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7화

작가: 이한나
달칵-

차 문이 잠겼다.

화가 난 윤혜인은 그의 옷깃을 잡고 마구 때렸다.

“이준혁 씨, 미쳤어요? 빨리 내려줘요!”

남자가 몸을 숙여 마구 움직이는 그녀의 손을 붙잡아 고정시키려 했지만, 윤혜인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옷깃을 여민 채 그에게서 최대한 몸을 뒤로 뺐다.

순식간에 이준혁의 예리한 눈동자가 다시 어두워졌다!

그는 그녀의 발목을 잡은 손을 확 들어 올리며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혔다. 그녀의 허벅지가 그의 튼튼하고 얄쌍한 허리에 밀착되었고 시트에 무릎을 꿇은 채 어쩔 수 없이 그에게 기대는 자세가 되었다.

윤혜인은 앞좌석과 그의 가슴 사이에 꽉 끼어 꼼짝할 수 없었고, 긴장한 마음에 살짝 움직이자 입술이 바로 튀어나온 그의 목울대에 닿았다.

그곳은 남자에게 가장 금기되는 곳이었다.

윤혜인은 놀라서 호흡까지 흐트러지며 최대한 그에게서 몸을 멀리 떨어뜨리려 했지만 그럴수록 아래는 더욱 밀착되었다.

화악!

윤혜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 망할 남자의 거기가...

그녀는 두렵기도 하고 화도 났지만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소리만 질렀다.

“왜 이래요, 진짜!”

이준혁은 살짝 거칠어진 호흡과 갈라진 목소리로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깨물며 경고했다.

“자꾸 건드리면 너 가만 안 둬.”

“윽...”

윤혜인은 밀려오는 고통에 상체와 하체 모두 불에 덴 듯 화끈거렸고, 무릎을 꿇은 자세는 더욱 비참하고 굴욕적이어서 당장이라도 남자의 뺨을 때리고 싶었지만 두 손은 이미 남자에게 꽉 붙잡힌 상태였다.

이 순간, 공포와 분노가 그녀를 잠식하고 있었다.

“얌전해졌으니 이제 내가 너한테 따질 차례네.”

남자의 위험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자 윤혜인은 그를 노려보았다.

“나한테 뭘 따져요?”

이준혁은 비장한 표정으로 그녀의 턱을 붙잡고 들어 올리며 말했다.

“오늘 밤 누가 저 남자 만나라고 했지?”

윤혜인은 그에게 이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듯 눈을 흘겼고 이참에 그의 화를 돋워 자신을 놓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반박했다.

“어차피 둘 다 솔로인데 안될 게 뭐가 있어요?”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428화

    차창의 선팅이 아무리 짙게 되어 있어도 손으로 누르면 그림자가 보였다.수치심과 분노가 밀려온 윤혜인이 발로 그를 걷어차려는데 남자의 무릎이 그녀의 종아리를 꽉 누르고 있었다.그렇게 한 번씩 움직일 때마다 거센 힘에 차가 몇 번이고 흔들렸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목소리를 낮췄다.“그렇게 움직이다가 차까지 망가지겠네!”윤혜인은 곧바로 행동을 멈추고 당황하며 밖을 보려고 했지만 남자가 그녀의 허리를 붙잡았다.그녀가 몸부림치자 옷이 말아 올라가며 하얗고 가는 허리가 살짝 드러났다.이준혁의 차가운 손가락 마디가 매끄러운 허리선에 닿았고 흐르는 온천물에 흘러 들어가는 듯한 편안함에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그는 몸을 가까이 밀착한 채 매혹적인 중저음 목소리로 말했다.“차가 이렇게 흔들리면 밖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순식간에 윤혜인의 하얗고 작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차가 흔들린다면 당연히 그런 쪽으로 생각할 게 뻔했다.윤혜인은 분노에 몸서리쳤다.“미친!”그녀는 뒤척이며 몇 마디 욕설만 내뱉을 뿐, 달리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물기를 머금은 눈으로 그를 매섭게 노려볼 뿐이었다. 조금 전 거친 행동으로 향긋한 입술이 살짝 벌어진 채 나지막이 숨을 몰아쉬던 그녀는 이 모습이 얼마나 유혹적인지 알지 못했다.이준혁의 눈빛이 가라앉더니 손을 뻗어 여자의 입술을 천천히 어루만지며 서늘한 목소리로 경고했다.“내 말대로 당장 헤어져. 다음엔 저놈 앞에서 정말 무슨 짓 할지 몰라.”그냥 해보는 말이 아니었다. 생각만 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그 본인도 무슨 짓을 할지 장담하지 못했다.그는 최면이라도 건 듯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했다.“난 네가 다른 남자 만나는 걸 용납할 수 없어.”오랜 시간 운동으로 다져진 남자의 손끝에는 거친 살결이 살짝 느껴졌고, 그가 입술을 짓누르자 온몸에 전기가 통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순식간에 윤혜인은 얼굴이 달아오르고 발끝마저 움츠러들면서 어색하게 시선을 내렸다.“손 아프니까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429화

