부모님은 사업이 망한 데다가 교통사고까지 나서 돌아가고, 집안에는 같이 돌아간 운전기사가 남긴 아들과 내 사촌 동생만 남았어. 참 불쌍한 애야. 나라도 돕고 싶기는 하지만 능력이 안 돼서 너무 답답하네.”

강민지는 신예준의 시무룩한 모습을 보고 손을 뻗어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괜찮아. 내가 혜인이한테 물어볼게. 혜인이는 부자니까 무조건 좋은 의사를 예약해 줄 거야. 그리고 4억 원의 치료비도 아무 걱정하지 마. 네 동생 곧 수술 받을 수 있을 거니까 시름 놓고 있어. 우리 같이 병문안도 가자.”

신예준은 몸을 흠칫 떨었다. 그리고 강민지를 품에 끌어안더니 그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고마워. 근데 병문안 갈 때 우리 사이를 숨겨 주면 안 돼?”

“왜?”

강민지는 의아한 표정으로 머리를 들었다. 그러자 신예준은 그녀의 입술에 짧게 뽀뽀하며 말했다.

“다른 친척들은 책임을 전가하는 데다가 빚 독촉을 자주 받다 보니까 애가 많이 예민해졌어. 입원하고부터 챙겨 주는 사람이라고는 나밖에 없는데 혹시 여자 친구가 있다는 걸 알면 빼앗겼다고 생각할까 봐... 이런 부탁 해서 미안해, 민지야.”

강민지는 신예준의 말을 이해한 듯 활짝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네가 말한 대로 숨겨 줄게.”

“그나저나 이번까지 네 친구한테 도움 받는다면 내가 직접 밥이라도 사야겠는데?”

강민지는 신예준의 팔을 잡고 침대로 이끌었다.

“내가 알아서 잘할 테니까 넌 신경 쓸 필요 없어.”

사실 강민지는 이번 일을 직접 해결할 생각이었다. 강씨 집안의 힘으로는 어려운 일이 아니기도 했다.

신예준은 강민지를 꽉 끌어안더니 침대 위로 눕혔다. 그리고 한 쪽에 놓여 있던 안대를 들어 올렸다. 강민지는 발그레 한 얼굴로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거 안 하면 안 돼?”

신예준은 안대를 내려놓고 방 안의 전등을 껐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알약 한 알을 삼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417화 여보

    문자를 받았을 때 반승제는 이미 호텔에서 쉬고 있었다.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걸어 봤지만 받는 사람은 없었다.반승제가 보디가드라도 보내려고 하는 순간 윤단미에게서 또 하나의 문자가 왔다.「나 이상해...」반승제는 곧바로 옷을 입고 윤단미가 문자로 알려준 호텔로 찾아갔다. 노크하려고 손을 들자, 문이 비스듬히 열려 있는 것이 보였다.문을 열어보니 스위트룸의 거실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반승제는 목소리를 높여 윤단미를 찾았다.“단미야.”이때 침실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반승제는 윤단미가 험한 일이라도 당했을까 봐 성큼성큼 침실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문을 연 순간 이상한 냄새를 맡고 인상을 구겼다.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눈을 뜨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성혜원은 투명한 레이스 잠옷을 입은 채 애교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승제 씨~”반승제는 말없이 침실을 훑어봤다. 어두운 침실 안에는 성혜원 혼자밖에 없었다. 누가 봐도 오늘 일은 그녀가 꾸민 저급한 수단이었던 것이다.성혜원은 몸을 배배 꼬며 레이스 잠옷을 벗어 던지더니 제 딴에는 요염한 여러 동작을 했다. 반승제가 가만히 제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서는 천천히 다가가려고 하기까지 했다.반승제는 몸을 피해 창가의 테이블 앞으로 가서 앉았다. 호텔 안에는 그의 분위기가 무겁게 깔려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하지만 성혜원은 느껴지지도 않는지 낯 뜨거운 움직임을 계속했다. 그러다가 분위기를 뒤늦게 알아차리고 우뚝 멈춰 섰다.“계속해 봐.”반승제는 오늘 성혜원이 언제까지 뻔뻔하게 굴 수 있을지 지켜볼 작정이었다.성혜원은 어색한 표정으로 어쩔 바를 몰라 했다. 이는 마치 나체로 스포트라이트라도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동시에 반승제가 왜 아직도 멀쩡히 앉아 있는지도 의문이었다.반승제도 약간의 열기를 느끼기는 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약 기운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담배 한 대를 꺼냈다. 머릿속에는 이혼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이토록 어처구니없는 여자가 자

    Last Updated : 2023-10-11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418화 겁탈

