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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작가: 장니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1-11 11:47:21
차에 올라탄 유선우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러다 문득 김재원이 언급한 학생이 떠올랐다. 꿈을 포기하고 결혼했다던 그 학생 말이다. 그는 어쩐지 그 학생과 조은서가 겹쳐 보였다.

두 사람은 꽤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다. 그래서 조은서도 결혼할 때, 어쩌면 그 학생과 비슷한 상황에 놓이지는 않았을지 생각하게 되었다.

한 번도 평정심을 잃은 적 없었던 그는 요즘 따라 자꾸 조은서 때문에 감정 기복이 생겼다. 그래서 곧바로 전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지시한 일은 어떻게 됐어?”

전화 건너편에서 전담 비서는 빠르게 대답했다.

“박 변호사님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12시간이 지난 다음 B시의 공항에 착륙하신다고 합니다. 때가 되면 로펌의 다른 변호사와 함께 JH그룹의 사건을 알아본다고 하셨습니다.”

“성공할 자신은?”

“400억 원을 요구하는 대신...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유선우는 박연준의 실력을 믿었다. 그래서 담담하게 알겠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계획대로라면 그는 이만 쉬어야 했다. 점심에 아주 중요한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손가락은 저도 모르게 앨범을 클릭해 조은서의 사진을 찾아냈다.

이는 아주 오래전 조은서가 잠든 틈을 타서 찍은 사진이었다. 한창 열정이 넘치는 신혼부부이던 두 사람은 침대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녀가 힘에 부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잠든 경우도 파다했다.

뽀얀 얼굴과 검은 머리칼은 하얀색 베갯잇 위에서 더욱 청초한 느낌을 줬다. 그녀를 좋아하지도 않는 유선우가 저도 모르게 사진을 찍었을 정도로 말이다.

그녀가 곁에 없는 출장 날이면 호텔에서 남몰래 이 사진을 꺼내 보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밀려온 욕망을 견디지 못하고 사진을 바라보면서 해결한 적도 있었다. 그때의 짜릿한 기분을 유선우는 아직도 기억했다.

‘이 사진은 남이 보지 못하게 가리는 편이 좋겠어. 그러면서도 지우지 못하는 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남자인가 보군. 근데 뭐 어쩌겠어? 본능을 억누를 필요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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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은 몇 마디 더 나누다가 전화를 끊었다.조은서는 소파에 누워서 몸을 잔뜩 웅크렸다. 이렇게라도 심적인 안정을 찾으려고 말이다.조은혁과 함께 보낸 지난날의 추억은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녀가 돌아가신 친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날이면 항상 곁에 있어 줬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그녀와 놀아주면서 마음을 안정시켜줬다.등교할 때 기사가 학교 정문에 차를 세우면 그녀를 업고 교실까지 데려다주는 사람이 바로 조은혁이었다. 그는 이 세상 최고의 오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밤이 깊어져 가고 조은서는 병실에서 조용히 잠들었다. 얼굴을 무릎에 바짝 댄 자세로 잠든 그녀는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깨져버릴 유리 인형과 같았다.병실 밖에서 유선우는 한참이나 조용히 서서 그런 조은서의 모습을 바라봤다. 지나가다가 그를 발견한 간호사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밤 뉴스를 보신 뒤로 계속 저러셨어요. 보호자분이 들어가서 침대로 데려가 주세요. 저렇게 자는 것도 불편하실 텐데...”유선우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조은서를 계속 바라봤다. 그리고 단호하게 몸을 돌리면서 간호사에게 말했다.“내가 온 적 있다고 말하지 마요.”밖으로 나가 차에 올라탄 다음에도 유선우는 기분이 풀리지 않았다. 담배에 불을 붙여 한 모금 빨아들이자 괜히 더 심란해지는 것 같아서 아예 불을 꺼버렸다.‘이 세상 여자가 조은서 한 명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원하지 않는 여자한테 돈까지 팔면서 신경 쓸 건 없지. 그럴 가치도 없는 여자야. 그런데 난... 왜 이렇게 포기가 어려울까?’‘조은서가 나를 떠나는 것도,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도... 죽도록 싫어. 내 침대에 오른 적 있는 여자라서 그렇겠지.’...이튿날 오후, 유선우는 또다시 병원을 찾았다. 말을 타다가 살짝 다친 그는 응급실로 가는 것이 아닌 조은서의 병실로 가서 의사를 불렀다.유선우는 소파에 앉은 채 조은서를 힐끗 봤다. 침대에 앉아서 책을 읽는 그녀는 그를 아예 투명 인간 취급했다. 하지만 어젯밤에 보인 반응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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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은 절대 안돼   제75화