    윤혜인은 머리에 벼락이라도 맞은 듯 하얘졌고 몸속의 피가 빠르게 말라가는 것 같았다.그녀는 상대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입술을 몇 번이나 벙긋하다가 이름을 불렀다.“송소미!”이름 세 글자에 윤혜인은 잇새 사이로 증오를 가득 담아 뱉었다.그녀의 배 속에 있던 아이를 죽인 독한 여자가 다시 나타났다!“오호, 눈썰미가 좋네. 이런 모습인데도 알아보고.”웃는 송소미의 목소리는 불꼬챙이에 목을 덴 듯 거칠어서 이 늦은 밤에 특히 더 무서웠다.그녀는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챙이 큰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윤혜인이 눈빛만으로는 자신을 알아볼 줄이야.윤혜인은 속이 들끓었고 꽉 움켜쥔 손에 뼈마디가 하얗다 못해 투명하게 변해갔다.그녀는 송소미를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네가 어떻게 감히 여기에 나타나!”송소미의 눈동자에 음침한 빛이 번뜩였다.“허, 내가 왜 여기 오면 안 되는데? 내가 오지 않으면 어떻게 날 이 지경으로 만든 언니를 처리하겠어!”갈라진 그녀의 목소리에 광기가 서려 있었다.윤혜인은 잔뜩 경계하며 가방 속 스프레이를 찾으면서 상대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입을 열었다.“송소미, 넌 이제 수배범이 됐어. 같은 실수 반복하지 말고 빨리 자수해!”송소미의 눈동자가 시뻘겋게 빛나며 독하게 웃었다. “망할 년, 내가 오늘 너 지옥으로 끌고 가려고 왔어!” 그리고는 스프레이를 꺼내 윤혜인을 향해 힘껏 뿌렸다.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르자 윤혜인은 급히 입과 코를 가렸지만 이미 늦었다.이미 숨결을 타고 들어와 어지럼증을 느끼며 벽을 붙잡은 채 뒤로 물러났다.그녀의 가방에는 스프레이가 없었고 어디에 떨어뜨렸는지도 알 수 없었다.윤혜인은 눈앞에 환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송소미를 향해 격하게 가방을 내리쳤지만 그녀는 가볍게 옆으로 피했다.송소미는 여전히 버티고 있는 윤혜인을 바라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발버둥 치지 마, 소용없어.” 이 스프레이는 ‘1분 스프레이’로 불리는 것으로서 아무리 강한 사람이나 사나운 짐승도 맞으면 1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430화

    ...검은색 고급 승용차 안에서 이준혁은 카시트 위에 놓인 작은 물건을 만져보더니 ‘호신용 스프레이'라고 적힌 것을 보았다.순간 잘생긴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이 여자가 날 정말 변태로 보네.’“띠리링-”그때 좌석에 놓아둔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번쩍이는 이름을 본 이준혁은 깜짝 놀라 순간 믿기지 않았다.웬일로 이 여자가 그에게 먼저 전화를 건 걸까!그는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곧바로 통화버튼을 눌러 다소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야?”그런데 지직거리며 전기가 흐르는 소리만 들리다가 갑자기 오리의 목을 인두로 지진 듯 갈라져서 듣기 불쾌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이준혁의 동공이 순식간에 움츠러들며 정교한 이목구비가 굳어버렸다.전화는 그대로 툭 끊겼다.“차 돌려. 당장 Z아파트로 돌아가!”이준혁의 얼굴은 폭풍우가 몰아칠 듯 먹구름이 가득했고, 그는 운전기사에게 윤혜인의 아파트로 가라고 명령하는 동시에 주훈에게 지시했다.“집사람 위치 확인해!”주훈은 당황했다. 이혼한 것도 잊어버리고 ‘집사람’이라는 호칭을 쓰는 걸 보니 대표님이 어지간히 초조한 게 아닌 것 같았다.주훈은 노트북을 열어 재빨리 네트워크 부서에 윤혜인의 위치를 찾으라고 알렸고 5분 만에 결과가 나왔다.주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사모님 휴대폰 신호가 10시 15분 Z아파트에서 마지막으로 잡혔고 그 이후로는 연결이 끊겼습니다!”회사 고위 네트워크 부서에서는 휴대폰의 전원이 꺼졌든 물에 빠졌든, 불에 타거나 망가져도 위치를 찾아낼 수 있었다.하지만 연결이 끊겼다는 것은 상대방 역시 특수한 기술을 이용해 휴대폰을 파괴한 고급 해커의 도움을 받았다는 뜻이었다.이준혁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전에 송소미를 찾으라고 보냈던 사람들에게 무슨 소식 없는지 연락해 봐.”주훈은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송소미가 사라진 후부터 대표님은 추적에 나섰고 가장 최근에 연해 지역에서 소식이 들려왔었다.몇 분 뒤, 주훈은 이렇게 보고했다.“대표님, 송소미는 더 이상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431화