    성혜원은 그대로 반승제를 향해 덮치려고 했다. 그러자 그는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 나갔다.“여보!”성혜원은 큰 소리로 외쳤다. 눈빛에는 악독함으로 가득했다.‘하하, 하늘이 다 날 돕는구나!’“여보, 같이 가요!”성혜원은 평소라면 못했을 말을 일부러 반승제의 심기를 건드리기 위해 더 거침없이 퍼부었다. 그러자 반승제는 우뚝 멈춰 서서 몸을 돌리더니 또박또박 말했다.“사람 한 명 없애 버리는 게 얼마나 쉬운 일인지, 너도 알지?”성혜원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반승제는 호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마침 로비로 들어오는 윤단미와 마주쳤다.윤단미는 위치 추적을 통해 핸드폰이 있는 곳을 어렵지 않게 알아냈다. 로비에서 반승제와 마주치고는 환한 얼굴로 쪼르르 달려가 팔짱을 꼈다.“승제야, 나 핸드폰 잃어버렸어. 난 도둑이 이곳에 있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넌 어떻게 왔어?”반승제는 윤단미를 힐끗 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돌아가자.”“설마 누가 내 핸드폰으로 나쁜 짓을 한 거야?”“응.”반승제는 정말이지 성혜원을 지금 당장이라도 죽여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비슷하게 생긴 사람으로는 반태승을 속이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SY그룹을 노리는 것으로 대리만족할 수밖에 없었다.반승제가 성큼성큼 차에 올라타는 것을 보고 윤단미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가 자신을 위해 찾아온 것도, 다른 여자를 거절하고 나온 것도 너무 만족스러웠다.“승제야, 너 먼저 가. 나는 핸드폰을 찾으러 가야 해.”“그래, 빨리 돌아가.”반승제는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하더니 천천히 멀어져 갔다.윤단미는 호텔을 힐끗 보더니 차에서 대기하고 있던 두 명의 보디가드를 불러냈다. 그리고 그들에게 성혜원의 사진을 건네면서 말했다.“이 여자예요.”보디가드들은 금방 성혜원이 있는 방을 알아냈다. 그리고 윤단미도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반승제를 보내고 난 성혜원은 주섬주섬 옷을 입다 말고 노크 소리를 듣고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반승제가 다시

    Last Updated : 2023-10-11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419화 죽음의 찻잔

    성혜원은 완전히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서 핸드폰을 꺼내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아직 잠들지 않았던 성혜인은 비몽사몽 전화를 받았다. 전화 건너편에서는 다짜고짜 성혜원의 울음 섞인 폭언이 들려왔다.“나 복수할 거야! 복수할 거라고! 너 딱 기다려!”‘미친년 아니야 이거...’성혜인은 말없이 전화를 끊어 버리고 잠을 계속 청했다.“아아악!!!”성혜원은 성씨 저택에서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돌연 2층으로 올라가 성휘를 만나려고 했다. 하지만 보디가드가 지키고 있는 이상 성휘를 만나는 건 절대 불가능했다.“죄송합니다만 사장님은 지금 안정이 필요합니다.”“아빠! 아빠! 제가 친딸이에요! 근데 어떻게 저한테 이럴 수가 있어요! 어떻게!”실핏줄이 터진 성혜원의 눈은 빨갛게 되었다. 마치 이성을 잃은 광인처럼 말이다. 하지만 2층은 여전히 조용했다. 그녀의 절규에 대답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성혜원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몸을 덜덜 떨었다. 그리고 휘청거리며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의 몸 상태가 계속해서 발악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비록 성휘는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성혜원은 점차 안정되었다. 그리고 다시 몸을 일으키더니 변호사가 들고 있던 은행 카드를 받아 들며 피식 웃었다.“제원을 떠나는 티켓은 이미 샀으니 카드 비밀번호를 알려줘요.”성혜원은 조금 전 핸드폰으로 구매한 비행기 티켓을 변호사에게 보여줬다. 그러자 그는 잠깐 고민하다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이 카드는 사장님의 명의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성혜원 씨가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한 순간 언제든지 정지할 겁니다.”성혜원은 피식 웃었다. 힘껏 쥔 주먹 사이로는 피가 뚝뚝 떨어져 바닥을 적셨다. 그녀는 절대 이렇게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니 앞으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혜인에게 복수할 것이다.‘이게 다 성혜인 때문이야. 성씨 집안에서도 반씨 집안에서도 왜 나의 것을 빼앗지 못해서 안달 난 거야! 하지

    Last Updated : 2023-10-11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420화 복수의 시작