    조은서가 대답하기도 전에 유선우가 그녀를 자신의 무릎으로 끌어당겼다. 그녀의 살결이 상처와 닿는 순간 아픈 듯 신음을 내기는 했지만 밀어내지는 않았다.“그냥 내려줘요.”유선우는 그녀의 허리를 꼭 끌어안은 채 거리를 좁혔다. 남자의 숨결은 마치 부드러운 비단처럼 그녀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그의 이미지와 참 어울리지 않는 온기를 남긴 채 말이다.가만히 고개를 숙인 유선우는 조은서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녀는 헐렁한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 하얀 다리는 그의 검은색 정장 바지와 선명한 대비를 이루면서 말로 이루 형용하지 못할 느낌을 줬다. 그래서 그는 전보다 훨씬 잠긴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이대로 약 발라줘.”조은서는 얌전히 유선우가 건네는 약품 상자를 받아서 들었다. 그리고 그의 상처에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부드러운 조명 아래에서 유선우는 오만한 자태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순순히 무릎에 앉아 있는 것을 보니,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린 듯했다.‘그 대단한 오빠를 위해 몸을 팔겠다는 거네.’유선우는 어쩐지 언짢은 기분이 들었다. 그의 손은 어느샌가 조은서의 환자복 안으로 들어갔다. 인내심이 진작 바닥났는지라 움직임은 다소 거칠었다.솜에 약을 묻히던 조은서는 손을 흠칫 떨면서 그의 품으로 꼬꾸라졌다. 그는 약품 상자를 밀어낸 채 그녀의 허리를 꽉 잡더니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병실의 조명은 피부에 떨어져서 에로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움직임이 불편했던 그는 조은서를 끌어안은 자세 그대로 한참이나 괴롭혀댔다. 조은서도 그의 어깨를 깨물지언정 거절하거나 반항하지는 않았다.그도 물론 알고는 있었다. 조은서가 조은혁을 위해 얌전히 있는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가만히 있는다는 건 결정을 내렸다는 거겠지? 다시 내 아내가 되어주기로 한 건가?”“...”조은서는 한참이나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자 그녀의 생각을 보아낼 수 없었던 유선우가 턱을 억지로 잡고 돌리면서 눈을 맞췄다.아직 흥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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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은 절대 안돼   제76화

    이건 그녀의 요구이자 조건이다. 그래서 반드시 유선우에게 명확하게 말해야 했다.두 사람 사이엔 아무런 감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선우는 그녀가 자신의 아내가 되길 원했으니... 그녀가 조건을 이야기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유선우처럼 머리가 좋은 사람이 어찌 그녀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할 수 있겠는가?조은서는 소녀로부터 이젠 어른미 가득한 여자가 되었다.그녀는 어른이 되면서 남자와 조건을 이야기하는 것도 배우게 되었고 더는 그의 마음을 신경 쓰지 않기로 하면서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유선우는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었다.이지훈의 여동생 이지우와 같은 일도 잘하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여자를 줄곧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결국 그가 결혼하게 된 사람은 조은서였다. 유약하고 도도한 조은서 말이다.하지만 지금의 조은서는 예전과 달리 현실적인 사람으로 변해있긴 했지만, 그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상하게 언짢았다.그는 기다란 손가락을 톡톡 두드리며 코웃음을 쳤다.“하, 이젠 조건까지 이야기할 줄 아는 거야?!”조은서는 계속 말을 이었다.“네, 조건이 있어요. 유선우 씨, 전 더 이상 당신이나 진 비서가 주는 돈을 쓰고 싶지 않아요! 제가 원하는 건 YS의 지분이에요. 지분을 2% 주세요.”유선우는 뜻밖의 말에 바로 눈썹을 치켜세웠다.“YS 그룹 지분 2%의 가치가 얼마 하는지 알아? 자그마치 1조 원이야. 너... 욕심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 안 해봤어?”그러자 조은서는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한참 지나자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유선우 씨, 제가 말했었잖아요. 당신 같은 사람 곁에 오래 있다 보면 바보도 정신을 차리게 된다고요! 당신이 절 사랑하든 말든 상관 안 해요. 어차피 전 이미 사모님이 된 몸이고 당신의 재산이든 뭐든 다 누릴 권리가 있어요. 그리고... 저랑 이혼하지 않으려는 것도 제가 다른 사람이랑 밤이라도 보낼까 봐, 그게 싫어서 이혼 안 하는 거 아닌가요? 전 대표님의 그 고귀한 자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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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은 절대 안돼   제77화