    날카롭게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고 도자기처럼 하얀 목이 차가운 공기에 닿자 살짝 떨렸다.“아!”윤혜인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약효가 채 가시지 않아 몸에 힘이 없어 손조차 들 수 없었다.“하... 하지 마세요.”그녀는 온 힘을 다해 뒤로 물러섰고 눈물이 눈동자를 가린 천을 적셨다.흐릿하게 보이던 모습이 조금 더 선명해졌다.그래도 똑똑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는 실루엣만으로 상대가 이준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남자는 가만히 서서 움직이지 않고 한참 동안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몸을 앞으로 기울이자 낯선 남성의 향기가 강하게 밀려왔다.윤혜인은 문득 익숙한 느낌이 들었지만 왜 익숙한 건지는 알 수 없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놀란 듯 말했다.“뭐 하는 거예요?”남자의 손끝이 윤혜인의 목에 닿아 부드럽게 아래로 움직이더니, 그녀의 목에 걸려 있던 평화의 펜던트를 잡아당겼다.“이게 당신 건가?”남자의 목소리는 마치 변조한 목소리처럼 거칠었다.윤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제 것 맞아요. 귀한 물건은 아니니까 가져가지 마세요. 돈은 원하시는 대로 드릴게요.”그 평화의 펜던트는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목에 걸고 다니던 것이었는데, 나중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외할머니가 빼서 보관하고 있다가 돌아가시기 전에 다시 건네주었다.윤혜인은 이 펜던트에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어 잃고 싶지 않았다.남자는 더 가까이 가지 않고 자리에 멈췄다.한참 후 가벼운 한숨이 묻어나는 어투로 말했다.“어떻게 네가 여기에...”그의 목소리에는 형언할 수 없는 떨림이 묻어나는 듯했다.윤혜인은 놀란 와중에 낯선 기운이 다시 그녀에게 가까이 오자 두려움에 몸이 굳어버렸고 더 이상 뒤로 물러설 곳도 없었다.그런데 남자는 그녀에게 펜던트를 다시 걸어주었고 그 움직임은 진지하고 세심했다.순간 그녀는 남자의 다정함을 느꼈다.다정이라...윤혜인은 머릿속으로 곰곰이 생각했지만 지끈거리며 아플 뿐 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쾅!소리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432화

    송소미는 첫날만 해도 자신에게 친절하게 음식을 주고 깨끗한 옷을 입혀주던 어부를 떠올렸다.밤이 되자 송소미는 어차피 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어부를 따라 그가 가는 섬으로 향했다.하지만 그게 악몽의 시작이라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늙은 어부는 나이를 가리지 않고 여러 여자를 감금했다.한 명이 죽으면 바로 다음 타깃을 물색하곤 했다.송소미가 도착했을 때 바로 앞에 있던 여자는 겨우 숨이 붙어있는 정도였고 다리와 온몸에 칼에 베인 상처가 가득했다.늙은 어부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며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래야 썩지 않지.”송소미는 그제야 자신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지옥으로 왔다는 걸 알고 두려움에 다리에 힘이 풀렸지만 감히 저항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낮에는 늙은 어부를 위해 요리와 빨래를 하고 밤에는 늙은 어부에게 비인간적인 학대를 당했다. 그는 바다에서 이상한 약을 가져와 먹고는 기운 하나 남지 않을 때까지 괴롭혔다.보통은 밤새도록 지속되며 낮이 되어서야 겨우 잠에 들 수 있었다.송소미는 사람도, 귀신도 아닌 채로 그에게 고문을 당했고 몸 곳곳에서 고름이 나고 썩어가고 있었다.늙은 어부가 그녀를 가두고 다시 고기를 잡으러 나갈 때 그녀는 자신이 죽을 때가 왔다는 것을 알고 두려워했다.이 몸은 더 이상 가치가 없었다.다행히 그날 밤 어부가 아무것도 가지고 돌아오지 않자 송소미는 조심스럽게 늙은 어부에게 술을 먹이며 평소 먹던 약을 술에 잔뜩 탔다.그 약은 너무 많이 먹으면 독이 된다.늙은 어부는 처참하게 죽었고 그녀는 그의 집을 불태운 뒤 그의 배를 훔쳐서 도망쳤다.탈출하기 전에 늙은 어부의 돈을 훔쳐 작은 호텔에 숨어 지내며 감히 나오지 않았다.나중에 뉴스에서 늙은 어부의 섬에 불이 났다는 보도가 나왔고, 많은 시신이 발견되어 경찰이 조사한 결과 늙은 어부가 살인자라는 결론을 내렸다.열흘 정도 숨어 지낸 송소미는 치료비는커녕 돈 한 푼 가지고 있지 않았다.어느 날 그녀가 작은 호텔 방으로 돌아오자 갑자기 침대 위에 여분의 소포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433화