    SY그룹의 35% 지분이라면 적어도 몇 백억 원은 했다. 성휘는 앓아눕고, 소윤은 감옥에 갔으니, 성혜인만 죽어 준다면 SY그룹은 임원진의 것이 될 수 있었다.하영진은 당당하게 머리를 쳐들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오늘에 쓴 약도 제가 아는 사람을 통해 힘들게 얻은 거예요.”어떤 임원은 두려워하는 게 눈에 뻔히 보였다. 어찌 됐든 이는 범죄 행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혜인의 태도가 떠오르자 모험도 더 이상 두렵지만은 않았다. 더구나 지금은 35%의 지분도 걸려 있었다.숨 막히는 정적 속에서 공건태가 돌연 입을 열었다.“성씨 집안과 반씨 집안 사이에 혼약이 있다는 걸 몰라요? 안 그러면 BH그룹에서 왜 SY그룹의 융자를 돕겠어요? 성혜인한테 문제가 생겼다고 반씨 집안에서 조사하면 어떡해요?”하영진은 피식 웃으며 덤덤하게 되물었다.“제가 이 약을 누구한테서 얻었는지 알아요?”“누군데요?”“성혜원.”소윤은 한때 SY그룹에서 꽤 큰 존재감을 자랑했다. 그래서 하영진도 자연스럽게 성혜원과 알게 되었다.“여러분은 아직 모르겠지만 성혜인은 성휘의 친딸이 아니에요. 어디에서 굴러왔는지도 모를 애를 반씨 집안에서 신경이나 쓰겠어요? 그것도 오만한 반승제가?”제원의 상업계를 통틀어서 반승제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해외에서도 미래 상업계를 제패할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으니 말이다.반승제와 같은 용모와 능력은 흔히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이토록 귀한 손자가 어떤 피가 섞였을지 모를 여자와 결혼했다는 것을 반태승이 발견한다면 노발대발 화를 낼 게 분명하기도 했다.“그 약은 성혜원이 저한테 준 거예요. 반씨 집안에서 성혜인의 출신 때문에 많이 화났다고 몰래 암시하면서 말이에요. 성혜인이 죽어 주는 것은 반씨 집안에도 좋은 일일 거예요.”임원들은 이제야 안도한 듯 표정을 풀었다. 그러자 하영진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성혜원은 성휘의 유일한 자식이에요. 성혜인을 대신해 반씨 집안으로 시집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기도 하고요. 가장

    Last Updated : 2023-10-12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421화 비수 같은 말

    한편, 성혜인은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있었다.그녀가 막 일어나 집에 갈 채비를 하려는데, 하영진이 걸어들어왔다.“성 사장님, 여기는 저희 몇 사람의 사직서입니다. 확인 부탁드려요.”성혜인은 눈썹을 추켜올렸다. 그들이 이렇게 주동적으로 사직을 하리라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러자 그녀의 안색이 많이 누그러졌다.“안심하세요. 퇴직 위로금은 넉넉히 드릴 테니까요.”하영진은 성혜인의 곁에 서 있었고, 혜인은 앉아서 조금 전 받아든 사직서들을 집중해 살펴보고 있었다.하지만 가면 갈수록 그녀는 더욱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사직서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던 그녀가 머리를 들고 하영진에게 얘기하려는데 순간, 코를 찌르는 듯한 냄새와 함께 머리가 어지러워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하영진은 청소원에게 커다란 쓰레기통을 갖고 오게 하며 위협했다.“오늘 당신이 본 건 기억에서 모조리 지워. 그렇지 않으면 다음은 당신이 될 거야!”회사 내에서 최하층 직원에 불과했던 청소원은 놀라 벌벌 떨며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영진은 그제야 만족하는 듯했다.“이 쓰레기통을 끌고 지하주차장으로 가,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 얼른 나를 따라오고.”얼굴에 온통 불안과 초조함으로 가득 찬 청소원은 하영진의 입에서 교외 폐공장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입술을 굳게 오므렸다.통화가 종료되고, 하영진은 무뚝뚝하게 우두커니 서 있는 청소원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이곳 SY그룹에서 일한 지 어언 2년이 되었는데 평소에도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직원들의 행패도 개의치 않았다. 또 그녀는 하영진이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몇 번이나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입 뻥긋하지 않았다.그 때문에 하영진은 거침없이 행동할 수 있었다.“예전처럼만 침묵을 지켜준다면, 이 일이 끝나는 즉시로 당신 월급을 세배로 올려줄게.”청소원은 알겠다는 듯 급히 고개를 숙였다.쓰레기통을 지하주차장으로 옮기자, 그곳에는 이미 파란색 미니밴이 대기하고 있었다. 차 번호판은 인위적으로 가려진

    Last Updated : 2023-10-12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422화 처음으로 바라는 두 사람의 이혼

    ‘내가 미움을 안 사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아직도 부족한 건가?’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통화가 종료되자 납치범은 그녀를 발로 한번 걷어찼다.“성혜인 씨, 들었어? 당신은 남편 마음속에 아무런 가치가 없는 사람이야.”그러더니 한 남자가 성혜인의 머리카락을 잡아 강제로 머리를 들게 했다.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본 남자는 침을 꿀꺽 삼켰다.“되게 예쁘게 생겼네? 이렇게 이쁜데 반승제가 좋아하지 않는다고?”그는 성혜인의 머리에는 마대 자루를, 입에는 누더기 천 같은 걸 물리더니 곧장 그녀를 들쳐메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공장 안에는 윤단미가 있었다. 그녀 역시 머리에는 마대 자루가 씌워져 있었지만, 성혜인과 다르게 입에 천을 물고 있지는 않아 계속 울고 있었다.“풀어줘! 나 좀 풀어달라고!”성혜인을 들쳐멘 남자는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말했다.“뭘 멍하니 서 있어, 빨리 철수하지 않고! 몇 분 있으면 반승제가 올 거야. 여기 남아서 걔 사냥감이 될 작정이야?”조금 전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 때만 해도 남자의 태도는 매우 강했다.왜냐하면, 40억이 걸린 일이니까 말이다.이렇게 많은 돈은 그들이 목숨을 판다 해도 평생 볼 수 없는 돈이었다. 비록 죽을 각오로 이 일에 뛰어든 것 맞지만, 살 수 있다면 살아야지, 세상 어느 누가 죽음을 바라겠는가.성혜인을 씌운 마대 자루 안에는 바람조차 통하지 않았다.그러나 얼마 안 가 그녀는 사람들이 철수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는 윤단미의 울음소리 외에 헬리콥터의 굉음도 뚜렷하게 들렸다.‘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헬리콥터까지 준비했네?’성혜인을 때렸던 그 납치범은 가장 마지막에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을 본 이상 아무것도 안 하고 가기에는 손해 보는 거로 생각했는지, 그는 곧장 성혜인의 머리에 씌워져 있던 마대 자루를 걷어내고 그녀의 옷을 찢었다.이윽고 성혜인의 눈동자가 움츠러들더니 남자는 몸을 숙여 그녀에게 키스하려 했다.그때, 다른 한 납치법이 돌아