    유선우는 그 결혼반지를 조은서의 약지에 끼워 넣었다.조은서는 손가락을 움찔거렸다. 유선우가 그런 그녀를 빤히 보자 조은서는 가만히 있게 되었고 그녀의 약지에 반지가 끼워졌다... 다이아몬드 반지는 그녀의 약지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유선우가 살짝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돌아온 걸 환영해.”조은서는 몸을 살짝 떨었다. 드디어 유선우의 곁으로 돌아와, 드디어 완벽하게 유선우에게 팔렸다. 다만 그녀는 더는 유선우의 아내가 아니었다. 그녀는... YS 그룹의 사모님이다....유선우는 이곳에서 밤을 보내지 않았다.다음 날에도 그는 나타나지 않았고 박연준을 병원으로 보내 조은서와 만나게 했다.박연준은 두 가지 서류를 안고 들어왔다.하나는 YS 그룹 지분 양도 서류였고, 다른 하나는 조은혁 사건에 관한 자료였다.조은서는 병실에서 그를 맞이했다.박연준은 티비에서 나온 것보다 더 냉담했고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조은서의 눈빛을 느낀 박연준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사모님도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더 연약해 보이시네요.”조은서가 대꾸하기도 전에 그는 본론부터 꺼냈다.“사모님, 이 양도 계약서엔 이미 저희 쪽 사인이 완료되어 있습니다. 사모님께서 사인만 하신다면 바로 YS 그룹의 지분 2%가 사모님의 소유가 됩니다.”그는 보기 드물게 말을 덧보탰다.“이 상류 사회에서 대부분 사모님은 제대로 누리고 살지 못하죠. 돈 많은 남편의 재산 절반도 얻지 못하고 말이에요. 그런 사모님들에 비하면 이 결혼은 아주 잘하신 거라고 봐요.”그러자 조은서는 빈정댔다.“그럼 제가 신우 씨한테 엄청 고마워하면서 살아야겠네요.”박연준은 예의상 미소를 지으며 사인할 곳을 가리켰다.조은서는 펜을 들어 사인을 했다. 아마도 환자복이 너무 컸던 탓인지 그녀가 손을 들자 소매 속으로 보이는 흉터가 박연준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 흉터는 한눈에 봐도 어떻게 생긴 것인지 알 수 있었다.자살 흉터였다.박연준은 순간 담배를 태우고 싶어졌다.하지만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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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은 절대 안돼   제78화

    조은서는 유선우에게 안겼다.게다가 이렇게 밀착하여 친밀한 모습을 보이는 유선우에 그녀는 어색하여 얼굴을 살짝 피해버렸다.“네, 박 변호사님께선 방금 가셨어요.”그녀는 계속 짐을 정리했다. 하지만 유선우는 계속 그녀를 안고 있었다.그는 그저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꼭 끌어안은 채 천천히 그녀의 몸을 쓰다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욕구는 없었기에 그저 쓰다듬는 것뿐이었다.조은서는 유선우와 몇 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오면서 그의 악질적인 성격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그녀는 몸부림을 치거나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었다.한참 지나자 유선우는 그제야 손을 멈추었다.“무슨 얘기를 나누었어?”조은서는 담담하게 말했다.“회사 지분이랑 재판에 관한 일들이에요.”유선우는 그녀가 먼저 말해주기를 한참이나 기다렸다. 하지만 조은서는 이지훈을 만났다는 사실을 그에게 말해주지 않았다.그의 눈빛이 어두워지고 그녀를 물끄러미 보았다.유선우는 굳이 따져 묻지도 않았다. 오히려 다른 일을 언급했다.“참, 내가 진 비서한테 지시해서 아파트 구해놨어. 위치가 좋아서 너랑 부모님이 같이 살기 좋을 거야. 내일 보러 가자... 알았지?”그는 아주 세심한 사람이었지만 조은서는 전혀 감동하지 않았다.그녀는 유선우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가 그녀에게 YS 그룹 지분 2%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400억을 들여 박연준 변호사를 그녀에게 붙여 주었다. 그는 분명 그녀에게 쓴 돈을 헛되이 할 사람이 아니었고, 지금도 어쩌면 그 대가로 그녀와 알콩달콩한 부부 연기를 해 좋은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었다.조은서는 담담하게 알았다고 대답했다.그러나 그런 냉담한 그녀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유선우는 그녀의 턱을 잡아 올리곤 바로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가 숨쉬기 힘들어하며 살짝 신음을 낼 때에서야 그는 입술을 뗐고 다정한 애인처럼 말했다.“그럼 내일 밤 기다리고 있을게.”조은서의 몸이 살짝 떨려왔다.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내일 밤,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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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은 절대 안돼   제79화