    “네가 살아 있으면 150억이라도 줄 수 있지만 죽으면 한 푼도 못 받는다고 했어!”송소미의 입꼬리가 살짝 휘어지면서 본인은 달콤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그 얼굴에 보는 이는 소름 끼치는 미소가 지어졌다.“널 무척 아끼는 것 같아!”윤혜인은 이준혁이 그런 말을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채 당황했고 순간 묘한 감정이 들었다.송소미는 계속 말했다.“처음에는 나도 이준혁이 임세희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속으로는 너 같은 망할 년을 더 좋아할 줄 몰랐어. 나도 임세희한테 속은 거지. 너만 제거하면 그 여자가 네 자리를 차지하고 나도 이씨 가문의 힘을 이용해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첫사랑 임세희도 널 이기지 못할 줄이야!”윤혜인은 익숙한 이름을 듣고 눈을 크게 떴다. “애초에 임세희가 날 납치하도록 시켰다는 말이야?”이전부터 의심은 했지만 임세희는 인정하지 않았고 송소미도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이 일은 임세희가 정신병원에 보내지면서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었다.송소미가 그 사건을 다시 언급하자 윤혜인의 눈에는 핏기가 돌며 목소리가 거칠어졌다.“내 아이를 죽이려고 음모를 꾸민 거지!”송소미의 눈에 윤혜인은 곧 죽을 사람이라 당당하게 모든 걸 말해주었다.“임세희가 돈을 주면서 네가 병동에 있다고 알려준 덕분에 내가 미리 사람을 시켜서 지하 주차장에서 너를 납치했지. 그 여자가 납치당한 건 다 이준혁이 그 여자를 구하러 간 사이 너를 죽일 시간을 벌기 위해 벌인 자작극이었어! 그런데...”송소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윤혜인을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봤다.“내가 알려줘도 어쩌겠어, 임세희는 직접 사건에 가담하지도 않았는데 네가 뭘 할 수 있겠어?”윤혜인은 순간 머리끝까지 분노가 치밀어 올라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애초에 그 사건이 임세희와 연관 있을 거라고 이미 예상했다!진실을 알더라도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없도록 영리하게 계략을 꾸민 것이었다.남의 손을 빌려 사람을 죽이다니!이런 극악무도한 여자 같으니라고!송소미도 사실 임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434화

    “준혁 오빠, 꽤 빠르네요!”“돈 주면 바로 사람 넘겨!” 이준혁이 말했다.“좋아요, 나도 한동안 준혁 오빠 못 봐서 보고 싶어요. 근데...”송소미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준혁 오빠가 너무 대단해서 내가 조금 무서워요.”이준혁은 참을성 있게 물었다. “원하는 게 뭐야?”“오빠가 먼저 칼로 자기 몸을 두 번 찔러요. 그럼 내가 위치를 알려줄 테니 혼자 들어와요.”이준혁은 차가운 미소를 짓더니 사람 한 명을 휴대폰 앞으로 끌어오며 말했다.“송소미, 네 엄마 목숨과 이 돈이면 충분하지 않나?”카메라 앞에 끌려온 문미정은 머리카락이 흐트러지고 입이 빨갛게 부은 걸 보아 매를 맞은 것 같았다.그녀는 울면서 호소했다.“소미야, 바보 같은 짓 하지 마! 준혁이한테 놓아주겠다고 약속해. 이 돈만 받고 신고하지 않으면 우린 해외로 가면 돼. 어리석은 짓 하지 마!”송소미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문미정을 만나도 눈빛에 온기가 없고 경멸만이 가득했다.“준혁 오빠, 우리 엄마로 날 협박하려고? 그냥 죽여도 상관없어!”“그래?” 이준혁은 침착하게 말했다.“그럼 던져.”시속 100킬로미터가 넘는 고속도로에서 내동댕이친다는 것은 죽음으로 내모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문미정은 울부짖었다.“소미야,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난 네 엄마야! 어떻게 엄마를 죽게 내버려둘 수 있어!”송소미는 영상 너머로 격하게 소리를 질렀다.“엄마가 쓸모없는 인간만 아니었어도 내가 이 지경이 됐겠어? 그러게 왜 애초에 돈 많은 사람 꼬시지 않고 그런 겁쟁이를 만나서 일이 생기니까 바로 나를 내쫓게 했어. 다 엄마 탓이야. 엄마가 제대로 모시지 않아서 그 남자가 우릴 도와주지 않는 거라고!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 같은 쓸모없는 엄마는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거야!”문미정은 당황해서 할 말을 잃었다.애지중지 키운 딸이 엄마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이 이런 식으로 얘기할 줄은 몰랐다.이기적인 송소미는 부모고 혈육이고 안중에도 없이 오직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435화

    이준혁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몸에 손을 댔고 칼날이 통째로 살에 박혔다.그의 잘생긴 얼굴은 순식간에 미세한 구슬땀으로 물들었고 고통을 억지로 참으며 칼을 빼냈다.“아악!”윤혜인은 입을 막은 채로 가슴 아픈 비명을 내뱉었다!“아아악!”말을 할 수 없었기에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며 화면을 향해 머리를 세차게 가로저었다.슬픔의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하지 마요!준혁 씨, 저 말 믿지 마요!송소미는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안타깝게도 이준혁은 이 소리 없는 외침을 들을 수 없었다.그녀는 이미 송소미의 의도를 간파했다. 이준혁이 힘을 잃기를 기다려 둘을 함께 죽일 생각이었다.애초에 그들을 보내주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그 순간 윤혜인의 가슴은 커다란 돌덩어리로 꽉 눌려 짓누르는 것만 같아 숨을 쉴 수가 없었다.대체 언제부터 이 남자를 신경 쓰기 시작한 걸까.그녀는 다시는 그렇게 쉽게 넘어지지 않겠다고 수없이 스스로에게 경고했다.하지만 이 순간, 그녀는 마음속에 굳어버린 단단한 얼음이 또다시 남자 때문에 녹아내려 흐르는 강물이 되고 말았다.“하하하하...”송소미는 화면을 보며 우는 것보다 더 듣기 싫은 웃음소리를 내더니 잔뜩 비꼬며 말했다.“준혁 오빠, 아주 잘했어요!”이 칼질 한 번에 송소미는 통쾌하고 속이 시원해서 곧바로 재촉했다.“아직 한번 남았어요.”푹-이준혁은 마디가 두드러진 손으로 칼자루를 꽉 움켜쥐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다리를 찌른 뒤 곧바로 칼을 뽑아 바닥에 던졌다.“이제 됐어?” 이준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됐어요. 이제 혼자 갈대숲을 따라 들어와요. 다른 사람들이 보이면 내가 바로...”송소미는 칼을 윤혜인의 목에 대고 목을 긋는 동작을 취했다.순식간에 날카로운 칼날이 연약한 피부를 스치며 윤혜인의 목에는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알아요! 혜인이는 건드리지 마!”이준혁의 표정이 확 굳어지며 으름장을 놓았다.늘 침착하고 차분하던 남자가 순식간에 이성을

