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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차창의 선팅이 아무리 짙게 되어 있어도 손으로 누르면 그림자가 보였다.

수치심과 분노가 밀려온 윤혜인이 발로 그를 걷어차려는데 남자의 무릎이 그녀의 종아리를 꽉 누르고 있었다.

그렇게 한 번씩 움직일 때마다 거센 힘에 차가 몇 번이고 흔들렸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목소리를 낮췄다.

“그렇게 움직이다가 차까지 망가지겠네!”

윤혜인은 곧바로 행동을 멈추고 당황하며 밖을 보려고 했지만 남자가 그녀의 허리를 붙잡았다.

그녀가 몸부림치자 옷이 말아 올라가며 하얗고 가는 허리가 살짝 드러났다.

이준혁의 차가운 손가락 마디가 매끄러운 허리선에 닿았고 흐르는 온천물에 흘러 들어가는 듯한 편안함에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그는 몸을 가까이 밀착한 채 매혹적인 중저음 목소리로 말했다.

“차가 이렇게 흔들리면 밖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

순식간에 윤혜인의 하얗고 작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차가 흔들린다면 당연히 그런 쪽으로 생각할 게 뻔했다.

윤혜인은 분노에 몸서리쳤다.

“미친!”

그녀는 뒤척이며 몇 마디 욕설만 내뱉을 뿐, 달리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물기를 머금은 눈으로 그를 매섭게 노려볼 뿐이었다.

조금 전 거친 행동으로 향긋한 입술이 살짝 벌어진 채 나지막이 숨을 몰아쉬던 그녀는 이 모습이 얼마나 유혹적인지 알지 못했다.

이준혁의 눈빛이 가라앉더니 손을 뻗어 여자의 입술을 천천히 어루만지며 서늘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내 말대로 당장 헤어져. 다음엔 저놈 앞에서 정말 무슨 짓 할지 몰라.”

그냥 해보는 말이 아니었다. 생각만 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그 본인도 무슨 짓을 할지 장담하지 못했다.

그는 최면이라도 건 듯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했다.

“난 네가 다른 남자 만나는 걸 용납할 수 없어.”

오랜 시간 운동으로 다져진 남자의 손끝에는 거친 살결이 살짝 느껴졌고, 그가 입술을 짓누르자 온몸에 전기가 통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순식간에 윤혜인은 얼굴이 달아오르고 발끝마저 움츠러들면서 어색하게 시선을 내렸다.

“손 아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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