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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선전포고

성혜인은 장석호 곁의 의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대표님, 일단 PW사로 돌아가서 소식을 기다려주세요. 시간이 되면 자연히 답을 드릴 테니까요.”

장석호는 피식 웃었다. 눈빛에는 성혜인에 대한 멸시로 가득했다. 그녀가 PW사의 행적을 모르기 때문에 당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PW사는 합법과 불법 사이의 접점에서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돈을 버는 회사이니 말이다.

더구나 이번 일은 계약까지 끝냈기 때문에 따로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성혜인의 아름다운 외모와 우아한 분위기가 더욱 눈에 띄어 일은 잠깐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그러면 혜인 씨를 봐서라도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혜인 씨, 시간 있을 때 같이 식사나 하지. 회사 일은 그때 다시 얘기하자고, 하하.”

장석호는 헤벌쭉 웃으며 불룩 나온 술배를 두드렸다.

“또 봐, 혜인 씨.”

장석호가 나가자마자 이사회의 임원들이 왁자지껄 토론하기 시작했다.

“네 아버지는 어디로 갔어?”

“사장이라는 사람이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아직도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

성휘에 대한 적의로 가득한 말들에 성혜인은 홧김에 퍽 소리를 내며 서류를 테이블로 향해 던졌다. 말소리는 줄어들었지만, 임원들의 표정은 더욱 살벌해졌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젊은이 주제에 우리 앞에서 뭐 하는 거야?!’

임원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전에 성혜인은 원래 성휘의 것이었던 사장석에 앉았다.

“변 이사님과 진 이사님이 지난해 산 새집에,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대부분 이사님의 개인 사정에 왜 회삿돈이 들었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또 지난해 저희가 토지에 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왜 마지막에 제 아버지가 모르는 선에서 금액이 훨씬 줄었는지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번 위기로 이어진 PW사와의 계약은 또 누가 지지한 것이죠?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본인들이 친 사고에 사장을 욕하는 건 무슨 경우죠?”

성혜인은 덤덤한 말투와 반대되는 예리한 눈빛으로 임원들은 쓱 훑어보며 말했다. 대부분 임원이 그녀와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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