    Last Updated : 2023-10-12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423화 더는 이런 취급 받지 말고

    불길은 모두 꺼져있는 상태였다. 성혜인은 건물 안 가장 구석진 곳에 웅크리고 있었다. 밧줄은 이미 풀려있고, 입안의 천들도 모두 빠져있었다.조금 전 번진 큰불은 하마터면 그녀를 덮칠 뻔했는데, 마침 누군가가 제때 그녀를 끌어갔다.머리에 씌워져 있던 마대 자루가 벗겨지고 혜인이 바라보니 그 사람은 다름 아닌 SY그룹의 청소원이었다.“괜찮으세요?”청소원은 가냘픈 얼굴에 온통 걱정으로 가득 찬 모습을 해 진심으로 그녀를 걱정해주고 있었다. 성혜인은 이 청소원이 어딘가 낯익은 얼굴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때, 성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여자는 당황하며 황급히 어딘가로 뛰어갔다.성휘는 성혜인이 구석에 혼자 웅크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비록 다친 곳은 없었지만, 그녀의 옷은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졌고 머리카락도 온통 먼지들로 뒤덮여있었다.안에서는 아직도 불에 타는듯한 매캐한 연기가 자욱해 코를 찔렀다.입안이 피비린내로 가득했던 성휘는 사람을 시키며 말했다.“가... 가서 사람 부축해요.”두 보디가드들은 서둘러 성혜인의 앞으로 다가갔지만, 그녀는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일어났다.성휘의 상태가 온전치 못하다는 것을 그녀는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아빠...”그녀가 부르자 성휘는 피를 토해내며 곧바로 뒤로 꼿꼿이 쓰러졌다.사실 조금 전 반승제의 대답에서 이미 쓰러질 뻔했으나, 혜인이의 상태가 어떤지 불확실했기에 정신력으로 버틴 것이었다.그녀가 멀쩡하다는 것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자 성휘는 더는 버티지 못했다.“아빠!”놀란 성혜인은 얼른 그에게 다가갔다.성휘는 흐리멍덩한 눈으로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혼해, 더는... 더는 이런 취급 받지 말고.”시커먼 먼지가 뒤덮인 얼굴을 하고 성혜인은 급히 옆에 있던 보디가드를 불렀다.“빨리!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 주세요!”그러자 보디가드들이 냉큼 달려와 성휘를 부축해 차에 실었다.성휘는 성혜인의 손을 꼭 잡아당기며 놓지 않으려 했다.그 모습을 본 성혜인은 눈시울

    Last Updated : 2023-10-12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424화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고통

    “혜인 씨,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보디가드는 반승제의 못된 말에 그녀가 상처를 받아 아무 말 안 하는 줄 알았다.성혜인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럼 아빠 깨시면 집에 모셔다드리세요. 다른 사람들한테 방해 안 받게 조심해주시고요.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분들한테요. 꼭 잘 보살펴주세요, 부탁드립니다.”“알겠습니다.”보디가드의 태도는 매우 공손했다. 소윤에게 일이 생기고 나서 성씨 집안의 실세는 성혜인이 되었기 때문이다.게다가 현재는 SY그룹 지분까지 보유하고 있으니, 상속자로 되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성혜인은 그렇게 신신당부하고는 밑에 있는 운전기사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때는 이미 새벽 두 시가 다 되었다.로즈가든에 돌아와서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았다.얼굴은 더러워졌고 머리카락은 건초들을 태운 뒤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와 재들로 가득했다.마대 자루에 오랜 시간 씌어있으면서 정장 역시 못 쓰게 되었다.그녀는 느릿느릿 목욕을 끝마치고 잠옷을 걸치고 나왔다. 기진맥진했는지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잠이 들어버렸다.성혜인이 직접 납치범을 조사하지 않은 건, 이 사건에 윤단미도 연루되어있으니 반승제 쪽에서 분명 찾아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아니나 다를까, 그 시각까지 반승제는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울고불고하던 윤단미는 이미 집으로 보낸 상태였다. 다친 곳은 없었고 단지 많이 놀란 모양이었다.“승제야, 오늘 일 꼭 제대로 조사해내야 해.”호텔로 돌아온 반승제는 심인우와 마주쳤다.“대표님, 알아냈습니다. 그 사람들 계좌를 이미 오래전에 해외로 옮기고 하룻밤 사이에 모두 도망갔습니다. 준비를 어찌나 철저히 했는지, 6억을 주고 전세기를 빌려서 갔더라고요. 아마 평생 돌아오지 않을 작정인가 봅니다.”이런 사람들은 가장 찾아내기 어려운 부류의 사람들이었다.성혜원은 성휘에게 받은 60억에서 무려 40억을 납치법들에게 송금했다. 그 납치범들은 예전부터 전문적으로 이런 일을 도맡아 했고, 문제가 생길 시에는 누구보다도

