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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작가: 이한나
김성훈은 윤혜인의 아이에 관한 얘기가 나오니까 이준혁이 빼앗고 싶어 하는 모습이 가득한 표정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김성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윤혜인의 아이가 진짜 귀여울 거라고 짐작했다.

이제 시간이 나면 꼭 만나러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을 때, 육경한의 전화벨이 울렸다.

휴대폰 너머에서 무슨 말이 왔는지 육경한의 표정이 이내 어두워졌다.

육경한은 전화를 끊고 일어서서 자리를 떠났다.

김성훈은 육경한의 뒷모습을 보며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소원이 사망한 후, 육경한은 자기 목숨 따윈 안중에도 없이 삶을 허비하며 고통에 허덕였다.

김성훈이 곁에서 애써 설득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러다가 삶을 허비하며 고통에 허덕이는 남자가 두 명이 되었다.

두 친구가 너무나 타락한 삶을 사는 걸 번연히 보면서도 김성훈은 아무런 대책도 없었다.

다행히도 이준혁은 어머니가 아들을 다시 정신을 차리고 기운 내라고 등을 떠밀어 드디어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보이는 오늘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육경한에게 남겨진 유일한 목표는 아마 그 사람의 여생과 노후를 책임지는 일일 것이다.

...

클럽에 도착한 육경한은 방문을 하나하나 발로 차서 열어 확인했다.

방에서 쾌락에 젖어 있던 남녀들은 한결같이 소란에 놀랐고 잇따라 각종 욕설을 퍼부었다.

육경한은 욕설에 아랑곳하지 않고 찾고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으면 주저없이 다음 방 문을 열어제꼈다.

클럽의 접대 매니저 영숙은 이 남자가 이렇게 소란을 피우자 깜짝 놀라 허겁지겁 뛰어와 담배를 드리고 불을 붙이며 소통하려고 애썼다.

“육 대표님, 왜 이러시는 거죠?”

육경한의 잘생긴 얼굴은 험상궂은 기색이 역력했고, 불붙은 담배를 입에 꼬나물고 쌀쌀하게 물었다.

“선미는 어디에 있어?”

영숙은 그 말에 순식간에 식은땀이 삐질삐질 났다.

이 쌍년이 영숙 몰래 원군을 부를 줄 생각하지 못했다.

“선, 선미는...”

