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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0화

핏줄에 얼음이 돌아다니며 온몸을 얼려버린 것 같았다.

머릿속에는 매일 퇴근할 때마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명랑하고 상냥하고 순수한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경찰은 백지안이 일주일에 몇 번씩 다른 남자와 몇 시간씩을 보냈다고 말하고 있어.

나올 때는 옷을 갈아입었다고….

지안이 말로는 그냥 세입자라고 했는데 세입자와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낼 이유가 있나?

왜 날 속였지? 왜 거짓말을 했을까?’

이유는 너무 자명했다.

할 수만 있다면 하준은 믿고 싶지 않았다.

‘내가 확실히 지안이를 모르는 부분이 있었나 봐.

아까 그렇게 지안이를 믿는다고 큰소리를 친 내가 우스워지려고 하네.’

백지안이 그런 더러운 녀석과 관계를 가졌을 것을 생각하니 이제는 백지안과 관계가 불가능 했던 것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준 뿐 아니라 송영식과 이주혁도 얼이 빠졌다.

특히나 송영식은 눈두덩이 시뻘겋게 부었다.

“말도 안 됩니다. 지안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양 반장이 말을 이었다.

“저희는 팩트에 기반해서 사건을 조사합니다. 현재 마약조사반이 마약 거래선을 따라서 움직이고 있어요. 그리고 곽철규는 총으로 살해되었습니다. 사망 날짜는 1주일이 안 됩니다. 저희는 백지안이 결혼식을 앞두고 곽철규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노출될 것을 두려워해서 사람을 시켜 입막음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있습니다.”

송영식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지안이가 사람을 죽이다뇨! 걔는 평소에 물고기 한 마리도 못 죽이는 애예요.”

“아직까지는 가설일 뿐이고 조사 중입니다. 백지안 씨가 살인에 연루되지 않았고 마약 수사 쪽에서 뭔가 단서가 나온다면 백지안 씨는 풀어드릴 겁니다.”

양 반장이 설명했다.

“… 알겠습니다.”

하준은 자신이 경찰서에서 어떻게 나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그 사람은 그냥 세입자일 뿐이라던 백지안의 말만이 맴돌았다.

‘하, 세입자라고?’

“하준아, 지안이를 믿어야 해.”

송영식이 하준의 어깨를 잡으며 흥분해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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