    심정희가 집을 나선 후 조은서는 창가 쪽으로 걸음을 움직여 멍하니 밖을 내다보았다.그녀는 방금 집을 나선 심정희를 발견하게 되었다. 심정희는 길가에 앉아 울고 있었고 처음 보는 낯선 심정희의 모습이었다... 조씨 가문이 망하게 되는 그날에도 심정희는 품위를 잃지 않고 유지했었다.진유라가 어느새 그녀의 뒤로 다가와 물었다.“사모님, 혹시 후회하세요?”조은서는 시선을 떨구더니 한참 후에야 담담하게 웃으며 답했다.“아니요, 후회하지 않아요. 절대!”그녀에게 애초에 선택지가 없는데 어떤 후회를 하겠는가?조은서는 집에서 한참을 머물다가 오후가 되어서 작은 캐리어를 들고 나왔다....노을이 진 저녁.붉게 물든 노을 탓에 하늘마저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아주 고급스러운 검은색 벤이 화려한 대문을 지나 별장 주차장에 멈춰 섰다.유선우는 노을 아래 조은서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그리고 그는 조은서를 사모님이라 부르며 젠틀한 모습을 보였다.“아줌마가 꽃게탕을 하셨대. 냄새가 아주 좋으니까 이따 술도 한잔하면 좋을 거야.”그는 아주 부지런히 조은서에게 말을 걸었다. 처음은 항상 이랬다.아무리 두 사람이 3년 동안 부부였어도, 수많은 밤을 함께 보냈어도, 그는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탐했으면서도 마치 신혼인 것처럼 다정하게 굴었다. 하지만 유선우 마음속에는 소유욕만 가득했다. 그는 자신의 권력으로 그녀를 다시 곁으로 돌아오게 한 것이었다...조은서는 그의 목적이 꽃게탕뿐일 거라고 믿지 않았다. “선우 씨, 이러실 필요 없어요.”“뭐가 이럴 필요 없는데?”유선우는 그녀를 차가 있는 쪽으로 몰았다.눈치 빠른 운전기사는 바로 자리를 피했다. 그렇게 커다란 정원엔 두 사람이 남게 되었고... 두 사람의 거리도 입술이 곧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은은한 노을빛이 조은서의 얼굴에 비쳤다. 그래서인지 유난히도 예뻐 보였고 유선우는 천천히 그녀의 뒷목을 잡았다. 그리곤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번에는 나랑 어떤 부부가 되고 싶은 거지? 사람들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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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선우는 거만하게 그녀를 내려다보았다.그는 쾌락 속에 점점 깊이 빠져드는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유선우의 행동이 만족스러울 때마다 저도 모르게 그의 어깨를 감싸 안고 그의 목 가까이에 대고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평소에 차갑기만 하던 표정과 달리, 쾌락 속에 빠져있을 때 그녀의 표정은 아주 생동했다.마치 예전의 조은서로 돌아온 것처럼 말이다.유선우는 몸을 숙이고 그녀와 키스하면서 점점 깊이 빠져들었다....오랫동안 참고 지내온 유선우는 세 번 연속 하고서야 비로소 만족스러운 듯 멈췄다.땀에 흠뻑 젖어있는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흥분한 마음을 추슬렀다.얼마 후, 조은서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앉았다.유선우는 그녀의 허리를 꼭 끌어나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래?”“약 먹으려고요.”조은서는 손가락으로 허리까지 오는 머리카락을 빗으며 정돈하면서 담담하게 설명했다.“아까 콘돔 쓰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약 먹으려고요.”유선우는 약간 멈칫했다.두 사람은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렇지 않은 듯한 말투로 담담하게 말하는 걸 직접 들은 유선우는 왠지 모르게 불쾌해났다.그는 같이 일어나 앉으면서 말했다.“가끔 한 번 하는데 임신한다는 법이 없잖아.”조은서는 가운을 입고 물을 마시면서 약을 삼킨 후에야 다시 유유히 말했다.“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먹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래요. 게다가 전에 아직 아이 가질 생각이 없다고 했잖아요. 지금 임신하면 일만 커질 뿐이에요.”유선우는 침대에 기대어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조은서가 진짜 많이 변한 것 같았다.그녀는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전보다 많이 여유로워졌고 또 훨씬 침착해졌다. 심지어 서미연을 닮아가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옆에서 한참 보고 있던 유선우는 참지 못하고 비아냥거렸다.“약도 먹었는데 한 번 더 해도 되지 않아? 아무튼 임신할 일도 없을 텐데.”그는 조은서가 거절하리라 생각했었다.그런데 조은서가 컵을 놓고 그를 향해 가까이 다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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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혼부부의 열정이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을 빨갛게 태웠다.피로연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한 특별한 손님이 조용히 다녀갔는데 다름이 아니라 그 여자가 자기를 보고 슬퍼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그러나 원수는 항상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법, 그들은 생각지도 못하게 복도에서 마주쳤다.성현준은 유이안을 조용히 지켜봤다. 유이안은 강윤을 데리고 화장실에 왔지만 어린아이를 혼자 두지 못해서 작은딸도 데려왔다. 아마 강원영을 위해 낳은 딸인데 오누이 쌍둥이다. 쌍둥이 이름은 강온과 강민이다.강윤은 동생들을 아주 좋아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후 먼저 동생들과 한참을 놀았고 저녁에도 여동생을 방으로 ‘훔쳐 와’ 인형처럼 꼭 끌어안고 잤다.처음에 유이안은 많이 걱정했지만 동생이 생긴 후 강윤이 더 밝아지자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평소에 강윤과 여동생을 데리고 나올 때가 많았고 아들은 강원영이 데리고 다녔다.이때 그들 부부가 막 돌아가려던 참에 지인을 만났다.성현준이 출국한 후 그들은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그녀가 출산할 때 그가 돌아왔지만 병원에는 가지 않고 그저 값비싼 선물을 보냈다.유이안의 마음이 자기한테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강원영은 이 부분에 있어 아량이 넓었다.갑자기 만났으나 서로 말이 없었다. 결국 성현준이 몸을 쪼그리고 앉아 강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저씨 기억나?”기억이 좋은 강윤은 얼굴을 찌푸리더니 쏜살같이 유이안한테 다가가 그녀의 다리를 꽉 껴안았다.성현준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유이안은 강윤의 작은 얼굴을 만지며 저도 모르게 슬퍼졌다.성현준은 명의상 강윤의 아버지고 또 별장도 선물했었다.어린 강윤은 마음을 진정시켰는지 유이안을 놓고 천천히 성현준에게 다가가 살며시 안아줬다.성현준은 잠긴 목소리로 유이안에게 물었다.“잘 지냈어? 아이들은 어때? 그 사람과 사이는 좋아?”“다 좋아요.”유이안도 목소리가 잠기는 것 같다. 이 나이가 되어서 사실 따질것도 없고 과거는 과거일 뿐 연연하지 않았다.유이안도 성현준에게 물었다.“당신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64화

