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우는 그 결혼반지를 조은서의 약지에 끼워 넣었다.조은서는 손가락을 움찔거렸다. 유선우가 그런 그녀를 빤히 보자 조은서는 가만히 있게 되었고 그녀의 약지에 반지가 끼워졌다... 다이아몬드 반지는 그녀의 약지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유선우가 살짝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돌아온 걸 환영해.”조은서는 몸을 살짝 떨었다. 드디어 유선우의 곁으로 돌아와, 드디어 완벽하게 유선우에게 팔렸다. 다만 그녀는 더는 유선우의 아내가 아니었다. 그녀는... YS 그룹의 사모님이다....유선우는 이곳에서 밤을 보내지 않았다.다음 날에도 그는 나타나지 않았고 박연준을 병원으로 보내 조은서와 만나게 했다.박연준은 두 가지 서류를 안고 들어왔다.하나는 YS 그룹 지분 양도 서류였고, 다른 하나는 조은혁 사건에 관한 자료였다.조은서는 병실에서 그를 맞이했다.박연준은 티비에서 나온 것보다 더 냉담했고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조은서의 눈빛을 느낀 박연준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사모님도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더 연약해 보이시네요.”조은서가 대꾸하기도 전에 그는 본론부터 꺼냈다.“사모님, 이 양도 계약서엔 이미 저희 쪽 사인이 완료되어 있습니다. 사모님께서 사인만 하신다면 바로 YS 그룹의 지분 2%가 사모님의 소유가 됩니다.”그는 보기 드물게 말을 덧보탰다.“이 상류 사회에서 대부분 사모님은 제대로 누리고 살지 못하죠. 돈 많은 남편의 재산 절반도 얻지 못하고 말이에요. 그런 사모님들에 비하면 이 결혼은 아주 잘하신 거라고 봐요.”그러자 조은서는 빈정댔다.“그럼 제가 신우 씨한테 엄청 고마워하면서 살아야겠네요.”박연준은 예의상 미소를 지으며 사인할 곳을 가리켰다.조은서는 펜을 들어 사인을 했다. 아마도 환자복이 너무 컸던 탓인지 그녀가 손을 들자 소매 속으로 보이는 흉터가 박연준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 흉터는 한눈에 봐도 어떻게 생긴 것인지 알 수 있었다.자살 흉터였다.박연준은 순간 담배를 태우고 싶어졌다.하지만 그가
조은서는 유선우에게 안겼다.게다가 이렇게 밀착하여 친밀한 모습을 보이는 유선우에 그녀는 어색하여 얼굴을 살짝 피해버렸다.“네, 박 변호사님께선 방금 가셨어요.”그녀는 계속 짐을 정리했다. 하지만 유선우는 계속 그녀를 안고 있었다.그는 그저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꼭 끌어안은 채 천천히 그녀의 몸을 쓰다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욕구는 없었기에 그저 쓰다듬는 것뿐이었다.조은서는 유선우와 몇 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오면서 그의 악질적인 성격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그녀는 몸부림을 치거나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었다.한참 지나자 유선우는 그제야 손을 멈추었다.“무슨 얘기를 나누었어?”조은서는 담담하게 말했다.“회사 지분이랑 재판에 관한 일들이에요.”유선우는 그녀가 먼저 말해주기를 한참이나 기다렸다. 하지만 조은서는 이지훈을 만났다는 사실을 그에게 말해주지 않았다.그의 눈빛이 어두워지고 그녀를 물끄러미 보았다.유선우는 굳이 따져 묻지도 않았다. 오히려 다른 일을 언급했다.“참, 내가 진 비서한테 지시해서 아파트 구해놨어. 위치가 좋아서 너랑 부모님이 같이 살기 좋을 거야. 내일 보러 가자... 알았지?”그는 아주 세심한 사람이었지만 조은서는 전혀 감동하지 않았다.그녀는 유선우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가 그녀에게 YS 그룹 지분 2%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400억을 들여 박연준 변호사를 그녀에게 붙여 주었다. 그는 분명 그녀에게 쓴 돈을 헛되이 할 사람이 아니었고, 지금도 어쩌면 그 대가로 그녀와 알콩달콩한 부부 연기를 해 좋은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었다.조은서는 담담하게 알았다고 대답했다.그러나 그런 냉담한 그녀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유선우는 그녀의 턱을 잡아 올리곤 바로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가 숨쉬기 힘들어하며 살짝 신음을 낼 때에서야 그는 입술을 뗐고 다정한 애인처럼 말했다.“그럼 내일 밤 기다리고 있을게.”조은서의 몸이 살짝 떨려왔다.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내일 밤, 그녀를