영숙은 우물쭈물하며 말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선미는 오늘 밤에 친한 친구의 생일을 쇠어준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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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터전은 무당 일가의 집이었기에 채벌이 시작되면 더는 지금처럼 영기가 가득 찬 곳을 찾아 독벌레를 기르기 힘들었고 그렇게 되면 무당 일가가 몰락하고 대를 잇지 못하게 된다.독벌레를 만들려면 무당 일가인 그들이 첫 번째 숙주가 되어야 했고 유충을 몸에 넣고 천천히 부화해 움직일 수 있는 생명체까지 만들면 특수한 약초로 독벌레를 유인해서 빼내야 했다.독벌레가 몸에서 나오면 세상에서 가장 맑은 호숫가로 데려가 안개와 이슬, 그리고 하늘에서 내린 비를 양분으로 일정한 크기까지 자라나야만 단향 단지에 넣어 다른 용도에 쓰일 수 있었다.게다가 여자가 들고 있는 단지에 담긴 독벌레는 이미 40년이나 산 독벌레였기에 독성이 상상 이상으로 더 독했다. 하지만 이내 서진태가 큰소리로 보디가드를 불렀고 보디가드가 노인네를 당장 밖으로 끌어냈다.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주저하자 서진태가 주름 잡힌 얼굴로 음침하게 웃으며 수염을 만지작거렸다.“월생이라고 했나? 약속한 걸 모르면 안 되는 거 알지? 아니면 너도 너희 사부님도 무사히 서울을 떠나지는 못할 거야.”서진태는 노골적으로 무당 월생을 협박하고 있었다.월생은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는 젊은이를 보며 고개를 살짝 숙이더니 묵념했다.‘미안해요. 당신 가족들이 당신을 죽이려 드는데 저도 달리 방법이 없네요.’월생이 손을 우산 모양으로 오므리자 작은 단지에서 하얀 벌레가 기어 나오더니 월생의 손에 앉았고 월생이 그 손을 남자의 눈에 올려놓았다. 5초쯤 지나 월생이 손을 떼자 하얀 벌레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서진태가 약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이러면 벌레가 들어간다고?”월생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독벌레가 뇌로 들어가는 방법은 안구밖에 없습니다. 독벌레의 몸통은 안구의 모양에 따라 종잇장처럼 얇아져서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게 됩니다. 의학용 감마선을 쏘아봐도 사람의 신경처럼 보이기 때문에 절대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할 겁니다.”서진태가 반신반의하는데 침대에 누워있던 서현재가 손가락을 움직이며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74화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서현재의 상태를 확인하고 맥을 짚어보더니 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네를 보며 누구도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노인네가 이를 듣고는 고개를 젓더니 손을 흔들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대답했다.서진태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모습을 보아하니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사부님 말씀으로는 약을 너무 과다하게 사용해서 나온 합병증이라고 합니다. 뇌에 부하가 걸리는 바람에 약간만 외부의 자극을 받아도 머릿속에 두 가지 목소리가 싸우게 될 거예요. 이렇게 쓰러진 것도 다 몸이 좋아서 그런 거지 다른 사람이면 이미 뇌사 상태에 빠졌을 수도 있어요.”서진태가 수염을 만지작거리더니 말했다.“이 결혼은 어떻게든 완성해야 하니 방법은 알아서 생각해.”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말했다.“어르신, 지금으로서는 독벌레를 내려서 깨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몸을 많이 축내는 방법이라 매우 위험합니다. 독벌레는 사람의 뇌를 갉아 먹고 사는 거라 도련님...”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말끝을 흐렸지만 다들 서현재가 살기는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다.서진태는 이익을 위해서라면 서현재의 사활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아직 외국으로 빼돌리지 못한 자산이 있는데 그 자산을 성공적으로 빼돌리려면 한국에 대신 죄를 뒤집어쓸 사람이 필요했다.서현재가 죽어도 괜찮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지금 죽으면 서진태가 공들여 짜놓은 판이 다 무용지물이 되게 된다. 이 판을 위해 서진태는 육씨 가문을 끌어들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만약 육경한이 서진태의 진짜 목적을 알고 있었다면 육연주가 아무리 죽고 못 산다 해도 절대 육연주를 시집보내지 않았을 것이다.애초에 육경한이 서씨 가문에 압력을 넣으며 육씨 가문과의 정략결혼을 밀어붙인 게 오히려 서진태에겐 도움이 되었다. 짬밥은 무시할 수 없다고 서진태는 능구렁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렸다. 잠깐 고민하던 서진태가 이렇게 말했다.“독벌레든 뭐든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73화