    아침의 첫 햇살이 대지를 비추고 있다.오늘은 조씨 가문이 잔치를 치르는 날이다.조은혁 부부의 제일 어린 딸이 마침내 시집갔고 그것도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남자에게 시집갔다. 전통 혼례복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진석이 보았던 그 여느 여자보다도 예뻤다.진석의 부모님도 쉴 틈이 없이 바빴다. 그들은 비록 큰 부자가 아니지만 진석의 아버지인 진대용은 한 가문을 이끄는 어르신으로서 능력이 대단했다. 팔방미인처럼 하객을 잘 접대했을 뿐만 아니라 뜻밖에도 유선우와도 잘 어울렸다.조은혁은 의견이 많았다. 유선우는 사돈도 없는가?유선우는 그와 따지지 않고 아내 조은서와 함께 결혼식 진행을 도왔다. 전통 결혼은 현대식보다 훨씬 번거로웠지만 다행히 양측에 일손이 충분해서 허둥거리지 않아도 된다. 낮에는 떠들썩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저녁에는 B시의 제일 럭시리한 호텔의 가장 큰 홀에 200상을 넘게 안배했다. 조씨와 유씨의 양가 친척과 진석의 협력 파트너를 포함해 모두 축하해주려고 이 자리에 모였다. 이 결혼식은 올해 제일 거대한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규모가 컸고 앞으로 3년 동안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이 없을 수 있다.B시의 명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진석은 조은희와 손잡고 곁에 술을 먹어줄 수 있는 사람을 8명이나 데리고 하객에게 술을 권했다. 200상에 달하는 손님을 한 분이라도 빠뜨리지 않기 위해 진석은 필사적으로 마셨고 8명의 술막이 친구들도 충분히 역할을 발휘했다. 그러나 진석은 학교의 선생님들에게 술을 권할 때 술에 취해 쓰러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평소에는 학생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므로 자제하고 있던 이 선생님들은 진석이 결혼하고 조은희도 같은 학교의 선생님이다 보니 10억을 위해서라도 신랑, 신부를 열정적으로 대했다. 그 결과 진석은 거의 취했고 조진범과 조우현이 대신 막아줘서야 겨우 룸으로 끌려갔다.조은혁은 잠자코 진석을 지켜보다가 놀려줬다.“괜찮겠어? 혹시 밀랍으로 만든 총대여서 쓸모없는 거 아니지?”이때 진대용이 감쪽같이 나타났다.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63화

    밤이 되었다.유이준과 진은영은 진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돌아가자마자 진별이은 숙제하러 갔고 진은영은 잠든 막내아들을 보러 갔다. 막내아들은 돌보고 있는 가정부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조용히 말했다. “오셨어요? 한 번도 깨지 않고 계속 자고 있었어요. 엄청 착해요.”진은영은 가볍게 웃으며 아줌마에게 내려가 쉬라고 했다.문이 받히고 그녀는 고개를 숙여 막내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꼬마는 이미 8개월이 지났고 용모는 유이준을 완전히 물려받았고 거의 판에 박힌 것 같았다. 심지어 진별이 조차도 때때로 동생의 얼굴을 보고 감탄했다. “이건 정말 하느님의 걸작이야!”유이준이 물었다.“하느님의 걸작이 뭔지 알아?”진별이가 답했다.“남편의 용모, 아내의 영광!”진은영은 유이준에게 속삭였다.“모델 렌위이를 보고 저러는 거야.”유이준은 즉시 그에게 예쁘냐고 물었다.진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이준은 침실 문을 살짝 열고 들어왔다. 남자는 아내의 뒤로 와서 가는 허리를 가볍게 껴안고 막내아들의 잠든 얼굴을 함께 보았다. 진은영은 고개를 돌려 조용히 물었다. “진별이 과제는 보았어?”유이준은 그녀의 허리를 꼭 껴안고 말했다.“봤어, 열 개 중 아홉 개가 틀렸어.”진은영은 참지 못하고 가서 직접 확인하려 하였다. 유이준이 그녀를 가로막으며 웃었다.“진별이가 실수하는 것을 어떨 땐 넘길 줄도 알아야 해! 은영, 우리 아이는 그렇게 빠듯하게 살 필요가 없어. 봐, 조민희와 조은희도 잘 살고 있잖아.”진은영은 망설였다.하지만 진별이는 진은영의 아이였고 그녀는 어려서부터 강했다.유이준은 또 진안영을 두고 말했다.“안영도 잘 살고 있잖아. 그녀는 어렸을 때 분명 문제집을 제일 잘 푸는 사람은 아니었을 거야.”진은영이 물었다.“왜 또 안영을 끌어들이는 거야?”유이준은 답했다.“내가 주변 사람들을 예로 들어야 더 설득력이 있지 않겠어? 안영도 진범을 찾았고 지금 딱 쥐고 있잖아.”진은영이 입을 열었다.“고생은 한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62화