    Last Updated : 2023-10-12

Latest chapter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46화 결국 누가 더 냉혹하냐의 문제

    공지민은 연승혁의 말을 듣고 속으로 당혹스러움을 감추며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다. 사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혈육의 정이라 할 만한 것도 없었지만 연승혁은 그와 상관없이 여전히 친근하고 가볍게 말을 이어갔다.온시환이 그녀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연승혁은 쉬운 상대가 아니야. 항상 경계해야 해.’공지민은 이 순간에도 그의 말에 따라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연승혁은 손에 든 사과를 한입 베어 물며 미소를 지었다.“누나, 마음이 바뀌면 나한테 연락해요. 이건 내 전화번호예요.”그는 카드 한 장을 꺼내 옆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개인 번호예요.”공지민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가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가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테이블 위에 놓인 카드를 바라보았다.카드는 별다른 장식 없이 간단했고 확실히 개인적인 물건처럼 보였다.그녀는 카드를 가방에 넣으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연승혁의 의도가 도무지 파악되지 않았다. 지금으로서는 상황을 지켜보며 그가 어떤 행동을 할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연승혁이 집 밖으로 나가 차에 오르자마자 전화가 걸려 왔다. 상대는 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그는 운전석 의자에 등을 기대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최근에 재미있는 걸 발견해서 가끔 들러서 장난 좀 치고 있어.”전화기 너머에서 상대가 흥미로워하며 물었다.“들리는 말로는 누나를 찾았다고 하던데, 그게 진짜야?”“그래, 진짜야.”연승혁은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손으로 전화를 받으며 대답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연씨 가문으로 데려올 거야.”상대는 의아한 듯 반문했다.“승혁아, 근데 너 태도가 좀 이상한데? 그동안 네가 누나를 찾은 건 할머니를 위해서였잖아. 설사 누나를 찾았다고 해도 이렇게 적극적일 이유는 없을 텐데, 왜 그렇게 흥미를 보이는 거야?”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정말 흥미로운 여자거든.”상대가 무언가 더 말하자 그는 가볍게 욕을 내뱉고 전화를 끊었다.차를 몰아 연씨 가문 저택에 도착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45화 그 여자가 누나보다 중요한가요?

    공지민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무슨 일이시죠? 시환 씨를 찾으러 오셨다면 오늘 집에 없어요.”아침 일찍부터 온시환은 외출한 상태였다. 어디로 갔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난 누나를 만나러 온 거예요. 누나, 정말 연씨 가문으로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에요? 할머니가 오늘 아침 너무 상심하셔서 거의 쓰러질 뻔하셨어요.”연승혁은 부끄러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입에 붙은 듯 자연스럽게 누나라고 부르면서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반면 공지민은 그 호칭이 불편한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그 호칭 좀 하지 마요.”연승혁은 근처 의자에 털썩 앉아 정원에 활짝 핀 꽃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공지민과 그 꽃들이 묘하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문득 과거에 자신이 창피당했던 기억이 떠오르자 약간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그럼 뭐라고 부르죠?”연승혁은 깔끔한 외모와 조각 같은 이목구비를 가진 사람이었다. 하지만 눈가의 십자 흉터는 그의 인상에 강인하고 냉혹한 분위기를 더했다. 햇볕에 그을린 건강한 피부는 그를 이국적인 매력으로 감싸고 있었다.“그냥 제 이름을 부르면 돼요.”“하지만 할머니가 그러지 말라시던데.”그의 시선은 계속 공지민에게 머물렀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누나, 원아정 때문이에요? 그래서 연씨 가문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거예요? 오늘 아침에 공식적으로 발표했어요. 앞으로 원아정과는 더 이상 어떤 관계도 없을 거라고.”공지민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그게 이유 중 하나긴 해요.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어요.”“다른 이유라니? 설마 연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이 누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 문제는 내가 다 처리할게요.”공지민은 앞에 핀 꽃 한 송이를 만지며 차갑게 말했다.“승혁 씨, 당신은 나를 연씨 가문에 진심으로 환영하는 게 아니에요. 당신의 눈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나를 시험하거나, 관찰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44화 대부분의 시간을 차분하게 보냈다

