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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전예은의 뺨을 때리다.

전에 진영웅은 서류 가지러 왔었기에 서재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고 바로 서재 문 앞에 도착했다. “은지 님, 사모님께서 검진보고서를 찾으셨는지 확인하라고 하셔서요……”

그는 조금 전 거실에서 강혜정이 하는 얘기를 들었고, 서재에는 검진 보고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은지는 머리를 들었고 눈시울이 붉어진 채 얼굴은 아주 창백했다. 그녀의 아련하고 막연한 눈빛은 진영웅을 향했지만 그를 보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진영웅: “어디 불편하십니까?”

“아닙니다.” 신은지는 서랍에서 그림을 꺼냈고 진영웅을 피하지 않고 걸어갔다. 문 쪽을 지날 때 그의 의아한 시선이 자신의 손에 있는 그림에 닿자 그녀는 그에게 그림을 보여주면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예뻐요? 가져가서 제 방 침실에 걸어 둘 생각인데.”

진영웅: “……”

그는 어두운 톤과 풍격의 그림을 보면서 침을 삼켰다.

액운을 막아줄 수 있게 침실의 문에 걸어두는 편이 더 좋을듯싶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고 신은지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작품을 그릴 때 그녀는 신씨 가문에서 무척 어려운 상황이었고 많은 억압을 받고 있었다.

쓰레기 같은 아버지와 계모, 게다가 그녀에게 사사건건 시비 걸면서 죽기 살기로 덤벼드는 신지연까지 있었으니, 그녀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나마 한밤중에 칼로 그들을 베지 않은 것은 그녀에게 아직 착한 심성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기분에서 만든 작품이, 그녀의 마음을 주제로 한 그림이 괴상하지 않고 음산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하여 그림이 팔렸다고 했을 때, 그림을 산 사람은 돈이 많고 멍청한 사람일 것으로 생각했었고 그녀의 선생님 역시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때 선생님은 여러 번 그녀를 끌고 가서 복권을 샀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진정으로 멍청한 사람은 그림을 산 사람이 아니고 그녀 자신이었다. 그는 여자 친구를 기쁘게 해주려고 몇 푼 안 되는 돈을 써서 그녀의 인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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