    2층.조은희는 내일 입을 드레스를 입어보고 있었다. 진석이 그토록 원하는 드레스였다.하얀 눈꽃을 두른 듯한 드레스는 국내 최고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아주 세심하고도 화려한 기품을 뿜고 있었다. 그녀가 쓰고 있는 보석이 박힌 티아라는 수억 단위의 거액으로 마련한 것이었다.거울 속의 여인은 꽃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고 조은희는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혼잣말했다.“자기 애호 때문에 정말 돈을 아끼지 않았네.”좋은 사람과 결혼해서 다행이지 이 어린 딸은 정말 말문이 막혔다. 박연희는 어머니로서 머리를 툭툭 쳤다.그녀는 조민희가 시집갈 때처럼 두둑한 혼수를 주었고 조은희도 마찬가지로 조 씨 그룹의 주식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진석이 번 돈은 그녀와 그의 작은 취미를 먹여 살리기에 충분했다.한편, 조민희는 동생을 도와 드레스를 정리해 주고 있었고 그녀도 조금 아쉬워했다. 조은희는 집안의 막냇동생이었고 이제 시집을 가려고 한다.조은희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언니, 언제 귀국해서 정착할 거예요? 평소에 일 년에 한두 번 볼 수밖에 없잖아요.”조민희는 그녀의 얼굴을 비비며 답했다.“몇 년만 더!”조은희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강아지처럼 애교를 부리며 조민희의 품에 안겼고 조민희는 항상 인내심을 가지며 그녀를 아끼며 함께 해주었다.박연희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나와 너의 아버지도 너와 설진이 빨리 귀국해서 정착하기를 바라고 있어.”조민희는 말했다.“설진의 사업은 대부분 밖에 있고, 돌아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입니다. 다행히 저와 아이들도 그곳 생활에 익숙합니다.”말이 끝나자, 김설진이 밖에서 걸어들어왔다.그는 박연희를 먼저 불렀고 돈봉투를 조은희에게 건네주었다. 조은희는 돈봉투를 받으며 달콤한 말투로 형부라고 불렀고 김설진은 그제야 아내에게 말했다.“김욱의 다리가 찰과상을 입어서 아래층에서 울고 있어.”비록 작은 사나이이자 울보이지만, 김설진은 그런 아이를 응석받이로 키우고 있었다.조민희가 낳은 아이였다!조민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남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61화

    김설진은 말했다.“너랑 나 다 아프잖아.”조민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욱은 한창 활동적인 나이지만 아버지가 엄격한 교육 아래 매우 예의 바르고 규칙적인 아이로 자라고 있었다. 김욱은 조우현을 보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둘째 외삼촌.”조우현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자신의 아이보다 더 튼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방유설이 너무 약한 탓도 있었다. 그는 돌아가 조우찬에게 영양을 공급해야겠다고 생각했다.검은색 롤스로이스는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저녁이 되기 전에 사람들을 조 씨 저택으로 데려 보냈다.조씨 집안의 아들들은 모두 이사를 나갔지만, 조은희만이 여전히 집에 남아있었다. 조민희가 모처럼 돌아왔어도 그녀는 집에 머물고 있었으며 거절하지 않았다. 조은희는 며칠 묵은 후에 하와이에 가서 친부모님께 향을 피울 계획이었다.차는 저택으로 들어섰고 집안의 불빛은 휘황찬란했다.정원의 주차 공간에는 유명한 차들이 가득 주차되어 있었고 집안의 어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조은희의 내일 결혼식을 위해 남자들은 한 곳에서 이야기하고 있었고 여자들은 2층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김욱은 마당에 남아 조우진, 조우찬과 함께 놀았다.작은 공 하나가 남자아이의 발밑에서 이리저리 날아다녔다.노는 과정에 김욱이 실수로 넘어졌다.사내 녀석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조진범은 마침 복도에 서 있었고 그는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겨울이라 검은 코트를 입은 그의 몸집은 더욱 방대해 보였고 그의 성숙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는 작은 아이를 안아 가볍게 품에 안았고 그의 눈매는 매우 부드러웠다.“어디가 아픈지 외삼촌에게 말해?”녀석은 희고 작은 얼굴을 찡그리며 눈물을 글썽였다.“무릎이 아파요.”말을 마치자, 그는 외삼촌의 품에 안겨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조진범은 의자에 가서 앉아 한 손으로 꼬마를 껴안고 있었다. 조우찬과 조우진도 다가왔고 조우진은 아주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아빠, 우리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60화