    마치 자기기만처럼 느껴졌다.공지민은 이미 온시환에게 약간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는데 그의 말을 듣자 그 감정이 더욱 커졌다.사실 온시환의 말은 맞았다. 두 사람은 진지하게 앉아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대화해본 적이 없었다. 처음부터 그들 사이에는 서로를 속이려는 의도만 가득했다.온시환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차는 두 사람의 집을 향해 달려갔다.집에 도착했을 때 온시환은 그녀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공지민은 그를 바라보더니 양손으로 그의 목을 감쌌다.그는 그 순간 얼어붙었다. 공지민이 먼저 다가온 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예전에는 언제나 자신을 대체품으로 여긴 것이 분명했다.그렇다면 지금은?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진심이 있는 걸까?온시환은 그 질문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이 두려웠다. 대신 그녀를 안아 올려 2층으로 올라갔다.그 뒤의 일들은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그는 그녀를 단단히 품에 안았다.모든 것이 끝난 후에는 이미 한밤중이었다.하지만 두 사람 모두 잠들지 않았다. 아마도 오랫동안 말하지 못했던 것들이 풀리면서 묵었던 긴장감이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지민아, 앞으로 무슨 계획이 있어?”“연씨 가문 사람들은 아직 나를 의심하고 있어요. 당장 들뜬 표정으로 연씨 가문에 들어갈 순 없어요. 그 사람들과 조금 더 연극을 해야 해요.”처음으로 공지민은 온시환 앞에서 자신의 이기적이고 냉혹한 면을 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를 바라봤고 그의 눈에는 단지 부드러운 미소만이 담겨 있었다.“그래서 너 처음 연예계에 들어간 것도 이걸 준비하기 위해서였어?”공지민은 속눈썹을 살짝 내리깔며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그녀는 대부분의 시간을 차분하게 보냈다.반면 연승혁 앞에서 보이는 모습이야말로 그녀가 연기한 것이었다.“맞아요. 그렇다고 봐도 돼요. 언젠가 연기가 필요할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거든요.”공지민이 수년간 연기를 했음에도 여전히 조연 배우에 머무른 것도 바로 이 이유였다. 그녀는 스타가 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43화 진심으로 미안한 일

    이 한마디의 여파는 매우 컸다. 온시환은 순간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공지민은 이미 오래전부터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다. 지금껏 그녀를 버티게 한 것은 오직 구은우를 위한 복수라는 목적뿐이었다. 그녀는 그 복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고 목숨조차도 예외는 아니었다.그럼 온시환은 대체 뭘까?그가 한 모든 일은 결국 그녀의 눈에 광대짓에 불과했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공지민 역시 침묵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또다시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온시환은 마침내 자신이 최근 느꼈던 불안의 근원을 깨달았다. 그는 공지민이 절대로 평범하게 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고 언젠가 그녀가 폭발할 것임을 예감했었다. 단지 그녀가 이런 방식으로 행동에 나설 줄은 몰랐을 뿐이다.그는 웃음이 나올 것 같으면서도 웃을 수 없었다.이제 공지민의 계획은 이미 시작되었고 중간에 멈출 수는 없었다. 만약 그녀의 속임수가 들통난다면 연승혁과 안정숙은 이 모든 것이 그녀의 계략임을 알아챌 것이고 그녀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공지민은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탄 상태였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그 두 사람을 무사히 속여 넘기길 기도하는 것뿐이었다.핸들을 꽉 쥐고 있던 온시환은 갑자기 공지민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았다.이번에는 공지민이 저항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의 질문이 들려왔다.“구은우를 위해 어떻게 복수할 생각인데? 연승혁을 죽일 거야?”공지민은 단호하게 대답했다.“가능하다면 죽이는 게 제일 좋겠지.”온시환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지금 네가 연승혁의 명목상 누나가 됐다고 해서, 연승혁이 너를 경계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공지민, 넌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어.”공지민은 그의 품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적어도 지금은 기회가 있어.”온시환은 그녀를 더욱 단단히 끌어안았다. 마치 내일이면 더는 그녀를 안을 수 없을 것처럼.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했었다. 더는 그녀에게 화내지 않겠다고. 그런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42화 내가 죽는 거 보고 싶다면 그렇게 하든지