최신 챕터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44화

    남자는 재밌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만약 제가 당신에게 기회를 준다면요?”“무슨 기회요?”진아연은 자신이 누구와 거래하는지 잊지 않고 전전긍긍하며 물었다.남자의 두 눈은 마치 별을 숨긴듯 하였다. 그는 반혹적인 어조로 말했다.“육경한을 죽일 기회를 줄게요. 만약 그 사람을 죽일 수 있으면 저는 당신의 잘못을 추궁하지 않고 평안히 출국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어요. 진아연 씨, 어떻게 생각해요?”“정말이에요?”진아연은 그의 말을 정말 믿기 어려웠다.제트를 마주할 떄 진아련은 항상 착각에 빠졌다. 사실은 육경한을 죽이는 것보다 제트를 마주하는게 더 어려웠다. 이 두 문제를 함께 놓으면 비교가 될 것이다.왜냐하면 그는 아주 신비하기에 누구도 그의 배경과 내력을 알 수 없어 그와 상대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경한의 약점은 아주 많다. 소원이와 그녀 뱃속에 있는 아이, 그리고 망할 놈 유진이... 심지어 하나하나의 나쁜 계획은 이미 진아연의 마음속에서 형태를 갖추게 되며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제트는 고개를 끄덕이였다. “물론 정말이에요, 당신이 성공하면 저는 말한 대로 다시는 따지지 않을 것이에요. ”말하는 사이에 남자는 뒤에 쫓아오는 세 대의 차를 가볍게 따돌렸다.이 제트는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사람마냥 무섭기 그지없었다.하지만 진아연의 마음속에 있는 제트는 탁월한 능력이 있어서 그녀가 아무리 숨기려 해도 그의 눈을 피할 수 없어 놀라지 않았다.진아연은 눈앞의 남자를 보면서 자신의 충성심을 알려 주었다.“제트 씨, 안심해요, 저는 반드시 임무를 완수할 거니까. 당신은 저를 죽이지만 않으면 됩니다.”“음, 기대가 되네요.”“...”뒤따라오던 세 대의 차가 앞차를 잃어버린 후, 경비원들은 실시간 정보를 병실의 VIP 라운지에 전달했다.유진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남자는 황수진보고 유진이의 휴식에 방해 안 되는 대기실에 오라고 했다.지금 육경한의 안색은 매우 안 좋았다.경호원들이 전송해 오는 화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43화

    남자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잡히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 또 오다니 정말 바보 중의 바보예요! ”“제가 어떻게 알았겠어요, 이곳 경비원은 다른 동네 분들과 다를 줄은, 이곳 경비원은 정말 최고급 경호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여자가 원망하자 옆에 있던 남자가 말했다. “진아연, 당신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멍청한 사람인 것 같아요. ”진아연은 순간 자신의 이름을 듣고도 반응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이 사람은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을가 라는 생각에 그녀는 그를 경계하면서 물어봤다.“누구세요? “남자는 침묵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얼굴 가리려고 마스크를 썼지만, 눈빛에 드러나는 냉랭함은 숨길 수 없었다. 진아연은 그의 눈을 바라보다가 문득 무슨 생각이 나서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 당신이 바로 제트 씨이세요? ”남자는 그녀를 상대하지도 않고 부인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다 설명했다. 진아연은 너무 놀라서 하마터면 바지에 실수까지 할 뻔했다. 누가 알았겠는가, 늑대 무리에서 도망쳐 나와 호랑이 굴에 들어갈 줄을... "제트 씨... 아주 죄송해요, 제가 일부러 여기에 나타난 건 아니예요. 지금 당장 꺼질게요. ”놀라움은 하여금 진아연의 이성을 잃게 만들어 고속도로에서 차 문을 열고 뛰어내릴 생각까지 하였다.제트와 비교했을 때, 지금 뒤에서 자신을 쫓아오는 경비원들이 구세주라고 생각되었다. 진아연은 제트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라고 느꼈다. 필경 지난번에 그의 손에서 죽을 뻔했으니까... 진아연의 손이 차 문손잡이에 닿았을 때, 차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진아연은 절망 속에서 두 손을 비비며 용서를 비는 자세를 취했다. “죄송해요... 제트 씨... 저 진짜 멀리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니까 저를 놓아주세요. ”안장이 좁아서 진아연은 무릎을 꿇을 수 없어 두 손을 끊임없이 비비며 아주 작은 희망을 찾고 있었다.남자는 역시 수단과 방법을 숨기고 있었다. 뒤차의 추격을 피하는 동시에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42화

