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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큐피드의 화신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난 반승제는 성혜인이 오늘은 절대 연락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그도 세수하고 잠들었다.

이튿날 아침, 반승제는 반승혜에게 전화를 걸어 겨울이를 데려가라고 했다. 그러자 반승혜는 깜짝 놀란 말투로 물었다.

“무심한 척하더니 역시 내 문자가 신경 쓰였구나? 진짜 빨리 찾았네?”

반승혜는 포레스트에 도착해서도 끝없이 재잘거렸다.

“근데 왜 직접 돌려주지 않고 나를 불렀어? 오빠가 직접 가면 페니 씨가 더 좋아할 텐데.”

출근 준비를 끝내고 현관에 선 반승제는 소매를 정리하며 차갑게 말했다.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지?”

반승혜는 말문이 막혔다. 성혜인과 그런 일을 겪고서도 이렇게 무심한 말을 내뱉을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우리 오빠 은근히 나쁜 남자 스타일이네.’

반승제가 밖으로 나가 차에 올라타려고 할 때, 반승혜가 겨울이를 데리고 다가가서는 그를 따라가려고 했다.

“오빠, 나 좀 데려다줘. 겨울이를 뒤에 두고 혼자 운전 못 하겠어. 혹시 문제가 생긴다면 나 진짜 페니 씨 얼굴 못 봐.”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반승혜를 밀어내고 문을 닫았다.

“나 개털 알레르기 있어.”

반승혜는 당연히 반승제가 개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겨울이를 집안에 둔 것으로 봤을 때는 그래도 참을만해 보였다. 알레르기라는 것은 심리적인 작용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고 말이다.

“나 혼자 가면 페니 씨는 내가 찾은 줄 알 텐데. 오빠가 찾았다고 얘기해도 되지?”

이 순간 반승혜는 큐피드의 화신이 되어 반승제와 성혜인을 잘되게 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됐어.”

반승제는 차가운 표정으로 차 창문까지 올렸다. 그러자 반승혜는 머쓱한 듯 코를 만졌다. 그날 밤 들었던 소리가 환청은 아닌지 의심 가는 순간이었다.

성혜인의 위치를 확인하고 난 반승혜는 곧바로 로즈가든으로 향했다. 집에서 대청소하고 있던 성혜인은 일찍이 아래로 내려가 겨울이를 기다렸다.

성혜인과 다시 만난 겨울이는 신바람이 나서 꼬리를 흔들며 그녀를 향해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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