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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유선우는 모든 것이 자기 때문인 것을 알고 있었다. 조은서가 입맛을 잃고 종일 우울감에 빠져 아무와도 대화하려 하지 않는 이유가 모두 자기가 이혼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인 것을 알고 있었다.

유선우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알았어요.”

간호사는 감히 말을 잇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요 며칠 동안, 병원 의료진들 사이에서 계속 가십거리가 떠돌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유선우 대표가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을 알게 된 조은서가 실망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 시도를 했다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유선우 대표가 조은서를 너무 사랑해서 숨 막힐 정도로 집착해 우울증에 걸리게 했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아무도 조은서가 스스로 손목을 베었다는 말은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유선우는 물고 있던 담배를 다 피우고 나서야 병실로 돌아갔다.

사흘간의 병실 생활 끝에 손목의 흉터를 제외하고 조은서는 어느 정도 회복된 것 같았는데, 이젠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유선우가 들어올 때, 조은서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이 얇은 어깨에 드리워져 있었고 연한 파란색 환자복은 넉넉하다 못해 헐렁해 보였다. 많이 회복됐지만 여전히 기운 없는 환자였다.

유선우는 가져왔을 때 그대로 식탁 위에 올려져 있는 아침밥을 힐끗 보고 나서 가볍게 문을 닫았다.

미세한 움직임은 조은서를 화들짝 놀라게 했다. 눈을 들자, 유선우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유선우는 바로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고 한참 동안 문가에 기대어 조은서를 바라보았다.

“간호사가 아침 안 먹었다고 찾아왔어! 왜 안 먹었어? 입맛에 안 맞는 거야?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시켜서 보내줄게!”

조은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배 안 고파요!”

유선우의 검은 눈동자는 한없이 그윽했다. 그 때문에 유선우의 눈을 보고 그의 감정을 읽기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조은서는 가슴이 조여왔다. 바로 그때, 유선우가 조은서를 향해 천천히 걸어와 침대 곁으로 갔고 손을 뻗어 조은서의 손에 있는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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