    저녁, 조은희는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녀는 주차장에서 진석의 차를 보았지만 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마침, 학교 상사가 지나가며 말을 걸었다.“진석이 학교에 와 강당에서 기증식을 하고 있어. 가서 보고 이따가 같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걸. 이 추운 날 뜨거운 훠궈를 같이 먹으면 얼마나 좋아.”조은희는 장난스레 답했다.“삶을 즐기실 줄 아네요.”상사는 손에 든 요리를 들며 답했다.“이봐, 네 사모님이 아침 일찍 집에 가서 손자를 위해 밥을 해라고 재촉하셨어.”조은희는 가볍게 웃으며 그를 배웅했다.하늘에는 구름이 주황빛을 띠며 금빛 테두리를 두르고 있다.조은희는 뜨거운 물컵을 들고 강당 쪽으로 걸어갔다. 가는 길에 몇몇 학생들이 그녀를 향해 재잘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장난스럽게 그녀를 진 사모님이라고 불렀다.“조 선생님이라고 해.”학생들은 답했다.“진 사모님! 진 선생님은 강당에 계십니다.”지나가는 모든 사람은 그녀에게 진석이 강당에 있다고 말했고 조은희는 속으로 생각했다.[진석의 구십억이 가치가 있긴 하네. 학교 유명인이 다 됐어.]그녀는 자작나무 숲을 가로질러 강당 계단을 올라갔고 멀리서 진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연설하고 있었고 아주 틀에 박힌 듯 말하고 있었지만, 목소리가 좋았다.강당에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정면으로 앉아 집중하고 있다.진석은 남자의 꿈이자 여자의 꿈이었고 조은희의 모든 청춘과 미래였다. 그녀는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 서서 조용히 그녀의 남편이 될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약 5분 후, 진석이 강연을 끝내고 그도 그녀를 보았다.조은희는 흰색 코트를 입고 뜨거운 물컵을 들고 그가 가르치던 곳에 서 있다. 그녀는 현재 이곳의 선생님이었다.진석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사실, 조은희가 그에 대한 사랑은 그에 비해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그녀는 젊고 활발했지만, 아주 용감하고 사랑스러웠다. 그녀는 하늘이 진석에게 맞춤 제작한 인생의 동반자였다. 조은희가 있으니, 그는 이번 생에 여한이 없을 것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59화

    조은희는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검은색 코트를 입은 진석은 키가 컸고 그런 그가 서재에 서 있자, 그녀는 압박감을 느꼈다. 그는 그녀를 향해 걸어와 고양이처럼 우는 어린 소녀를 품에 안고 한 손으로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다.“울지 않는다면서요.”조은희는 그의 어깨 위에 엎드려 말했다.“일부러 그러는 거야?”“좀 감동하지 않았나요?”그녀는 그를 나긋하게 때렸다.진석은 술에 취해 나지막이 웃었고 그녀가 감정을 내뱉도록 내버려두었지만 동시에 그의 마음도 쓰라렸다.지난 5년 동안 그는 사실 방황해야 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는 자신이 출세하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조은서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될까 봐 무서웠다. 만약 그때가 오면 그는 무엇을 가지고 그녀에게 돌아오라고 부탁할까?가난한 집 부잣집 딸의 사랑은 소설 속에만 있고 현실은 참혹했다.조은희는 개의치 않지만, 그는 그녀가 고생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지금, 그들은 서재에서 서로를 끌어안았고, 그들은 곧 결혼할 것이었다.창밖으로 가랑눈이 흩날리고, 그는 눈을 밟고 돌아와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진석은 어린 소녀가 그의 목을 껴안고 애교를 부릴 수 있도록 한 손으로 코트를 벗고 소파에 내동댕이쳤다. 그들은 감정에 그치지 않게 서로를 사랑했지만, 한 발짝도 그 선을 넘지 않았다.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은 그녀는 아주 따가웠고 힘줄 또한 뜨겁게 뛰고 있었다. 그녀는 쉰 목소리로 물었다.“그녀가 준 것을 왜 진작 주지 않았어?”“어제 받았어요.”“편지를 봤는데 잘 쓴 것 같아서 보여드리려고 했어요.”……조은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그를 껴안고 소리 없이 애교를 부렸다. 잠시 후 그의 턱에 뽀뽀를 해주었고 순간 진석의 마음은 말할 수 없는 감정으로 가득 찼다.그는 조은혁 부부에게 감사했다. 그들이 조은희를 낳은 덕분에 그는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다 볼 수 있었다.그는 엿처럼 달게 여겼다.문밖에서 아주머니가 문을 두드렸다.“선생님 아가씨, 식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58화