심정희가 집을 나선 후 조은서는 창가 쪽으로 걸음을 움직여 멍하니 밖을 내다보았다.그녀는 방금 집을 나선 심정희를 발견하게 되었다. 심정희는 길가에 앉아 울고 있었고 처음 보는 낯선 심정희의 모습이었다... 조씨 가문이 망하게 되는 그날에도 심정희는 품위를 잃지 않고 유지했었다.진유라가 어느새 그녀의 뒤로 다가와 물었다.“사모님, 혹시 후회하세요?”조은서는 시선을 떨구더니 한참 후에야 담담하게 웃으며 답했다.“아니요, 후회하지 않아요. 절대!”그녀에게 애초에 선택지가 없는데 어떤 후회를 하겠는가?조은서는 집에서 한참을 머물다가 오후가 되어서 작은 캐리어를 들고 나왔다....노을이 진 저녁.붉게 물든 노을 탓에 하늘마저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아주 고급스러운 검은색 벤이 화려한 대문을 지나 별장 주차장에 멈춰 섰다.유선우는 노을 아래 조은서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그리고 그는 조은서를 사모님이라 부르며 젠틀한 모습을 보였다.“아줌마가 꽃게탕을 하셨대. 냄새가 아주 좋으니까 이따 술도 한잔하면 좋을 거야.”그는 아주 부지런히 조은서에게 말을 걸었다. 처음은 항상 이랬다.아무리 두 사람이 3년 동안 부부였어도, 수많은 밤을 함께 보냈어도, 그는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탐했으면서도 마치 신혼인 것처럼 다정하게 굴었다. 하지만 유선우 마음속에는 소유욕만 가득했다. 그는 자신의 권력으로 그녀를 다시 곁으로 돌아오게 한 것이었다...조은서는 그의 목적이 꽃게탕뿐일 거라고 믿지 않았다. “선우 씨, 이러실 필요 없어요.”“뭐가 이럴 필요 없는데?”유선우는 그녀를 차가 있는 쪽으로 몰았다.눈치 빠른 운전기사는 바로 자리를 피했다. 그렇게 커다란 정원엔 두 사람이 남게 되었고... 두 사람의 거리도 입술이 곧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은은한 노을빛이 조은서의 얼굴에 비쳤다. 그래서인지 유난히도 예뻐 보였고 유선우는 천천히 그녀의 뒷목을 잡았다. 그리곤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번에는 나랑 어떤 부부가 되고 싶은 거지? 사람들 앞
유선우는 거만하게 그녀를 내려다보았다.그는 쾌락 속에 점점 깊이 빠져드는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유선우의 행동이 만족스러울 때마다 저도 모르게 그의 어깨를 감싸 안고 그의 목 가까이에 대고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평소에 차갑기만 하던 표정과 달리, 쾌락 속에 빠져있을 때 그녀의 표정은 아주 생동했다.마치 예전의 조은서로 돌아온 것처럼 말이다.유선우는 몸을 숙이고 그녀와 키스하면서 점점 깊이 빠져들었다....오랫동안 참고 지내온 유선우는 세 번 연속 하고서야 비로소 만족스러운 듯 멈췄다.땀에 흠뻑 젖어있는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흥분한 마음을 추슬렀다.얼마 후, 조은서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앉았다.유선우는 그녀의 허리를 꼭 끌어나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래?”“약 먹으려고요.”조은서는 손가락으로 허리까지 오는 머리카락을 빗으며 정돈하면서 담담하게 설명했다.“아까 콘돔 쓰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약 먹으려고요.”유선우는 약간 멈칫했다.두 사람은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렇지 않은 듯한 말투로 담담하게 말하는 걸 직접 들은 유선우는 왠지 모르게 불쾌해났다.그는 같이 일어나 앉으면서 말했다.“가끔 한 번 하는데 임신한다는 법이 없잖아.”조은서는 가운을 입고 물을 마시면서 약을 삼킨 후에야 다시 유유히 말했다.“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먹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래요. 게다가 전에 아직 아이 가질 생각이 없다고 했잖아요. 지금 임신하면 일만 커질 뿐이에요.”유선우는 침대에 기대어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조은서가 진짜 많이 변한 것 같았다.그녀는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전보다 많이 여유로워졌고 또 훨씬 침착해졌다. 심지어 서미연을 닮아가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옆에서 한참 보고 있던 유선우는 참지 못하고 비아냥거렸다.“약도 먹었는데 한 번 더 해도 되지 않아? 아무튼 임신할 일도 없을 텐데.”그는 조은서가 거절하리라 생각했었다.그런데 조은서가 컵을 놓고 그를 향해 가까이 다가가
