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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화

최민은 강여름이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강여름 때문에 하준이가 날 FTT보험 사장 자리에서 날 끌어내리는 바람에 졸지에 내가 백수가 돼버렸다고.’

그래서 최민은 여름을 생각하기만 해도 이가 갈렸다.

“전 최하준의 아내인데, 왜요? 전 여기 오면 안 되나요, 이모님?”

여름이 눈썹을 올리며 웃었다.

“흥! 감히 날 이모님이라고 부르지도 마. 네까짓 게 FTT 사모님이라니 가당치도 않다.”

“그러니까 말이야. 혼외자식 주제에. 우리는 인정 못하지.”

최정도 아무렇지 않게 멸시의 말을 했다.

“괜히 저를 건드리지 않으시는 게 좋을 텐데요.”

여름은 타격감 없는 얼굴로 부드럽게 말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최민이 웃었다.

“내가 널 자극하면 또 어쩔 거고, 내가 널 한 대 치면 또 어쩔 거야?”

그러면서 손을 쳐 드는데 최정이 최민의 손을 잡았다.

“엄마, 저기 할머니….”

최민이 멈칫하고 돌아보니 장춘자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멀어서 이쪽 상황이 정확하게 보이지 않을 가능성은 있었다.

“할머니가 오시면 또 어쩔 거야? 어쨌든 할머니도 이딴 애 마음에 안 들어 하신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손을 쳐 드는데 여름이 최민의 손목을 딱 잡았다.

최민이 힘을 주어 뿌리치자 여름이 비틀비틀 뒤로 물러났다.

저만치 다가오던 장춘자는 깜짝 놀랐다.

“아이고, 우리 아가. 괜찮으냐?”

장춘자가 다급히 뛰어왔다.

최민의 입꼬리가 의기양양하게 올라갔다.

“엄마, 난 괜….”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장춘자가 긴장해서 여름을 부축했다. 귀한 보물이 뭐에라도 닿을세라 두려워하는 모습이었다.

“할머니, 지금….”

최정은 기함해서 입이 쩍 벌어졌다. 지금 눈 앞에 펼쳐지는 장면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할머니가 지금 강여름을 ‘우리 아가’라고 부르신 거야?’

“전 괜찮아요.”

살짝 미간을 찌푸리는 것이 뭔가 불편해 보이는 여름이 배를 만지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여기 계속 살아도 아기를 무사히 낳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임신했어?”

최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용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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