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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유선우는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펜 뚜껑을 닫았다.

그러고는 저도 모르게 머릿속에 백아현이 식사할 때 내는 소리를 떠올렸다. 물론 유선우는 그 소리에 별로 신경을 안 쓸 수 있지만... 김재원 선생님이 어떻게 생각할지 알 수 없다.

진 비서는 오랜 직장생활을 한 사람답게 유선우의 찡그린 얼굴을 보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바로 알아챈 듯 낮은 소리로 조곤조곤 말했다.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따가 차에서 아현 씨에게 식사할 때 주의하라고 얘기하겠습니다. 김재원 선생님은 학자 집안 출신이라 분명 이런 작은 예의범절에 신경을 쓸 것입니다.”

유선우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진 비서는 자신의 추측이 맞을 거라 확신했다. 사실 진 비서는 마음속으로는 백아현을 개돼지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아주 경멸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유 대표와 결혼하려고 한다는 것은 우습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백아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는 오늘 특별히 웨딩드레스와 같이 하얀 치마를 차려 입었고 겹겹이 있는 레이스는 로맨틱하고 아름다워 그녀의 작은 얼굴을 꽃처럼 보이게 했다.

백아현의 휠체어를 밀며 내려오는 진 비서는 그녀를 향해 경멸의 눈총을 쏘았다.

‘시골 촌뜨기! 가뜩이나 키도 작은데 이렇게까지 입으니 정말 더 촌스러워!’

하지만 차에 앉은 백아현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조수석에 앉아 있는 진 비서와 달리 자신은 유선우와 함께 뒷자리에 탔기 때문이다.

백아현은 고개를 들어 유선우의 무표정한 얼굴을 한 번 올려다보더니 용기 내 물었다.

“선우 씨, 제 치마 어때요? 김재원 선생님이 좋아하실까요?”

조수석에 앉아 있는 진 비서는 어이가 없어 마른기침을 한 번 했다.

유선우는 기본 예의라도 차리기 위해 백아현에게 눈길을 한 번 돌리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괜찮네.”

백아현은 그 말에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말하길 남자는 여자가 하얀색 옷을 입으면 주체할 수 없는 충동을 느낄 정도로 아주 좋아한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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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소사랑
어? 지금까지 이렇게 하찮은 연적은 처음이다..순진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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