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75화 나 잡으러 온 건 아니겠지?

진유라는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 사람 아니고 내가 먼저 덮친 거 맞아. 그 사람은 원하지 않았는데 내가 그 사람 위에 올라타며...”

진유라는 술에 취한 것뿐이지, 기억을 잃은 건 아니었다.

어젯밤 일에 대해서는 비록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어렴풋이 기억은 났다.

괴로워하는 그녀를 보며 신은지는 자책감을 느꼈다. 어제 진유라를 신당동에 남겨두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그럼 지금 생각은 어때? 곽동건 씨랑 연애할 거야?”

“아니.”

신은지는 진유라가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할 줄 몰랐다.

“정말 조금도 관심 없어?”

조금이라도 호감이 갔어도 이런 일을 겪으면 웬만해서는 단호하게 거절하지 않을 텐데 말이다.

“관심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야.”

진유라가 입을 가리고는 그녀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못하더라고.”

“응? 설마?”

신은지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고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

“곽동건 변호사님 몸매도 좋고 체력도 좋아 보이던데 그렇게 엉망이야?”

곽동건과 박태준은 가까운 사이이다. 설마 정말 끼리끼리라는 말이 맞을까?

“엉망도 아니고 아예 없었다니까. 엉덩이가 엄청 아픈데 아무래도 엄청 짧고 굵기도 별로고 힘도 없는 모양이야. “

진유라는 말하면서 엉덩이를 움직였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엉덩이가 아팠기 때문이다.

“거기는 아무렇지도 않아.”

신은지가 물었다.

“피는 안 났어?”

“몰라. 내가 깼을 때 곽동건 몸에 엎드려 있었어. 그 사람 깨울까 봐 신발도 들고 살금살금 나왔다고. 언제 피가 났는지 볼 새가 있었겠어? 그리고 우리는... 거실 바닥에서 한 것 같아. 바닥 타일 색깔이 짙어서...”

“두 사람 정말 잔 거 맞아?”

“확실...”

진유라는 확신 있게 말을 내뱉고는 이내 주춤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관계를 가진 기억은 없고 그녀가 먼저 곽동건에게 키스한 것만 떠올랐다.

‘그다음엔? 그다음엔 내가 뭐했지?’

진유라는 옷깃을 내리고 고개를 들어 신은지에게 그녀의 목과 쇄골에 남은 흔적을 보여줬다.

“가슴엔 손가락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