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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

검은색 고급 승용차 안에서 이준혁은 카시트 위에 놓인 작은 물건을 만져보더니 ‘호신용 스프레이'라고 적힌 것을 보았다.

순간 잘생긴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 여자가 날 정말 변태로 보네.’

“띠리링-”

그때 좌석에 놓아둔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번쩍이는 이름을 본 이준혁은 깜짝 놀라 순간 믿기지 않았다.

웬일로 이 여자가 그에게 먼저 전화를 건 걸까!

그는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곧바로 통화버튼을 눌러 다소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그런데 지직거리며 전기가 흐르는 소리만 들리다가 갑자기 오리의 목을 인두로 지진 듯 갈라져서 듣기 불쾌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준혁의 동공이 순식간에 움츠러들며 정교한 이목구비가 굳어버렸다.

전화는 그대로 툭 끊겼다.

“차 돌려. 당장 Z아파트로 돌아가!”

이준혁의 얼굴은 폭풍우가 몰아칠 듯 먹구름이 가득했고, 그는 운전기사에게 윤혜인의 아파트로 가라고 명령하는 동시에 주훈에게 지시했다.

“집사람 위치 확인해!”

주훈은 당황했다. 이혼한 것도 잊어버리고 ‘집사람’이라는 호칭을 쓰는 걸 보니 대표님이 어지간히 초조한 게 아닌 것 같았다.

주훈은 노트북을 열어 재빨리 네트워크 부서에 윤혜인의 위치를 찾으라고 알렸고 5분 만에 결과가 나왔다.

주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사모님 휴대폰 신호가 10시 15분 Z아파트에서 마지막으로 잡혔고 그 이후로는 연결이 끊겼습니다!”

회사 고위 네트워크 부서에서는 휴대폰의 전원이 꺼졌든 물에 빠졌든, 불에 타거나 망가져도 위치를 찾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연결이 끊겼다는 것은 상대방 역시 특수한 기술을 이용해 휴대폰을 파괴한 고급 해커의 도움을 받았다는 뜻이었다.

이준혁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에 송소미를 찾으라고 보냈던 사람들에게 무슨 소식 없는지 연락해 봐.”

주훈은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송소미가 사라진 후부터 대표님은 추적에 나섰고 가장 최근에 연해 지역에서 소식이 들려왔었다.

몇 분 뒤, 주훈은 이렇게 보고했다.

“대표님, 송소미는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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