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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식사가 반쯤 진행됐을 무렵,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무대로 올라와 연주하기 시작했다.

윤혜인은 그것이 레스토랑의 마케팅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조용히 듣고 있었다.

곡이 끝나자, 그녀는 연주자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했다.

그때, 갑자기 연주자가 마술처럼 큰 붉은 장미 다발을 꺼내어 윤혜인에게 건넸다. 당황한 윤혜인은 손을 뻗어 받지 않았다.

“자, 이번에는 이벤트 시간입니다. 이 아름다운 장미는 우리 레스토랑 2주년 기념 이벤트에 참여한 특별한 손님들 중 가장 아름다운 분께 드리는 선물이예요.”

‘아, 이벤트였구나.’

윤혜인은 더는 망설이지 않고 장미 다발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한구운이 벌떡 일어나더니 테이블 주위를 돌아 윤혜인에게 다가왔다.

그러고는 보석 상자를 꺼내 열었는데 그 안에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팔찌가 들어있었다.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혜인아, 내 여자친구가 되어줄래?”

윤혜인은 완전히 멍해졌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오빠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거지?!’

주변에서 식사하던 손님들도 박수를 치며 “받아줘, 받아줘!” 라고 외치고 있었다.

부끄러움에 윤혜인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빨개졌다. 그녀는 한구운에게 조심스럽게 귓속말로 물었다.

“오빠,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예요?”

그러자 한구운은 미소를 띠며 반은 농담 반 진심 반으로 말했다.

“아직도 모르겠어? 네가 내 여자친구가 되어줬으면 하는 거잖아.”

“네?!”

윤혜인은 급히 손을 흔들며 말했다.

“저, 전 안 돼요!”

그 말을 들은 한구운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한숨을 쉬며 말했다.

“혜인아, 아홉 시 방향에 있는 저 여자가 해외에서부터 국내까지 날 따라다녔어. 난 저 여자가 나한테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나 좀 도와줄래?”

“저...”

윤혜인은 사람을 속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지난번 가짜 연인 행세를 한 것도 어쩔 수 없이 그런 것이었다.

그래서 또다시 가짜 연인 행세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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