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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그녀는 아주 큰 용기를 낸 것이었다.

임세희가 이준혁의 옆에 있었던 그 시간에 그녀는 그림자처럼 몰래 바라보기만 했기 때문이다.

시간은 너무 잔인해서 많은 습관을 머릿속에 각인시켜 잊을 수 없게 한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강력한 상대에 맞서려 하고 있다.

너무 순진한 생각이란 것을 알지만 그녀는 임세희를 정말로 이겨보고 싶었다.

그녀가 그 배후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속수무책이었던 그녀는 할머니에게 너무 죄송했다.

이준혁을 이용하여 그녀의 심장을 아프게 하는 것이 임세희가 제일 잘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녀도 하지 말란 법은 없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그의 아이를 가진 그녀가 훨씬 유리한 위치였다.

하지만 그 말이 끝나자 기나긴 정적이 흘렀다.

윤혜인은 갑자기 불안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얘기하고 싶지 않다면 하지 말아요.”

눈살을 찌푸린 이준혁이 손을 뻗어 그녀를 다시 품에 안았다.

“뭘 얘기하고 싶어?”

얘기할 마음이 있다는 신호다.

윤혜인은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임세희에게 빚졌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언제까지 갚을 건가요? 끝은 있나요? 아니면 평생?”

만약 평생이라면 그녀는 생각을 거둘 것이다.

너무 지쳤고 흔들 자신이 없다.

이준혁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그녀의 코끝은 살짝 건드렸다.

“그렇게 신경 쓰여? 질투하는 거야?”

윤혜인은 주저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이 의외였던 이준혁은 입꼬리가 조금씩 올라갔다.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찾으며 깊은 키스를 퍼부었다.

“세희에게는 아무런 감정 없어.”

윤혜인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은 대답이었다. 그는 전에도 이 말을 했었지만, 습관이라는 천평은 항상 임세희에게 기울여졌다.

“하지만 당신은 단 한 번도 날 선택한 적 없어요. 티 내지 않는다고 전혀 괜찮다는 건 아니에요.”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초롱초롱한 눈이 그를 호되게 꾸짖고 있었다.

“무지 신경 쓰여요. 남편이 그러는 것을 좋아할 와이프는 없어요.”

시선이 맞닿았다. 이준혁은 가만히 그녀를 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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