    여자가 작은 골목에 들어섰을 때, 경비원이 말했다. “아가씨, 길을 잘못 들었어요. 13동은 저쪽에 있어요.”여자는 할 수 없이 돌아섰는데 경비원이 다시 말했다. “아가씨, 친구 보러 처음 오셨어요?”여자는 이곳의 경비원이 왜 범인을 검문하는 것처럼 자신을 물어보는지 이해 안 가 속으로 욕했다.여자는 대충 대답했다.“네네, 처음 왔어요.”13동 문 앞에 오자 경비원이 직접 603의 초인종을 눌렀고 방울 소리가 울리자, 안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경비원은 여자보고 말하라고 고개를 돌렸다.“...”정말 어쩔 수 없어 여자는 갑자기 고개를 숙이며 배를 움켜쥐며 말했다.“아이고, 배가 너무 아파요.”여자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하자 경비원은 즉시 구급차를 불러주었다. 그리고 경비원이 구급차를 부르는 사이에 여자는 작은 틈을 놓치지 않고 도망쳤다.“거기서요!”경비원은 일반인보다 더 빠르게 반응해 무전기에 대고 빨리 저 검은 옷 입은 여자를 잡으라는 말을 했다.여자는 자신의 눈앞에서 점점 닫혀 가는 문을 보며 당황해 어리둥절했다.“닫지 말아요.”안에서 경비원이 소리를 듣고 여자 쪽으로 돌진해 왔다. 그들은 마치 여기서 여자를 기다리고 있는 듯 일반 경비원보다 속도가 더욱 빨랐다.바로 얼마 전 육씨 그룹이 이곳의 부동산을 사서 전문적인 경호원으로 바꾸어 수상한 인물을 주시하여 남자와 여자를 막론하고 의심이 가는 사람들을 모두 붙잡아 파출소로 보냈다. 여자는 온몸에 힘이 빠진 채 어디로 도망갈지 몰랐다. “저 여자 잡아요.”전에 여자와 얘기하던 경비원이 소리쳤다. 여자가 잡힐 것만 같았는데 갑자기...펑!큰 소리가 나 그곳을 보자 검은색의 지프차 한 대가 돌진해 들어와 난간에 부딪혀 부서지는 것이 보였다.대중들은 모두 이 갑작스러운 변고에 어리둥절하여 반응하지 못했지만, 지프차가 무서운 기세로 달려오자, 경비원들은 모두 재빨리 몸을 피했다.유독 여자만 제자리에서 자신한테 향해 오는 것을 멍하니 보며 어찌할 바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41화

    소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마음이 놓이지 않아. 유진이를 보러 갈래”“필요 없어”육경한은 단호히 거절하다 멈칫했다. 그러다 소원이 자신이 아이를 못 본다고 오해 할가봐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가 보고 있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일도 다 병원에 가지고 갈 거니까. 넌 휴식이 필요해. 알았어? “유진이 병으로 쓰러진 후 소원은 며칠 동안 거의 밤새 자지 못해 눈 밑에는 이미 짙은 다크써클이 생겼지만 그녀는 억지로 버티는 중이었다.소원은 유진이 자신을 찾지 못할까 봐 걱정되어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육경한은 무슨 일이든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직접 휴대폰 음성 메시지를 소원이에게 들려주었다.“아빠, 엄마 보고 잠자고 있으래요. 만약 성공하지 못하면 저는 삼촌이라고 부를 거예요. ”“엄마보고 많이 휴식하고 있으래요. 그렇지 않으면 뱃속의 아기가 천천히 자랄 거예요. 저는 아기를 빨리 만나고 싶어요. 아기한테 오빠가 지금 힘이 세니까 아기를 업을 수 있다고 알려주고 싶어요. ”캐톡에서 유진이의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협박한 것을 보니 두 사람의 사이가 아주 좋은 것 같았다. 유진이의 소리는 듣기에도 정신이 맑고 괜찮아 보였다.소원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생각해 보니 자기가 쉬지 않은 것을 아이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자신의 건강에 대한 책임은 즉 유진에게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기에 소원이는 말 듣고 차에서 내려서 휴식을 취하러 갔다.네 명의 경호원은 육경한의 분부에 따라 두 명은 아파트 입구에 두 명은 계단 입구를 엄중히 지켜 사수의 파리 한 마리조차 날아 들어갈 수 없었다.육경한의 차가 떠나자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여인이 사방을 둘러보며 나타났다.그녀는 벙거지 모자를 쓰고 얼굴을 절반 이상 가린 채 마스크를 쓰고 수상한 모습으로 나타나 동네 경비원의 주의를 불러일으켰다.“저기요, 당신은 어느 건물로 가나요? 여기에서 뭘 하고 있습니까? “여인은 경비원한테 놀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요... 사람을 찾고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40화