    공지민은 온시환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런 의견도 내비치지 않을 줄은 몰랐다.안정숙은 자리에서 일어나 공지민을 따라가며 외쳤다.“지민아, 정말 의논할 여지가 조금도 없는 거니? 우리 다 같은 가족인데, 대화를 통해 풀 수 있잖아.”연승혁이 안정숙을 부축하며 부드럽게 웃었다.“맞아요, 누나. 그냥 남아서 얘기 좀 해요. 할머니께서 누나 일로 오랫동안 신경을 많이 쓰셨어요. 연씨 가문이 마음에 안 든다 해도, 할머니 생각해서라도 우리랑 잘 얘기해 보는 게 좋잖아요.”공지민의 걸음이 멈췄다. 그 순간 온시환이 그녀의 손을 세게 잡아챘다.그의 힘은 너무 강해서 손가락뼈가 부서질 것만 같았다.공지민은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빼내려 했지만 그의 손아귀는 풀리지 않았다.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지금의 온시환은 위험했다.안정숙이 계속 말을 이었다.“지민아, 우리가 잘못했어. 네 정체만 밝히면 서로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어. 네가 겪은 일이 많아서 이미 마음이 많이 변했을 거란 걸 잊었어. 하지만 우리에게 만회할 기회를 줘. 앞으로는 승혁이가 널 잘 보호하게 할게. 너희 남매가 이렇게 오랜만에 만났는데, 대화 좀 해봐.”공지민은 돌아서지 않은 채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할머니, 죄송하지만 오늘 들은 이야기가 너무 충격적이라 조금 쉬고 싶어요.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그래, 그래. 아직 상처도 채 회복되지 않았으니 얼른 돌아가서 쉬어.”온시환은 그녀를 끌고 자리를 떠났다. 차에 오르자마자 온시환이 갑자기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공지민은 얼굴이 붉어지며 숨이 막혔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를 똑바로 응시했다.온시환은 눈이 붉게 충혈되었다. 그녀가 고통스러워한다는 걸 알면서도 손을 풀지 않았다.공지민은 알고 있었다. 온시환은 이미 이 모든 것이 그녀의 계획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그녀는 연승혁에게 접근하여 구은우의 복수를 하기 위해 이 모든 위험을 감수했다.“공지민! 너 정말 미쳤어? 대체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 나를 이렇게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41화 앞으로 널 정말 잘 대해줄게

    온시환은 연씨 가문으로 가는 길 내내 불편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안정숙의 공지민에 대한 태도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하지만 연씨 가문 내부의 사정을 뚜렷이 알 방법이 없었고 오늘 밤 직접 들어봐야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도 안정숙이 이유를 밝힐 것이다.차가 연씨 가문 저택 앞에 멈췄다. 한때 치열했던 상속권 싸움의 흔적이 떠올랐다. 연씨 가문의 다툼은 유독 잔혹했고 연승혁의 사촌 형제들 역시 만만치 않았다. 몇 년 전 연씨 가문의 사건은 거의 ‘피바다’로 묘사될 정도였다.그 이야기를 다른 이의 입을 통해 들었을 때 온시환은 연승혁이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잔혹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연승혁이 현재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무수한 사람들의 시체 위를 딛고 올라섰기 때문이었다.온시환은 공지민을 부축해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연씨 가문에 모인 사람은 많지 않았다. 어차피 가장 가까운 혈족은 이미 연승혁에 의해 정리된 상태였다.안정숙은 주석 자리에 앉아 있었고 몇몇 남은 연씨 가문의 어르신들은 긴 테이블 양옆에 자리 잡고 있었다. 연승혁은 안정숙 옆에 앉아 있었는데, 공지민이 들어서자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안정숙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지민아, 온시환, 둘 다 왔구나. 어서 앉아. 오늘은 그냥 가족끼리의 식사 자리야.”‘가족끼리의 식사?’온시환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아무 말 없이 참고 있었다.그 대신 공지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할머니, 전부터 궁금했어요. 왜 저한테 이렇게 잘해주시는 거죠?”안정숙은 잠시 연승혁을 쳐다보고 나서 방 안의 다른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20여 년 전, 연씨 가문에서 아이 하나를 잃어버렸어. 그 아이는 내 손녀이자, 승혁이의 친누나였단다. 그 사건 이후 승혁이의 어머니는 깊은 상심에 빠져 세상을 떠났어. 내 남은 평생의 소원은 그 아이를 다시 찾는 것이었단다.”그 말이 떨어지자 온시환은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40화 혹시 약 잘못 먹었어요?

    공지민은 온시환의 변화를 눈치챘다. 예전 같았으면 조금이라도 온시환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그는 억울한 듯 내가 너한테 빚진 거라도 있냐고 따져 물었을 텐데, 오늘 하루는 놀랍도록 순순히 그녀를 받아들이고 있었다.이러니 공지민도 일부러 심한 말을 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예상외로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이틀 뒤, 공지민은 퇴원했고 다친 다리는 이제 집에서 요양하면 되는 상태였다. 온시환은 완전히 그녀의 전담 간호사가 되어 온종일 그녀를 보살폈다. 모든 일을 도맡아 처리하며 다른 사람 손 하나 빌리지 않았다.심지어 공지민이 목욕할 때조차 온시환이 직접 그녀를 안아 욕조에 옮겼다.처음에는 이런 극진한 보살핌이 익숙지 않아 공지민도 어색해했지만 온시환이 마치 그 일을 즐기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자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었다.다만 온시환이 그녀를 씻기다 말고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하자 공지민은 그의 손을 가볍게 치우며 미간을 찌푸렸다.“나 아직 다쳤거든요.”온시환은 고개를 갸웃하며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서 다친 네 근육을 풀어주려고 마사지해 주는 거잖아.”“근데 시환 씨 손이 지금 내 가슴 위에 있잖아요.”“가슴도 마사지해야지.”온시환은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말투는 전혀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결국 공지민은 그와 실랑이를 벌이는 것도 지쳐, 그냥 내버려두었다. 어차피 이런 상황이 처음도 아니었으니까.결국 온시환은 자신의 바람대로 그녀를 품에 안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일을 끝냈다. 공지민이 다쳤다는 걸 의식해서인지 그는 오랫동안 그녀를 괴롭히지도 않았다.온시환은 살며시 키스를 하며 진지한 표정으로 속삭였다.“우리 아이 하나 낳을까?”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욕실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온시환은 그녀의 표정을 살피며 본능적으로 알았다. 두 사람은 곧 또다시 다툴 것이다.그는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지난번에 너한테 사준 선물들,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더라.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39화 개가 되기로 했으니