    사회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신랑분, 큰 소리로 대답해 주세요.”서현재가 입술을 뻐끔거렸다.“저...”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안돼.”서현재가 멈칫하더니 의문에 찬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고 하객들도 일제히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소원이 버진 로드로 올라가더니 남자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현재야, 이 결혼 하면 안 돼.”북적북적.하객들이 수군거리며 갑자기 나타나 결혼식을 중단시킨 여자를 놀라워했다.서현재는 멍한 표정으로 웨이터 복장을 한 여자와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이내 극심한 두통을 느꼈다.‘왜, 왜 똑같은 얼굴이지?’소원이 서현재의 팔을 잡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현재야, 우리가 한 약속 잊었어? 네가 결혼할 사람은 나야.”현재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마치 우레처럼 서현재의 머리를 강타했고 서현재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모든 게 산산이 조각났다. 과거의 조각들이 너무 하나씩 이어지며 파도처럼 몰아쳤다.“누나, 나랑 결혼해 주면 안 돼요?”“누나, 나 누나 좋아해요. 대답 안 해준다 해도 계속 기다릴 거예요.”“누나, 나 드디어 누나랑 사귀는 거예요?”“소원 누나, 누나.”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자 육연주가 먼저 반응하고는 소원의 귀싸대기를 날리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저 미친년 당장 끌어내.”보디가드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다른 건장한 남성을 불러 소원을 끌어내려 했다. 시간이 별로 없었기에 소원은 서현재의 팔을 꼭 잡으며 말했다.“현재야, 너는 육연주 사랑하지 않아. 날 믿어. 너는 육연주 사랑한 적 없어. 육연주랑 결혼하면 너 후회할 거야. 서씨 가문은 너를 이용해서. 아악.”머리채가 잡힌 소원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까만 옷을 입은 한 무리의 보디가드가 달려오더니 머리채를 잡는 사람 따로, 목덜미를 잡는 사람 따로, 팔과 다리를 잡는 사람 따로, 그리고 소원의 입을 막고 들어가는 사람 따로 있었다.“잠깐만요.”서현재가 갑자기 보디가드를 불러세웠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72화

    소원은 속았다는 생각에 머리가 윙 해졌다. 아니, 소원이 속은 게 아니라 서씨 가문이 너무 교활했고 혹시나 누군가 결혼식에 훼방을 놓을까 봐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다.캔디를 줍던 소원은 그대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파티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아니 다 줍지도 않고 어딜 가는 거예요?”화가 잔뜩 난 웨이터가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지금 바로 매니저님 찾아가서 덤벙거리기만 하는 당신을 자르라고 할 거예요.”결혼식 현장.서씨 가문과 육씨 가문이 공동으로 준비한 결혼식이었기에 호화롭기 그지없었고 축하해주러 온 사람도 많았다.사회자의 열정적인 소개와 함께 하얀 드레스를 입은 육연주가 친인척의 손을 잡고 서서히 등장했다.버진 로드의 끝에는 빨간 벨벳 턱시도를 입고 가슴에 꽃을 단 신랑이 보였다. 기다란 체구와 꼿꼿한 자세가 신랑을 더 도도하고 우아해 보이게 했다.육연주는 남자의 준수한 얼굴을 보자마자 심장이 벌렁거렸다. 이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지만 드디어 이 남자를 손에 넣고 서씨 가문 사모님이 되었다.그렇게 신랑 앞까지 걸어간 육연주의 친인척이 육연주의 손을 신랑에게 넘겨줬지만 신랑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잘생긴 얼굴은 육연주의 손을 받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현장의 분위기가 싸늘해지자 사회자가 어색하게 웃으며 귀띔했다.“신랑분, 신부님 손을 잡아주세요.”사회자의 귀띔에도 서현재가 움직이지 않자 하객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어떻게 된 거야. 혹시 신랑은 결혼하기 싫은 거 아니야?”“그러니까. 근데 신부가 약간 막무가내래. 성격이 오만하면서도 사납다고 들었는데 아마도 서씨 가문 도련님이 후회한 게 아닌가 싶다.”“하기 싫은 건 그렇다 치고 그러면 미리 파혼해야 할 거 아니야. 이제 와서 성질부리면 양가 가문의 체면은 어떡해.”“허허. 억지로 결혼시킨 결과라고 봐야지...”“근데 신랑 어딘가 이상하지 않아?”“어디가?”“예전에 신랑을 본적이 있는데 이렇게 멍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말이 좋아 멍하지 서현재는 거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71화

