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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하지만 상대방은 양보하지 않았다. 당시 한구운은 투자 은행에서 그의 기를 적잖이 꺾어놨었다. 때문에 방혁수는 이 기회를 빌어 한구운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앞으로 나와서는 두 사람의 길을 막으며 말했다.

“뭐야, 여자친구랑 식사하는 거야?”

윤혜인은 반박하려 하자 남자의 시선이 갑자기 그녀에게로 돌아갔다.

“이쁜이, 그거 알아? 이 사람 회사에서 위반 행위로 해고되었었어. AI한테 해고됐다는 건 한마디로 아무것도 아닌 쓰레기란 말이지. 국내의 어떤 투자 은행에서도 얘를 다시 뽑지 않을거야. 이런 쓰레기랑 미래가 있을 것 같아? 그러니 나를 따라오는 건 어때?”

한구운의 안색이 차가워졌다. 그는 늘 분노를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는 윤혜인을 자신의 뒤로 물러나게 하고는 말했다.

“방혁수, 너 말 좀 조심해. 내 친구 성가시게 하지 말고.”

그러자 방혁수가 헤벌쭉하고 웃는 것이다.

“이 이쁜이가 반드시 너를 따를 거라고 어떻게 보장해? 넌 지금 직장도 없잖아. 이쁜이 나랑 가자. 오빠가 멋진 거 보여주고 맛있는 거 먹게 해줄게. 어때? 내 카드 다 너한테 맡길게.”

한구운은 방혁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윤혜인을 끌어당겼다.

“무시해요. 우리 이만 갑시다.”

표면상으로는 차분해 보였지만, 윤혜인은 한구운의 팔이 굳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왜 해고당했는지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한구운은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써도 절대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방혁수 같은 인간쓰레기에게 모욕을 당하고 있다니, 윤혜인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제자리에 우뚝 서서 물었다.

“방 대표님이시죠?”

“음, 응, 맞아.”

주름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방혁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생각 다 한거야, 이쁜이? 가자, 가자. 오빠 따라와.”

그가 내민 손을 보자 윤혜인은 역겨움을 느꼈다.

“교양이 있으면 어디 가서든 존중을 받습니다. 다음에 외출하실 때는 꼭 함께 챙기시길 바라요.”

방혁수는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가, 비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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