    진석 그리고 조은희의 혼사는 순리대로 이루어졌고 아무도 발버둥 치지 않았다.가끔, 조은희는 이런 생각을 가지기도 했다.과정이 너무 순조로운 나머지 몇 년간의 헤어짐이 마치 없었던 일처럼, 마치 항상 붙어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재회한 후에도 그는 그녀에게 해외 생활에 대해 더 묻지 않고 여전히 예전처럼 그녀를 대했다.그녀는 예전처럼 어리지 않았지만, 진석은 그녀를 20세 소녀로 여겼다. 조은희는 그가 18세 소녀를 더욱 좋아할 거라 마음속으로 생각하곤 했다.세월은 야속하게도 흘러만 갔지, 되돌아오진 않았다.진석은 그냥 미소를 지을 뿐.겨울, 낮이 점점 짧아지기 시작했고 조은희는 퇴근 후 진석의 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진석은 아직 퇴근하지 않았고 도우미 두 아주머니를 집으로 불러 이미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조은희가 차에서 내릴 때 마침 진석의 전화를 받았고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언제 돌아와?”전화 한편의 진석은 손을 들어 시계를 보았다.“일곱 시쯤 집에 도착해요.”조은희는 소녀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진석은 그녀에게 서재로 가서 서류를 가져오라고 지시했고 조은희는 일부러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내가 너의 직원도 아니고 월급도 받지 않는데 내가 왜.”진석이 답했다.“가족 수당을 받잖아요.”조은희는 핸드폰을 사이에 두고 그에게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준 후 차에서 내렸다.집안의 하인들은 모두 그녀를 보고 잇달아 멈추어 인사를 하였다.“아가씨가 돌아왔나요, 진 선생님은 몇 시에 돌아오죠?””일곱 시요, 바쁜 사람이잖아요.”하인들은 모두 그녀를 좋아했고 배가 고플가 먼저 과일 한 접시를 씻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조은희는 과일 접시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고 잠시 후 진석의 노트북에 무슨 영화가 있는지 찾아보려 하였다. 영화 한 편을 보며 진석을 기다리기로 하였다.진석의 서재는 단순하고 섬세하며 고급 원목 가구는 반짝반짝 광을 내고 있었다.조은희는 코트를 벗고 가죽 의자에 놓은 후 서랍을 열어 서류를 찾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57화

    조은희는 진석을 빤히 바라보았다.진석은 낮게 웃으며 외투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블랙 카드를 한 장 꺼내 조은희의 손바닥 위에 가만히 올려놓았다.“내 카드야. 한도가 없으니까 마음껏 써.”조은희는 놀란 듯 작은 목소리로 외쳤다.“진석 씨, 정말 통 크시네요!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석이 장난스럽게 그녀를 가볍게 툭 치자 조은희는 그의 목을 감싸안으며 웃었다.“스폰서 오빠, 감사합니다.”진석은 조은희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녀의 작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강렬하게 입을 맞추었다. 예전에는 학문적이고 온화했던 그의 이미지가 지금은 사업가다운 자신감으로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조은희의 장난스러운 태도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입맞춤 후 그녀의 귀에 낮고 거친 목소리로 농담을 던졌다. 조은희는 그 말을 듣고 묘하게 떨리는 감정을 느꼈다...진석은 그녀의 코끝을 장난스럽게 살짝 물었다.“넌 은근히 독특한 취향이네.”조은희는 더 이상 그를 자극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자세를 바로잡으며 운전하라고 했다. 진석은 그녀를 한 번 더 바라보고는 천천히 시선을 돌려 차를 출발시켰다...둘이 별장에 도착했을 때 진석의 어머니는 고향 요리로 한 상을 가득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에는 진석이 조은희가 좋아한다고 말해준 요리도 포함되어 있었다.진석의 아버지는 붉고 싱싱한 과일을 깨끗이 씻어 가지런히 접시에 놓고 있었다.진석의 차가 멈추자 그는 조은희를 데리고 내렸다. 진석의 부모는 반갑게 나와서 두 사람을 맞았다.아버지는 조은희가 가져온 선물을 받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요.”어머니는 차가운 바람을 느끼며 감기 조심하라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조은희의 피부는 밝고 투명하게 하얀 편이라 마치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진석의 부모 눈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속으로 진석과 조은희가 아이를 낳는다면 남녀를 불문하고 정말 예쁘고 훌륭한 아이가 태어날 거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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