    공지민은 속눈썹을 내리깔며 연승혁 앞에서 자신의 연기가 통했을지 고민했다. 그녀가 그 당시 연예계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앞으로 연기를 해야 할 상황이 많을 테니까.적어도 자신이 연기 중이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아야 했다.그 후로 온시환은 공지민을 정성껏 돌봐주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연씨 가문의 안정숙 어르신이 병문안을 왔다.온시환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안정숙이 병상 옆에 앉아 공지민의 안부를 묻고 다정한 말투로 챙기는 모습을 보자 온시환은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공지민은 어색한 표정으로 조심스레 물었다.“할머니, 왜 저한테 이렇게 잘해주시는 거예요?”그녀는 이유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 물어보았다.안정숙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냥 너와 특별히 인연이 깊은 것 같아서 그래. 지민아, 네가 몸이 좀 회복되면 우리 집에도 자주 놀러 오면 좋겠어.”온시환의 눈매가 순간 날카로워졌다. 그의 마음속에 위기감이 엄습했다.“어르신, 설마 승혁이가 지금 여자가 없다고 제 아내를 노리려는 건 아니죠? 참고로 저랑 지민이는 이미 혼인신고까지 한 사이랍니다. 승혁이가 저한테 전화했을 때부터 좀 이상하더라니까요. 언제부터 제 아내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거죠?”안정숙은 살짝 입꼬리를 떨며 공지민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하지만 그녀는 연승혁과 약속한 대로 아직 진실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 연승혁은 이번 주 동안 좀 더 조사하겠다고 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할 뿐이었다.“자네,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내가 그런 사람이겠어? 난 그저 지민이가 순수한 아이 같아서 자네가 더 잘 대해줬으면 해서 그러는 거야.”온시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건 굳이 말 안 해도 알죠. 제 아내는 제가 알아서 잘 챙깁니다.”그는 공지민 옆으로 가서 물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자, 여보. 물 좀 마셔.”온시환이 처음으로 그녀를 그렇게 불렀다. 그는 얼굴이 잔뜩 붉어졌지만, 안정숙이 진짜 공지민과 연승혁을 이어주려는 건 아닌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38화 철저히 조사할 거야

    남자는 상황을 이해하기도 전에 갑작스러운 수치심과 분노가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공지민이 냉큼 2층 난간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뭐 하는 거야?!”공지민은 난간에서 몸을 날리며 도발하듯 한마디를 던졌다.“오빠 바지 내가 벗겨버렸네. 근데 정말 별로다.”남자는 멍하니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공지민은 1층으로 떨어지며 다리에 피가 맺힐 정도로 다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부리나케 폐공장을 빠져나갔다. 근처에 도로가 보이자 지나가던 차를 세워 타고 그 자리를 떠났다.폐공장 2층. 연승혁은 머리에 쓰고 있던 가발을 벗어 던졌다. 천천히 얼굴에 바른 까무잡잡한 분장을 휴지로 닦아내고 붙였던 눈썹과 수염도 떼어냈다. 그러고 나서 벗겨진 바지를 내려다보았다.‘좋아, 공지민. 제대로 기억해 두겠어.’연승혁은 바지를 올리며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주변에 몸을 숨기고 있던 경호원은 그 모습을 보자 속이 서늘해졌다.방금 그의 바지가 벗겨지는 것을 봤을 때 경호원은 심장이 내려앉을 뻔했다. 그 여자가 정말 무사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녀는 연승혁이 멍해진 틈을 타 2층에서 뛰어내렸다.경호원은 이 여자가 대담한 건지, 아니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건지 알 수 없었다.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형님...”연승혁은 가발을 휙 던지며 말했다.“돌아가자.”그는 공지민의 허벅지에 있는 꽃 모양 반점을 자세히 확인했다. 문신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아마도 할머니의 말이 맞을 터였다. 그녀는 연씨 가문에서 잃어버린 딸, 그의 친누나일 가능성이 높았다.연승혁은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공지민의 피부에서 느껴졌던 부드러운 감촉이 아직도 잊히지 않았다.운전 중인 남자가 백미러로 그를 힐끔 쳐다보며 물었다.“형님, 어떻게 보십니까? 정말 누님이 맞을까요?”연승혁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내려놓았다.“그럴 가능성이 높지.”그런데 그녀의 성격이 꽤 거칠다고 생각했다.그는 공지민의 과거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연예계에 들어온 후로는 아주 조용히 지내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