유선우가 그녀를 쉽게 놓아줄 리가 없었다.그는 그녀를 옷장 문에 기대게 하고는 큰 손으로 그녀의 잠옷을 파고들고 어루만지면서 그녀를 흥분하게 만들려고 했다.“나와 함께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어... 응?”조은서는 유선우의 속셈을 꿰뚫고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살짝 젖히고 그의 유혹을 거절하지 않았다. 가끔 참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내기도 했다.몸이 점점 뜨거워진 그녀는 눈시울이 빨개졌다. 목소리도 약간 떨리는 듯했다.“유선우 씨, 저를 가둘 생각은 접으라고 했을 텐데요? 제가 어디 가든 무슨 일을 하든 당신이 관여할 바가 아니에요.”유선우는 더는 묻지 않았다.그는 그녀를 놓아주면서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우리 유 사모님께서 큰일을 하려나 보네.”이어 그는 조은서 앞에서 가운을 벗고 옷을 갈아입었다.유선우의 몸매는 완벽했다.길쭉하고 건장한 몸에는 군살도 없었고 보기 좋은 근육도 있었다. 그러나 헬스장에서 단련되어 생긴 근육은 아니었다.그는 검은 팬티만 남기고 나머지 옷은 다 벗어버렸다.조은서는 팬티에 감싸인 곳을 보면서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여인의 정취가 물씬 풍겼다.유선우는 조은서의 이런 모습을 보기 좋아했다.그는 그녀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피식 웃었다.“어젯밤 엄청 좋아했잖아.”...너무 좋아서일까, 아니면 조은서의 부드러운 모습 때문일까, 유선우는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진유라도 그가 기분이 좋다는 걸 느꼈다.사무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진유라는 망설임 끝에 입을 열었다.“대표님, 큰 사모님께서 이른 아침부터 와 계셨어요. 대표님을 한참 기다리셨어요.”유선우는 기분이 순간 나빠졌다.아니나 다를까, 그는 문을 열자마자 함은숙이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걸 보았다.유선우는 문고리를 잡고 태연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엄마, 회사에는 무슨 일로 오셨어요? 또 할머니랑 다투셨어요?”태연한 유선우와 달리 함은숙은 눈에 띄게 긴장해 했다. 그녀는 진유라에게 나가보라고 눈짓했다.진
유선우가 별장으로 돌아온 것을 본 고용인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은서는요? 나갔어요?”위층으로 올라가던 유선우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고용인을 보며 한 마디 물었다.그러자 고용인은 다급히 대답했다.“사모님 아직 집에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나가실 거라고 기사님께 대기하고 있으라고 하셨어요.”순간 유선우는 가던 걸음을 멈춘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겨 2층으로 올라가 안방 문을 열자 조은서가 옷을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그녀는 실크 셔츠에 머메이드 스커트를 매치해 고급스러움을 더 했고 그 모습은 너무 아름다워 보고 있는 사람의 욕구를 끊임없이 불러일으켰다. 유선우는 저도 모르게 그 아름다움에 취해 그녀를 몇 초 동안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이내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정장 코트를 벗어 옆 소파에 놓은 후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접대야? 나와의 저녁 식사도 미루고 말이야.” 사실 오늘 조은서는 김재원 선생님과 약속을 했기에 절대 어길 수 없다.하지만 그녀는 유선우의 기분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상냥한 어조로 말했다.“이렇게 일찍 돌아올 줄 몰랐어요. 선우 씨, 나중에 나와 외식하고 싶으면 미리 알려줘요. 그러면 다른 약속을 잡지 않을게요.”조은서가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지금 이 순간 유선우의 기분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순간 유선우는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품에 안고는 고개를 숙여 오뚝한 콧날을 그녀의 귓가에 갖다 댔다. 살과 살을 맞대고 있어 너무 다정해 보이는 두 사람이었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는 조롱이 섞여 있었다.“언제부터 유 사모님과 식사하는 것도 예약을 해야 해?”눈치가 빠른 조은서는 유선우의 기분이 안 좋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 하지만 굳이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유선우가 백아현과 싸워 기분이 좋지 않아 본인에게 투정 부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더 이상 유선