    주석훈이 웃으며 말했다.“허허. 몰랐죠? 저 평소엔 되게 허당이에요.”“변호사님 은근히 유머가 넘친다니까요.”주석훈은 언변에 능했기에 단 몇 마디에 간호사가 함박꽃 같은 웃음을 지었다.“저기는 왜 저런 거래요? 아까 길을 잘못 들었는데 막더라고요.”주석훈이 물었다.“아, 저기요.”간호사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어떤 여자애 한 명 들어왔는데 가족이 살해당했다나 뭐라나. 실어증에 걸려서 한마디도 못 했는데 평소 믿고 따르던 언니가 와서 입을 열었다고 들었어요.”주석훈이 물었다.“여자애요? 많이 놀랐나 보네요.”“그러게요.”간호사가 대답했다.“가족이 칼 맞고 죽었는데 누가 견딜 수 있겠어요.”“억울한 사건이 얼마나 많은데 범인만 잡아도 다행 아니겠어요?”주석훈이 말했다.“어려울 것 같던데요?”간호사가 말했다.“뭐 유용한 단서가 안 나왔나 보더라고요. 아빠가 여자애를 지키겠다고 같이 들어가지 않아서 아무것도 못 봤대요. 진술한 상황이 경찰이 알고 있는 상황과 별반 다를 게 없어서 경찰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만 내쉬더라고요.”간호사가 이렇게 많은 내용을 알 수 있었던 건 안지영의 간호를 책임진 간호사가 바로 그녀였기 때문이다.주석훈이 더 물으려는데 다른 간호사가 들어왔다.“어? 이 간호사 있었네? 저쪽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니까 빨리 가봐.”이 간호사가 말했다.“알겠어요. 이것만 마무리하고 갈게요.”치료를 받은 주석훈이 이 간호사에게 고맙다고 말하자 이 간호사가 얼굴을 붉히며 괜찮다고 말했다.주석훈이 멀리 가고 나서야 다른 간호사가 이렇게 말했다.“이 간호사, 아까 저 사람이랑 무슨 얘기 했어? 저 병실에서 나온 얘기는 함부로 하면 안 돼.”“저 별말 안 했어요. 다들 아는 내용 얘기해준 거예요.”이 상황에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인정하면 바보나 다름없었다.“그래. 앞으로 조심해. 자칫하다간 징계 먹을 수도 있어.”나이 많은 간호사가 귀띔했다.“알아요.”이 간호사가 얼른 대답했다.“아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39화

    소원이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잘됐다. 정말 너무 잘됐어요. 이번엔 하느님이 제 소원을 들어주셨네요.”소원이 주석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래도 제가 신세를 졌으니 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줘요.”감염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확률이 반반이라 주석훈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주석훈의 마음이 그만큼 단단하니 망정이지 다른 사람 같으면 진작 멘탈이 무너졌을 것이다.소원은 다시 한번 주석훈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별거 아니니까 마음에 담아두지 마요.”주석훈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소원 씨가 여기 있다는 건 유진도 여기 입원해 있는 건가요?”소원이 고개를 저었다.“유진은 여기 없어요. 아는 동생 좀 보려고 여기 온 거예요.”“동생이요?”주석훈이 물었다.“소원 씨에게 동생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혹시 괜찮으면 같이 보러 갈까요?”뜬금없는 초대였지만 원래도 열정적인 주석훈이 말하니 뭔가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소원이 별다른 생각 없이 이렇게 말했다.“괜찮아요. 이미 만나고 나오는 길에요. 전에 알고 지내던 동생인데 지금쯤 이미 쉬려고 누웠을 거예요.”“아.”주석훈이 말했다.“그러면 데려다줄까요?”“아니요. 아니요.”소원이 얼른 대답했다.“데려다줄 사람이 있어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육경한이 다가왔다. 까만 트렌치코트가 육경한의 키를 더 커 보이게 했는데 강압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며 소원에게로 걸어왔다.“가자.”육경한은 옆에 선 주석훈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지만 육경한과 구면인 주석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대표님.”육경한은 작은 변호사 따윈 상대할 가치가 없다는 것처럼 여전히 대꾸하지 않았다. 이에 난감해진 소원이 분위기를 만회하려고 이렇게 말했다.“나오다가 마침 주 변호사님을 만났어.”육경한이 그제야 옆에 선 주석훈을 보며 ‘응’이라고 대답했다.주석훈은 전혀 난감해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두 분 사이가 좋아 보이네요. 변호사로서 의뢰인과 피고가 잘 지내고 있으니 뿌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38화

    제일 의심 가는 사람은 진아연이었다. 안상철은 여자관계가 간단한 편이었고 오랫동안 여자 친구 하나 사귀지 않고 싱글을 유지하면서 모든 심혈을 딸과 어른을 모시는 데 썼다.박혜순도 안상철을 여러 번 타일렀지만 그럴 때마다 안상철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싫다며 거절했다. 그렇다면 싱글인 안상철이 이렇게 격렬하게 다툴 수 있는 사람은 진아연일 가능성이 컸다.경찰 조사가 끝나고 안지영도 검사를 받고 쉬어야 했기에 강민혜는 소원과 함께 병실을 나섰다. 밖으로 나와서야 소원은 자신의 추측을 털어놓았다.소원은 진아연의 힘으로 안상철을 죽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한 방도 아닌 60방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안상철은 180은 되는 큰 키를 가졌기에 큰 부상을 입어 몸이 허약해 툭하면 쓰러지는 진아연을 이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진아연은 얼마 전에 손목을 그으면서 피를 많이 흘렸던 터라 짧은 시간 내에 회복하긴 어려웠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 진아연 말고도 다른 사람이 개입했다는 의미였다.멀쩡히 살아움직이는 사람을 60번이나 찔렀다는 건 웬만한 정신상태로 저지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런 사이코패스가 잡히지 않고 사회에 섞여 들어간다면 악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강민혜의 생각도 소원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진아연이 입원했을 때 강민혜도 만나본 적이 있어서 알고 있었다. 진아연은 절대 안상철을 쓰러트릴 만큼 강한 사람이 아니었다. 부검 결과를 보면 약물을 사용한 흔적이 없는데 그렇다는 건 안상철을 그렇게 만든 사람이 진아연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다른 건 몰라도 진아연 같은 몸집이라면 3, 4명이 더 와도 절대 안상철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그래도 일단 진아연을 잡는 게 우선이었다. 진아연을 잡아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만 문제는 진아연이 어디로 숨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소원은 의문만 가득 품은 채 병원 밖으로 나가다가 주석훈과 마주쳤다.“소원 씨, 여기서 마주치네요.”주석훈이 소원을 향해 헤벌쭉 웃자 소원이 멍한 표정으로 물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37화

