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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사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여유로운 척하던 박태준은 다급하게 반지를 꺼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서서히 당황함이 서렸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주머니를 뒤졌다. 결혼반지가 사라진 것이다.

‘뭐지? 나오기 전에 분명히 확인했는데? 이게 어떻게 없어질 수가 있어?!’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환호할 준비를 하던 사람들은 어색한 표정으로 손을 내려놓았다.

“설마 반지를 안 가져온 거야?”

나유성이 물었지만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고연우도 말이 없었다. 박태준은 공부를 아주 잘했다. 인간성이 뒤떨어진다고 해도 지능은 아주 높았다.

아무리 기억력이 나쁘다고 해도 프러포즈하는 날에 반지를 안 가져오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런 일이 하루 이틀도 아니었다. 지난번에는 그와 백화점에서 만나기로 해놓고 잊은 적도 있었다.

고연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상태가 좀 이상한데...”

한쪽에서 강혜정이 박용선의 팔을 툭 쳤다. 정말이지 자기 손에 반지를 빼서 박태준에게 주고 싶은 지경이었다.

그녀는 하루빨리 손주를 안고 싶었다. 더군다나 여자는 일찍 아이를 낳아야 몸이 빨리 회복했다. 회복이 늦으면 그것대로 고생이었다.

진유라와 강태민은 화난 표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반지를 깜빡한 걸 보니, 신은지에게도 그다지 진심이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진선호는 금방이라도 폭소를 터뜨릴 표정이었다. 다양한 표정의 사람 중에서 곽동건만 무덤덤하게 서 있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분위기는 점점 경직되었다. 사람들의 표정도 어색함의 극에 달했다. 프러포즈가 대답도 없이 끝날 무렵 신은지가 허리를 숙여 장미꽃 다발을 받아서 들었다.

“좋아.”

어색한 분위기는 그녀의 대답에 완전히 풀렸다.

박태준은 상기된 얼굴로 그녀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마음속의 걱정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의 기억력은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강력한 두통과 함께 이제는 불길한 예감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두 사람은 정식 부부로 이어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전부 몰려와서 축하했고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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