조은서가 서둘러 말했다.“선생님, 너무 겸손하십니다.”그녀는 아첨하는 것이 아니었다. 김재원은 이 분야에서 명망이 높고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기에 지위는 당연히 높았다.김재원은 항상 그녀를 좋아했다.그는 임도영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은서는 말을 예쁘게 해서 좋아.”임도영은 그를 위해 차를 따라주며 그의 말에 맞장구쳤다.“오늘 이 기회에 이야기도 많이 나누시고 휴식도 잘하세요! 격식을 차릴 필요는 없습니다. 지난번에 봤던 그 백... 백아현 씨 맞죠? 그때 선생님 미간이 어찌나 찡그러져 있던지. 싫어하는 거 들키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셨어요.”김재원은 임도영의 손등을 쳤다.“그 얘기는 왜 꺼내?! 그 사람 말은 왜 하는 거야?”임도영은 그제야 아차 싶어 깜짝 놀라며 조은서에게 거듭 사과했다.“제가 실수했어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은서 씨에게 사과할게요.”조은서는 그 정도로 눈치가 없지 않았다.두 사람은 사실 일부러 백아현을 언급하고 싶었을 것이다. 조은서는 유선우가 백아현을 데리고 와서 김재원에게 인사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재원은 백아현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유선우의 돈은 신경 쓰였을 것이다.조은서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선생님, 괜찮아요. 이해합니다.”그녀가 이렇게 김재원은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그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솔직하게 말했다.“그 여자애 연주는 정말 못 들어주겠더구나. 선우가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그 애가 매일 바이올린을 연주해 주었다고 들었는데, 정말 선우가 그 소리가 거슬려 깨난 거 아니야?”조은서는 고개를 숙여 천천히 커피를 저으며 과거를 떠올렸다.유선우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져 있을 때 조은서는 스무 살밖에 되지 않았었다. 당시에 그녀는 너무 놀라서... 매일같이 유선우를 보러갔고 간호사한테 자기가 바이올린을 켜고 녹음했던 것을 그에게 들려주라고 부탁했었다.그러나 마지막에 유선우를 혼수상태에서 깨운 사람이 백아현일 줄은 예상 못했다,김재원은 미소를 거두고 조은서를 보며
조은서는 그가 자신을 만지게 내버려 두었다.그녀는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워 보이긴 했지만 유선우는 왠지 그녀가 예전에 비해 어딘가 달라졌다고 생각했다.어디가 달라졌을까! 아마도 조은서가 지금 유 사모님 신분을 일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의 요구를 들어주고 그의 일상생활이 편하도록 집안일도 하지만 사랑이 없어서 그런 듯했다.사실 남자는 사랑이 있는지 없는지 느낄 수 있었다.유선우는 자신이 그것에 대해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조금 불쾌하긴 했다.조은서가 먼저 말하지 않으니 그가 대신 말을 꺼냈다.“조금 전에 민우 선배를 봤어. 혹시 민우 선배를 봐서 우리 유 사모님이 기분 안 좋은 건가?”조은서는 고개를 들었다...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고, 마치 서로의 생각을 살피는 것 같았다.한침 있다가 조은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선우 씨, 하루종일 나를 의심하지 않아도 돼요! 난 민우 오빠랑 사적으로 연락한 적 없어요. 오늘 우연히 마주쳤을 뿐이에요.”유선우의 눈빛이 달라졌다.한참 있다가 그는 다시 그녀의 얼굴을 살며시 만지며 말했다.“유 사모님, 당신을 믿어! 이제 저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서 식사할까요?”조은서가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그는 그녀를 품에 껴안았다.그녀는 유선우가 무슨 자극을 받았길래 밖에 있는 차 안에서 그녀의 허리를 잡고 그녀에게 키스하는지 몰랐다. 한참 그렇게 키스하다가 조은서는 그의 몸의 변화를 느꼈다. 그의 몸은 기세등등하게 그녀의 몸에 닿고 있었다.조은서는 불편해서 고개를 돌리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표정으로 말했다.“집으로 돌아가서 식사하겠다면서요?”유선우의 눈빛은 깊었다. 그가 그녀를 놓아주려 할 때 사물함에 있던 휴대폰이 울렸다. 그가 확인해 보자 발신인은 차준호였다.차준호는 시간 낭비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지우가 돌아왔어! 오늘 지우 생일이라 지금 친구들끼리 모여서 축하해주고 있어. 선우야, 너도 와. 지금 너만 기다리고 있어.”유선우는 조은서의 허리를 잡은 채 전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