    소원은 바로 대기실 방향으로 향했지만 대기실 앞도 누군가 지키고 있었다.‘서씨 가문 너무 오버하는데?’지금 보면 서씨 가문은 소원만 경계하는 게 아니라 서현재도 같이 경계하고 있었다.‘설마 현재가 뭘 발견했는데 서씨 가문에서 그걸 알아챘나?’소원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걱정되어 들어가 물어보려 했지만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보디가드들의 경비가 너무 삼엄해 파리 한 마리조차 그냥 들여보내지 않을 것 같았다.너무 다급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던 소원은 그저 조용히 옆에서 기다리다 서현재가 나오면 기회를 찾아볼 생각이었지만 한참 동안 기다려도 대기실은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그렇게 두 시간을 족히 쪼그리고 있다가 발이 저려서 감각을 잃어가는데 대기실을 지키던 보디가드가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소원은 그제야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황을 살펴보려고 대기실로 다가가 문을 살짝 밀어 보니 문이 그대로 열렸다.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 흔적도 없었다.‘뭐지...?’‘왜 텅 빈 대기실을 지키고 있지?’소원은 자기가 속임에 걸려들었다는 걸 알고 밖으로 뛰어가다 같은 유니폼을 입은 웨이터와 부딪히고 말았다.“아야... 무슨 급한 일이 있다고 그렇게 급하게 뛰어가는 거예요?”웨이터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언짢은 말투로 말했다.“미안해요. 미안해요...”소원이 얼른 사과하고는 자리를 뜨려는데 웨이터가 그녀를 덥석 잡고는 말했다.“어디 가요? 이거 주워주고 가야죠.”바닥에 캔디가 흩뿌려져 있었다. 소원은 어쩔 수 없이 같이 쪼그리고 앉아 캔디를 한 알씩 줍는데 같이 줍던 웨이터가 소원을 힐끔 쳐다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도대체 어떻게 들어온 거예요? 실수로 부딪혔으면 수습할 생각을 해야지 도망가는 게 어딨어요? 매니저님께 알리면 바로 잘릴 거예요.”소원은 웨이터로 위장한 거라 찍소리도 못하고 머리를 숙인 채 열심히 캔디만 주었다. 이때 결혼식 입장을 알리는 익숙한 음악이 가든을 가득 메웠다. 아무래도 결혼식 파티가 시작된 것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70화

    육경한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당장 서씨 가문 어르신한테 연락해.”“알겠습니다.”소종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바로 서진태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것은 도우미였다..“어르신은 주무시고 계십니다.”소종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정말 대단하네요. 손자가 오늘 결혼했는데 이렇게 일찍 잠이 들다니... 참 태평하시네요!”더욱 짜증 난 듯 육경한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럼 연주는? 연주는 전화 연결되나?”곧바로 소종이 육연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소종은 기이하다는 듯 말했다.“이 집안은 정말 이상하네요. 이렇게 큰 경사날에 왜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 걸까요? 정말 그리 바쁜 건지.”육경한의 마음속에는 불길한 예감이 스며들었다.그는 조사 중 이번 사건이 서진태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발견했지만 아직 명확한 증거는 없었다.직접 손을 대지는 않았겠지만 서진태의 성격상 누군가를 이용했을 가능성은 충분했다.그러나 당시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었고 사실을 알아채자마자 육경한은 바로 사람을 구하러 갔었다.그런데 이제 소원이 다시 서씨 가문으로 간다는 것은 스스로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서진태 같은 교활한 사람이 소원이 육연주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이를 이용해 ‘이익을 위한 희생’같은 일을 꾸민다면 소원이 위험에 빠질 것은 자명했다.그렇게 되면 서진태는 모든 책임을 회피할 수 있었고 심지어 육경한의 보복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그야말로 일석이조의 계략이었다.물론 이 모든 것은 육경한의 추측에 불과했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이내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육경한은 무거운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더 빨리 가!”...소원은 아침 일찍 서울로 향하는 차를 탔다.아무리 이른 시간에 출발했어도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1시가 넘어 있었다.서씨 가문의 결혼식은 저녁에 열릴 예정이었고 아직 늦지는 않았다.결혼식장은 경비가 삼엄했고 저택 전체가 철통같이 둘러싸여 있었다.때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69화