    “내가 너무 욕심이 많았어요.”소원은 안지영이 하는 말을 조용히 들어줬다.“내가 바이올린 계속하겠다고 하지만 않았어도 아버지가 그 돈을 다시 찾으러 가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러면 이렇게 될 일도 없었을 텐데.”안지영이 갈라질 대로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안상철이 소원에게 사건의 전말을 들려줄 때 진아연이 그 돈을 줬는지 말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안상철의 말대로라면 진아연이 돈을 주려다가 결국 주지 않았으니 그 돈이 없어야 맞았지만 실제로 안상철은 그때 돈을 받은 것이다. 하긴 안상철이 바보도 아니고 아무런 보수 없이 그런 위험한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상대가 딸의 병을 고쳐주겠다고 약속해도 외국으로 나가야 가능한 일이었기에 확실치도 않은 약속을 쉽게 믿지 못했을 테고 일단은 확실한 무언가, 즉 돈을 줘야만 안상철이 소진용을 찾아갈 결심을 내렸을 것이다.하지만 안상철은 결국 이 일을 소원에게 말하지 않았다. 사실대로 말했다면 소원은 안상철이 그 돈을 찾으러 가지 못하게 막았을 것이고 그 돈은 결국 경찰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 어떻게 보면 결국 안상철의 탐욕이 그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소원이 안지영을 위로했다.“아니에요. 그게 왜 지영 씨 탓이에요. 나쁜 사람이 몹쓸 짓을 저지른 건데. 지영 씨도 아버지가 그렇게 될 줄은 몰랐잖아요. 지영 씨, 일단 그날 있었던 일을 경찰에게 알리는 게 좋겠어요. 최대한 자세하게 빠트린 것 없이 말해야 경찰도 빨리 범인을 찾을 수 있고 삼촌도 편히 눈 감을 수 있을 거예요.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죠?”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지영도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그저 너무 무서울 뿐이었는데 소원이 곁에 있으니 무서움이 한결 가시는 것 같았다. 어릴 적부터 소원을 믿고 의지해왔는데 최근에는 소원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다.안지영은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두려움을 가시기 위해 소원에게 옆에 앉아 있어 달라고 제안했고 강민혜도 안지영의 제안을 받아들여 진술하는 내내 소원이 옆에 있을 수 있도록 했다.안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36화

    소원의 설명을 들은 육경한이 미간을 찌푸렸다.“아직 명확해진 게 아니니까 너도 너무 걱정하지 마. 그래도 안전에는 조심해야 되니까 사람 4명 붙여줄게. 유진이는 내가 알아서 보안 강화하고.”육경한은 소원이 거절할 것 같아 그러는지 얼른 한마디 덧붙였다.“너는 지금 홀몸이 아니야. 내가 이러는 것도 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고.”육경한의 말이 맞았기에 소원도 거절하지 않았다. 이제 홀몸이 아니었고 유진도 엄마가 없어서는 안 되기에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어떻게든 조심하면서 안전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육경한이 골라준 보디가드는 의심할 여지 없는 안전한 사람들이었기에 소원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안상철도 소진용이 제일 믿고 맡긴 사람이었지만 결국 아버지를 배신한 걸 보면 이 세상에 영원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지금 갈 거지? 내가 데려다줄게.”육경한은 소원이 반대하지 않자 경찰이 지정한 병원으로 데려다주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한 두 사람은 강민혜의 안내를 받아 안지영의 병실에 도착했다.문을 열어보니 안지영이 자그마한 몸집으로 무릎을 꽉 끌어안은 채 머리를 파묻고 있었다. 며칠 사이에 종이 인형처럼 삐쩍 마른 안지영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가까이 다가간 소원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불렀다.“지영 씨...”안지영이 소원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것처럼 고개를 들지도, 다른 반응도 보이지 않자 소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지영 씨,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알아요. 하지만 경찰에게 단서를 줘야만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잡을 수 있어요...”가족을 잃은 슬픔은 소원도 겪어봐서 잘 알았다. 마지막 인사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시신을 보며 했으니 그 아쉬움과 후회는 사람을 통째로 집어삼킬 만큼 컸다. 소원은 그때 왜 아버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는지, 왜 같이 밥을 먹고 얘기를 나누지 않았는지 후회했지만 그땐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안지영을 다독이던 소원이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지영을 꼭 끌어안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안지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