    소종이 말한 대로였다. 그 사람들이 얼마나 흉포한지는 이미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과거 미국에서 목숨 걸고 활동하던 시절, 함께 일하던 친구들에게서 그 지역의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그 사람들이 하지 못할 일이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듣기만 해도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충격이었다.다행히도 미우 그룹은 그런 사업에 손을 대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한국에서 발붙일 수 없었을 것이다.모두가 알다시피 한국은 이러한 불법적이고 회색 지대의 산업에 대해 엄격히 단속하며 절대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이런 위험한 인물들이 한국에서 발호할 기회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이번에 잡힌 자들은 겨우 작은 졸개들일 뿐, 진짜 배후 세력은 여전히 해외에 있었다.이번 작전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이곳에서 은신처가 전부 드러나고 파괴된 이상, 그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하여 소종은 육경한이 소원 때문에 이런 사람들과 엮이는 건 정말 가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소원 씨가 배은망덕한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잖아요. 저는 이제 익숙해졌습니다. 대표님이 아무리 잘해줘도 소원 씨는 결국 배신할 뿐이에요.”소종은 소원의 이름만 나오면 마치 한풀이를 하듯 멈추지 않고 말을 쏟아냈다.“그 여자한테는 마음이란 게 없어요! 제발 다시 속지 마세요, 대표님!”그러나 육경한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엉뚱한 말을 꺼냈다.“오늘이 며칠이지?”그러자 소종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네?”“오늘 며칠이냐고 묻잖아!”육경한의 목소리에 짜증이 배어 있었다.“26일입니다.”육경한은 차갑게 중얼거렸다.“오늘이 서현재의 결혼식 날이야.”그제야 소종은 모든 것을 깨달은 듯 눈이 번쩍 뜨였다.‘아하! 그래서였구나! 아침 일찍 사라진 이유가 다 있었어. 분명 그 서씨를 만나러 간 거야.’육경한을 보자 소종은 더더욱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그 여자는 눈을 뜨자마자 다른 남자 만나러 갔는데 대표님은 그 여자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니... 이거 정말 너무 황당한 막장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68화

    “안녕하세요.”달콤한 목소리의 여자가 병실 문을 열며 들어왔다.육경한이 고개를 들어 보니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여자는 육경한을 본 순간 눈빛에 놀라움이 스치더니 다가와 말했다.“안녕하세요. 저는 픽업트럭에 있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 모두를 대표해서 감사 인사를 드리러 왔어요.”그녀는 들고 온 과일 바구니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육경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여자는 갈 생각도 없는 듯했다.구해준 사람이 이렇게 잘생겼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그의 외모는 남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음에도 흠잡을 데 없는 이목구비가 돋보였다.마치 드라마 속에서나 볼 법한 ‘냉철한 대표님’ 같았다.날카로운 눈빛과 잘생긴 얼굴은 그녀 같은 평범한 여자들이 평생 가까이할 수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제가 사과 깎아드릴까요?”여자가 먼저 제안했다.하지만 그녀가 사과를 집어 드는 순간, 육경한이 차갑게 말했다.“필요 없어요. 나가세요.”그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갑고 단호했다.여자는 순간 멈칫하며 사과를 손에 든 채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그러고는 이내 눈가가 붉어졌다.“저는 그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을 뿐이에요.”“고마워할 필요 없어요.”육경한은 냉담하게 대꾸했다.“나는 당신들을 구하려고 한 게 아니었으니까요.”이 말을 듣고 여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우리를 구하려 한 게 아니면 왜 목숨을 걸고 그런 위험한 싸움에 뛰어든 거지? 그토록 무모한 일을...’옆에서 육경한의 말을 듣고 있던 소종은 속이 답답해졌다.최근 구급차에서 찍힌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며 언론은 육경한이 수많은 여성을 구한 영웅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그 덕분에 미우 그룹의 이미지는 하늘로 치솟았고 주식도 단기간에 급등했다.지금 병원 밖에는 그를 인터뷰하려는 기자들이 몰려 있었다.하지만 육경한의 이런 모습이 퍼지면 언론의 긍정적인 관심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말 것이었다.하여 소종은 재빨리 상황을 수습했다.“죄송합니다. 저희 대표님이 머리를 다쳐서 지금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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